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체험리뷰

【푼푼씨, 사회적경제에 빠지다】마을주민이 함께 차리는 따끈한 밥상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7. 25.


chapter 21. 마을주민이 함께 차리는 따끈한 밥상

 

Q. 푼푼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A. 오늘은 춘천에 있는 효자골 밥집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Q. 효자골 밥집이요?

A. 마을주민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밥집이라고 해요, 함께 가시죠.





유년시절, 여러분은 어떤 동네에 살았나요? 사방으로 연결되어 어디로든 갈 수 있었던 구불구불한 골목길,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삐뚤삐뚤하게 늘어선 길목, 동네슈퍼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이들……. 제 기억 속의 동네는 이런 모습입니다. 놀이터에서 숨바꼭질이나 얼음땡을 하며 해질녘까지 뛰어놀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가던 그 시간들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쪽이 아련해집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유년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있어 더 의미 있는 춘천 효자마을, 그 중에서도 효자골 밥집에 대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효자마을은 지난 해, “마을과 청년을 만나다편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던 곳입니다.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마을로, 낭만골목이란 이름과 춘천의 벽화마을로 더 유명한 곳이죠(자세한 내용은 http://gwse.tistory.com/1133로 가서 확인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효자골 밥집은 바로 이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낭만골목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310월에 개점한 소박한 밥집입니다. 현재는 효자마을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마을주민과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 40여 명의 조합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효자골 밥집. 이웃끼리 음식을 나눠먹자는 소박한 뜻에서 시작된 이곳은 낭만골목 안내소의 역할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문객들은 안내소에 비치된 지도를 들고 낭만골목 투어를 시작합니다. 바로 옆에는 마을주민이 직접 만드는 두부와 콩물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현재는 더운 여름철이라 아쉽게도 판매를 잠깐 중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장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날 그날 아침마다 마을분이 나와 손수 만들다 보니 여름에 팔기엔 계절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하네요.



효자골 밥집은 건물 2층에 자리해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2층 문을 열면 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함께 일상의 소란스러움이 밀려들어옵니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 반찬을 만드시느라 분주한 마을 주민과 식사를 나르는 마을 청년, 식사를 하며 다정히 대화를 잇고 있는 사람들까지. 25평 남짓한 공간은 사람냄새로 가득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청국장입니다. 효자골 밥집은 요일별로 나오는 음식들이 정해져 있는데요, 월요일에는 백반,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비빔밥,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청국장이나 비지장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모두 4,000원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반찬이 부족하다 싶으면 그릇에 반찬을 채워주는 정은 덤이고요. 물론 손맛 좋은 어머니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이라 맛도 좋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밥집을 둘러보았습니다. 밥집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을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꾸민 공간이라고 합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기도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것들이고 김치냉장고는 마을 관공서에서 기부해 준 것이라고 해요. 마을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과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진, 그야말로 훈훈한 공간입니다. 마을의 역사가 담긴 사진에서는 이곳에 대한 마을 분들의 애착과 서로에 대한 끈끈한 유대감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마을주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


 2. 마을주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  

 

효자골 밥집을 개점할 당시, 마을에서 세운 두 가지 목표입니다. 마을 통장들을 주축으로 운영하던 초기와 달리, 이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는 밥집! 위의 목표들을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주민들이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달려온 시간이 눈에 그려집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뜻을 모은다는 것이 어려운 요즘, 설핏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효자골 밥집! 마을 어르신들께 보양식을 대접하는 등, 운영 수익금은 모두 마을을 위해 사용된다고 합니다



효자골 밥집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공동체 활동들이 진행되는 사랑방이기도 합니다.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마을대학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얼마 전에는 마을대학에서 바리스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참여하였던 마을 분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분들이 주축이 되어 효자동에 마을카페를 만드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합니다. 카페도 밥집처럼 마을 분들이 돌아가면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하여 요일마다 커피의 맛이 다른 재미난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하네요. 바리스타의 개성이 듬뿍 묻어난 효자골 마을만의 커피!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밥을 먹고 나와 소화도 시킬 겸 벽화들이 그려진 마을을 거닐었습니다. 삭막했던 마을이 벽화로 인해 화사해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마을의 변화를 가장 좋아한 분들이 바로 마을 어르신들이라고 합니다.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그림과 이야기를 찾는 재미, 그리고 옛 향수가 가득한 골목길을 걸으며 단지 몇 년 살다 마는 곳이 아닌, 나이 들어서도 오래도록 든든하게 뿌리 내리며 살 수 있는 마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밥상에 둘러앉아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그리운 요즘.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효자골 밥집에 들러 어머니들이 차려주는 따끈한 밥 한술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식사 후에는 골목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와 마을을 발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푼푼씨였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효자골 밥집_



운영시간 : ~/ 오전 11:30~ 오후 2


※ 마을을 방문하시는 분들의 경우,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단체예약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