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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사람이 있는 협동조합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6. 25.




사람이 있는 협동조합 ①




함께 하는 분들 : 감성노리협동조합 홍승희 이사,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지은희 이사장

때와 곳 : 2014년 6월 24일 /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북카페 살림’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주 공감토크는 감성노리협동조합의 홍승희 이사,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의 지은희 이사장과 함께 합니다.

두 협동조합은 춘천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위한 공간과 활동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많은 공감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사람이 있는 협동조합”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감성노리협동조합 홍승희 이사와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지은희 이사장





‘감성노리’와 ‘마더센터’ 소개


홍승희) 우선 저희 ‘감성노리협동조합’(이하 감성노리)을 소개하자면, 작년 5월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처음 창업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11월에 청년 다섯 명이 모여 생산자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했고, 12월에 ‘인문학카페 36.5°’를 만들게 되었죠. 문화 활동도 하고, 지역 청년들이 공동체를 회복하는 모임 및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탄생한 공간이에요. 저랑 (저희) 친언니가 하루씩 돌아가면서 카페 운영을 하고 있고, 모임도 요일별로 갖고 있어요. 지역에 있는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모임도 있고, 카페는 청년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은희) 감성노리협동조합이 카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어요. 춘천에 카페가 굉장히 많기도 하고, 수익이 많이 나는 업종이 아닌데 왜 카페를 고민하고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더라고요.



홍승희) 원래 저희 사무실이 ‘커피안’이라는 카페 뒤편에 조그맣게 있었는데, 그곳 사정이 나빠지면서 문을 닫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저희 사무실도 없어졌죠. 그래서 그때 평범한 사무실보단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생각하게 된 것이 카페였던 것 같아요. 카페가 가장 낮은 문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전시회도 열고, 공방으로도 사용하고, 상품 판매도 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다양한 걸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꾸며낼 수 있는 공간이 카페인 것 같아요.



                                                                                  ⓒ감성노리 페이스북 facebook.com/ksnor2



지은희) 저희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이하 마더센터)를 소개해 드리자면, 마더센터의 모태는 춘천여성회예요. 회조직으로 운영되다 보니까 월 1회 회비도 내야 하고, 회원 활동도 해야 하는 것들이 사실 부담스러웠죠. 요즘은 일하지 않는 여성이 거의 없잖아요. 그러면서 고민을 하게 된 것이 ‘좀 더 많은 여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작년부터 그런 고민을 하다가 독일의 마더센터라는 조직을 알게 되었어요. 지역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아동을 돌보고, 공동체를 회복해 가는 조직인데, 그걸 벤치마킹해서 준비하던 차에 마을기업 공모가 났고, 거기에 지원하면서 어찌 보면 갑작스럽게 마을기업이 된 것 같아요.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적합할 것 같아서 그런 준비들을 하고 있었는데, 마을기업으로 먼저 선정되다 보니까 정체성에 약간 혼란도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이 마을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고, 그걸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지면서 하나둘 협동조합으로서 틀을 만들어 갈 수 있었어요.  그렇게 초기에 1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모여서 출자를 하고 이사들은 좀더 돈을 보태기도 해서 공간을 마련했는데, 여성들이 모인 조직이다 보니깐 사실 사공이 많아요.(웃음) 뭐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많은 회의를 거쳐야 하고, 다수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바닥을 만드는 것부터 벽돌 쌓는 거까지… 지금은 이렇게 딱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이 공간을 실현해 내기 위한 과정이 지난했어요. 하지만 그러한 여성들의 욕구나 섬세함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해요. 지역의 좀더 많은 여성들이 같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 가고자 했던 것이 협동조합을 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협동조합의 힘, 사람


홍승희) 그럼 그때 당시에 춘천여성회를 함께 하셨던 분들이 주축이 되어서 마더센터가 만들어진 건가요?



지은희) 네. 첫 눈뭉치가 딱 뭉쳐져야지 잘 굴러가는데, 그런 면에서 춘천여성회가 큰 힘이 됐죠. 지금은 조합원이 늘어서 200여 명 정도예요. 그 중에 남성분들도 17퍼센트 정도가 되더라고요. 올 3월 총회 때 남성분들이 꽤 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지금은 많은 조합원들과 함께 즐겁게 사업을 하고 있어요.



홍승희) 보통 협동조합 시작할 때 조합원들 모으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잖아요. 저희 감성노리도 그렇고 마더센터 역시 기본적으로 마음이 맞는 분들이 함께 하니까 그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지은희) 감성노리는 운영 프로그램이 무척 많은 것 같더라고요. 활발하기도 하고요. 그런 콘텐츠 기획은 주로 누가 하고 있나요?



홍승희) 처음에는 저희가 주도해서 만들었는데, 지금은 손님으로 만나게 된 분들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모임을 갖고 싶다고 하는 분들이 주체가 되어서 원하는 모임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러면 저희가 홍보나 모임 운영을 도와드리죠. 기타모임, 체스모임, 사진모임 등이 있는데, 사진 모임 같은 경우에는 사진이랑 영상을 하다가 얼마 전에 춘천에 이사 온 청년이 있어요. 그분이 여기에 친구도 별로 없고 사진 분야에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걸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죠.



지은희) 인문학카페 36.5°를 알게 되는 경로는 어떤 게 가장 많나요?



홍승희) 카페 자체를 보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로 페이스북이나 입간판을 통해 알게 돼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인문학이나 철학적인 이야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잖아요. 그런 것에 갈증이 있는 분들이 오셔서 저희랑 얘기도 나누고 하면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 같아요.



지은희) 마더센터는 두 가지 축으로 굴러가는데 하나는 소모임이에요. 여성분들이라 섬세하고 정적인 모임이 많죠. 시모임, 인문학모임, 독서모임, 그리고 드로잉모임이 있어요. 드로잉모임은 오전반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지금은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팀씩 운영되고 있어요. 지켜보니까 그런 활동들을 정말 하고 싶어 하셨던 분들인 것 같아요. 그림도 굉장히 잘 그리세요. 그렇게 크지는 않더라도 작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사람들이 꿈을 만들어가고 실현시키고 있다는 게 소중한 것 같아요.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그런 소모임이 있고, 다른 하나는 조합원 강좌가 있어요. 조합원들 중에 재능있는 분들이 많아요. 도자기를 빚는 분, 비즈공예를 하는 분, 천연화장품울 만드는 분들을 강사로 모셔서 수업을 하고 있죠. 그렇게 조합원들끼리 모이면 빨리 작품을 만들고, 나머지 시간은 수다를 떨기도 해요. 그런 과정이나 시간을 통해서 서로 가까워지고, 재능도 기쁘게 나누는 거죠.



홍승희) 저도 하고 싶네요. 마더센터 같은 경우는 조합원분들이 있으니까 교육도 정기적으로 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틀이 있는 거잖아요. 그 안에서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고… 그런 것들이 부럽더라고요. 저희는 모임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모이기는 하지만, 저희끼리 운영하는 생산자협동조합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응집되지 못하고 떠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지은희) 젊은층이 많아서 그럴 거예요. 춘천이 노동기반이 튼튼하지가 않은 곳이어서 이십대를 잡아둘 만한 힘이 없어요. 저도 서른 살 정도부터 여기에 살게 되었는데, 그런 점이 참 안타까워요.



홍승희) 맞아요. 저희 카페를 찾는 청년들 중에도 취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갈림길에 서 있어요.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춘천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느냐, 아니면 서울로 가느냐.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가 답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인데 그런 게 아쉽고 막막하더라고요.



지은희) 협동조합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생각해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 지역에 살면서 자기한테 절실한 게 있을 때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야지 지역에 발을 딱 딛을 수 있고, 비로소 나의 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작지만 절실한 것들을 해결해주는 게 앞으로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일이지 않나’ 어설프게나마 그런 생각이 드네요.



홍승희) 그래서 저희가 처음에 만들었던 모임 중에 하나가 사회적경제모임이었어요. 좋은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은데 그런 직장이 사실 없잖아요. 또 창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보를 나눌 통로도 많지 않고요. 그런 필요성을 느끼는 친구들이 찾아오면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하고, 실제로 모임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도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작지만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려는 친구들이 지역에서 발붙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지은희) 노동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춘천의 약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활동을 생산해 내기엔 굉장히 좋은 조건인 것 같아요. 특히 청년층 같은 경우 문화적인 욕구가 강하잖아요. 그래서 계속 그런 쪽으로 시도하려는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안정되게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홍승희) 저희 역시 안정성을 갖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가장 오랫동안 하고 있는 모임이 미술소통모임인데 저희끼리의 모임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외부 행사에 참여도 하고 전시회도 열면서 계속 환기시키고 지역과 호흡을 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세월호 추모 문화제 때 사전행사로 그림 전시를 하기도 했거든요. 관련 그림을 그려서 전시하고, 한 친구는 명동에서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도 했어요. 그런 방식으로 우리끼리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그 가치를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물론 중간에 떠나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런 뜻에 동의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감성노리 페이스북 facebook.com/ksnor2



조은희) 조합원 수가 적은 편이라,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갖고 있겠어요.



홍승희) 그렇죠. 지금은 생산자협동조합이지만, 나중에는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으로 만들어서 소비자 조합원들이 같이 카페 운영에 대한 회의도 하고, 모임별로 체계도 잡아 나가고 싶어요.



지은희) 저희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 카페나 강좌를 운영할 때 결정이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는 운영위원회를 열어요. 조합원 강좌도 그냥 여는 게 아니거든요. 상임이사들이 마더센터의 이름을 걸고 할 만한 강좌인지 내용을 쭉 검토한 후에 강좌를 열자고 최종 결정이 나면 조합원들에게 공지를 하죠. 그리고 그런 강좌들은 수강료의 일부를 저희 조합에 기부해 주기도 하세요. 많지는 않은데, 그런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요. 저희 협동조합은 준비기간을 빼면 8개월 정도 된 거니까 이제 막 걸어가려고 하는 시기인 거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한데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맞는 거,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의 조합원이 떠나가지 않고, 이 협동조합은 끝까지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협동조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있는 협동조합” 두 번째 이야기는

7월 둘째 주,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됩니다.





<감성노리협동조합>

청년사회적기업가팀으로 인문학카페 36.5°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합니다.

감성노리협동조합은 장애와 비장애, 감성과 이성,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넘어 소통하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주       소  춘천시 서부대성로 209 2층

-연  락  처  070-7818-3365

-홈페이지   http://www.ksnori.com / 페이스북  facebook.com/ksnor2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공정무역 북카페, 부모교육, 그림책 배달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내 최초 도시형 마을기업입니다.

여성들에게는 다양한 문화나눔과 착한소비를,

아이들에게는 편안한 사랑방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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