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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연극쟁이들, 사회적가치를 이야기하다

 

 

○ 함께 하는 분 : 김민후 주식회사 문화공감이랑 대표

                       임순희 사단법인 문화프로덕션 도모 대표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대표

 

○ 때와 곳 : 2019년 11월 6일 커뮤니티카페 쿱박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 중 연극을 주제로 지역 안에 새로운 활기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 화천군 소재 주식회사 문화공감이랑(이하 이랑)’, 춘천시 소재 사회적협동조합 무하(이하 무하)’, ‘사단법인 문화프로덕션 도모(이하 도모)’를 소개합니다.

 

곳 기업 대표님들은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의 이웃으로 함께하며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녹여내거나, 문화예술이 가진 고용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해법을 찾아내는 여정을 걷는 개척정신, 2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내며 지속가능성을 고민해 온 선배 기업의 가슴 따뜻한 조언까지 풍부한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럼, 버릴 것 하나 없이 옹골차게 재미진 <강원도 연극쟁이들, 사회적가치를 이야기하다>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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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은 맞잡은 3곳 기업 대표

 

1. 정말~ 반갑습니다. 서로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민후) 먼저 할까요? 저는 지난해 공연창작집단 뛰다를 그만두고, 이랑을 설립했어요. 뛰다는 2001년 서울에서 창단한 뒤 2010년 화천으로 거점을 옮겨 활동했던 극단이고요.

 

 

장혁우) ~ 뛰다에 계셨어요? 강원도에서 연극하던 친구들한테 극단 뛰다는 우상 같은 존재에요. 우리 지역에도 저런 연극을 할 수 있는 팀이 있구나 했어요. 화천 소재 연극하시는 분이라고만 알고 왔는데, 뜻밖에 귀한 인연을 알게 됐네요.

 

 

김민후) 해단을 앞두고 있는 뛰다는 화천에서 교육도 하고, 공연도 하고, 주민참여형 공연도 만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크게 하게 됐어요. 서울에 있을 때는 전혀 못 느꼈었는데, 화천에서는 우리가 아니면 하는 사람이 없고, 우리가 하니까 지역주민들이 문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요.

 

 

교육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면서,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소재나 이야기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화천을 기반으로 계속 하고 싶었어요. 그 생각으로 지난해 11월에 이랑을 만들었죠.

 

 

뛰다는 화천에 있을 때 예술가 중심의 창작 작품을 하면서 교육프로그램과 주민참여형 공연을 곁가지로 했다면, 이랑은 전혀 다른 방향이에요. 이랑에서는 예술가 중심의 의미 있는 작업들은 하고 싶지 않아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참여하게 된 건 이미 사회적인 기능을 예술로서 수행하고 있었으니, 이제 드러내서 하자라는 생각에서였어요. 사회적기업을 하기 위해 이랑을 만들었고, 예비사회적기업을 신청해 둔 상태예요.

 

▲ 김민후 ㈜문화공감 이랑 대표

 

임순희) 밭이랑 할 때 이랑인가요?

 

 

김민후) 그 뜻도 있는데,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는 위드With’예. 같이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너랑 나랑, 누구랑할 때 이랑이요. 그래서 영어로 이랑With’라고 표현해요. 밭이랑 할 때 이랑의 의미는 화천에 예술의 씨앗을 심고 수확한 자양분으로 다시 씨앗을 심는 선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고요.

 

 

장혁우) 저희무조건 하자의 무하예요. ‘이런 일은 참 의미 있는 거야’, ‘그런 거 누가 하면 좋지라고 이야기하는 것들 있잖아요. 청소년 극단도 그런 것 중에 하나였고요. 누군가 계속 육성해야 하는 거면 말로만 하지 말고 하자라는 의미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하자로 하고 싶었는데 청소년하자센터도 있고 약간 부정적인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 무조건 하자를 줄여서 무하라고 이름 짓게 됐어요. 다른 의미로는 無下라고 해서 꿈을 좇는 사람에게 아래는 없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해요. 단순히 연극한다는 이유로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없길 바란다는 뜻에서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연극에의 꿈이 있었는데 학원은 비싸고 마땅히 배울 곳은 없으니까 고등학교 졸업 후에 8년 정도 방황하다가 운 좋게 도모를 만나게 됐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고등학생 하나가 매일 극단에 와서 무작정 앉아 있는 거예요. 궁금해서 얘기를 들어보니 연극을 배우고 싶은데 갈 곳이 없어 혹시 하는 마음에 무작정 극단에 와봤다고 하더라고요.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연습 끝나고 조금씩 가르쳐 주고는 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그 친구가 끝나고 쪼르르 가서 다른 친구한테 오늘은 이거 배웠다하면서 그 친구를 가르쳐 주더라고요. 기다리고 있던 친구는 자기도 배우고 싶은데 자기까지 가르쳐 달라고 하면 원래 배우던 친구도 못 배우게 될까 봐 한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기다렸던 거죠. 그걸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날로 도모 측에 청소년극단을 만들고 싶은데 지원이 가능하겠냐해서 출발한 게 무하의 시작이에요내가 가르칠 수 있는 최대인원이 10명이라 생각해서 지난해인 7년차까지는 신입단원을 10명씩만 받았는데, 올해는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20명까지 신입단원을 받았어요.

 

▲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대표 

 

임순희) 그 당시 장혁우 배우님은 교육, 특히 청소년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컸어요. 교육 안 하고 싶어하는 배우들도 많은데 열정이 대단했어요. 도모 안에서 만들어진 청소년극단 무하는 가진 철학과 체계가 다르니까 교집합 상태에 있던 도모에서 자연스럽게 독립해, 별개의 단체로서 어엿이 성장했죠.

 

 

도모의 프로젝트 중 나도 배우다라고 하는 시민연극교실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 졸업생들이 나도 배우다라는 극단을 만든 사례도 있어요. 가장 바람직한, 건강한 구조죠. 어떤 프로그램이 소비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콘텐츠가 되어 독립하는 것들이요. 이런 사례가 여럿 생겨나면 그만큼 문화 인프라도 늘어나는 거죠.

 

 

극단 도모도 당시 지역에서 역사가 오래되었던 극단 굴레의 회원 몇몇이 일을 마치고 저녁에 와서 연극하는 거 말고, 연극으로 먹고 살아보자고 도모한 프로젝트가 극단 도모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 거예요. 앞선 사례들과 비슷하게요.

 

 

장혁우) 무하는 정반대의 입장도 돼봤어요. 저는 입문용·대중적인 연극이 완전 관심사예요. ‘아트무하시어터로 출발했는데 예술적인 공연에 대한 욕구를 가진 졸업생이나 친구들은 극단 이륙으로 독립했고, 청소년 극단에 관심이 더 컸던 친구들은 사회적협동조합 무하로 계속 함께하게 됐어요. 헤어져서 더 좋은 거예요. 억지로 다 품으려고 했으면 그 안에서 곪고 싸우고 했을 테니까요. 아름답게 헤어졌고, 각자의 영역에서 성장하며, 서로를 따뜻하게 응원하고 있어요.

 

▲ 임순희  사단법인 프로덕션 도모 대표 

 

임순희) 저는 도모의 초창기 멤버는 아니에요. 자원봉사자로 춘천마임축제에 참여했다가 도모와 인연이 닿아 합류하게 됐죠. 극단의 자격만으로 사업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극단 도모와 사업적인 부분을 맡는 프로덕션 도모는 함께 출발했어요. 간이과세자 형태였던 프로덕션 도모는 2008년 사단법인으로 전환됐고, 2009년도에 예비사회적기업 진입해 2010년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어요.

 

 

황운기 전 대표님이 운신의 폭이 좁은 대표직을 벗어나 예술 감독으로서 자유롭게 대외프로젝트를 하고, 부대표였던 제가 대표직을 맡게 된 건 2017년도부터예요.

 

 

2.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궁금해요. 어떤 일을 하세요?

 

 

김민후) 이랑이 올해 하고 있는 건 초등학교 연극동아리, 2011년부터 해 온 청소년 연극동아리, 관심 사병 모여 있는 힐링캠프무료봉사, 60세 이상 어르신 연극, 강원문화재단 꿈다락사업으로 진행하는 청소년 교육,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꿈다락사업으로 화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하는 예술감상 프로그램이 있네요. 이 밖에도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들을 모아서 찾아오시거나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정규 수업시간에 연극교육을 편성하는 등의 교육들도 있어요.

 

 

저와 함께 하는 주요 멤버가 2명이에요. 둘 다 연극원 나온 뛰다 배우 출신인데, 교육이란 걸 화천에 와서 처음 접해 본 친구들이에요. 임순희 대표님이 말씀하신 대로 교육 안 좋아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이 친구들은 교육 프로그램을 너무 좋하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중 한 명은 대학교 공연예술스쿨 겸임교수를 하면서 이 일을 함께 하고 있고요. 그때부터 쭉 해오면서 가장 낮은 연령층은 36개월까지도 해봤어요. 전 연령층을 다 해 본 거죠.

 

 

물론 말 안 듣는 청소년들 교육할 땐 힘도 들어요. 근데 숫기 없는 고등학교 애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거 보면 저도 막 행복해지고, 평생 시골에서 살면서 연극이란 걸 본 적도 없는 어르신이 연륜이 묻어나오는 연기를 선보이시면 코끝이 찡해져요. 그게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임순희) 맞아요. 이런 작업을 보다 보면 눈물이 나오는 대목이 있어요. 말씀 중에 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는 군부대 지역이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민후) 관심 사병들이 모여 있으면 약을 먹는 친구들은 그나마 나은데, 가장 분류하기 힘든 건 말을 안 하는 친구들이에요. 군대처럼 상명하복이 명확한 조직에서 말을 안 하니까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의 불안감도 크고요. 그런 친구들 하고 수업을 쭉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부대로 돌아가서 말을 해요. 그런 순간에 보람을 느끼죠. 부대에서도 너무 좋아하니까 매년 진행하고 있고요.

 

 

▲ 이랑의 창작극 <길 위의 고양이>, <꿈 속에서 불어온 바람>

 

교육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올해는 작품 두 개를 새롭게 만들어 봤어요. 먼저 길 위의 고양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으로 배우 세 명과 함께 공동창작을 했는데 뭔가 부족한 거예요. 그래서 이 소재를 갖고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연극놀이를 진행해 봤어요. 그 결과들을 갖고 반려동물의 에피소드에 인간의 아픔을 엎어서 다시 대본을 완성했더니 작품이 훨씬 좋아지더라고요. 두 번째 작품인 낭천별곡-꿈속에서 불어온 바람도 동네에서 오래 산 어르신이나 지역 청소년들 교육에서 얻은 소재들을 가지고 극을 완성했어요.

 

▲ 도모의 창작극 <하녀들>

 

임순희) 도모는 올해 횡성에서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사업이라고 해서 공연장에 공연단체를 상주시키면서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고, 그걸 지역민들에게 제공하는 공모사업에 주력했어요. 공연단체는 창작이나 공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인데, 예산규모가 큰 만큼 연간 그 일정에 맞춰서 돌아가게 되는 면이 커요.

 

 

그래서 올해는 춘천에서의 기획공연을 거의 못 했죠. 대신 저희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창작극으로 찾아가는 공연을 진행하거나, 콘테스트 형식의 축제나 초청을 받은 경우 공연을 가기도 해요.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이라고 큰 아트마켓이 함께 열리는 축제가 그 같은 경우인데, 도모의 창작극인 하녀들로 참여했다가 영국의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세계 최대의 공연 축제)에 공식 초청되는, 드문 성과를 거두기도 했어요.

 

▲ 청소년극단 무하 

 

장혁우) 저는 무하의 사업을 가치적인 부분과 수익적인 부분으로 나눠서 이야기해 볼게요. 먼저 가치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를 한 번 겪었는데, 무하 6년차쯤 자체 통계를 내보니까 졸업생이 60명이 넘고 그 중에서 절반 정도가 여전히 문화예술계에 남아있더라고요. 그 사실에 뿌듯해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 중에 정규직은 0명이더라고요.

 

 

저는 다리를 다친 사람들에게 좋은 휠체어를 막 나눠주고는 계단과 턱이 난무한 아주 험한 길로 내보낸 거예요. 문화예술교육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생태계를 바꿔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매일 공연하는 상설소극장을 오픈했어요.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무료교육으로 시작하다 보니 항상 가치를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게 되더라고요. 이게 순환구조를 가지려면 결국 교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단 돈 천원도 받고 싶지 않았어요.

 

 

김민후) 그러면 주 수입원은 뭐예요?

 

 

장혁우)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파생되는 공연 콘텐츠를 판매해요. 초반에는 아무 대책 없이 무작정 만들어서 팔려고 했어요. 운 좋게 팔리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죠. 이 방식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에는 작품 제작 전부터 마케팅 할 곳들을 다 확인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학교 예산이 어디에, 얼마가 쓰이는지 파악하는 거예요. 그 다음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냐인터뷰를 하죠. 만약 흡연예방이나 성교육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성이 그려졌다고 하면 아이들과 함께 제작하고 공연화해요.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으니까 좋고, 저희는 콘텐츠 하나를 만들 수 있게 되니까 좋은 거죠. 판매를 할 때는 정규 배우들이 공연하고요. 그 중에서 훌륭한 친구는 정식 개런티를 주고 함께 가기도 하고요. 요즘은 계획하고 만들기 때문에 실패콘텐츠는 거의 없고, 항상 수익이 남아요.

 

 

- <강원도 연극쟁이들, 사회적가치를 이야기하다>

2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한

세 분 대표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럼, 11월 중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되는

공감토크 2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Posted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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