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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9. 7. 1.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 함께 하는 분 :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 때와 곳 : 2019년 6월 30일 북카페 살림(춘천 소재)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에서 보기 드문 도시형 마을기업이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여성이 겪게 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적 삶을 제시하고 있는 춘천여성협동조합춘천워커즈협동조합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몇 해 전 페미니즘의 거센 물살이 급작스럽게 한국사회를 덮친 이래로 하루에도 몇 번씩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과 열풍이 반복되는 지금, ‘여성으로, 엄마로, 노동자로, 활동가로, 기업가로다양하게 살아가는 두 기업의 여성 대표가 꿈꾸는 도시의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럼,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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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1. 두 분 모두 오랫동안 춘천에서 활동가로 다양한 역할해오셨는데, 오늘은 두 기업의 대표로 함께 자리하게 되셨네요.

 

 

황경자) 그렇네요. 저는 춘천에서는 가장 오래된 여성NGO 단체인 춘천여성민우회에서 활동했어요. 춘천여성민우회는 한국여성민우회 춘천지부로서 1999년에 설립됐고, 여성노동 관련 활동을 주요하게 다뤄왔어요.

 

 

이선미) 제가 활동한 춘천여성회는 지부는 아니고 독자 조직이에요. 지역운동이라는 개념에서 2004년부터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작은도서관 사업,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했던 활동가들이 주축이 돼서 20103월 춘천여성회를 조직했어요. 작은도서관(꾸러기어린이도서관) 사업으로 엄마들이 모일 수 있게 됐는데, 아이들이 자라면 그대로 증발해 버리더라고요. ‘이게 맞는 걸까?’란 고민 끝에 여성회를 조직하게 된 거죠.

 

 

춘천여성회를 조직한 후에도 부족한 게 아닐까?, 뭔가 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계속됐어요. 그러다가 독일의 마더센터를 벤치마킹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2011년부터 여성회 운영위원회를 기획단으로 주 1회 정도 모임과 논의가 계속됐고, 20137춘천여성협동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마더센터의 공간이 되는 북카페 살림10월에 문을 열었어요. 지금에 와서 조금 아쉬운 건, 처음부터 춘천마더센터로 할 걸 그랬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라고 소개하는데, 그때는 욕심이 많아서 더 뭔가 많이 할 줄 알고 법인명을 광의적으로 정했어요. 하하하.

 

 

▲ 북카페 살림

 

▲ 북카페 살림 옆 꾸러기어린이도서관

 

 

황경자) 하면 되죠, . 춘천워커즈협동조합(이하 워커즈)2016년 공부모임으로 출발해서 201710월 법인을 설립했어요. 일본에는 워커즈협동조합이 많아요.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오랜 기간 교류해 온 일본 생활클럽나가노생협을 통해 사례도 접하게 되면서, ‘내 생애주기에 필요한 걸 협동조합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공유한 사람들끼리 공부처럼 시작했어요. 구성원 대다수가 40대 이상 경력단절 여성들이었고요.

 

 

돌봄이나 카페 사업의 사례를 책이나 영화, 견학 등으로 공부하다가 ‘2017 강원도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 해 바로 법인까지 내게 됐어요. ‘너무 서둘렀나?’ 하는 걱정이 들었던 기간도 있었지만, 또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면 더 나아가지 못했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2. ‘워커즈협동조합’, ‘마더센터모두 외국에 선례를 두고 있죠?

 

 

이선미) 독일의 마더센터는 1985년부터 시작됐는데, 부모교육 운동으로 시작해서 지역마다 필요에 따라 마더센터가 세워졌어요. 독일의 마더센터는 마을거실이라고 해서 주민들이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나누면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주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지금은 보육문화가 조금은 달라졌겠지만, 독일도 한국처럼 가부장적 문화가 강해요. 보육은 엄마들의 몫이고, 엄마가 된 여성의 일자리는 아르바이트에 국한되고요. 춘천여성회 조직 후 당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던 구성원들의 상황과 딱 맞물렸어요. 이제 막 결혼을 했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로서 돌봄이 절실할 때였죠.

 

 

춘천마더센터는 국내 첫 마더센터 사례여서 견학도 많이 오고 했어요. 이후에 서울 염리동 소금꽃마을마더센터, 서울 관악구 행복마을마더센터맘카페 등이 차례로 설립됐는데 현재는 관악구 마더센터가 가장 주목받고 있어요. 행복마을마더센터는 트램펄린이 설치돼 있는 등 키즈카페처럼 운영되는데, 마더센터를 주민조례로 발의하기 위한 청원으로 1만 명 이상의 서명을 이끌어내면서 눈길을 끌었어요. 지난해에는 서울문화재단의 지역 거점 시설인 생활문화지원센터도 지정되면서 외연도 넓히게 됐죠.

 

 

또 민간의 마더센터 설립과는 무관하게 각 지자체장마다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각종 공약들을 유행처럼 쏟아내고 있기도 하잖아요. 저임금으로 운영되는 시간제 돌봄 일자리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마치 이걸로 돌봄 공백이 모두 메워질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전반적인 여러 상황을 보면서, 춘천여성협동조합은 당장의 확산보다는 우리가 갈 길을 명확히 걸어가야 하지 않겠냐 하고 있어요, 지금은.

 

 

황경자) 일본은 아무래도 우리보다 앞서서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만큼, 워커즈협동조합도 실버산업, 돌봄 쪽이 많아요. 특히 관심이 가는 건, 어린아이와 청소년과 어르신이 함께하는 돌봄이에요.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는 일본 사례를 보니까 참 좋더라고요.

 

 

우리나라도 지역아동센터 따로, 청소년이나 어르신 돌봄 따로 말고 함께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예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 손녀들 돌보던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상상도 많이 하고요.

 

 

3.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사업 내용이 궁금해요.

 

 

황경자) 앞서서 어린아이와 청소년, 어르신이 함께하는 돌봄을 꿈꾼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게 가능하다 여기는 건 춘천워커즈협동조합의 반찬가게 사업인 반찬투정덕분이에요. 40대 여성이 주요 구성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1차 사업으로 반찬사업을 택하게 됐는데, 식사가 가능하니까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돌봄 사업도 고려할 수 있게 된 거죠.

 

 

▲ 춘천워커즈협동조합_반찬투정 사업장 전경

 

반찬투정을 주력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돌봄이나 착한여행 등의 사업으로 확장하고픈 생각을 갖고 있어요. 착한여행은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힐링을 찾는 관계여행 형식이고요. 그러려면 1차 사업인 반찬투정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겠죠? 현재 교육장 대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키즈 반찬도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부족한 인력으로 겪는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은 아직 이른 이야기예요.

 

 

그래도 춘천 전역은 아니더라도, 지역 활동가들 사이에서 저희 사업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세워졌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주관하는 농부의시장이나 지역 마켓들, 또 마더센터의 벼룩시장 등에 요청을 받아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요.

 

 

▲ 6월 농부의시장에 참여한 반찬투정

 

이선미) 북카페 살림을 운영하기 때문에 휴게음식점으로 업종 등록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교육관련 사업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정희영 초대 이사장님이 비폭력대화 강사이기도 해서, 지역에서는 저희가 유일하게 부모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8회 차로 진행되는데 욕구가 있는 분들은 서울로 추가 교육을 받기도 하고, 배운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니까 매주 금요일 연습모임도 진행되고 있고요.

 

 

최근에는 성평등 강사단 교육으로 시강施講까지 마친 12명의 강사진을 배출했어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에 앞서서 성평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는데, 2018 사회적기업 육성사업(201937일자 지역사회공헌형 사회적기업 인증 )으로 강사단 교육을 진행했고 7월부터 본격적인 출강을 예정하고 있어요.

 

 

소모임도 평균 10개 정도 규모로 운영돼요. 흥행이 안 되면 그대로 흐지부지되기도 하는데, 2013년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시습작모임은 춘천문화재단 생활문화동아리 사업으로 매년 낭송회도 열면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최근에는 건조기를 갖고 싶은 10명이 모여서 건조한 모임이라는 소모임을 운영했는데, 첫 상견례 때는 모임 자체가 궁금하다며 찾아온 분도 있었어요. 이렇게 뭔가 작당하듯이, 생동감 있게 소모임이 굴러가는 것도 참 재미있어요.

 

 

4. 도내에서 보기 드문 도시형 마을기업 형태인데?

 

 

황경자) 맞아요. 마을기업으로 인증 받은 게 신기하죠? 기존 농촌 마을기업들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인데, 도시형 마을기업은 그 자원을 새롭게 발굴해내야 하는 면이 커요. 마을기업 심사 면접에서는 농촌만 마을이냐고 묻기도 했어요. 이미 농촌마을은 다 와해되고 회색병동처럼 변해버린 게 농촌인데, 사실 도시에 있는 마을을 더 육성하는 게 취지에도 맞지 않느냐고요. 도시에도 마을, 공동체성이 있다는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워커즈협동조합은 그 시작을 먹을거리로 풀고 있는데, 콘텐츠면으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저희의 방식이 미숙하긴 해요. 공동부엌에 대한 생각이나 함께 식사를 나누는 자리를 시범적으로 기획해서 진행해 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대상자를 취약계층으로 잡다 보니까 모집하는 것부터가 버거운 일이 되기도 하고요.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만큼 고민도 많아요.

 

 

이선미) 강원도는 농촌이 많지만, 서울·경기권 소재 마을기업은 도시형인 경우가 많아요. 저희도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경기권 여성회에서 장난감도서관으로 마을기업에 선정된 사례를 발견하고, 이런저런 조언을 구해서 도시형 마을기업에 도전했어요.

 

 

첫해에는 사전교육을 수강해야 마을기업 신청을 낼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헤맸는데, 정작 마을기업 심사 면접을 보고서는 돌아오는 길에 될 것 같다며 전 이사님과 한우를 먹으며 미리 축배를 들기도 했어요. ‘강원도 최초 도시형 마을기업이라는 타이틀로 PT발표를 했을 때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거든요. 실제로 또 선정이 됐고요.

 

 

마을기업 1차년도 사업비는 춘천여성협동조합의 구심점이 되는 북카페 살림 공간을 조성하는 기반이 됐어요.

 

 

-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2부에서는

두 기업이 바라는

도시형 마을의 모습과

활동가로서의

면모를 엿보고자 합니다.

 

그럼, 7월 중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되는

공감토크 2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