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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주파수 사회적경제Hz -김선기 칼럼】협동조합은 행복을 위한 개개인의 ‘결사’


협동조합은 행복을 위한 개개인의 결사






김선기(사회적협동조합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상임이사)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은 협동조합을 통해 만민이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국가와 시장도 아닌, 누구의 힘에 의해서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협동조합을 통해 개개인 모두가 행복한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자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싶다. 또한, 레이들로 박사는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을 통해 거대정부와 거대 기업 사이에서 일반 시민에게 남겨진 유일한 대안이 협동조합이라고 했으며, “공포스러울 정도의 기업권력 시대에 일반 시민이 법인권을 획득,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길이 협동조합이라 했다.



쉽게 법인격을 취득할 수 있는 협동조합기본법 시대에 우리도 이러한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의 꿈의 종착지 역시 주민 필요와 염원에 기반 한 다양한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그 협동조합 간 연대를 통해 자립과 자치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사회, 새로운 삶터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기본법 이후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협동조합의 흐름이 협동조합에 부합하게 가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제도화가 오히려 협동조합이 협동조합답지 않게 흐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법인격 취득 = 협동조합이라는 공식이 만연돼 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필요와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결사체이다. 하지만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협동조합 대부분은 공통의 필요와 염원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 결사체라기보다는 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5인 이상의 기계적 결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협동조합의 정의가 협동조합 법인격을 취득하는데 그냥 알아야 할 하나의 통과의례로 전락하게 돼 자발성 역시 본인의 필요와 염원에 근거하기에 보다는 단순 후원차원이 강하다.



협동조합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논의하기 전 이처럼 형성돼 가고 있는 협동조합의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 면 법인격은 있되 협동조합은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돈이 중심이 돼 사람은 경시되는 시스템에서 안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타개해 보고자 개개인의 의지를 모아 만든 협동조합이 그렇지 않은 협동조합에 비해 생동감이 넘치고 사업의 활로 역시 쉽게 찾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자명한 일이다.



4천여 개가 되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후 협동조합의 부실을 이야기하면서 협동조합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자치단체의 행정적인, 재정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식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또 이를 접한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기업처럼 협동조합에 대한 직접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실의 본질을 결사의 부실에서 찾는 기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협동조합은 다른 범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의 조건 역시 다른 범주에서 찾아야 함에도 기존의 체제에서 찾고 마치 협동조합을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살아보려고 하는 데 도와줘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이러한 흐름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러한 흐름은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협동조합의 정의를 비롯해 가치와 원칙에 부합하는가를 우리 스스로가 진단해 보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일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필요와 염원을 근거로 한,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자발적 결사가 자본주의 체제, 국가주도 체제에서 만개할 때, 그리고 이것이 서로 협동할 때 우리는 협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창조해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무위당 20주기 추모기념 생명운동 대화마당에 발표한 

토론문을 수정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