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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 부는 ‘새바람’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8. 6. 25.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 부는 새바람’ 

 

 


○ 함께 하는 분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조정현 센터장

                          강원도광역자활센터 박미라 사무국장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윤효주 부장


○ 때와 곳 2018년 5월 25일 오전 10시 경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센터장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전국 광역자활센터 중 최연소 센터장으로서 지난 4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조정현 강원도광역자활센터장과 젊은 집행부를 이끄는 두 기둥, 박미라 사무국장, 윤효주 부장과 함께하는 유쾌한 담화로 진행했습니다.

 

일하는 젊은 광역자활센터를 목표로 내·외부적인 변혁의 시기를 맞은 강원도광역자활센터의 변화와 앞으로의 비전,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자활들의 눈물겨운 꿈까지, 2000년부터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경제적인 자활·자립을 위한 사회 안전망으로써 20여 년 가까이 달려온 자활의 현재를 꾹꾹 눌러 담아보았습니다.

 

강원광역자활센터는 오랜 기간 동안 운영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 혹은 시민단체 네트워크들과의 끈끈한 교류는 조금 부족했다고 자평합니다. 이에 신임 센터장과 집행부는 소통과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현장에서 뛰겠다는 힘찬 각오도 함께 전합니다.

그럼, 젊은 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강원도광역자활센터의 활기찬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 부는 새바람’>,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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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광역자활센터 사람들



4. 어떻게 자활과 인연을 맺으셨나요?

 

조정현)

저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성공회 신부님의 권유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노숙자쉼터 운영에 뛰어들었어요. 그러다 춘천지역자활센터와 자활의 무료간병사업을 지원하는 강원가사간병지원센터를 거쳐 광역단위 조직인 강원도광역자활센터로 이직하게 됐죠. 초기에는 교육팀장을 맡았고 이후 국장직을 수행하다 올해 41일 센터장으로 공식 임명됐어요.

 

박미라)

저는 취약계층을 신용정보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관리대상으로 만나게 됐어요. 그러다 서울의 직장을 정리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지역 안에서 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죠. 취약계층 분들을 자주 접하면서 제 안에 끓는 피가 있다고 확신했고 사회복지를 권유하는 주변의 격려로 자활영역에 첫발을 내딛게 됐어요.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입사했지만 처음에는 내가 몇 년이나 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어요. 2년 정도 시간이 지나 5개 사업단 운영을 담당하면서 울고 웃고,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자활사업이 마약인 것처럼 제 자신을 쏟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뒤돌아보니 13년째 자활에서 일하고 있네요.

 

이만큼 오래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활사업이 주는 기쁨이겠죠. 최근에 저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예전 자활근로자 분을 보조교사로 만나게 된 일이 있어요. 반갑기도 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은 그분을 보면서 새삼 자활의 가치도 되새기고 스스로의 삶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보람도 컸어요.

 


 



윤효주)

저는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 대학원 과정이 끝날 때쯤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뭐 해먹고 살래?”라고 묻기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어요!”라고 호기롭게 외친 대답에서 출발했어요.

 

당시에 자활에서 간병 일을 하시던 분들이 월 5천원씩 회비를 내 자체적으로 간병인협회를 조직했었는데 저는 사단법인 강원도지역자활센터협회(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강원지부)’ 내 간병인협회 지원 담당자로 자활 영역에 뛰어들었어요.

 

이후에 강원가사간병지원센터 쪽에서 쭉 근무를 하다가 조정현 센터장님과 마찬가지로 강원도광역자활센터 개소에 따라 직장을 옮기게 됐죠. 일하는 곳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고 싶다 호기롭게 외쳤던 제 꿈은 아직 현재 진행 중입니다.

 



5.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 큰 변화가 있다던데?

 

조정현)

먼저 강원도광역자활센터는 사단법인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에서 보건복지부 산하 특수법인인 중앙자활센터로 위탁법인이 바뀌었어요.

 

기존에는 지역밀착으로 지역자활센터의 업무를 지원하는 형태였다면 보건복지부 위탁법인으로 바뀌면서 중앙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지역에 맞게 잘 설계해서 전달하는 역할이 커졌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저희 내부적으로는 센터가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지역의 자활사업들이 더욱 성장하리란 기대가 큽니다.

 

2018, 변화하는 자활정책 세미나

 

박미라)

센터장이 바뀐 점도 조직 내 큰 변화예요. 앞서 센터장 직을 수행하신 원응호 센터장님은 초기부터 자활사업에 뛰어드셨던 풍부한 경력과 연륜으로 센터를 잘 이끌어주셨고, 배턴을 이어받은 조정현 센터장님도 실무자에서 센터장이 되신 터라 여러모로 기대가 큽니다.

 

 

조정현)

저희 센터는 14개 광역자활센터 중에 한 번 빼고는 매번 우수기관 표창을 받았어요. 그만큼 구성원들이 일 욕심이 많은데 광역자활센터 중 가장 젊은 센터장으로 임명되면서 일하는 젊은 광역자활센터에 대한 기대를 가장 많이 받고 있어요.

 

위탁법인 변화에 따라 지역 차원의 지원에서 벗어나 중앙정부의 큰 사업들을 현장에 잘 펼쳐질 수 있도록 센터가 전달체계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싶은 욕심만큼 자활업무를 지원하는 전문기관으로서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것도 큰 과제로 여기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 제가 갖고 있는 비전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박미라 사무국장이 허리 역할을 해 주실 텐데, 센터의 변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세요?

 

 

박미라)

저는 지난 51일부로 사무국장에 임명됐는데, 센터장님이나 저나 지금을 수습기간이라 여기고 있어요. 이 기간 동안 많은 대화가 이뤄져야 할 텐데 사실 조직운영은 센터장님과 여러 면에서 이야기해왔지만 조직의 색깔이 무엇이냐에 대한 얘길 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앞서서 일하는 젊은 광역자활센터를 말씀하셨는데,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젊은 센터장, 젊은 사무국장, 젊은 실무자들이 좀 더 캐주얼하게, 좀 더 현장감 있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지원 기업이나 각 지역자활센터도 광역자활센터를 어렵고 낯선 기관이 아니라 패기 있고 역동적인 기관으로 인식해 언제든지 편하게 논의할 수 있고 손잡을 수 있는, 기존보다 좀 더 문턱 낮은 광역자활센터가 되길 희망해요.

 

조직 내에서도 센터장이나 사무국장이 결제만 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사업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같은 활동가로서 필요에 따라 자원을 연계해주는 자원동원자의 역할이고 싶어요.

 


6. 자활사업은 고충도 클 것 같은데?

 


윤효주)

자활사업이 나랏돈으로 운영되니까 성과가 중요해요. 자활에서는 취업이나 창업을 통한 탈수급이 가장 중요한 성과로 작용하는데, 지역자활센터는 기존의 틀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성과 목표에 맞춰서 운영을 해야 하다 보니까 참여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부족하게 되요.

 

예를 들어, 사업단을 만든 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 자활기업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이 자활경로로 굳어져 있다 보니 수익성에 관계없이 장애자나 고령자 등 참여자들의 특성에 맞게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사업단이나 서비스를 시도해 볼 여력이 부족하게 되는 거죠.

 

각 지역별로 일정 정도 지역이나 참여자의 특성에 맞춰진 사업단이나 서비스가 운영돼야 정말로 해당 지역에 필요한 센터로 자리 잡을 수 있을 텐데, 항상 아쉬우면서도 정량적인 성과를 내야 하니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수긍하게 되는 부분이에요.

 

강원자활기업협회 2018년 정기총회



박미라)

저는 자활의 약한 네트워킹에 대한 고민이 커요. 자활이 20여 년 정도 된 오래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그 원인이 부족한 네트워킹이라고 여겨요.

 

네트워킹은 다양한 생각과 여지를 이끌어내는 좋은 소통창구예요. 내가 출근해서 하루 종일 책상 앞에만 있으면 다양한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 특히 자활은 사업이나 서비스를 구상해야 하니 얼마나 많은 아이템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겠어요. 실제로 자활분야가 네트워킹을 활발히 하지 못한 탓에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복지, 사회적경제, 시민사회 등 다양한 채널의 자원들을 오랜 세월 그대로 흘려보내며 네트워킹에 소홀했던 탓에 지금이 어려운 게 아닌가,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오히려 현장에 있는 당사자 자활기업들이 기관의 부족한 네트워킹 활동을 먼저 실천하고 계시죠. 지역이나 광역의 현장 자활기업가들이 지역 네트워크나 시민연대 등 다양한 네트워킹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어서 거꾸로 정보를 얻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광역자활센터의 경우, 평가기준 자체가 정량적이기보다는 정성적이어서 나름대로 고집스런 사업도 할 수 있지만 지역은 그럴 수 없으니 네트워킹에 쏟은 힘이 부족해요. 현장 실무자들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업무를 생각하면 활발한 네트워킹을 마냥 강요할 수만도 없고요.

 

자활기업 참여자 실태조사



조정현)

자활이 갖고 있는 의미가 한국사회에 필요하고 또 중요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요구하는 성과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야 제도를 잘 평가하고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조건부 수급자 분들의 특성상 본질적으로 자활에 성공하기 참 어려워요. 또 성과를 내려면 제도의 틀 안에 적절한 사람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자활의 실무자는 사회의 가장 바닥까지 갔다 온 분들을 공동체로 묶어서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하고, 경영적으로 수익도 내야 하니 실무자 개개인의 역량이 아주 중요해요.

 

사회복지사로 왔는데 조직화를 하고 경제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사무실에서는 행정업무를 봐야 하고, 참여자에 대한 정서적 케어도 담당해야 하죠. 때문에 실무자의 성장을 위해 한국자활연수원이 운영되지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2014년민관토론회 및 연찬회


제도상의 어려움도 있어요. 자활 제도는 괜찮은 시스템이지만 단순히 소득에 따라 참여 여부의 경계를 짓고 있어요. 예를 들어, 소득 경계선에 있어서 만원을 덜 받으면 참여할 수 있지만 만원을 더 받으면 참여할 수 없어요. 만원을 더 번다고 부자인 게 아니잖아요. 경제적 취약 이외에 여타의 어려움에 놓인 취약계층들이 다양하게 자활영역으로 수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제동을 거는 거죠.

 

특히 지역별로 종합복지관이 마련돼 있지 못한 강원도에서는 지역 안에서 사회복지 기관으로 유일하게 그 역할을 하는 기관이 지역자활센터인 곳도 많거든요. 지역자활센터가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인 자립이라는 목표를 두고 좀 더 다양한 계층을 수용해 자활의 본래 의미를 더 살려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제도의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자활 인력도 당장에 급성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자활이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참여자를 폭넓게 받을 수만 있어도 기본 인력 자체가 열악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거예요.

 


7.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윤효주)

모든 직장인들이 내가 이 곳에서 계속 일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할 때가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이라기보다는 자활과 관련된 사람들이 좋아요. 참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각 지역자활센터 실무자 분들이 좋고, 굴곡진 인생 끝에 자활기업가로 변모한 뒤 자신과 같이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조금 부족해도 품고 가는 기업 대표님들이 좋아요.

 

그때그때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런 장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고, 그리고 그 마음들이 저를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줘요.

 

조정현)

저는 사회복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자활에 뛰어들었어요.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게 사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초기에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어요. 사회복지학 전공자들도 실제 현장에서 취약계층의 삶을 대면하면 같은 충격을 받을 거예요.

 

그래도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 자활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삶의 질이 나아지도록 지원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합을 맞춰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보람이 크고 자활사업 자체의 가치만큼이나 자활사업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아마 다른 사회복지 영역이었다면 의미만 가진 채로는 오래 일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자활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자활들은 새 삶을 시작하고자 자활을 찾은 분들이 다시금 세상 앞에 당당할 수 있도록 발에 땀나게 뛰고 있는 것이겠죠?

 

 


-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강원도광역자활센터의 조정현 센터장님과

박미라 사무국장님, 윤효주 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사회의 가장 열악하고 낮은 곳에서

일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세우려는

참여자들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모든 자활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에게

일할 수 있는 권리와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더욱 든든하게 우리 곁에 서 있어주길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