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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9. 8. 2.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 함께 하는 분 :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 때와 곳 : 2019년 6월 30일 북카페 살림(춘천 소재)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에서 보기 드문 도시형 마을기업이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여성이 겪게 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적 삶을 제시하고 있는 춘천여성협동조합춘천워커즈협동조합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몇 해 전 페미니즘의 거센 물살이 급작스럽게 한국사회를 덮친 이래로 하루에도 몇 번씩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과 열풍이 반복되는 지금, ‘여성으로, 엄마로, 노동자로, 활동가로, 기업가로다양하게 살아가는 두 기업의 여성 대표가 꿈꾸는 도시의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럼, <여성의 삶과 함께하는 도시형 마을기업’>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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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활동가이자 여성기업인으로서 어떤 시기를 지나고 계세요?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직은 2년 임기직인데, 올해가 세대교체 시기예요. 이사장의 역할이 분명한데, 언제까지 명예 이사장을 둘 수 없다고 해서 상근 이사장 체계로 변경도 했고요.

 

 

황경자) 저희는 2년이 너무 짧다고 여겨져서 3년 임기직으로 정했는데, 지금은 너무 길다고 느껴져요.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 탓이 커요. 춘천워커즈협동조합은 40대 이상의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워커즈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60대 가까운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가 상당한 반찬사업이 버거울 때도 있어요. 일손을 덜기 위해 사람을 더 고용하기에는 부담이 크고요.

 

 

이선미) 앞서 세대교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요즘 엄마들은 예전 엄마들처럼 마냥 희생만 하진 않아요. 자기 욕구도 얘기하고 그러면서 죄책감도 느끼고, 주변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고, 또 그에 맞서 싸우려는 엄마들도 있고. 비혼을 선언한 여성들은 여성 노동현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요.

 

욕구는 늘었지만 제 또래가 앞서 활동한 분들처럼 일하려고 하진 않아요. 저 같은 경우 나이는 어리지만 활동한 기간이 길어서 인이 박힌 게 있지만, “굳이 그렇게 힘들게 해야 하냐는 말도 들어요. 공동체가 좋아서, 즐거워서 하는 건데 어느 한계점이 오면 이 정도까지는 할 수 있지만, 더는 못 하겠다고 하기도 하고요.

 

 

 

 

황경자) 내가 공동체 수혜자가 되는 건 좋아하는데, 활동가는 잘 안 하려고 하니까요. 이선미 이사장처럼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활동한 사람들을 보면 나는 저렇게까지는 못 하겠다여겨지거나, 버겁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 NGO 활동가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은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을지라도 정체성은 평생 운동하는 활동가란 생각이 더 커요. 이게 끝나도 활동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죠.

 

 

이선미) 간혹 사회적경제 영역의 청년들을 활동가로 생각해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또 그분들 스스로도 그렇게 여기지 않아요. 활동가는 임금을 주거나 안 주거나 상관없이 지역의 필요나 사회를 바꿔야 할 이슈가 있다면 그렇다면 이를 위해 어떻게 내 삶을 조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황경자) 요즘 그런 사람 찾기 어렵죠.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은 맨땅에 헤딩하는 게 아무렇지 않은데 이런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활동가에게도 정당한 급여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공유되는 시점이기도 하고요.

 

 

이선미) , 실상 그런 생각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죠. 그렇게 사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니까요. 그래도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달라졌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고민하는 건 제 인생과제예요.

 

 

황경자) 여성이 다수인 조직에서 여성 리더로서의 역할도 질문해 주셨는데, 지금까지 몸담아 왔던 곳 대부분이 여성이 다수였던 터라 크게 신경 써보진 못한 것 같네요. 특히나 워커즈는 조합원들이 많이 결합하지 않는 조직이라 나의 애로사항을 나누며 공감을 나누는 사람 반, 워커즈 활동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조용히 지지하는 사람 반으로 구분돼요. 적절한 신뢰와 무관심을 기반으로 이사장직을 해내고 있는 셈이죠.

 

 

 

 

이선미) 실무자로 있었을 때도 그 비중이 상임이사여서 약간 네 꿈을 펼쳐라하는 식으로 용인해 주는 게 있었어요. 권위의식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조직이기도 하고요.

 

 

요즘 고민은 그래도 기업은 기업다운 면모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6년차로서 업무체계도 안정화 되어 있어야 하고, 리더로서 재정 유동성이 있어도 치고 나가야 할 때도 있고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상임이사로 있을 때와 비교해 압박감도 더 받고 있어요. 예전에도 돈 걱정은 했지만 지금은 더 한다는 거? 하하하.

 

 

6. 조직 비전을 어떻게 그리고 계시나요?

 

 

이선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늘 해요. 공익성이 강화된 조직이기 때문에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나을까, 기관으로 성장하는 게 나을까하는 고민이 커요. 또 하나는 춘천시 봉의산 비탈마을(교동·소양동 일대)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면서 커뮤니티 돌봄센터가 조성될 예정인데, 이 곳에 공동육아 마더센터가 들어서요.

 

 

▲봉의산 비탈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계획(안)

 

그렇게 되면 북카페 살림과 어린이도서관도 비탈마을로 옮겨지게 되는데, 2004년부터 이 동네(후평동)에서 지역운동 해온 게 있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다만, 기존 마더센터도 동네사람들만 이용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반을 옮기면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니 크게 미련이 남지는 않고요.

 

 

시휴지 면적이 넓어서 하고 싶은 걸 맘껏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커요. 완공까지 2년 후를 예상하고 있는데, 성미산처럼 돌봄마을을 만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경력단절여성, 최근에는 고용중단여성으로 표현하자는 이야기가 있죠. 조직을 크게 경험해 보거나 일반 기업을 운영한 경험은 부족하지만 각자 능력을 갖고 있는 내부 인력을 적재적소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과제이고요.

 

 

황경자) 워커즈가 그리는 큰 그림을 춘천여성협동조합에서 먼저 이룰 것 같은데요? 저희는 기업명 자체가 워커즈협동조합이니까 당연히 다양한 워커즈를 만드는 게 과제죠. 그래서 처음 사업을 제안할 때도 문어발식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제안한 바 있고요. 그러려면 1차년도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을 해야 가능하겠죠? 현재는 상품을 제조하는 조합원 그룹과 소비하는 조합원 그룹으로 나눠져 있는데, 일하는 조합원 수가 늘어나면그 분들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요.

 

 

 

 

7. 우리 기업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황경자) 초록이요.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한 먹을거리 사업 반찬투정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건강한 먹을거리를 연상할 수 있는 초록이 좋겠어요.

 

이선미) 보라. 여성정치 관련 색상이고, 저희 로고도 보라색이에요.

 

 

황경자) 여성 관련 활동에서 보라색을 많이 볼 수 있죠. 이 보라가 멍 자국이란 얘기도 있더라고요. 여성이 받는 핍박과 폭력, 희생을 멍 자국으로 표현했다는 건데,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어 좀 슬프기도 했어요. 그래도 여성운동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색깔은 단연코 보라죠.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은 엄마들의 정치활동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고, 지향이 있어요. 반드시 행동해야 하는 때가 오면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진 멤버들도 있고요. 이 같은 생각을 반영해서 새롭게 제작한 로고도 보라색이에요.

 

 

-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 준

두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그럼,

다음 번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