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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사람, 관계, 마음으로 쌓아 올리는 마을만들기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3. 8. 23.

 

 

사람, 관계, 마음으로 쌓아 올리는 마을만들기 ②

 

 

 

 

 

 

함께 하는 분들 :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 권상동

                 / 사회적기업 (주)이장 대표 신진섭 

때와 곳 : 2013년 8월 13일 / 강릉 문화공간 커뮤니티 카페 '품'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사람, 관계, 마음으로 쌓아 올리는 마을만들기”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권상동 센터장과 신진섭 대표께서 각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고 협력하며 보낸

지난 10여 년의 세월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들려주셨는데요.

그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마을만들기와 네트워크가

어떻게 하면 참된 방향으로 꾸려질 수 있을지’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귀중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 사회적기업 (주)이장 신진섭 대표와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권상동 센터장

 

 

 

 

스스로 참여하고,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고민들…

 

신진섭) 지금까지 권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러 경험을 통해 일의 과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지금과 같은 방향들을 세우게 된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게 된 결론들을 자산 삼아 마을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이런 경험과 정보를 후배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에요. 권 센터장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권상동) 저는 2008년도에 지원센터를 시험 운영하게 되면서 그 고민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센터에서 함께 일할 사람이 필요해서 평소 친분이 있던 심윤보 씨(현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심윤보 부장)를 찾아갔는데, 그 때 심 부장은 강릉 북동리라는 마을에서 캠프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꼬이다시피 해서 센터로 데리고 왔죠. 일단 센터에 같이 일할 사람만 오면 일에 대해 제가 대단히 잘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웃음) 설명을 하는데 저 자신도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심 부장도 못 알아듣겠다고 하고요. 그래서 한 3개월 정도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가 제 자신도 ‘어떻게 전달하면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지, 설명 순서는 어떠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 때부터 마을만들기 관련 논문, 컨설팅 보고서 등을 열심히 읽었는데 여러 편을 보다 보니까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게 보였어요. 그래서 직접 자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하고 있는 작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죠. 직접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하고, 비디오를 찍고…. 처음에는 마을 관련 행사에 가서 10장, 20장을 찍다가 시간이 흘러 하루 동안 300장 정도를 찍게 되고 나니까 사진 안에서 저는 적어도 일의 흐름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모아 온 자료들을 엮어서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데, 심 부장이나 저나 둘 다 글 쓰는 데 두려움이 있어서 엄두를 못 내겠는 거예요. 그래서 글 쓰는 연습을 하려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이어진 계기가 되었죠.


 

 

                                                                            ▲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권상동 센터장

 

 

 

신진섭) 권 센터장이 후배양성 방법에 있어 자료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지금 세대 이후에 마을만들기를 능력껏 끌고 갈 수 있는 시장이나 사람이 탄탄하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런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조직도 무너질 텐데 그러면 지금 쌓아놓은 데이터나 자료들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도 문제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마을만들기의 필요성은 높아질 테고, 마을만들기의 흐름은 사회적경제와 함께 조직화·체계화시켜야 하는 상황으로 변할 텐데 지금 만들어진 교재나 이런 것들이 그 시대에 얼마큼 맞아들어갈 것인가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조직화와 관련해서 현재 흐름은 진흥원이나 중간지원조직과 같은 관을 중심으로 조직화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맞는 건지 아니면 민간 입장에서 활성화 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 하는지도 고민이고요.

 

 

권상동) 현재 자료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방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현재 정리되는 것과 10년 후 정리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지금 정리되지 않으면 이 순간의 자료들은 휘발성으로 다 날아가 버릴 테니까요. 그리고 그것들이 현장에서의 교육 자료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보고 싶은 것만 내지는 부각되는 것만, 부분적으로 현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위와 같은 작업들이 이루어져서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고민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바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중에는 마을만들기라고 하는 것에 반짝 몰입하는 그룹들도 있을 테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조금은 느슨한 형태로 결합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중요한 것은 이 일을 끝까지 하고자 하는 것이겠죠. 평생 마을만들기 일을 하려면 어떻게 이 일과 결합해야 하는지, 마을과의 관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요. 그래서 그게 참 교육이고 스스로 공동 작업에 참여하는 형태가 만들어져야 멋진 계획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대화모 / 권상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isanbada

 

 

 

        그리고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가 올해 들어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는 법적인 자격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고요,  두 번째는 ‘개인들의 느슨한 네트워크를 전면적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거예요. 정확하게는 ‘법적인 자격을 갖지 않는 것을 선언하는 개인들의 네트워크’죠. 이 말은 기존 질서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고, 조직 체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방식이 아니라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는 건데요. 저는 소위 가방끈 긴 사람들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현장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가장 많이 실수하고,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 마을만들기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이 전문가들을 지역에서 어떻게 이끌어 줄 것인가가 그 다음 문제인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재능기부의 방식보단 나이가 적든 많든, 구석에 있건 아니건, 지명도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그 일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그들에게 일정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네트워크는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놀이터가 되어서 어떻게 놀 건지, 뭐하고 놀 건지는 전국의 활동가들과 마을 리더들이 결정하는 판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시장도 만들고 인큐베이팅 작업도 하되, 조직적인 형태가 아니라 느슨하고 광범위하게 네트워크를 열어 놓자는 거예요. 물론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예상되고 불협화음도 있겠지만요. 


 

신진섭) 네트워크에 대한 고민들을 후배 양성 부분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네트워크 차원에서 잘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진정한 의미의 마을만들기는 무엇인가?

 

신진섭) 마을만들기의 현상을 지금 이야기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마을만들기가 관 주도로 흘러가고 있잖아요. 사실 마을만들기는 ‘공동체라는 틀’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연대’라는 개념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인데, 행정이나 관은 그런 관점보다는 마을만들기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사회적경제 주체들을 묶어서 중간지원조직 내지는 지원센터의 형태로 만들었고, 그 동안 활동해 온 활동가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그 조직으로 흡수되고 있고요. 그런데 프로젝트성으로 만들어진 조직이 과연 영구적으로 지속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그 성과물이 어떻게 지역 사회와 사람들에게 연결되어 갈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계속 생기는 거죠.

 

 

 

    

                                                        ▲ 사회적기업 (주)이장 신진섭 대표

 

 

 

권상동) 신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정부가 바라보는 마을만들기와 농촌 그리고 도시에서 원하는 마을만들기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농촌 지역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면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시작된 마을만들기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이 바탕이 되었고요. 도시 지역에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모여야 무엇이 되니깐 어떻게 모일 것인가, 공동체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라고 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죠.

        그런 관점에서 농촌과 도시는 마을만들기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거고, 정부는 산업화, 도시화를 급속히 이루려 하다 보니까 농업 분야를 소홀히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농촌은 낙후되고 민심은 돌아서 버렸죠. 그 이후, 외국의 사례를 도입한 농촌개발정책, 주민활성화 이런 정책을 펼쳤던 것인데 초기에 공모사업들은 대부분 실패한 게 사실이에요. 정책을 통해 물질적인 투자만 해주면 마을이 잘 살 거라는 생각은 마을을 더 해체시키고 마을의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을만들기’라고 하는 것과 ‘마을만들기 사업’, 그 다음에 ‘마을 만들기’라고 하는 것은 구별해서 설명돼야 한다고 봅니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마을만들기를 활성화시키고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것인데 그게 행정에 의해서 진행되다 보니까 정해진 시간과 돈, 조직에 얽매이게 되었죠. 그 결과 자발성, 연속성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졌고요. 그래서 행정적 시스템과 민간의 자발적인 활동을 적당히 잘 버무리는 작업들이 필요한 상황인데, 정책의 이론적 근거를 만들고 있는 연구자들이 현장에 와서 직접 들여다보는 노력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문제들이 생겨나는지 봐야 하는데 잘 되고 있는데 몇 군데, 내지는 화려한 곳 몇 군데만 가잖아요. 그러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문제를 발생시킨 관점에서 바라본 정책은 문제된 상황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거죠.

           

 

                   ▲ 강릉시 영진2리 마을골목 색깔입히기 / 권상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isanbada

 

 

        마을만들기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시점으로 돌아가 보면, 일본의 마치츠쿠리(‘마을’을 뜻하는 마치まち와 ‘만듦’을 뜻하는 츠쿠리つくり의 합성어. 일본에서 시민참가에 의한 도시계획이나 도시보존을 뜻하는 말로 사용됨.)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일본말을 그대로 번역한 ‘마을만들기’라는 말을 쓰게 되었죠. 그러면서 초창기에는 ‘마을만들기’라는 말이 올바른 표현이냐, ‘마을가꾸기’나 ‘마을이루기’로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죠. 최근엔 마을에서 사는 거니까 ‘마을살이’라고 표현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고요.

        그런데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고유명사로서의 ‘마을만들기’는 가장 아래로부터 그리고 현장감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마을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잘 키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또는 시급하게 고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그 한 사람이 그런 생각에 동의해 주는 또 다른 한 사람을 설득하는 작업이 진정한 마을만들기라고 생각해요.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부터 그리고 가장 못 배운 사람들부터, 가장 시급하게 느끼는 사람부터’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 거죠. 그래서 일본식의 마치츠쿠리나 어떤 명칭에 가타부타하기보다는 진정한 마을만들기에 의미를 뒀으면 좋겠어요.


 


 



- ‘현재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상황과

중간지원조직의 바람직한 역할’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람, 관계, 마음으로 쌓아 올리는 마을만들기” 세 번째 이야기도

함께해 주세요.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마을만들기지원센터란, 주민이 앞장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원하는 센터로

지역 내 마을리더, 활동가, 전문가가 함께 하는 활동공간이자,

마을만들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홍보 공간입니다.

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는 지역네트워크 형성뿐만 아니라, 

마을만들기 정보 수집·제공, 상시적인 주민 교육을 통해

주민 의식을 전환하고 리더그룹을 육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033-655-1124

-홈페이지 http://www.maeul.or.kr/

 

 

<사회적기업 (주)이장>

       주식회사 이장은 지역과 농촌마을이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사람과 자연을 고려하는 생태적 관점에서

생태마을 조성 및 지역활성화 컨설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입니다.

공동체성 회복과 주민참여의 과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념을 공유하기 위한 콘텐츠 개발과 교육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033-256-0763

       -홈페이지 http://www.e-ja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