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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출소자·단(斷)도박자와 동행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9. 5. 31.

출소자·()도박중독자와 동행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② 

 

○ 함께 하는 분 : 지혜안전주식회사 장덕범 대표이사

                       깜밥이날다누룽지자활협동조합 정석용 팀장

 

○ 때와 곳 : 2019년 4월 30일 엔젤하우스(정선군 남면 무릉리 소재)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사회적기업의 가치 실현에 있어 어쩌면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한다고 말할 수 있는 두 사회적기업의 희로애락을 담아보았습니다.

 

춘천 소재 도로환경개선 업체 지혜안전주식회사(이하 지혜안전)’와 정선 수제누룽지 생산업체 깜밥이날다누룽지자활협동조합(이하 깜밥이날다)’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지혜안전주식회사는 재소자 및 출소자에게, 깜밥이날다는 단()도박중독자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신체적·정신적·재정적 취약계층인 이들의 사회복귀와 정착, 자립을 꾸준히 돕고 있습니다.

 

그 같은 어려움에도 어찌 지속할 수 있었을까?”하며 서로가 서로를 대단하다 여기는 웃픈(웃기고 슬픈) 대담 현장을 생생히 전해드릴게요. 그럼, <출소자·도박중독자와 동행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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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람을 느낄 때?

 

 

장덕범) 3년 전 쯤, 지혜안전 A 직원 결혼식에 혼주로 참석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결혼한 직원이 저보다 나이가 많은데, 신부 손도 제가 잡고 들어가고 가족사진도 같이 찍었어요. 저를 귀하게 여겨줬는데, 우여곡절이 참 많은 결혼식이었어요.

 

 

A 직원이 지혜안전에서 착실하게 일한 지 2년 정도 됐을 때 법무보호복지공단을 통해 A 직원과 인연이 끊어졌던 여자 분을 수소문한 일이 있어요. 두 사람이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가정을 꾸려 살았었는데, A가 계속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니까 여자 쪽에서 크게 실망하고 인연을 끊었었던 거였죠. 여자 분에게 A 직원이 열심히 일하는 사진을 찍어서 몇 장 보내보곤 했는데, 언제 회사를 찾아왔었는지 성실히 출근하고 퇴근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열게 돼 결혼까지 하게 된 거예요.

 

 

일하던 직원들이 다시 사고 치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이 보고, 사고 친 직원 뒷수습 하느라 법원 쫓아 다니다보니 어느새 제가 탄원서 선수가 돼 있기도 하고... 하하하. 그래도 결혼해서 잘 살거나, 착실하게 제 삶을 사는 직원들 보는 경우가 생기면 마음이 좀 편해져요.

 

 

정석용) , 한 가정을 구제하셨네요. 대단하세요.

 

 

 

 

장덕범) 부끄럽습니다. 그냥 제가 한 명, 두 명 고용해서 사회에서 사고 칠 사람 하나 줄였다 여기는 게 좋은 거죠, . ‘깜밥이날다도 도박중독에 빠진 분들이 다시금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갱생更生을 실천하고 계시죠. 직원들이 다 열심히 일 하시죠?

 

 

정석용) , 감사하게도 정말 열심히 일하세요. “고맙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깜밥이날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밑바닥까지 가보셨던 분들이에요. 다 죽으려고 했던 분들이 어쨌든 죽지 않고 자기 삶을 살게 되셨고, 일단은 도박도 끊게 됐다는 게 저한테는 가장 큰 보람이에요.

 

 

또 깜밥이날다를 통해 부수적인 활동들이 생기는 것도 좋아요. 앞서 말씀드린 치유농업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 특히 치유농업은 스스로 강원랜드 출입을 영구 제한하는 영구출입정지증이 없는 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죠.

 

 

4. 향후 계획은?

 

 

장덕범) 아스콘을 깎아서 포장하기 전 단계인 파쇄사업을 새로 시작했어요. 왜 시작했냐 하면 이걸 하면 다섯 명을 더 고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예요.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니까 사회적기업이구나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사회적기업을 한 건 제가 저를 못 믿어서였어요. 나중에 정말 돈을 많이 벌었을 때 다 내꺼다라고 할까 봐요. 아너소사이어티(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 장덕범 대표는 강원도 46호 아너로 가입함.)에 가입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이 출소자로 이뤄진 직원들도 그렇고, 어려운 사람들도 그렇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게 맞는 거죠. 제 아이들에게도 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부모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며 지역에 환원하는 삶을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정석용) 깜밥이날다는 HACCP 인증을 준비하고 있고, 작업공간이 협소해 좀 더 넓은 곳으로 공장이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HACCP은 취약한 부분들만 보완하면 무난하게 인증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반자동으로 생산시스템도 개선해 생산량을 눈에 띄게 늘렸어요. 생산량만큼 판매량도 소폭 늘었는데, 주로 인터넷 판매가 많지만 지역이나 강릉 쪽 농협하나로클럽에 정기적으로 유통되는 판로를 확보했어요. 그래도 매출이 좀 더 향상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5. 한마디 덧붙인다면?

 

 

장덕범) 지혜안전은 강원도 9일터나눔 허그기업’(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주관, 출소자 사회정착과 재범방지를 위한 고용제도)이에요. 말 그대로 출소자들을 끌어안는 기업에게 부여되는 인증인데, 최근 취업조건부 출소제도 시행으로 고민이 많아졌어요. 취업조건부 출소는 재소자가 70%의 형기를 채우면 나머지 30%는 저희같이 출소자를 고용하는 기업에서 일하면서 채우도록 하는 제도예요.

 

 

서울·경기는 올해 2월부터 시행됐고, 강원도는 8월부터 시작이에요. 예전에 열심히 일 했었던 우리 직원 한 명이 올해 9월 딱 70%의 형기를 채우게 돼요. 직접 안동교도소까지 가서 연말에 나와서 일하는 걸로 이야기하고 왔는데, ‘열심히 일하겠다편지를 계속 보내와요.

 

 

취업조건부 출소는 이렇게 정말 일하고 싶은 사람을 데려다 일을 줘야 하는데, 서울·경기에서 제도가 시행된 후 바로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했어요. 기업에 월마다 얼마씩 줄 테니 사람을 출소시켜주는 조건으로 취업을 시켜달라고 하는 거죠. 기업은 제도 대상자가 출근을 안 하면 보호감찰소에 보고해야 하는데, 매달 일정 금액을 받으면서 눈감아 주는 행태가 벌어진 거죠. 물론 적발되긴 했지만, 혹여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까 심히 우려스러운 부분도 적잖이 있어요.

 

 

 

 

정석용) 인증 받은 허그기업뿐 아니라, 출소자들을 고용하려는 기업들의 좋은 뜻을 훼손하는 사례네요.

 

 

장덕범) 그렇지 않아도 출소자를 받아줄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열심히 하려는 기업들을 우롱하는 일이니까 참 속상하죠. 저도 좋은 뜻을 갖고 하지만 가끔씩 세게 뒤통수 맞을 때가 있으면, 비슷한 뜻을 갖고 출발한 후발 주자들이 못 하겠다고 포기하는 것도 이해돼요.

 

 

그래서 도박중독자 분들도 비슷할 것 같은데,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고 시작하면 돼요. 평균 사람하고 똑같이 보면 절대로 못 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유치원생 수준까지라고 생각하면 다 이해하고, 그러려니 하게 돼요. 기대치를 낮추면 열심히 하는 몇몇이 있어요. 그럼 그 사람들 보면서 할 수 있어요.

 

 

정석용) 저희는 취약한 상황에 놓인 도박중독자를 이용해서 사업한다는 오해도 많이 받아요. , 그런 오해는 CEO 역할을 하게 된 제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이죠.

 

 

저는 정선에 오기 전에 서울 쪽에서 노숙인 분들과 농사도 짓고 자활프로그램도 진행하는 사업을 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죠? 근데 조금 다른 게 노숙인 분들은 일해 본 경험이 많지 않지만 도박중독자 분들은 그래도 사회에서 한가락씩 했던 분들이 많다는 점이에요. 사업적인 수완도 있고 일머리라고 하죠? 그런 쪽으로도 밝으시고요. 그래도 대표님 말씀처럼 기대치를 낮춰서 봐야 한다는 건 비슷해요.

 

 

깜밥이날다는 지역에서도 강원도내에서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다고 이걸 대단하게 드러내서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냥 이분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면서,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돕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어요.

 

 

- 귀한 시간을 내어

이야기 나눠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출소자와 도박중독자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두 분 기업가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쁨과 보람만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번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