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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크라우드 펀딩, 조금 더 똘똘하게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20. 8. 24.

크라우드 펀딩, 조금 더 똘똘하게 

 

○ 함께 하는 분 : 김상섭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혁신사업팀장

                       이태성 주식회사 더뉴히어로즈 대표

                       정미란 주식회사 퀸비스토어 대표

 

○ 때와 곳 : 2020년 7월 30일, 원주 카페쿱드림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말 그대로 불특정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funding)을 조달받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르는 말입니다. 2011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신선한 반향을 일으켜 온 크라우드펀딩은 2020년에 이르러 국내 최대 플랫폼의 월 방문자 1,000만 명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도 최근 몇 년 사이 크라우드펀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려는 의지와 시도를 보입니다. 중간지원조직의 지원사업을 통해 도전하거나 기업들 스스로 모험에 나서기도 합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는 숱한 시도들 가운데 유의미한 성과를 건져 올린 기업 대표 두 분과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크라우드펀딩 도전을 물밑에서 도운 중간지원조직 팀장을 패널로 섭외해 보다 똘똘하게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크라우드 펀딩, 조금 더 똘똘하게>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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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미란 대표, 김상섭 팀장, 이태성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5.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 방향이 크게 선회했다던데?

 

김상섭)

중간지원조직의 지원사업은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에요. 그래서 경제적인 것 외에도 도움이 될 방안을 늘 고민하고요. 또 다른 부분은 모델과 사례를 만드는 거예요. 기존 크라우드펀딩 사업은 희망하는 기업을 모아서 용역을 주면 대행사가 콘텐츠(크라우드펀딩 상품 페이지)를 만들어서 입점해주는 시스템이었거든요. 근데 이게 자칫하면 대행사만 배불러지는 경우가 생기니까, 그 모델이 싫더라고요.

 

 

하루에도 수십 개 콘텐츠가 올라가는 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데, 큰 고민 없이 기업에 자료 요청해서 만들어 낸 콘텐츠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정미란)

맞아요. 지난해에 지원사업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해 본 일이 있어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은 아니고요. 근데 정말 하나도 쓸 게 없어서, 그냥 펀딩 자체를 포기했어요. 아직 촬영된 영상물 일부는 받지도 못한 상태이고요. 이런 식의 지원은 안 하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잘 되든, 안 되든 우리가 스스로 해보자하고 뛰어든 거예요. 시간만 아깝더라고요.

 

 

김상섭)

이런 문제들 때문에 2018년부터 새로운 모델로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려고 시도했어요. 18년도에는 기존 관성대로 10개 기업으로 진행했더니 피로감이 상당하더라고요. ‘지원수를 많이 늘리는 게 최선이 아니구나란 판단을 내리고 19년도에는 딱 2개 기업만 진행했어요. ‘홍천한우사랑말(홍천)’, ‘더착한농장(원주)’을 선정하고, 이태성 대표와 연결했죠. 멘토-멘티뿐 아니라 입점 지원까지요.

 

 

이태성 대표와 만나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협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길었어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시간도 품도 2배 이상 들었죠.

 

▲ 홍천한우사랑말 와디즈 펀딩(바로가기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47915)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 더착한농부 와디즈 펀딩(바로가기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47906)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정미란)

확실히 펀딩은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해요. 지원사업에 실망을 느끼고, ‘스스로 해보자했을 때 직원들과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비슷한 아이템을 찾아보고 각 플랫폼 성향을 탐구하고 하는 과정만 해도 시간이 걸렸거든요.

 

 

그런데 이 작업을 풍부한 경험을 갖고 계신 분과 함께 한다면 내 콘텐츠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홍보를 해야 하는지, 내 상품이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를 아우르는 작업이 이뤄졌을 것 같아요. 결론은 펀딩이지만 그 과정이 앞서 이야기한 것들을 다 아우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김상섭)

맞아요. 지난해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에서 저 스스로 가장 흡족했던 것도 참여한 기업 대표 두 분이 펀딩 금액보다 과정에 대해 너무 만족하셨다는 점이에요. 최종 결과 보고에 이례적으로 두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고 극찬을 받았어요. 지원사업 방향을 바꾼 게 기업들에 아주 잘 맞았던 거죠.

 

 

이태성)

나도 제품 만들어 팔고, 두 기업 대표님들도 제품 만들어 파는 분들이니까 내 제품인 것마냥 저 물건을 팔아야 한다에 초점이 맞춰지더라고요. 사실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는 선뜻 받지 못했어요.

 

 

김상섭)

정말 1년 넘게 설득하면서 공들였어요.

 

 

이태성)

내 것 하다가 망하는 건 상관없는데, 다른 기업들 도와드리려고 하니까 부담이 되더라고요. 근데 결과적으로 얻은 게 너무 많아요. 전혀 다른 영역의 제품을 펀딩 해본 경험과 자산이 이번에 우리 제품을 펀딩해서 성공하는 데 새로운 동력이 됐어요.

 

 

김상섭)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직원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서 진행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보니 한 팀은 한우 전문가(홍천한우사랑말), 한 팀은 고구마 전문가(더착한농장)가 되어 있더라고요.

 

 

6. 최근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조언을 한다면?

 

 

김상섭)

,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판로나 유통 쪽에 대해서 꽤 많은 환상을 갖고 계세요. 홈쇼핑 대박 신화 같은 거요. 수수료 40~50% 생각 못 하고요. 대형 오픈마켓 입점하면 상위 판매자 될 것 같고, 펀딩 금액 100만 원 우습게 생각하시고요.

 

 

이태성 대표님도 많이 봤겠지만, 만신창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기업 중에 크라우드펀딩에 진지하게 임하는 게 아니라 다들 하니까~’, ‘지원사업 있으니까하고 고민 없이 한번 해볼까 접근하는 건 경계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상섭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혁신사업팀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척해 보겠다’, ‘신상품을 알리겠다’, ‘기업을 홍보하겠다와 같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돼요. 어떤 기업은 기업스토리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펀딩을 권유하기도 해요. 크라우드펀딩은 상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스토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펀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쁜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의 스토리텔링이 콘텐츠로 정리되기도 하거든요. 이런 기업스토리 콘텐츠는 펀딩만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기업엔 펀딩 성공 여부를 떠나 큰 자산을 마련하는 거죠.

 

 

정미란 대표님처럼 지원사업 없이 자신의 힘으로 입점한 경험도 큰 자산이죠. 목적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자원 낭비, 에너지 낭비이고 펀딩, 그거 나도 한번 해봤다는 것만 남아요.

 

 

이태성)

크라우드펀딩은 언더독(underdog,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적은 약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대기업이 펀딩에 실패하고, 아주 소규모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죠.

 

 

저도 가끔 지원사업 심사위원으로 들어가거든요. 보면 요새 기업들이 제품 만든 이후의 계획이 100% 다 크라우드펀딩이에요. 펀딩이 유일한 답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2억 달성했다며? 성공했네~’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아니거든요. 물론 2억이란 수치 감사하지만, 펀딩 그 다음 시장도 고민해야 해요. 펀딩 끝나고도 마케팅 계속해야 하고요.

 

 

펀딩 성공했는데 우리 왜 안 되지?’ 이런 분들 진짜 많아요. 펀딩 이후를 생각 못 하신 거예요. 펀딩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어요. 모든 유통채널 MD들이 크라우드펀딩 다 보고 있어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다른 유통채널로 넘어가기 녹록지 않아요. 그런 것들도 잘 판단하셔야 해요.

 

 

또 크라우드펀딩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됐기 때문에 광고비도 생각해야 해요. 저희 15,000만 원 펀딩했을 때 자체 광고비용을 제외하고 플랫폼 광고비만 800만 원이었어요. 그렇게 하지 않고 성공하는 펀딩 없어요. 그러니까 환상을 많이 버리셔야 해요.

 

 

저희도 광고비 생각 못 하고 무료배송까지 해서 상품 보내고 나니까 별로 남는 게 없더라고요.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이 아니라 재고 상품 팔면 되지만, 다른 기업들은 원 단위까지 따져가면서 고민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놓쳤던 부분이거든요.

 

 

▲ 정미란 주식회사 제이퀸비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정미란)

펀딩을 하면 내 제품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기도 해요. 기업은 만드는 입장이니까 우리 제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펀딩을 하게 되면 내 제품이 어느 정도 선에 있고, 선호하는 층은 이렇고,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경쟁 제품은 어떻다 같이 내 제품을 제대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어요.

 

 

이태성)

맞아요. 고객들의 이야기나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지 않는 기업들도 많잖아요. 펀딩 플랫폼은 어떤 아이템을 준비할 때 유사한 제품의 고객 반응을 통해 미리 제품의 문제점이나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댓글 같은 거 열심히 찾아보셔야 해요.

 

 

그리고 이건 저희가 한 방식인데요. 저희의 펀딩 목적은 홍보도 아니고, 신규 유통채널도 아니고 자사몰로의 유입이었어요. 펀딩에 참여하신 분들은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구매해 준 너무 감사한 분들이에요. 이런 분들 리워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하고 끝!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마케팅해서 놓치면 안 돼요. 저희는 자사몰 패밀리 회원으로 가입하면 평생 20% 할인 혜택을 제공했고, 이분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어요.

 

▲ 이태성 주식회사 더뉴히어로즈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정미란)

펀딩 참여자분들 안 놓치려고 관련 메일을 보내려고 했는데,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배송도 다 끝난 시점이라 뭘 더 해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좋은 팁을 얻은 것 같아요. 다음에 잘 활용해 봐야겠어요.

 

 

의외로 자사몰에서 상품 구입하시는 분들 많아요. 펀딩이 종료되길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다른 제품들도 구경할 수 있고 문의도 가능하니까요. 여러 번 펀딩을 진행했더니 타사 제품은 이런 게 나왔다정보도 알려주는 충성고객도 생기고 재밌어요. 저는 지원사업이 아니라도 필요를 충분히 느끼고 있다면 스스로 한번 해보시라 권하고 싶어요.

 

 

김상섭)

대형 오픈마켓은 그야말로 정글이지만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면 더 좋은 모델이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다만, 낭만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또 하나의 시장임을 충분히 각오한 다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명확한 목적을 갖고 참여하길 바라요.

 

 

-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하길 바라며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크라우드 펀딩, 조금 더 똘똘하게>

2부였습니다.

 

우리 기업들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길 기대하며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