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通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➀
○ 함께 하는 분 :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
○ 때와 곳 : 7월 31일 오전 10시 경/원주 협동광장 내 작은도서관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지역 청년들에게 각자의 재능을 펼치고 날아오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며,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청년들을 위한 기업을 만나봅니다.
원주를 기반으로 청년들의 문화적 상상의 나래를 현실화하는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과,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해 관련 분야로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있는 춘천 소재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은 올해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행정안전부의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17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청년’이란 이름을 내걸고 시행하는 첫 사업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어 부담감을 느끼는 한편 청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는 인큐베이팅의 한계를 경험한 뒤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는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를 크게 반가워했습니다.
청년과 문화를 엮어 청년문화의 새 길을 트는 여정을 걷고 있는 열 살 터울의 두 대표는 어떤 공감을 나누었을까요? 그럼 <문화로 通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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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
1.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주이)
저는 원래 공예가예요. 제가 청년들을 위한 사업에 뛰어들게 된 건 2015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주관하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원주권역 예술인으로서 강의와 멘토링 활동을 진행하면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 계기 덕분이에요.
몇몇의 의욕적인 청년들을 접하게 됐고,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마무리를 청년들과 함께 해보자는 뜻에서 같은 해 크리스마스이브 날 원주시보건소 협동광장에서 예술인들의 전시와 청년들의 공연, 프리마켓이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형식의 결과보고회로 준비한 행사에 1,000여 명의 시민이 함께하며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됐어요. 어찌 보면 매월 협동광장에서 열리는 ‘생생마켓’의 모태가 된 것도 당연해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은 이렇게 성공리에 마무리됐지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청년들이 많았어요. 이런 청년들에게 원주문화재단의 동아리 지원사업을 소개했고, 이 친구들은 2016년 한 해 동안은 소소하게 동아리 개념으로 활동들을 이어나가게 됐죠.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
기존 예술인 인프라에 더해 청년들과도 인연을 맺게 되고 보니 소상공인연합회 사업으로 공예교육을 진행하면서 결성을 돕게 된 비영리 동아리 경력단절여성분까지 세 계층을 뭉쳐보자는 뜻이 모아졌어요.
원주에서 협동조합 붐이 일던 초창기 때 주축에서 활발히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 협동조합의 짙은 명암을 확인한 바 있어 협동조합을 결성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많은 분들이 수익형이 아니다 보니 협동조합 대신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도 권유했는데 보조금 의존성이 강해 자립이나 자생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어요.
그래서 ‘설립 후 3년 동안 일반 협동조합으로 기본 인프라를 잡아보자!’란 결심으로 원주협동사회경제조합네트워크의 도움을 얻어 협동조합으로 설립했고 현재는 조합원 12명, 일반조합원 30명, 연계 동아리 40개 팀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성장하게 됐어요.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지정서 수여식(첫 줄 왼쪽 끝 강원문화발전소)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올해 처음 도입된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은 조직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청년이어야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 39세 이하 청년이 구성원의 60%를 상회해 대상이 되긴 했지만 사업노선이 뚜렷하지 못해 선정이 될까 싶은 마음으로 신청했어요. 결과적으로 전국 17곳 중 한 곳일뿐더러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는데, 기쁘기도 하고 주목받는 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기도 해요.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
오석주)
먼저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에 선정되신 거, 정말 축하드려요. 다양한 면에서 판과 연계사업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저 같은 경우,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어요. 그러다 지금은 원주문화재단 기획실장인 강승진 당시 춘천시문화재단 팀장을 ‘문화예술교육론’ 수업으로 만나게 됐어요. 이 수업으로 춘천에서 창작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문화프로덕션 도모’ 연극도 보게 되고 여러 문화 관련 서적도 접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죠.
졸업 후에는 사회적기업 도모에서 조명·음향 스텝으로 일하게 됐어요. 그러다 강승진 팀장의 권유로 2013년부터 춘천시문화재단의 ‘일당백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됐죠. 일당백프로젝트는 청년 1팀(명)이 1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시민 100명을 모으는 프로젝트였어요.
1회 차에는 도모 공간을 빌려 춘천 청년들과 공연을 했고 다음 해에는 청년축제를 진행했어요. 이 과정에서 조한솔 동네방네협동조합 대표를 알게 됐죠. 동네방네협동조합은 문화사업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네방네 측은 기획 파트를, 저희 쪽은 공연 파트를 맡았어요.
▲2016 무한청춘페스티벌 주지육림
이후 원주 쪽으로 이사해 축제운영 팀장으로 프리랜서 활동을 이어가던 저에게 조한솔 대표는 춘천 ‘무한청춘페스티벌’ 청년축제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이로 인해 제 거점이 고향인 춘천으로 다시 옮겨지게 됐어요. 또 공연에서 축제 쪽으로 제 관심사도 바뀌게 됐고요.
그렇게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축제 기획과 운영에 관심 있는 청년들은 참 많은데 진입장벽이 높아서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저는 이 장벽을 낮추고 싶다는 일념 하에 ‘판 벌리고 판 깔아주자’는 뜻에서 문화인력양성소를 표명하는 협동조합 판을 설립하게 됐어요.
2016년에는 ‘무한청춘페스티벌 주지육림’, 2017년에는 경작이 끝난 들깨밭에서의 팜파티인 ‘화천 들깨페스티벌’, 올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사회적경제상품관 운영 대행용역 사업을 수행하며 굵직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고요.
직원협동조합으로 운영하면서 현재는 11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고 지역축제 운영 외에도 매해 2회 이상 우리가 원하는 축제를 만들자는 계획을 갖고 있죠. 올해는 지난 주 7월 28일 진행한 ‘퇴사종용페스티벌-직장인 대나무숲’으로 상반기 축제를 마무리했고 하반기에도 2회 이상 축제를 기획·운영할 예정이에요.
한주이)
저희도 6월 달에 대규모 여름축제를 성황리에 끝마쳤어요. ‘쿨링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전야제와 본 행사를 나눠 6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원주시청 푸른광장에서 진행했어요. 전야제에는 1,000여 명이 찾았고 본 행사에는 3,000여 명이 찾아 공연과 70개 프리마켓 부스, 작품 전시 등을 즐겼는데 열심히 준비한 청년들뿐만 아니라 120명 가까이 되는 자원봉사자 덕분에 무사히 즐거운 축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쿨링페스티벌
원주 청년들은 이렇게 주제가 정해지면 아이디어를 짜내고 공유하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쳐서 훌륭한 결과물을 내놔요. 행사나 축제가 끝나면 워크숍을 갖고 여러 가지를 평가·점검해 마무리까지 잘 끝내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가 없어요. 더 연계해서 나아갈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인큐베이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돼요.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선정을 계기로 ▲문화예술 ▲교육 ▲기획 등 3개의 큰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각 카테고리 안에서 기반을 조성하고 전문성을 키우는 기회들을 많이 가져보려고 하는데, 특히 교육면에서 문화예술 교육과 생활 공예 강사양성, 청년 동아리, 청년문화 프로젝트 등 인력양성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몇 명의 청년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기회와 인력을 만들어내면 이들이 선두주자가 되어서 개별 사업체를 만든다던지 제 역량으로 부족했던 한계를 깨는 방식이 가능해진다고 봐요.
오석조)
협동조합 판은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인큐베이팅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요. 10개월, 6개월, 속성 단계 등 여러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교육-기획-축제 운영으로 이어지는 방식은 동일해요. 3회 차인 올해는 판 자체 예산으로 ‘축제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죠. 인큐베이팅과 축제가 저희의 주요 사업 목적인데 축제 운영 수익으로 문화인력을 키워내는 셈이죠.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직원들
저의 요즘 고민은 인큐베이팅 이후에도 이 친구들이 갈 곳이 없다는 거예요. 교육을 통해 문화예술 쪽으로 진로를 정한 친구들이 밟아나갈 그 다음 단계가 없다 보니 인큐베이팅은 인큐베이팅대로 가면서 사업체를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팀을 하나 분할해서 엑셀러레이팅 단계에서 이 친구들을 케어하고 또 컨설팅 할 수 팀을 구상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판이 진입장벽을 낮춰 문화인력을 인큐베이팅 하면 또 하나의 판은 진로를 정한 친구들이 자리 잡을 2~3년 동안 기금 조성과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게끔 버팀목이 되어주는 거죠.
이후의 생존은 개인의 몫이지만 지역에서 단단하게 자랄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는 것, 그게 제 역할이자 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바쁜 시간을 쪼개 공감을 나눠주신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님과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2부에서는 ‘청년’이어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장의 고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게 되는 보람,
청년들을 향한 애틋한 조언 등이
이야기됩니다.
8월 둘쨋 주에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되는
“문화로 通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두 번째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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