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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강원도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3. 2. 13.

이강익(강원도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 본부장)

 

 

사회적기업에게 성공이란?

 

많은 이들이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나에게 묻는 질문 중의 하나는 도내 사회적기업의 사례 중 성공사례가 어디이며, 성공요인이 무엇인가이다. 내가 답하기에는 참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아직도 사회적기업에게 ‘성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하물며 성공요인을 찾는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 사회적기업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고자 한다.


 

사회적기업에서 ‘성공’이란 무엇일까? 통상적으로 성공이란 조직의 성과나 지속가능성을 말한다. 영리기업의 경우 궁극적으로 이윤을 창출했을 때 성공이라고 본다. 반면 사회적기업은 이윤창출과 같은 경제적 성과만으로 성공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사회적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문제 해결, 즉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성공은 사회적 가치(사회적 미션의 지속)와 경제적 가치(경제적 안정성)을 통합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성기 교수는 사회적기업의 성공을 “사회적 미션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자원동원능력을 통해서 경제적 재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상태”라고 깔끔하게 정의한다. 


 

나는 김성기 교수의 사회적기업의 성공에 대한 정의 중‘다양한 자원동원능력을 통해서’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말 속에는 경제적 가치를 ‘영업이익’의 기준으로 보면서 시장에서의 수익창출을 통한 영업이익이 있어야 사회사업도 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경계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총수입에서 사업에 들어간 ‘영업비용’(원가 및 판매관리비)과 ‘영업외수익’(보조금, 후원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이다. 영업이익은 영리기업에서 사업성(시장경쟁력)과 자립성을 이해하는 핵심 지표이며, 사회적기업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사회적기업은 시장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과 비용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을 플러스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잣대를 모든 사회적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사회적기업의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중증장애인 고용을 주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플러스(+) 상태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기업의 경우 시장수익뿐만 아니라 후원금, 보조금, 자원봉사 등의 다양한 자원동원을 통해 경제적 안정성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적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통합적 달성이라는 균형감 있는 시각을 유지하고 사회적기업의 여건을 고려하면서 사회적기업의 성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내에 ‘절반의’ 성공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적기업은?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측면이 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지 5년으로서 여전히 사회적기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직 상당수의 사회적기업들은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사회적기업의 성공여부를 평가할 때 이러한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성공을 절반 수준의 성공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도내 사회적기업 중 절반 수준의 성공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있다. 한편으로, 자활사업을 기반으로 나온 횡성의 열린재가사회서비스 센터, 영월돌봄서비스센터, 강릉 (유)나눔, 정선재활용센터 등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서비스 제공의 측면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장애인 고용의 측면에서 춘천장애인근로작업장이나 강릉 천향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생활협동조합 및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원주의료생협, 강릉 희망공간, 원주 맞두레, 춘천 봄내살림도 성공적인 모델로서 평가받을 수 있다. 아래에서는 위 사례 중 내가 옆에서 꾸준히 지켜 본 봄내살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봄내살림은 어떤 기업인가?

 

봄내살림은 춘천을 대표하는 로컬푸드 사회적기업이다. 2008년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봄내살림의 핵심 사업은 친환경로컬푸드 학교급식 공급사업, 꾸러미 회원직거래 사업, 로컬푸드 공동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11월 현재 봄내살림의 참여근로자는 7명이다.


 

봄내살림은 지역의 생협 및 친환경농업운동 등 지역살림 운동의 역사적 과정 속에서 탄생하였다. 1990년대 방주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농산물 직거래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그 과정에서 2000년 춘천생협이 설립되었다. 춘천생협은 지역의 친환경농업의 기반의 취약성과 수도권 생협물류 중심의 운영구조로 인해 지역농업과의 연결고리가 그리 탄탄하지 못하였다. 지역의 친환경농업인의 조직화를 위해 2006년 춘천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창립되었다. 그렇지만 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춘천시와 친환경농업을 협의하는 단체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였고, 유통망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경제조직으로서 친환경농업인들을 실질적으로 조직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는 다른 축에서 지역시민단체들은 지역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기 위한 학교급식운동을 전개하여 학교급식지원조례를 통과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지만 이후 이를 구체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08년 기존의 지역살림 운동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춘천생협,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지역시민단체가 참여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지역먹거리순환위원회가 조직되었고, 이 속에서 춘천지역의 로컬푸드 사업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었고, 지역농산물 꾸러미 시범사업(생명이 꽃피는 밥상)이 진행되었다. 이상의 지역사회의 논의와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2008년 말 봄내살림이 탄생하였다.


 

봄내살림은 지난 4년 동안 로컬푸드 정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봄내살림은 지역공공급식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역 내 공립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 춘천 및 강원도산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봄내살림은 꾸러미 사업인 생명이 꽃피는 밥상의 정착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 성과로 현재에는 소비자가구가 100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봄내살림은 이 꾸러미를 지역의 일부 독거노인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봄내살림은 로컬푸드 및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지역연대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중소형 지역물품 매장을 준비하고 있고, 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함께 친환경농산물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은?

 

사회적기업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김성기 교수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은 크게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주요한 외부요인으로는 정부정책이나 시장환경이 있으며, 내부 요인으로는 ① 미션수행역량(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성과 전문성), ② 비즈니스 역량, ③ 조직문화, ④ 네트워크 역량 등이 있다.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

영역

요인

내용

외부

요인

정부 정책

사회적기업 지원과 관련한 정부정책

시장 환경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시장환경의 가변성이나 경쟁강도

내부

요인

미션수행 역량

사회적기업가의 사회문제 해결의 의지, 전문성, 책임성

비즈니스 역량

사회적기업가의 기술, 상품개발, 판로개척 능력

조직문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구성원(직원과 임원)의 참여, 소통, 만족

네트워크 역량

조합원이나 회원, 다른 사회적기업, 행정 등 지역사회의 협력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