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조금씩 알아가는 협동조합
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조백훈 팀장
사람들은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사업 모델을 늘 고민해 왔다. 2012년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설립된 협동조합은 이제 만 여섯 살이 되었다. 과연 지역과 협동조합은 잘 만나고 있을까? 아직 그렇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설립된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조합 내에서 모든 숙제를 풀고자하기 때문이다. 지역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과 지역은 상호간의 신뢰를 쌓지 못하고 있다. 낱개의 협동조합의 역량은 유한하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간의 협동만이 아니라, 다른 협동조합 그리고 지역과 협력하여 약한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사회적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절실하다.
최근 영동권에서는 학교협동조합 모델로 ‘동해삼육사회적협동조합’과 ‘미라클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학교에서 협동을 배우고 지역의 선배와 지적 역량에 대한 교육적 교류를 통해 소통하고자하는 노력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미라클사회적협동조합의 교육공유(학생 취,창업 관련 및 지역주민) 공간
또한 지역 내에서 사회적경제 조직 간 공유 공간 운영 등의 협력을 통해 상호간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역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배워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율적이면서도 체계적인 협력구조를 만들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
▲강문지역 오리카페(마을기업)와 강릉수공예협동조합 등 공간 공유
전국적으로 13,0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2018년 기준)되었다. 최근 정부도 중·고교 교과과정에 사회적경제 과목을 신설하고, 2022년까지 20여 개의 대학에 관련 학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와 배경은 분명 반겨야할 일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이 풀어가야 할 숙제들은 외부의 지원으로 충족되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은 독립적이면서도 협력을 통해 튼튼해지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유행이 아니라 균열된 사회를 봉합하는 데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들로 단단해지기를 바라본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성공사례는 어떤 곳이 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접하게 된다. 대답에 앞서 많은 고민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지만, 자연스럽게 답변하곤 한다. “조금씩 삐거덕거리며 걸음마를 떼고 있어 커다란 성공사례는 적지만, 조금씩 협동조합의 힘을 키우고 있는 곳들은 많지 않을까요?”라고.
협동조합의 성격을 이해하고 지역과 함께 노력한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알찬 협동조합들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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