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20. 6. 26.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① 

 

 

○ 함께 하는 분 : 최대영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나이들기좋은마을팀장

                       장수경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기획실장

○ 때와 곳 : 2020년 6월 24일, 홍천 구만리콩마을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내가 살고 있는 내 집, 내 동네에서 필요한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정부는 지난 2018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지역사회의 힘으로 이뤄지는 한국형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비전을 밝힌 바 있는데요. 사실 민간에서는 일찌감치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시설에 입주하는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적인 돌봄 모델을 꾸준히 모색해 오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역의 사회문제와 복지, 사회서비스 등과 맞닿아 있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농촌 마을의 고령 어르신들을 위한 대안적 돌봄 모델로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만들어가는 기업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수익사업의 장으로 변질된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아닌, 집과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이뤄지는 노인 돌봄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실천과 실험에 나선 강원 사회적경제 기업,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그럼,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 왼쪽부터 최대영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나이들기좋은마을팀장, 장수경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기획실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1. 인사 부탁드립니다.

 

최대영)

 

안녕하세요.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춘천별빛) 나이들기좋은마을팀장 최대영입니다. 팀 이름이 조금 길죠? 저희는 나좋을이라고 줄여 부릅니다.

 

 

장수경)

반갑습니다. 홍천에 위치한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기획실장 장수경입니다. 저희도 좀 긴가요? 편하게 구만리라고 불러주세요. 하하하.

 

구만리는 장류 사업을 중심으로 마을사업을 운영하는 마을기업이에요. 보통의 마을기업과 조금 다른 이유로 마을기업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 외에는 그저 친근하고 정겨운 농촌마을입니다.

 

 

최대영)

별빛이 자리한 춘천 사북면도 마찬가지예요. 별빛은 바쁜 농번기에 어른들의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2005년 공부방을 열면서 시작됐어요. 이후에는 눈으로 보이는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상이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을 밟고 있어요. 순차적으로 2010년 지역아동센터로 전환하면서 상근 교사도 함께 할 수 있게 됐고, 2008년 학교 통·폐합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는 농촌유학, 산골유학을 접하게 되면서 2012년부터 산골유학센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농가 홈스테이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별빛의 산골유학센터는 숙박형이나 기숙사형이 대부분인 가운데 아이들이 마을 농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는 방식을 택해 크게 주목받기도 했어요. 30명 가까이 산골유학생이 늘어났다가 점점 줄어서 지금은 산골유학생 7명하고 부모님과 함께 잠시 시골로 내려온 6~7가구의 아이들이 센터에 있어요.

 

▲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마을 119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렇게 아이들 교육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별빛 윤요왕 대표가 처음부터 품고 있던 건 노인복지였어요. 이전까지는 소소하게 마을 어르신들을 병원에 모셔다드린다거나 전등 갈아드리기, 배수구 수리 같은 작은 돌봄 활동들을 우리마을119’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2018년 춘천사회혁신파크(춘천커먼즈필드) 리빙랩 공모 사업의 힘을 빌려서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의지를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별빛은 잠시 미뤄두었던 꿈을 이제 다시금 꾸기 시작한 거예요. 별빛이 노인복지, 노인돌봄,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만들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들은 뒤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볼게요.

 

 

장수경)

구만리는 투쟁 끝에 피어난 마을기업이에요. 가시오가피 농장을 한다고 사들이던 땅이 골프장이 된다는 엉뚱한 소식에 마을 대동회에서 골프장이 마을에 들어선다는 게 어떤 것인가하고 먼저 견학을 다녀보셨대요. 그랬더니 골프장이 들어선 마을들은 하나같이 마을공동체가 깨져서 결국 땅 팔고 다 떠나버리더라는 거예요. 대동회는 우리는 그럼 반대를 하겠다하고 12년을 골프장 반대 투쟁을 했어요. 노숙투쟁만 400일 넘게 하며 갖은 고생을 하긴 했지만, 결국 골프장 건립은 중단됐고 마을 주민들은 끈끈해졌어요.

 

▲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골프장 반대 주민투쟁 현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다만 투쟁을 오랜 기간 하고 나니까 그 기간 동안 제대로 농사도 짓지 못했고 마을기금도 모두 소진되었는데, 투쟁과정에서 발생한 벌금은 남은 거예요. 우리가 함께 결의했던 동력도 있고, 갚아야 할 벌금도 있으니 함께 수익사업을 해보자 하고 마을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제일 잘하고 많이 하는 농사가 콩이니까 메주랑 장류 사업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체험이랑 식당도 운영하고 있어요. 2015년에 마을기업을 설립했고, 연세가 많은 가구나 독거 어르신 가구 등을 제외하고 21가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마을기업이에요. 아주 많지는 않지만 매년 매출도 늘고 있고요.

 

 

2. 지역사회 돌봄에 대한 필요성과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콩심기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수경)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함께 하자했을 때는 단순히 기업을 설립해서 수익사업으로 돈을 버는 게 전부가 아니었죠. 지금까지 더불어 살았으니 끝까지 같이 살자는 건데, 다 어르신들이다 보니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해지면 자녀들이 요양원으로 모시게 돼요.

 

 

그런데 마을 안에 커뮤니티케어를 위한 노인주간보호센터나 노인복지센터(요양원)가 건립되면, 주민들은 살아온 터전을 떠나지 않고 마을에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수익사업이 안정화 된 이후에는 마을 안에 전문 인력을 갖춘 노인돌봄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주민들도 의지를 키워가게 됐어요 그 결과로, 마을 단위 첫 노인주간복지센터 건립이 가시화되기도 했고요.

 

 

최대영)

마을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시는 것 중 하나가 집에서, 마을에서 계속 살고 싶다예요. 별빛은 의지와 상관없이 마을을 떠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모셔가게 되는 방식을 조금 완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고요.

 

 

장수경)

농촌 마을 어르신들이 생활하던 커뮤니티를 떠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가시잖아요. 문제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장례식장과 함께 있거나 근처에 화장터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요.

 

 

최대영)

맞아요. 돈 버는 시설이지, 어르신하고 잘 어울려서 행복하게 지내다 가시게끔 하는 곳은 아닌 거예요. 그냥 효율적인 시스템인 거죠.

 

 

장수경)

저는 그게 쓸모가 없어진 사람을 죽을 때까지 머물게 하다가 여생을 마치면 폐기하는 과정으로 보여요. 씁쓸하죠. 그 때문에 커뮤니티케어가 대두되게 된 것이기도 하고요.

 

 

최대영)

어린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엄청 긴장하잖아요. 농촌 어르신들이 마을 커뮤니티를 떠나 시설로 가시는 건 그 몇 배의 불안과 스트레스예요. 또 아무래도 도시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보다 사회성도 낮다 보니, 한 자리에 모아두면 주눅이 들어 계시고 자기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시거나 혹은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농촌형 커뮤니티케어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이제 커뮤니티케어를 한다는데, 춘천은 1만 명을 기준으로 거점을 두고 4개 권역으로 나눴어요. 당연히 외곽인 농촌지역은 또 소외돼요. 거리가 있다 보니 생활복지사를 두고 일주일에 3회씩 방문하게끔 하는데, 홀몸어르신이나 저소득층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고 관계는 수직적이죠. 이런 사업이 갖는 실효성과 긍정적인 면은 분명히 있지만, 바로 내 옆에 사는 마을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없고 빈틈이 너무 보이는 거예요.

 

▲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솔다원나눔터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지금 별빛이 사용하는 솔다원나눔터는 땅도 건물도 시 소유이고, 사북면 5개리 권역(가일리, 고성리, 고탄리, 송암리, 안람리)에 이관한 곳이에요. 이 때문에 해당 건물에서 노인복지센터도 주간보호센터도 운영할 수 없어요. 그래서 , 그래? 그럼 우리는 우리만의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만들어 볼게하는 생각이에요. 주간보호센터는 왜 도시에만 있어야 하나요? 마을이나 소단위에도 주간보호센터가 필요하니까 우리가 그 역할을 해보려고요.

 

 

거점이 되는 복지관 같은 곳하고는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소외되거나 비어 있는 부분을 보완해 나가면서요. 도전이고 어렵겠지만 해보려고요.

 

 

장수경)

지난해 농림부 지원금을 통해 노인주간복지센터를 마을 단위에서는 최초로 건립할 수 있게 되면서, 전문적인 노인돌봄센터를 마을에 설립하겠다는 오랜 염원이 이루어지나 했는데 저희도 땅 문제로 중단됐어요.

 

 

센터를 마을에서 운영하는 선례가 없기 때문에 제도나 법적인 문제들을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도 찾아야 했지만, 결정적으로 생활실 규모가 1인당 6.6(2)가 보장되어야 하다 보니 대상 부지에는 최대 9명밖에 수용할 수 없더라고요. 당장 마을 주민들도 다 수용할 수 없는 작은 시설이 되다 보니 곧바로 다른 부지를 알아봐야 했고, 조합원 중 한 분이 선뜻 본인 땅을 내어주기까지 했지만 진입로 땅 부지를 매입할 여력이 없어서 결국 중단됐어요. 그렇다고 노인주간복지센터 건립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에요.

 

▲ 장수경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기획실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농촌형 커뮤니티케어말씀하셨잖아요. 적극 공감하는 바예요. 농촌형 커뮤니티케어는 공동체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어요. 단순히 시설을 짓고, 의료지원을 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을을 디자인하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연계해서 가는 방향이 맞아요.

 

 

그런데 지자체들은 방문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에만 집중하고 비용을 쏟고 있죠. ‘살던 곳에서 죽게 한다만 있고, 커뮤니티케어의 개념이나 중요성은 쏙 빠진 채 별로 큰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그마저도 춘천이나 홍천에서는 별세계 이야기이고요.

 

 

도시는 돈을 내면 갈 곳이라도 있지만, 농촌은 돈이 있어도 갈 곳이 없어요. 보건복지부가 커뮤니티케어를 전면에 내세운 게 불과 2년 전이고, 8개 지자체가 선도사업을 진행 중인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농촌의 열악한 상황과 농촌형 커뮤니티케어 모델에 대한 절실한 관심이 필요해요.

 

▲ 최대영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 나이들기좋은마을팀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최대영)

정말 강원도가 나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돼요. 농촌이 고령화되고 마을이 사라지고 하니까 지속가능성, 귀농귀촌 이야기하잖아요. 그건 차후의 문제예요. 먼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다 가실 수 있게 해야, 그걸 보고 새로운 사람도 농촌에서 살기를 꿈꿔볼 수 있죠.

 

누가 해주길 바라고만 있을 수 없으니, 구만리나 저희들은 자발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 단단한 공동체성으로

마을 속 돌봄센터를 꿈꾸는

구만리콩마을,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마을 어르신들의

무지갯빛 노년을 그리는

별빛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어지는 2부에서는

구체적인 커뮤니티케어 사업들과 비전,

농촌마을 공동체이기 때문에

생기는 애로사항,

활동가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티케어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봅니다.

 

 

그럼, 7월 중 블로그를 통해

업로드되는

2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