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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강원도를 여행하는 법, 우린 좀 색다르지! ②

by 소박한풍경 2022. 7. 27.

강원도를 여행하는 법, 우린 좀 색다르지! ②

 

 

○ 함께 하는 분 : 이기찬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 이사장

                          장성면 주식회사 길벗 기획팀장

○ 때와 곳 : 2022년 6월 23일 춘천 커먼즈필드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요즘, 여행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 두 곳을 통해 강원도를 여행하는 색다른 방법을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찾는 유명 관광지 대신 생생히 살아있는 로컬의 이야기를 마주하거나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과 여정을 떠나는 방식까지! 고루한 여행에 지친 자들을 위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봅니다.

 

 

이번 공감토크의 이야기보따리장수는 강원도 DMZ 접경 지역에서의 평화여행·체류·교육·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와 자연을 벗 삼는 자전거 여행을 통해 경쟁보다는 협동을, 속도보다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끄는 따뜻하고 느린 여행의 동행자 ‘주식회사 길벗’ 두 곳입니다.

 

 

그럼, <강원도를 여행하는 법, 우린 좀 색다르지!>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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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성면 주식회사 길벗 기획팀장, 이기찬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 이사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5. 여행길에 사회적경제가 함께하는 사례도 있나요?

 

장성면)

주식회사 길벗(이하 길벗)의 프로그램 중 강원도 인제에서 진행했던 여행에 대해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인제도 DMZ, 평화와 관련된 박물관과 장소들이 있어서 함께 이야기 나눌 게 풍성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았다고 말씀하는 건 여행객을 맞이해준 냇강마을(협동조합 냇강두레농업)의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도 사람의 손길이 많이 묻지 않은 자연이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태백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을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자전거 라이더들이 많이 찾는 태백에서 힐링드림협동조합과 함께 자전거 상급자를 대상으로 한 챌린지를 진행했었는데, 일정 중 힐링드림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효소찜질과 통리게스트하우스를 참가자들에게 체험과 숙소로 제공하는 협업이었어요. 효소찜질은 라이더로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기에 안성맞춤이었고, 태백에서 보기 드문 게스트하우스도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힐링드림협동조합에서 옛 탄광산업을 연계한 ‘블랙산타’ 콘텐츠의 일환으로 광부들의 도시락을 재현한 ‘블랙산타 도시락’을 일정 중 선보여 흥미를 돋우기도 했어요.

 

▲ 주식회사 길벗_태백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자전거 콘텐츠 하나만 갖고는 좀 부족할 수 있어요. 때문에 사회적경제 기업과의 협업으로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는 작업을 계속해보려고 하고요. 강원도 길 따라 곳곳에 사회적경제 기업들 많잖아요. 실제로 활동적인 콘텐츠를 결합하고 싶어 하는 곳들도 많아서 길벗의 프로그램과 같이하는 좋은 융합 콘텐츠 여행들을 여럿 만들어 보고 싶어요.

 

▲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농업회사법인 까미노사이더리 협업 사례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기찬)

펀치볼 트레킹 등 양구에서 일정을 보낼 경우 꼭 식사나 요가 같은 프로그램을 까미노(농업회사법인 까미노사이더리㈜)와 함께하고 있어요. 까미노는 양구 친환경 파지 사과를 활용한 상품을 제조하는 곳인데, 양구 천문대 앞에서 카페 공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까미노가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몇 차례 협업을 함께 하면서 미리 일정을 맞추면 참가자들을 위해 근사한 식사를 마련해 주기도 하고, 카페 앞 너른 마당을 활용해 요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즐겁게 협업하고 있고, 앞으로도 쭉 함께하고 싶어요.

 

 

6. 강원피스투어의 ‘평화여행’이 기존의 안보여행과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이기찬)

같은 장소를 두고도 바라보는 시각을 ‘안보’에 두느냐, ‘평화’에 두느냐에 따라서 각기 다른 여행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6.25전쟁 때 격전지였던 철원 백마고지를 안보여행으로 방문하면 얼마나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는지, 우리 쪽이 훨씬 적은 사상자를 내면서 어떻게 승기를 잡아 중부 전선을 위로 올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 해설해 줘요. 표지판마다 ‘멸공’, ‘반공’이 적혀 있고, 북한군을 저격할 수 있는 사격 놀이가 설치된 장소도 있어요. 안보여행은 전쟁의 승리를 이야기하며 정서적으로 고취시키는 것을 중시한다면 평화여행은 전혀 다른 관점을 이야기해요.

 

 

1951년 7월 정전회담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되는 시점의 전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삼기로 정한 뒤 지금의 휴전선으로 고착되기까지 2년 1개월간의 고지전에서 무수한 생명, 특히 젊은 청년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이야기해요. 간혹 ‘무의미’ 했다고 표현하면 반기를 드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는 계속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의 남북한 관계와 평화로운 교류 협력에 대해 이야기해요. 통일보다는 평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평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요새 양구 사과 진짜 맛있거든요? 기후변화에 따라서 재배지도가 점차 위로 올라가면서 생긴 현상이에요. 20년 후 재배지도 예측을 보면 북한 원산이 사과 재배 최적지로 확인돼요. 근데 우린 수입 못하잖아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 관한 이야기, 가까운 나라와의 교역으로 줄이는 탄소발자국, 기후변화에 따른 생활사의 변화 등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할 것들을 모을 수 있어요.

 

 

강원피스투어는 평화여행을 통해서 북한을 없는 존재처럼 여기거나 민족 정서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인접 국가로서 잘 지낼 수 있는 방안이나 소통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주식회사 길벗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7. 코로나19 이후, 여행업계에도 변화가 있나요?

 

장성면)

코로나19가 여행 방식의 변화들을 보다 빨리 불러왔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이전에도 단체 패키지여행은 축소되고 있었고 소규모 여행이나 일정 중 자유로움을 더 많이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었거든요. 저희도 지난해 제주도 투어를 진행하면서 첫 지점과 끝 지점만 정하고 나머지 일정은 자유일정으로 진행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잖아요.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자신의 취향대로 여행을 할 수 있게끔 한 거예요. 자전거 여행은 특히 단체로 하는 경향이 강한데, 저희로서도 새로운 시도를 한 셈이에요.

 

 

요즘의 여행업계에서 하는 말이 있어요.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를 잘해야 한다고요. 개인의 취향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여행 방식의 변화는 여행 분야에 새로 유입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고,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해요.

 

 

이기찬)

맞아요. 업계 전문가들도 ‘매스투어리즘(Mass Tourism, 대중관광)은 끝났다’고 이야기해요. 단체 여행도 40명에서 20명 정도로 인원 기준이 낮아졌고요. 강원피스투어는 속성 자체가 단체 여행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존 매스투어리즘과는 다른 방식의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여야 해요. 자율성에 있어서도 개인 또는 단체 여행 일정 중 반나절이나 하루를 저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상설화하려는 시도도 진행해 볼 참이에요.

 

▲ 이기찬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_펀치볼 둘레길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8.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이기찬)

일상에서 벗어나는 쉼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멍 때리는 거 좋아하거든요. 새로운 장소에 가서 1시간, 2시간 앉아 있으래도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어요. 쉼이라는 게 육체적인 쉼도 있지만 정신적인 쉼도 있잖아요. 일상이 너무 힘들다고 하면 여행을 통해서 여유도 확보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활기를 얻을 수도 있을 거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가 ‘관계’ 같아요. 친구, 연인, 가족 심지어 혼자 하는 여행에서도 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고 여겨요. 가까운 사람들끼리 더 친밀해지는 시간이 여행이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도 관계의 모습이 될 수 있으니까요.

 

 

장성면)

여행 좋아하는 캠퍼이긴 한데, 즉흥여행파라 정작 제 여행을 할 땐 계획을 세우진 않아요. 여행사 대표인데 조금 우습죠, 하하하. 계획 없이 떠나거나 사람 냄새나는 여행 좋아해요. 많이들 찾는 강원 영동 쪽 말고 강원 영서 내륙을 여행하는 방법 중에 장날 찾아가는 여행을 추천하고 싶어요. 태백, 영월, 평창 같은 내륙 지방 오일장에 가면 강원도 사투리도 들리고, 딱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취가 있어요. 여행에서 우연치 않게 얻어걸리는 것들에 대한 즐거움이 있죠. 교육으로 출발한 만큼 길벗이 자주 쓰는 말이 있어요. ‘여행을 통한 배움’이라고요. 여행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 풍광, 과정 심지어 실패까지 모두 배움이에요.

 

거리두기는 멈췄지만 스스로의 안전을 챙기면서 사람들이 다시금 여행의 기쁨을 누리길 바라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제안하는 강원피스투어와 길벗 같은 여행 길동무도 만나보길 권하고요.

 

 

- 여행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여행이 되는 법!

여행 콘텐츠로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꿈꾸는

두 기업의 행보가 인상적입니다.

 

조금씩 여행업계가 기지개를 켜는 중에

신규 또는 상설 프로그램을 선보일

강원도 사회적경제 여행업 관련 기업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길 응원합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