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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체험리뷰

【푼푼씨, 사회적경제에 빠지다】건강한 자연을 먹고 오다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5. 26.


chapter 19. 푼푼씨, 건강한 자연을 먹고 오다


Q. 푼푼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A. 오늘은 횡성에 있는 자연비라는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Q. 자연비요?

A. 갓 구운 신선한 빵과 따끈한 마음이 함께 하는 곳이에요. 함께 가시죠!





서양의 식문화를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입니다. 6,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인들은 흙이나 돌로 만든 화덕에 반죽한 밀을 붙여 구웠다고 합니다. 그것이 이집트로 건너가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양을 갖춘 빵이 되었지요. 우리나라에는 구한말 선교사에 의해 빵이 처음 소개되었으며 1945년 해방 직후, 한국인 부부가 최초로 군산에 이성당이라는 이름의 빵집을 운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년 줄어드는 쌀 소비량에 비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밀가루 소비량. 젊은이들에게 가로수길과 이태원의 경리단길, 홍대 등으로 떠나는 빵집순례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닙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도 주요한 식문화로 자리매김한 빵! 저 역시 자취생활을 하며 밥 대신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때가 더 많을 정도인데요. 그러나 빵을 먹을수록,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빵에 사용하는 방부제와 농약으로 범벅이 된 수입밀가루, 그리고 수십 가지의 첨가물과 화학첨가물 등,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빵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빵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그래서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건강한 빵에 대한 수요와 요구가 늘고 있는 요즈음! 맛있고 건강한 빵에 대해 고민하는 푼푼씨에게 지인이 자연을 닮은 건강한 빵을 만드는 곳이 있다며 cafe ‘자연비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자연비는 2004년도에 지역자활센터에서 가사환경사업단을 시작으로 2007년 조합원공동체로, 2008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아 활동하고 있는 열린사회서비스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센터 1층의 비어있던 공간을 활용, 제빵교실과 바리스타교육 등 지역민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 것을 계기로 작년 8월 카페를 오픈하고 운영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는, 카페로 착각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요구와 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등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의 취업을 위한 필요 때문이었습니다.


   

자연이 되다, 라는 뜻에서 지여진 이름, 자연비(be). 카페 내부는 그 이름을 꼭 닮아 싱그러운 초록으로 가득합니다. 탁자마다 놓인 생화와 카페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는 조화들, 그리고 널찍한 창밖으로도 보이는 푸릇한 풍경까지 더해져 마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고소하고 몽글한 빵 냄새가 매장 전체를 포근히 채우고 있어, 방문하는 이 모두 저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를 띠우게 됩니다.



자연비의 아침은 새벽 5,6시에 시작됩니다. 제빵사분들이 반죽을 하고 오븐에 빵을 구워 오전 10시나 11시쯤 갓 만든 따끈한 빵을 매장에 내놓습니다. 그날 만든 빵은 당일에만 판매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혹시라도 남는 빵들은 다음 날 아침까지만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글루텐과 방부제를 넣지 않고 만든 탓에 24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져 판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빵의 종류는 아무래도 일반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비해 적습니다. 약간의 결정력장애를 안고 있는 탓에 제과점에 갈 때마다 오랜 시간을 허비하곤 하는 푼푼씨. 이번에는 조금 수월하게 빵을 고를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웬걸! 빵이 다 맛있어 보여 역시나 고르는 데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심하여 고른 것은 모카빵과 폭식한 식감의 식빵! 그리고 함께 먹을 아메리카노도 주문하였습니다. 빵의 가격은 일반 빵집에 비해 20퍼센트 정도 비싸다고 하는데,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비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빵은 요청하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횡성 열린사회서비스센터 백명화 대표




맛있고 몸에 좋은 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먹을 수 없는 건 남도 먹을 수 없으니까요.”

 



시중에서 팔고 있는 일반 빵의 경우 하얀 설탕과 색소, 글루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입밀의 경우 우리밀보다 글루텐 함량이 더욱 높은데요, 이 글루텐은 빵의 쫄깃한 맛을 살려주는 성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소화를 방해하고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우리밀로 만든 빵은 수입밀로 만든 빵보다 소화가 잘 되어 속이 편안하지만, 상대적으로 식감이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비의 경우는 이 퍽퍽함을 보완하기 위해 천연발효종을 사용하여 빵을 반죽한다고 합니다. 또한 유기농 설탕유기농 버터 등을 사용하고 몸에 해로운 성분은 일절 넣지 않습니다. 빵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팔고 있는 먹을거리들도 가급적 지역에서 나는 건강한 농산물과 친환경재료만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네요. 팥빙수의 경우 지역에서 생산한 팥을 직접 삶아 만들고 있으며 레몬이나 자몽과 같은 재료들은 청결하게 닦아 유기농설탕으로 재어 음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알려지면서 점점 많은 분들이 매장을 찾기 시작하고 있는 자연비!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과 아기엄마들, 그리고 누구보다도 좋은 재료로 빵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내부직원들이 주 고객이라고 합니다.


  

모카빵과 식빵,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왔습니다. 막 오븐에서 나온 빵이라 그런 걸까요? 우리밀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배달되어온 냉동 생지를 구워 파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조용한 주택가, 창 활짝 열어놓고 앉아 친환경 재료로 만든 건강한 빵과 시원한 커피를 마시니 가만히 있어도 절로 힐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빵 맛을 보여주고 싶어 돌아가는 길, 양손 가득 빵을 샀습니다. 24시간이 지나면 식감이 떨어진다는 자연비의 빵. 하지만 노화가 시작되기 전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기 한 시간 전, 자연해동을 시키면 매장에서 금방 만든 것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 판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한 끼 식사보다도 더욱 든든하고 따뜻하게 여겨지는 하루였습니다. 자연비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는 날을, 그리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좋은 음식들이 우리 식탁 위에 가득 오르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이상, 푼푼씨였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cafe '자연비'

[open : 오전8시 / close : 오후 9시]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읍상리 600-1



▶ 횡성 열린사회서비스센터 

http://opencent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