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업무를 맡은 지 얼마 안되서 지난 사업 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전임자한테 물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대전 자치구의 사회적기업 담당자들에게 지난 해 지원사업과 관련해 취재차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이다. 인사이동이나 부서 내 업무변경이 크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서 비슷한 답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치구 내 사회적기업 지원업무 담당자들은 유독 잦은 인사이동을 겪는다고 했다.
지난 해만해도 사회적기업 지원업무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주무관급이 중구 4명, 동구·서구 각 3명, 유성구 2명 등으로 교체가 이뤄졌다. 심할 경우 1개월에서 3개월 단위로 업무 담당자가 바뀐 셈이다. 잦은 인사이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복잡한 업무와 무거운 책임에 있었다.
관내 사회적기업 현장을 직접 실사하고 사업비를 집행하는 등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업무를 혼자 담당해야 하고 일이 잘못될 경우 책임추궁을 받게될 소지도 있어 업무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자치구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업무담당자의 잦은 교체가 사회적기업 지원업무 상의 구멍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한 예로 지난 해 정부가 자치구를 대상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지역특화사업비를 지원했지만 사업성격에 맞지않는 계획을 세웠다가 사업비를 그대로 반납하거나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곳도 있었다. 담당자가 자주 바뀐 탓에 사업목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치지 못한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이로 인해 가장 큰 불편을 겪는 이들은 사회적기업들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인건비나 사업개발비 등 자금을 신청하거나 경영 상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구 담당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지만 잦은 인사이동이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언젠가 서류업무 때문에 자치구 담당자를 만났는데 새로 바뀐 사람이 사회적기업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당황스러웠다"며 "한 두 사람이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충은 이해하지만 우리도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담당자를 만나야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바라봤을 때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기업 지원업무에 행정력과 전문성을 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단순히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지원할까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 업무를 높은 의욕과 전문성으로 추진할 실무자를 어떻게 양성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김예지 정치·경제부 yjkim@daejonilbo.com
대전일보 2013.02.07
'알림통 > 전국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직히 사회적기업이 왜 좋다는지 모르겠어요” (0) | 2013.02.13 |
---|---|
베이직하우스, 사회적 기업 지원 프로젝트 (0) | 2013.02.13 |
인수위, '사회적 기업'서 떡 주문…남다른 中企 사랑 (0) | 2013.02.13 |
전문·일관성 핵심 사회적기업 업무 담당자 잦은 이동에 업체 혼란 (0) | 2013.02.13 |
사회적 기업 육성 ‘말로만’ - 설 선물세트 카탈로그 발송…지역 기업·관공서 구매 ‘0’ (0) | 2013.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