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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주파수 사회적경제Hz -이천식 칼럼】사회적경제와 에너지 자립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6. 25.





사회적경제와 에너지 자립



이 천 식 (강원도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 










2015년도 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산업경제가 어지러운 논란 속에 빠져들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감축대상 업체가 부여 받은 할당량 미만으로 온실가스를 배출 할 경우, 그 잉여분을 다른 기업체에 팔 수 있다. 반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할당량을 초과할 경우 다른 기업에서 배출권을 구입해 부족분을 매매하는 제도로 동시에 시장-메카니즘(가격기능)이 작동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비교우위론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다. 배출권 거래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기업도 있겠으나 아직도 많은 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의 배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국내 기업들은 아우성을 칠 수 밖에 없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으로써 지구가 온난화되고 기상 이변을 촉발하는 등 기후 변화를 가져온다. 이에 이산화탄소를 줄여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는 강력한 수단으로 탄소 배출의 감축을 강제하려는 노력의 한 방법인 것이다. 산소배출권 시장은 세계 30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미 화석 에너지가 한계수요를 넘었고, 생산 정점을 지난 시점에서 에너지 문제는 앞으로 인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올 재난이다. 이라크 전쟁의 원인을 석유 다툼으로 보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지금도 석유, 가스 등 화석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과 이를 선점하려는 무리한 욕심이 부딪쳐 국제간 분쟁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화석에너지의 한계를 깨달은 자본과 산업은 청정에너지란 허울을 내세워 핵에너지에 몰입하여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경험한 위험을 가린 채 멸망의 절벽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사고가 난다면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사고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방사능에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말이다.

에너지 문제는 산업 자본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을 막아보

자는 생각에서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탄소 저감 운동과 배출을 제한하는 것은 결국 환경을 보전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생태 환경 건축에서 내세우는 패시브하우스나 제로하우스 기술도 단열효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결국 에너지 사용을 줄여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기술이자, 환경 운동인 것이다. 모두가 환경 운동가요 실천가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환경 운동이 목표는 무엇일까? 지속가능성의 확보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 중요한 목표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것은 사회적경제의 목표이다. 여기서 에너지 문제와 공감이 이루어진다. 경제가 정치요, 정치가 경제다. 경제가 성장하거나 유지되려면 그 동력은 에너지다. 에너지가 없이는 단 며칠도 견딜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문명사회의 현실이다. 사막의 신기루와 다를 바 없다. 에너지는 명줄이다.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해온 에너지 시스템은 유한한 화석에너지다. 철저하게 공급자 중심의 엘리트 에너지, 공급의 완급에 따라 곧, 주는 자가 마음대로 가격을 매기고 공급량을 정한다. 선호도에 따라 얼마든지 배타할 수 있고, 공급권의 힘의 논리에 따라 경제 상황이나 사회 구조까지 바뀔 수 있다면, 또 그 뒤에 자본이 있어 세계 질서를 좌우하고 역사의 흐름을 왜곡한다면, 우리는 거대한 에너지 권력, 공룡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에너지는 수직적 권력을 만들 뿐 아니라 자본에 의해서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엘리트에너지인 것이다. 가진 자는 모든 것을 가지게 되고, 갖지 못한 자는 점점 더 줄어들다가 끝내는 다 잃게 된다.

제러미 리프킨은 3차 혁명은 에너지 혁명이요, 새로운 에너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배적 에너지로 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난 에너지라고 선언하면서 공감의 문명을 제창한다. 비싼 대가로 나누어주는 에너지를 계속 사용하면서 그 지배하에 놓여 있다면 사람 중심의 경제,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는 이루어낼 수 없다. 스스로 생산해서 사용하는 에너지, 집집마다 태양전기 발전소를 가지고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 때에 우리는 자본과 에너지 권력의 손에서 놓여날 수 있다.



자원을 다시 쓰고 자연 그대로 순환하게 하는 것은 자연의 원리를 따라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에너지도 그렇다. 환경문제를 풀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있다. 엘리트 에너지에 매달려 있지 말고 재생 에너지를 만들어 다시 쓴다. 어마어마한 태양 에너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잡아 내집을 밝히고 이웃과 함께 도모하여 자립해 나아간다면 걱정할 것이 없고, 두려울 리가 없다.


사회적경제는 사회 서비스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비전을 세우며, 지속가능한 사회 공동체를 이루어 가야 한다. 그런데 어쩌다 수익성과 매출을 척도의 우선에 두는 망발에 빠진 것일까? 이제 사회적경제 본연의 가치를 되찾자. 재활용으로 자원을 아끼고 순환하게 하는 일은 환경적 가치일 뿐 아니라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적경제의 매우 소중한 목표 중 하나다. 에너지도 순환한다. 사라지는 무한한 에너지를 재생하여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에너지 권력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립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협력과 상생의 사회적 경제 한마당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