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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주파수 사회적경제Hz -이강익 칼럼】2017년, ‘지역기반 민간 사회적금융’을 활성화하자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6. 12. 6.

 

 

 

2017년, ‘지역기반 민간 사회적금융’을 활성화하자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략사업본부장)

▲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략사업본부장

 

 

 

 

2017년 강원도 사회적경제의 화두, 사회적 금융

 

2017년 강원도 사회적경제의 화두는 사회적금융이다. 2016년 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은 1,000개에 이를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생태계가 부재하며, 실제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사업확대 및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전통적인 사회적금융 조직의 역할도 매우 미흡한 편이다. 원활한 자본조달은 사회적경제의 핵심 요소이다.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지역서민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기반 사회적금융’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사회적금융이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돈을 투자·융자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자본을 조성하고 가용한 금융서비스를 개발 해 적용하는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사회적금융 유형은 마이크로파이낸스(무담보 신용대출), 사회목적투자, 공동체 금융(지역개발기금, 마을기금), 협동금융(신협, 계)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사업주체에 따라 행정주도 사회적금융과 민간주도 사회적금융으로 분류할 수 있다.

 

 

 

행정주도 사회적금융 사례

 

현재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중앙정부의 정책자금, 지방자치단체 정책자금, 민간 자금으로부터 필요한 재원을 조달한다.

 

 

<그림> 사회적경제 기업이 고려가능한 자금의 분류

자료 : 김영식, 2016, “사회적금융의 지역화모델 개발 연구

 

 

중앙정부의 정책자금 중 대표적인 사례는 사회적기업 펀드(2011)이다. 매년 약 4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와 대기업들이 출자하고 미래에셋을 주관기관으로 운영 중이지만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융자 실적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자금 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울시 사회투자기금(2012)이 있다. 총 557억원(서울시 526억원, 민간 31억원) 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이 기금은 2015년말까지 지난 3년간 70개 기업을 대상으로 347억원의 융자금이 지원되는 등 사회적경제 생태계 성장 및 사회적경제 기업의 규모의 성장(쏘카, 한국택시협동조합)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제도적 한계(민간위탁 금지)로 인해 민간기금조성 실적이 부진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을 통한 제도 개선이 추진 중이다.

 

 

 

민간주도 사회적금융 사례

 

최근 기존 제도권 금융이 충족시키고 있지 못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여 다양한 민간 사회적금융이 조성되고 있다. 전국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직접 기금 조성에 참여하여 이용하는 자조형 민간 사회적금융으로는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의 공제사업단(2014.4)과 사회혁신기금(2014.1)이 있다. 또한 특정 지역 내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민간에 의해 주도되는 지역기반 민간 사회적금융이 있다. 충청북도사회적경제기금(2013.8)과 서울지역의 3개 신협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표> 지역기반 및 자조형 민간 사회적금융 현황(1)

구분

사회혁신기금

(사회혁신금융())

사회적기업연대공제기금

(한기협 공제사업단)

충북사회적경제기금

(충북시민재단)

사업 개시 시점

2014. 1

2014. 4

2013. 8

사업 목적

사회혁신기업

운전자금 대출

(예비)사회적기업 경영안정 도모

충북지역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토대 구축

조성 자금

4758만원

(2016.9)

186,970만원

(2016.9)

4,700만원

(2016.9)

가입 자격

사회혁신 지향 기업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지향 조직

충북소개 사회적경제 기업 및 단체

기금조성방법

-출자 20,758만원(81)

-서울사투기금 2억원

-부금:92,970만원(98)

-서울사투기금 5억원

-기부금 44천만원

출자:기업/단체(10)

융자

사업

이용자

회원사

공제사업 참여 회원사,

취약계층 근로자

충북 사회적경제기업

대출용도

운전자금

운전자금,

근로자 소액대출

운전자금

대출금액

최대 5천만원

(출자금의 7)

납부부금 5배 이내

5백만원

상황기간

3~12개월

1년 이내(연장 가능)

2년 이내

이자

4%

2~3%(연체 이자 18%)

0%

융자실적

23,960만원

(20개 기업, 26)

69,000만원

(26개 기업, 39)

1,000만원

(2개 기업, 2)

상환율

100%

100%

100%

비융자사업실적

재무분석서비스

만기 후 부금의 1~2%

장려금 지급 예정

-생산설비장비보강(5)

-학습동아리지원(8)

-충북사회적경제상(2)

자료 : 이성수, 2016, “민간주도 지역기반 사회적금융의 현황과 과제”

 

 

<표> 지역기반 및 자조형 민간 사회적금융 현황(2) : 서울 신협 사례

 

북서울신협

동작신협

논골신협

서울

사회

투자

기금

개시 시점

2013. 12

2014. 4

2014. 7

사업 목적

사회적경제 조직 공간 마련, 운영자금 등

자금 규모

20억원

19억원

4억원

이자율

2%

2~3%

3%

집행건수

19

15

6

집행금액

9억원

137천만원

56백만원

연체율

0%

0%

0%

자체

대출

상품

대출 자격

사회적경제조직 법인 및 구성원

-

대출 상품

신용대출, 담보대출, 전세대출

-

이자율

조합대출금리

-0.5%

조합대출금리

-0.3%

-

대출 건수

62

7

-

대출 금액

35억원

43백만원

-

연체율

0%

0%

-

비융자

사업

집행 건수

77

2

-

집행 금액

18백만원

11백만원

-

자료 : 이성수, 2016, “민간주도 지역기반 사회적금융의 현황과 과제”에서 재인용

 

 

이 기금들은 무담보에 낮은 이자 등 비영리 금융의 성격을 유지하며 사회적경제 기업의 여건에 맞게 상환기간 또는 상황방식 조정, 심사 절차 간소화 등 유연한 운영이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기금의 규모가 작아 사회적금융 수요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고 이자 수익으로는 기금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등 운영비를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공적 자금 및 우호적 민간자금의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이성수, 2016).

 

 

 

강원도 사회적금융, 희망은 있다

 

현재 도내 사회적금융의 전망은 어둡다. 사회적경제 현장에서의 사회적금융 수요는 높지만, 사회적금융 공급은 매우 미흡하다. 도에서 추진하던 사회적경제기금은 올림픽 관련 채무변제등을 위해 폐지될 전망이다. 2017년 도 차원에서 사회적금융을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사업계획이나 사업비 배정은 없다. 아직 기존 제도권 금융이나 신협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금융상품 개발은 미흡한 편이다. 사회적기업연대공제기금에 가입된 일부 사회적기업을 제외하고는 도내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이나 민간 차원에서의 사회적금융 조성을 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희망도 있다. 도내에는 고 장일순 선생님의 사상과 실천으로 바탕으로 만들어진 밝음신협과 강릉신협의 건강한 정신이 여전히 살아있다. 밝음신협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소속 기관이며, 원주 사회적경제 기업들에게 공간 대여 등 원주 사회적경제 발전에서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일부 원주 사회적경제 기업이나 활동가들도 밝음신협을 주거래 금융기관으로 지정하여 이용하고 있다. 강릉 신협도 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 교육비 지원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내에는 건강한 농협이나 신협이 존재한다. 신협이나 농협과 사회적경제 네트워크가 협력하여 지역기반 사회적금융을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도내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자조형 민간 사회적금융 실험이 있다. 바로 노숙자와 저소득층에게 200만원 한도 내에서 무담보 금융대출을 해주는 원주 갈거리 협동조합이 그것이다. 갈거리 협동조합의 모태는 곽병은 원장이 설립한 ‘갈거리 사랑촌’이다. 이후 무료급식소인 ‘십시일반’이 세워졌고 ‘원주노숙인쉼터’ 등으로 하나 둘 사회 복지시설을 늘려갔다. 노숙인들이 재기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손수레와 붕어빵 기계 등을 지원하고 자금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갈거리협동조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노숙자와 저소득층은 게으를 거라는 편견,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기라도 하듯이 갈거리 협동조합의 대출 상환비율은 95%가 넘고,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마흔 명 정도의 노숙자들이 독립했다고 한다. 그런 이들이 이제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2016.9).

 

지난 11월 강원도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오마이컴퍼니와 추진한 크라우드 펀딩의 실험도 의미가 있었다. 도내 총 9개의 기업이 참여하여 7개 기업의 펀딩 목표를 달성하였다. 366명이 투자하였고, 22,241천원의 투자금을 모집하였다. 지역에서의 첫 크라우드 펀딩 시도로서 성공적이었다. 이 실험은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 및 상품을 홍보하고 참여 기업들도 자신감을 얻는 소중한 계기였다.

 

 

 

 

강원도 ‘지역기반 민간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

 

이제 도, 사회적경제 기업 당사자, 중간지원조직, 신협이나 농협, 관련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여 사회적금융과 지역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한 소중한 실험을 펼쳐야 한다.

 

먼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인재육성센터)지역기반 사회적금융 활성화를 내년 사업의 핵심 의제로 설정하고,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인재육성센터 정책위원회를 기반으로 사회적금융 활성화와 다양한 지역기반 사회적금융 모델(예를 들어 지역기금 조성 및 네트워크화, 사회적 부동산 임대, 사회적경제조직간 신용화폐시스템 구축 등)을 개발하고 관계기관에 협력사업을 제안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적금융 학교를 운영하여 공공기관, 제도권 금융기관, 사회적경제 당사자, 중간지원조직 관계자의 사회적금융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현장 사회적금융 전문가를 발굴하고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강원도와 협력하여 올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던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지속·확대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건강한 신협 및 농협 활동가들의 사회적금융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인식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서울신협의 사례는 인상적이다. 북서울신협은 신협법 제1조 목적(‘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금융 편익 제공을 통한 지역경제발전 기여)을 근거로 사회적금융 지원의 근거를 찾고,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생협력대출, 서울시사회투자기금 대출, 사회적경제조직임직원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 토론회에서 북서울신협 전무에 의견에 따르면, 북서울신협의 상생협력대출은 전국적인 발판을 마련하였고 내년에 신협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내의 건강한 신협이 선도적으로 이 실험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그림> 북서울신협 사회적금융 지원 현황

자료: 전재홍, 2016, “지역신협의 사회적경제 금융지원

 

 

셋째, 지역의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차원에서 사회적금융을 내년 사업의제로 설정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의 건강한 신협이나 농협과 협력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가능한 선에서 네트워크 소속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활동가들의 거래계좌를 협력이 가능한 신협이나 농협으로 집중하는 방안이나 강원살림 등과 연계하여 충북사회적경제기금과 같은 작지만 알찬 자체적인 사회적경제기금 조성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강원도는 이상과 같은 다양한 민간주도 사회적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는 다각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도가 추진해야 할 주요 사업으로는 사회적금융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개발 및 전담인력 확보 지원, 사회적금융 학교 및 홍보사업 추진 지원, 크라우드 펀딩 확대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 지역금융기관, 기업재단, 공공기금 협업을 통한 민간주도 지역기금 조성 지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