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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춘천에서 자라나는 희망 씨앗기금 '묻지마 종잣돈'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8. 3. 29.

 


춘천에서 자라나는 희망 씨앗기금 '묻지마 종잣돈' ①



함께 하는 분 : 종잣돈두레 황경자 대표(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前 종잣돈두레 박미나 총무

                          現 종잣돈두레 황호중 대표(춘천두레생협 이사)

                          現 종잣돈두레 오춘재 총무

                          춘천두레생협 김선옥 이사장

                          동네방네협동조합 조한솔 대표


때와 곳 : 2018320일 오후 1시 경 / 커뮤니티카페 쿱박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춘천 지역경제에 의미 있는 쓰임이 되길 바라며 담보 없는 소액 대출로 젊은 세대들의 희망을 응원하는 유쾌한 모임을 만나봅니다. 2013 1월 당찬 포부를 안고 출발한 종잣돈두레-‘묻지마 종잣돈 :  1만원의 협동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들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묻지마 종잣돈을 위해 수고한 황경자 대표와 박미나 총무, 지난 3 20일 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황호중 대표와 오춘재 총무, 수혜기업 대표로 참여해 준 동네방네협동조합 조한솔 대표, 도움 말씀에 춘천두레생협 김선옥 이사장이 함께했습니다.


 

춘천두레생협 소모임으로 출발한 묻지마 종잣돈은 청년·여성·자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지역민과 지역기업을 지원하는 사회적금융으로 춘천 곳곳에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춘천 지역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10여 개 기업의 긴급자금으로 담보 없이 상호 신뢰만으로 이뤄진 수상한대출은 월 1만원씩을 모아 지역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들이 모여 이뤄낸 뿌듯한 성과입니다.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진 일반금융과 달리 사회적금융은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가 어떤 철학을 갖고 운영하는가’, ‘과연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민간영역에서 사회적금융의 길에 호기롭게 먼저 한 발 내딛은 종잣돈두레를 통해 생소하지만 정다운 희망금융의 모습을 엿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공감토크 춘천에서 자라나는 희망 씨앗기금 묻지마 종잣돈’”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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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묻지마 종잣돈의 결성 과정과 운영이 궁금합니다

 


황경자)

묻지마 종잣돈결성은 우발적이었어요. 춘천두레생협 조합원으로 만난 8명이 지역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하는 데 뜻을 함께 한 다음, 우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끔 종잣돈을 모아보기로 한 게 시작이었죠.


그 다음에는 공부를 했어요. “우리가 과연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면서 처음 공부한 게 마이크로 크레딧분야였어요. 대표적으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을 들 수 있는데 담보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용만으로 소액을 대출해 줌으로써 그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한 은행이죠.


묻지마 종잣돈은 오로지 신용만 가지고 소액을 대출해 준다는 기치를 그라민은행에서 가져와 굳건한 초심으로 삼았어요. 또 주축 멤버들이 청소년 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자녀세대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관심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주로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한 소액대출을 많이 하고 있어요.



황호중)

은행에서 대출 받으려고 하면 참 힘들잖아요. 더군다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출발하는 청년들에게 은행에서 요구하는 담보나 이자는 더 벅차게 느껴지는 벽이죠. 또 청년뿐 아니라 여성, 자활 등 사회적경제 영역 내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픈 마음이 컸어요. 대신 우리 스스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작게 시작해 키우자는 생각으로 월 1만원씩 적립하는 현재의 방식을 채택하게 됐죠.

 


박미나)

처음 8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4명으로 회원이 늘었어요. 기특하죠? 저희는 정해진 정관이나 모임의 규칙도 없어요. 매월 모임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이 나왔을 때 그 모임에서 만장일치로 결정이 되면 나머지 회원들은 그대로 따르는 방식이에요


그렇게 해서 운영이 될까? 회원들의 불만이 없을까?’ 싶은 마음이 들죠? 그래서 묻지마예요. 회원으로 들어올 때 다 동의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참석하지 못한 회의에서의 결정을 따져 묻지 않아요.

 


황호중)

나는 그냥 월 1만원씩 내는 걸로 끝내는 거예요. 나한테는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죠. 처음 가입할 때부터 개인적인 수익을 바란다던가 하는 위험요소들을 다 배제하고 구성원간 깊은 신뢰를 더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요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진다면 운영 방침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따로 비용지출 없이 대출해 주고 회수하는 방식이라 문제시 될 사안도 없어요. 따로 비용 지출이라고는 5년 동안 2번 발생한 송금 수수료 1000원 정도니까요.

 


오춘재)

사실 이 같은 방식이 가능한 건 자매들의 연대같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저희 모임 안에는 남자회원들도 계세요. 다만 첫 출발부터 해서 구성원 대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서로를 자매처럼 여기면서 꼭 얘기하고 설명하지 않아도 상호 이해하고 신뢰하는 부분이 커요. 지금도 이런 면들이 모임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라 생각하고요.

 

 


2. 이름이 참 재밌어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초창기 '묻지마 종잣돈' 모임                                                                                                         

 

황호중)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정말 묻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근데 이건 회원들은 물론이고 소액을 대출해 주는 기업에게도 해당돼요. ‘어디에 돈을 쓰느냐를 묻지 않는 것과 같이 빌려준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또 어떻게 썼는지기업에게도 따져 묻지 않는 거죠. 잘 사용한 후에 기한 내 상환만 하면 사용처에 대해 묻지 않아요.

 


박미나)

종잣돈의 사용처를 묻지 않는다는 것과 더불어서 큰돈을 묻어두지 말자는 의미도 갖고 있어요. 이왕에 열심히 모아 큰돈을 만들었는데 이걸 묵히지 말고 열심히 회전시켜서 지역에서 의미 있는 돈줄기가 되어보자, 크진 않지만 월 1만원을 가지고 큰 흐름을 만들어보자는 뜻이죠


그렇게 월 1만원의 의미까지 살리는 부제까지 붙여 묻지마 종잣돈 : 1만원의 협동으로 출발했는데 홍보를 통해 규모를 키워볼 생각을 할 때쯤 대중에게 너무 강한 표현이라는 의견이 있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종잣돈두레라는 명칭을 사용해요. 춘천두레생협 소모임으로 출발하기도 했고 두레가 가진 협동의 의미까지 포함해 고른 이름이죠.

 


 

3. ‘묻지마 종잣돈어떻게 홍보해서 대상을 선정하나요?



                                                                                    ▲동네방네협동조합 대출약정서 체결 


 

박미나)

직접 발로 뜁니다. 지원대상은 청년에 국한되지 않고 굉장히 포괄적이에요. 다만 춘천지역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분들을 찾다 보니 아무래도 청년기업가들을 자주 만나게 되죠. 그렇게 알게 돼 도움을 준 여러 곳 중 하나가 바로 동네방네협동조합이에요.

모임 초창기에 춘천지역 내 사회적경제 영역을 배우기 위해 동네방네협동조합 조한솔 대표를 초청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를 처음 알게 됐어요.

 


조한솔)

, 맞습니다. 그게 2013년도였으니까 벌써 4년 전이 됐네요. ‘묻지마 종잣돈회원들은 매월 모임을 통해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 영역을 공부하고 계세요. 책이나 영화, 강연은 물론 저희 같은 지역 업체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말이죠.


저희 동네방네협동조합은 2012년 지역 여행을 모토로 창업한 이후 버려진 여관을 개조한 봄엔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낡은 건물을 임대하다 보니 이것저것 손볼 곳이 많아요. 특히 지난해 묻지마 종잣돈에서 대출을 받을 시기에는 전체적인 리모델링이 시급한 시기였어요.


사업하는 분들이 다 공감하시겠지만 사업비용이라는 게 시기가 임박해서 시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이때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린다고 하면 대출도 어려울 뿐더러 대출심사를 통과하는 데까지 3~4주가 걸리니 눈앞이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돼요. 더군다나 저희는 업종상 여관업으로 분류돼 정부의 은행대출 규제대상에 속하니 고민이 더 컸죠.


그런데 묻지마 종잣돈분들은 열심히 준비하기는 했지만 부족하기 이를 데 없는 사업제안서만으로 대출심사를 진행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시고는 그 투자설명회 자리에서 바로 이체를 해주시더라니까요. 시중은행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그때 대출받은 금액이 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 비용의 70% 정도였으니까 감사한 마음은 끝도 없어요. 오늘 이 자리도 불러 주신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왔죠.


 

                                                               ▲동네방네협동조합 '봄엔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 후 전경

 

오춘재)

~, 그렇게 큰 비율이었어요? 대출해 준 보람이 느껴지네요. 대출약정서 체결 후에 저희 종잣돈 모임에서 동네방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봄엔게스트하우스를 직접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젊은 감각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정말 멋진 공간이었어요. 또 지금 생각해보니 동네방네협동조합이 옥상방수 등 시설 확충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해 진행했던 크라우드펀딩에도 참여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라우드펀딩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로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초기에는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 소셜 펀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박미나)

크라우드펀딩도 그렇고 저희는 물질적인 도움에서 그치지 않아요. 종잣돈 대출로 수혜를 입은 업체에 마음으로 다가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은 같이 하자는 뜻을 전하고 또 종잣돈 모임에도 함께해 주십사 독려하기도 하죠. 돈을 주고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따뜻한 응원과 지지가 함께하는 관계 맺기가 지속되는 거예요.

대출 받은 업체가 더욱 성장해야 저희에게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눈물겨운 응원과 지지일까요? 호호호.



조한솔)

그 응원과 지지 덕분에 동네방네협동조합은 사업 면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맞았어요. 춘천에는 게스트하우스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30~40개 정도로 크게 늘었죠. 어찌 보면 저희가 개척한 면이 큰데 지난해 리모델링 이후에는 20, 21살 아주 어린 친구들에서 20대 중 후반으로 이용 대상자가 크게 변화했어요. 또 공간이 바뀌면서 투어를 동반한 단체의 운용이 개선돼 연 30회 이상의 단체 예약을 수용하는 데 크게 덕을 봤죠.


 

                                                     ▲2013년 '묻지마 종잣돈' 동네방네협동조합 조한솔 대표 초청 강연

 

황경자)

동네방네협동조합 대출을 계기로 저희의 대출 최대액도 상승했으니 상부상조라고 생각해요. 이제 동네방네협동조합이 남아있는 미상환금을 갚아주면 다음번 업체에는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요.

 


조한솔)

아이고, 이 자리가 굉장히 땀이 나는 자리였군요. 하하하.

저희같이 작은 기업들은 자금을 빌리는 데 신경을 쏟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사업 부분을 놓칠 수가 있어요. 제가 제일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이 지점이에요. ‘묻지마 종잣돈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지난해 게스트하우스에 더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최근에 묻지마 종잣돈에서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지난해부터 해서 춘천지역 청년 단체들이 많이 성장했는데 보조금 사업 위주에서 책임이 더 큰 용역 사업을 맡기 시작했다는 점이 그 방증이죠.


판 친구들 또한 지난 올림픽 기간 동안 강원도경제진흥원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연계 사회적경제 상품관 운영 대행용역을 맡아 운영하면서 사업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어요. 다만 계약금 집행 과정에서 잔금처리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 처음으로 부딪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묻지마 종잣돈’의 문을 두드렸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저희와 마찬가지로 판 친구들도 이번을 계기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협동조합 판을 위해 선뜻 문을 열어 준 묻지마 종잣돈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대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 종잣돈두레 황경자 대표,

종잣돈두레 박미나 총무,

종잣돈두레 황호중 대표,

종잣돈두레 오춘재 총무,

종잣돈두레의 처음부터 함께 한 춘천두레생협 김선옥 이사장,

수혜기업 동네방네협동조합 조한솔 대표까지

모두 여섯 분을 모시고

묻지마 종잣돈의 출발과 가치,

소액대출을 통한 지역 청년기업들의

희망까지 엿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소액대출로 지역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묻지마 종잣돈이 가진

원대하고도 가슴 따뜻한 큰 꿈,

소액대출로 수혜를 입은

기업들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집니다.

 

4월 둘째 주에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춘천에서 자라나는 희망 씨앗기금 묻지마 종잣돈’”

두 번째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