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그리고 같이 하기에 가능한 自活 ①
함께 하는 분들 : 허브이야기・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 오인숙 대표,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윤효주 팀장, 화천지역자활센터 성기훈 실장
때와 곳 : 2014년 11월 20일 오후 4시 / 춘천시 “cafe COOP-BOX”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얼마 전, <2014 자활유공자 시상식>에서 강원도 자활인들이 수상을 하며,
강원도사회적경제에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자활기업 발전에 기여한 자활명장으로
원주 “허브이야기”의 오인숙 대표가 선정되었고,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윤효주 팀장, 화천지역자활센터 성기훈 실장 등이
자활유공자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번 공감토크는 이 세 분을 모시고,
자활과 함께 하는 다사다난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스스로, 그리고 같이 하기에 가능한 自活"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자활사업을 통해 일어서고, 만나고, 배우는 삶을 살다
윤효주) 이런 자리에서 두 분을 만나니까 왠지 모르게 새롭네요. 이번에 자활유공자 상을 받으신 분들을 쭉 보는데, 오인숙 대표님이 자활명장이 되신 것 또한 감동이었지만, 성기훈 실장님이 상을 받으셔서 정말 기쁘더라고요.
제가 처음 자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좌충우돌 스타일이었거든요. 말도 고분고분하게 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해서 처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회의 준비 같은 기본적인 것조차 몰랐을 때에요. 그때 성기훈 실장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힘든 일이 있으면 오히려 북돋아주면서 따뜻하게 대해 주셨죠. 사람이 무언가에 두각을 나타내서 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을 감싸주는 사람이 빛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분 모두,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웃음)
▲ 좌측부터 윤효주 팀장, 오인숙 대표, 성기훈 실장
성기훈) 감사합니다. 저는 화천지역자활센터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어떻게 하다 보니 상을 받은 느낌이라, 별다른 감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화천지역자활센터는 지역 내에 있는 저소득층 주민이 안정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자활사업단으로는 유료 간병을 하는 "행복care사업단", 결식 주민을 지원하는 "행복도시락사업단", 이 외에도 "행복 주는 세탁사업단", "시설복지도우미사업단" 등이 있어서 주민들이 개인의 특성과 능력에 맞는 사업단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찾고 자활을 할 수 있는 토대들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오인숙) 저는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실감이 나질 않아요. 자활명장으로 선정된 건 원주 “허브이야기”와 “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의 대표를 맡아서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인 것 같아요.
허브이야기는 현대인들이 허브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자활기업이에요. 제가 원주지역자활센터의 사업단에 있을 때,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허브농장 가꾸는 일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허브이야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지금은 허브농장과 허브용품을 판매하는 허브숍을 운영하고 있고, 허브를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와 아로마테라피를 체험할 수 있는 공방도 마련하고 있어요.
ⓒ 원주 "허브이야기"
제가 원주자활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지금으로 말하자면, 인큐베이터 과정 같은 건데 병 줍는 일부터 간병, 청소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존심이 상한 거죠. 하지만 당장 쌀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우니까 병동에서 봉사했던 경험을 살려서 무료간병사업단 일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교육을 받는 동안은 봉사 경험이 있어서인지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교육이 끝나고, 의료원으로 처음 일을 하러 가서 보니 무료간병이 정말 힘든 일인 거예요. 힘들고 혼도 많이 나서 첫 출근을 하고 이틀 동안은 엄청 울었어요. 선배들이 그 모습을 보시곤, 처음엔 다 그렇다면서 일주일 동안은 곁에서 도와 줄 테니 자기네 옆에 있기만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 동안 따라다니면서 지켜보고, 힘든 환자는 선배들이 대신 돌봐주고 하다 보니까 다음 주는 그래도 좀 할만 했어요. 저는 그런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배려가 정말 고맙고, 자활에 들어와서 보니까 제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녀들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탈수급 하는 자활 참여자들을 많이 보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자활명장이라는 상을 받고 나니까 가슴이 벅차고,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나?’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일 처음 생각나는 사람이 원주지역자활센터의 김인식 선생님이더라고요. 그분이 아침에 일어나면 제 목소리가 귓전에 들린다고 할 정도로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아침저녁으로 “이건 어떻게 하냐. 저건 어떻게 하냐.” 물으면서 실제로 옷을 잡고 흔들지는 않았지만, 정말 온몸을 잡고 흔들었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생각이 났고, 두 번째는 여기 있는 윤효주 팀장님이 생각났어요. 부드러운 말씨는 아니지만,(웃음) 인간적으로 소통을 하고, 도와줄 게 있으면 성심껏 도와줬죠.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식구들과 소통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자활명장으로서 ‘강원도 내에서 지역자활센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가 자활을 할 수 있게끔 얼마나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지’ 제가 느끼고 받은 것만큼 다른 자활 참여자들에게 보여주면서, 그분들이 좋은 생각으로 갖고 자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윤효주 팀장
윤효주) 저도 상을 받으면서 여러 사람들이 떠올랐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자활센터에서 일하면서 지금까지 만났던 주민 분들이었어요. 저는 간병인협회의 간사로 이 일을 시작했거든요. 간병하는 분들이 어려운 살림에도 오 천원씩 모금을 해서 만든 협회였는데, 그때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는 협회가 처음이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고생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제가 지금껏 만났던 많은 주민들과 선생님들이 자활사업이 가진 가능성, 자활사업의 의미를 관계와 몸, 그리고 사업으로써 여러 면에서 보여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상을 받고 그런 분들, 한분 한분한테 전화를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요새 이런 생각도 해요. 제가 처음에는 적은 금액의 급여를 받고 일을 했지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급여도 높아지고 일하는 조건도 좋아졌거든요. 그런데 ‘그때 저랑 같이 시작한 주민 분들의 삶이 경제적인 것을 포함해서 사회적인 관계까지 제가 지금 받고 있는 혜택만큼 성장했을까?’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자활사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되묻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 그분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저희 센터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게 필요한 부분만 하는 것 말고, ‘그분들의 삶이 경제적인 것을 넘어서 좀 더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돼요.
오인숙) 예전에 제가 윤효주 팀장님한테 “우리 자활 참여자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더 많이 시켜 주세요.” 하고 부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자활 참여자들은 실무자들에게 불평을 이야기하기 전에 자신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먼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고요. 서로가 그런 진취적인 생각들을 갖게 되고, 거기에 광역자활과 지역자활이 같이 화합이 된다면 자활 참여자 모두가 탈수급이 되고, 사회일원으로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윤효주) 저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맞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저희 강원도광역자활센터는 강원지역의 16개 지역자활센터들을 지원하고, 강원도형 자활사업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광역단위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지역자활센터가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활사업뿐만 아니라, 복지와 관련된 일들, 지자체에서 하는 사업을 받아서 하기도 하잖아요. 때로는 그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데, 하지 못하는 것들을 개발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지역자활센터가-추상적일 수 있지만- 둥지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서, 내가 지금 어떤 사업단을 하고 있으면 그 사업과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서로 도움을 얻고, 내가 어려웠던 것을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둥지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으면 지역자활센터의 복지로 해결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역량적인 면에서 필요한 교육이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사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긴 한데, 그런 것들이 조금 더 지역 전체로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허브이야기・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 오인숙 대표
오인숙)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저희 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 같은 경우는 액세서리, 한지 등으로 분야가 나누어져 있는데, 이런 공예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으니까 자격증을 취득해서 수업을 다니는 회원들이 많아요. 그런데 수업을 일 이년 하다 보면 수업할 거리가 떨어지잖아요. 그럴 때 서로 분야는 다르지만, 수공예네트워크 안에서 수업 방식이라든가 정보들을 공유할 수가 있어서 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가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제가 한쪽 눈과 귀가 좋지 않아서 서울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거든요. 얼마 전에도 검진을 받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 몇 가지 증세가 있는 것 말고는 몸 관리를 참 잘하고 있다고, “뭘 먹고 사냐?”며 물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밥이랑 김치만 먹고 살아요. 다만 제가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하는데,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재미를 붙여서 아마 아픈 것을 잊고 살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정기검진이 끝난 후에는 남대문에 가서 수공예네트워크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아이템을 찾으러 다녔어요. 아이템을 찾아서 회원들에게 보여주고 하는 것이 또 얼마나 기분 좋은지, 우리 식구들이 수업을 통해서 희망을 갖고 고맙다고 해주는 것들이 뿌듯한 거예요.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회원들끼리 “우리는 할 수 있어! 우리는 해야 해! 그리고 우리 네트워크가 잘 돼야 다른 수공예 회원들도 들어오려고 노력할 수 있을 거야.”라고 서로 북돋을 수 있는, 강원도자활수공예네트워크라는 테두리가 정말 감사하게 느껴져요.
- "스스로, 그리고 같이 하기에 가능한 自活" 두 번째 이야기는
12월 둘째 주,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됩니다
<허브이야기>
허브이야기는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허브농장에서 친환경 허브를 생산하고,
허브를 활용한 허브용품 판매와 공예품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허브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허브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는 허브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자연적이고 건강한 삶을 선물합니다.
-주 소 :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 532-1
-연 락 처 : 070-7787-5238
-홈페이지 : www.허브이야기.net
<강원도광역자활센터>
강원도광역자활센터는 "사람, 일, 그리고 희망 중심"을 표방하여
지역복지의 중요한 전달체계와 서비스 공급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단위에서 단편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활사업을 광역단위로 연계하여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자활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힘쓰고 있습니다.
-주 소 :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662 한국노총빌딩 3층
-연 락 처 : 033-244-0290
-홈페이지 : www.gwjahwal.or.kr
<화천지역자활센터>
화천군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찾고,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센터입니다.
자활사업 참여자의 욕구, 능력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자립계획 및 경로 제공,
적절한 자활프로그램 연계로 효과적인 자립을 지원합니다.
-주 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상승로 8길 15-23
-연락처 : 033-442-0400~1
'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 > 공감토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SEESAW】강원도 사회적경제과,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다 (0) | 2014.12.23 |
---|---|
【SEESAW】스스로, 그리고 같이 하기에 가능한 自活 ② (1) | 2014.12.10 |
【SEESAW】콩엔그린, 사회적경제 매거진 마카롱을 만들다 ② (0) | 2014.11.12 |
【SEESAW】콩엔그린, 사회적경제 매거진 마카롱을 만들다 ① (2) | 2014.10.28 |
【SEESAW】서로를 키우는 협동의 네트워크 ② (0) | 2014.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