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노, 재능과 생각을 나누다 ③
함께 하는 분들 : 세스넷 프로보노허브센터 김정모 센터장, 선율노무법인 이희진 노무사,
전영진세무회계사무소 전영진 세무사
때와 곳 : 2014년 8월 19일 / 춘천시 효자동 전영진세무회계사무소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사회적경제기업의 프로보노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정모 센터장, 이희진 노무사, 전영진 세무사 세 분과 함께
프로보노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프로보노, 재능과 생각을 나누다”가
어느덧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프로보노의 고민에 이어 프로보노 활동을 하며 느꼈던 보람과
개선 방안에 대한 생각을 담은 공감토크 “프로보노, 재능과 생각을 나누다”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좋은 프로노보, 착한 기업과의 만남
이희진) 저는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가들이 프로보노를 신청하기 전에 자신이 도움 받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혀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면 씨앗부터 뿌려야 하잖아요. 그럼 거기에서 새싹이 나올지, 땅 속에서 그냥 썩어버릴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새싹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물만 조금 주면 쑥쑥 자랄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먼저 공부를 하고 정말 모르는 부분에 프로보노가 투입된다면 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런 기본 없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기만 한다면 저희로서도 힘이 들죠.
특히 인사·노무나 세무는 가장 기초적인 거라도 대표자 본인의 머리 속에 구체화되어 있지 않으면, 저희가 나가서 아무리 이야기를 하더라도 “소귀에 경 읽기”가 될 수밖에 없어요. 무조건적인 도움을 받기 전에 컨설턴트나 프로보노한테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교육을 받는 등의 선행 작업이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작은 경험을 통해 하게 되었어요.
전영진) 가장 공감되는 부분인데요. 대표자 본인이 회사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거든요. 사실 몇 개 업체를 방문해 보니 세무사한테 기장을 다 맡겨 놓으면 거기서 알아서 해주신다고 말씀하시는 대표님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곳은 대리일 뿐이니까 대표님도 다 알아야 한다고 하죠. 우리가 월 수익은 어느 정도 나오고, 인건비는 어떻게 들어가는지 정도는 알아야 혹시라도 결산서나 재무제표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인의 책임이 될 수 밖에 없어요.
▲ 전영진세무회계사무소 전영진 회계사(좌)와 선율노무법인 이희진 노무사(우)
이희진) 사장님들은 노무를 귀찮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세무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노무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제가 사회적기업이든 일반 기업이든 자문을 가면 인사·노무 관리는 리스크 관리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문제가 생겨서야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니까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려도 이해를 못 하세요. 그래서 사회적기업 대표님들이 인사·노무 역시 내 회사에 꼭 필요한 것, 리스크 관리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김정모) 저희가 작년 상반기까지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 도움을 줄 사람 오세요.” 하는 식으로 지원대상과 프로보노를 불러서 선정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지원대상이나 프로보노에 적합하지 않은 영역에서 지원하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는 지난 5년 동안 가장 많이 요청이 들어온 것, 프로보노가 가장 잘해줬던 것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세무가 필요한 사람, 오세요.”가 아니라, ‘세무 중에 어떤 것, 그리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 대신에 이 프로그램을 받으려면 이런 것은 해야 한다는 것’을 결합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프로보노나 지원대상이 갖고 있던 불만들을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처럼 구체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과 원하는 것을 다루는 추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궁금해서 프로보노분들한테 바쁜 시간에 왜 프로보노 활동을 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분들 대답이 과거에는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어느 정도가 되면 무기력증에 빠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때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서 내 업과 관련된 정보를 내가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에 지원을 하게 되니까 희열을 느낀다고 해요. 그 다음에 기업에 계신 분들은 기업이 크면 클수록 자신이 일을 하는 범위는 작아지잖아요. 그런데 프로보노 활동을 할 때는 A부터 Z까지 다 해볼 수 있으니까 본인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세요.
이희진) 저는 프로보노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강원도가 참 넓잖아요. 두 시간을 넘게 이동해서 프로보노 활동을 마치고 지원대상 분들한테 도움이 되셨냐고 물으면, “진짜 감사하다.”며 오징어라도 한 마리 챙겨주실 때, 그럴 때 뿌듯해요.(웃음)
전영진) 저 역시 계기 자체는 우연이지만, 배우는 게 많고요. 이희진 노무사가 얘기한 것처럼 코칭을 받고 하는 일들이 도움이 되었냐고 물어봤을 때, “그럼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라는 말씀을 들으면 힘이 나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활동 자체가 많지는 않았으니까 앞으로 계속적인 활동을 통해서 보람을 찾는 데 힘써야 할 것 같아요.
김정모) 저희 사례 중에 가장 보람이 있었던 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대학원 사례인 것 같아요. 대학원 교수님께서 일 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의 BI, CI, 네이밍 작업을 열건 정도 해주셨죠.
그리고 강남구에 “커피지아”라는 커피전문점이 있어요. 그곳에선 자폐아들이 감별한 커피원두를 사용하는데, 자폐아들은 어느 감각 하나가 유난히 잘 발달을 해서 이 능력을 좋은 원두와 결점두를 감별하는데 활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을 자폐아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까 어느 프로보노께서 이 친구들에게 ‘초능력콩감별사’라는 이름과 스토리를 만들어주셨죠. 이 프로보노의 활동을 보시고 진정성을 느끼신 커피지아의 대표님께서 그 다음부터 프로보노 요청을 할 때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직원이 두 명인 그 기업에 프로보노가 여덟 명이에요. 변호사 세 분, 디자인 두 분, 마케팅 두 분인데 사회적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에 하나가 전문성이 없다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프로보노를 통해서 보완하고, 프로보노들이 직원들한테 전수를 하거나 코칭을 해서 실제 실행은 직원들이 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요. 프로보노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경우죠.
▲ 세스넷 프로보노허브센터 김정모 센터장
그리고 저는 이 얘기 하나 드리려고 하는데, 지원대상이 뽑은 ‘좋은 프로보노와 나쁜 프로보노’가 있더라고요. 재밌는 게 백 분한테 물어보면 백 분 다 답이 똑같아요. 나쁜 프로보노는 지적만 하고 가는 사람이라고 해요. 심한 경우는 한 번 딱 와서 얘기한 다음에 자료만 주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반대로 좋은 프로보노로는 페이스메이커나 러닝메이트 같은 조력자, 그리고 그냥 얘기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숙제를 내줬으면 숙제 검사도 하고 필요한 경우는 같이 발로 뛰어줄 수 있는 제3의 일원 같은 사람을 뽑으시더라고요.
그리고 프로보노들이 사회적기업의 의견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인지 프로보노의 의견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인지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그럴 때 오래 프로보노 활동을 하신 분들은 무조건 사회적기업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이 사람들이 기다리기를 원하면 기다려줘야 하고 가기를 원하면 가야 하고, 그것을 굉장히 강조하시더라고요.
이희진) 좋은 컨설턴트, 좋은 프로보노 고민을 많이 하죠. 프로보노가 그저 시간을 빼앗는 일이 아닌 기업도 발전하고 프로보노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센터장님이 말씀하신 좋은 프로보노에 대해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고, 마지막으로 사후관리에 대한 부분에서 센터장님이 고려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저는 노무사라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해주는 것만 알지만, 기타 기관의 지원도 많이 있을 거란 말이죠. 금전적인 지원이든 인력 지원이든 그런 지원들과의 매칭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양질의 인력들도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 유도책 같은 것들을 많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모) 바쁘신 와중에 프로보노 활동을 하시는 거라, 코디네이터나 지원을 해주는 쪽에서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맞는데 나름 업무가 바쁘다 보니까 그런 것을 꼼꼼하게 챙기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건 저희의 숙제니까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야겠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김장을 하거나 연탄을 나르러 가는 건 백 명이 한 번에 똑같은 옷을 입고 가서 하는 거니까 집에 얘기하거나 친구한테도 얘기해서 같이 할 수 있고, 언론에도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프로보노는 절대로 대단위로 움직일 수 없어요. 대부분 일대일로 하는 거니까 고독한 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프로보노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와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 따뜻한 마음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누는 프로보노 활동인 만큼
제대로 알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 들려주신 세 분께 감사드리며,
다음 공감토크도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SESNET)>
세스넷은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서 사회적기업이 가지는 잠재력에 대한 신뢰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프로보노 운영과 네트워킹, 활성화를 담당하는 프로보노허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함과 동시에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사회적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돕습니다.
- 주 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48
- 연 락 처 02-337-6763
- 홈페이지 sesnet.or.kr
<선율노무법인>
선율노무법인은 경영상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노동관계법령을 올바르게 준수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기업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예비)사회적기업에 대한
기초컨설팅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주 소 강원도 춘천시 남춘로 42
- 연 락 처 033-242-5400 / 033-241-7700
<전영진세무회계사무소>
전영진세무회계사무소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 기장대리업무, 상속, 양도 등을
주 업무로 하며, (예비)사회적기업에 세무회계와 관련된 지식과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주 소 강원도 춘천시 남춘로 47
- 연 락 처 033-254-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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