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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문화로 通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➁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8. 8. 8.


문화로 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함께 하는 분 :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

때와 곳 : 731일 오전 10시 경/원주 협동광장 내 작은도서관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지역 청년들에게 각자의 재능을 펼치고 날아오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며,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청년들을 위한 기업을 만나봅니다.

 

원주를 기반으로 청년들의 문화적 상상의 나래를 현실화하는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해 관련 분야로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있는 춘천 소재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은 올해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행정안전부의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17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청년이란 이름을 내걸고 시행하는 첫 사업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어 부담감을 느끼는 한편, 청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는, 인큐베이팅의 한계를 경험한 뒤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는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를 크게 반가워했습니다.

 

청년과 문화를 엮어 청년문화의 새 길을 트는 여정을 걷고 있는 열 살 터울의 두 대표는 어떤 공감을 나누었을까요? 그럼 <문화로 하는 청년들, 날개를 달아줄래요>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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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청년들과의 문화 사업, 즐거운 만큼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아요.

 


한주이)

현재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이 갖고 있는 인프라는 동아리 형태가 많아요. 모두 해서 40개인데 이 중 38개가 청년 동아리예요. 어려움이라고 하면 동아리여서 가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죠. 동아리의 장점이자 단점이 구성원과 리더들이 바뀐다는 점이에요.

 


특히 원주는 대학교 동아리가 많아서 졸업이나 취업으로 지역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지금도 몇 년 동안 동아리를 잘 이끌어 온 친구가 올해 졸업을 하면서 다음 리더에게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친구도 저도 걱정과 우려가 많아요.

 


오석조 대표님이 협동조합 판이 직원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주 이상적이죠. 구성원 변동이 없어 지속성이 유지되면서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기에 그보다 좋은 방식이 없는 것 같아요.

 


행정안전부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에 선정되고 나서 고민과 걱정은 오히려 더 늘었어요. 선정 후에 공식회의를 일주일에 한 번, 팀별 회의는 하루나 이틀에 한 번꼴로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때마다 걱정되는 게 청년들이 희망이라는 걸 갖는 거예요.

 


청년들은 우리가 뭔가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의욕이 넘치는데, 저는 되게 조심스러운 거예요. 물론 뭐든지 부딪쳐서 해보고 싶은 청년들의 열망은 당연하고 또 그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고 여겨요. 어쨌든 제가 대표인데 잘 끌어주는 역할을 못해줄까 봐 그것도 또 부담이 되기도 하고요.

 



오석조)

저도 대표로서 안고 가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서 한주이 대표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여기에 하나 더 느끼는 건 저희가 기획을 통해서 축제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잖아요. 그 안에서 축제를 끌고 가는 친구들의 피로감이 있어요. 실제로 축제를 운영 하면서 본인들이 원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서 전문영역 분야들을 다 조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죠.

 


또 결과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문제도 있어요. 축제의 결과물이 괜찮아야 돌아오는 피드백도 좋고, 그 과정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어느 정도 원하는 바를 얻으면서 긍정적인 걸 가지고 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들이 프로의 영역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저희가 하려는 일의 숙명인 것 같아요.

 


한주이)

맞아요. 앞서 얘기했던 쿨링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도 제가 기대한 기대치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청년들이 경험이 미숙하다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진 행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제 눈에는 그런 부분이 다 보이고, 시정이 안 됐을 때는 화도 나고요.

 


오석조)

대표님 말씀에 더해서 또 무슨 문제가 있냐면 청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모순점이에요. 우리 사회는 청년이라는 단어에서 뭐든지 도전할 수 있고, 신선하고 이런 점을 떠올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청년들이 하는 일은 아마추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요.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사회적경제상품관-운영 : 협동조합 판 


비슷한 예로, 협동조합 판은 예비사회적기업인데 문화예술 관련 사회적경제 조직들 대부분이 사업을 할 때 사회적기업이란 말을 하지 않거나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적기업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강해서 실력들이 가려져 평가된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청년이란 단어에도 이런 프레임이 씌워져 있어요. 어리게만 보는 거예요.

 


그래서 결과가 더 중요해져요. 결과가 세련되게 나와야지 자칫 학예회 수준으로 보이게 되면 청년=아마추어라는 걸 부정하거나 인식을 깨트릴 수 없게 되니까요. ‘청년이란 단어가 부담이 되다 보니 저희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청년이란 말을 빼게 되더라고요.

 

▲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교육 프로그램 


한주이)

맞아요. 어리게 보세요. 쿨링페스티벌 준비할 때도 행정 쪽에서 청년들을 마냥 어리게만 보니까 쌍방소통이 안 돼 자꾸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는데 청년들은 왜 우리가 얘기할 때는 안 들어주느냐는 불만을 토로하더라고요.

 


이건 어느 한 쪽의 문제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 친구들을 정말 많이 혼을 냈어요. “경험이 없으니까 미숙하고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이건 책임감의 문제다라고 말이죠. 원하는 걸 하고 싶고, 이루고 싶으면 그만큼의 노력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청년들이 후자를 작게 보는 경향이 있어 이 점이 참 안타까워요.



3. 그래도 힘든 만큼 보람도 크시죠?

 


오석조)

개인적으로는 젊은 친구들을 많이 고용한 게 큰 보람이자 성과죠. 지역적으로 봤을 때는 협동조합 판의 생존이 지역에 유의한 성과가 되리란 믿음이 있어요. 평균 27~28살 젊은 친구들이 지역에 남아 꾸준히 수익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한테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 협동조합 판의 이름이 지역에 남아있는 순간순간이 유의한 성과이고, 그래서 지금까지 거둔 성과보다 앞으로 거둘 성과가 더 많다라고 생각해요.

 


한주이)

~ 이건 정말 자신감이네요. 종종 협동조합 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는데 저렇게 잘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어디서 나올까했는데 오석조 대표님을 뵈니까 알 것도 같네요.

 

 ▲ 청년문화 프로젝트-업사이클 놀이터 : 강원문화발전소 운영


제가 보람을 느낄 때는 청년들 스스로가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때예요. 스스로 땀 흘린 결과물로 얻는 성취감과 만족감은 너 정말 잘했다는 백 마디 칭찬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니까요. ‘정말 고생했지만 보람이 크다고 본인들이 느낀 감상을 공유할 때 대표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이대로 끝나지 않도록 다음 단계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게 되죠.

 


오석조)

대표님 말씀처럼 축제나 행사 운영은 너무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99가 힘들어도 회복되는 1이 있어요. 저희는 그걸 자기회복성이라는 용어로 표현해요.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 밤새면서 축제를 준비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축제장을 돌아다니다가 축제 너무 재밌다’, ‘여기 너무 좋다라고 말해주는 관객들의 말 한마디로 다시 살아나요. 또 과거는 미화되고요.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피로를 풀어낸 뒤에는 다 좋았던 기억으로 바뀌잖아요.

 

▲ 수확이 끝난 화천 들깨밭에서 열린 '2017 들깨페스티벌'-축제제작 : 협동조합 판 


▲ 2017 춘천 북 페스티벌 '책길만 걷자'-축제제작 : 협동조합 판 


저희 판 친구들에게도 항상 조언해요. ‘너를 회복시키는 지점들은 뭐냐’, ‘너의 내적동기가 뭐냐. 그 내적동기들이 판에서 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배울 수 있는 것만 배워서 나가라, 절대 조직에 충성하지 말고 개인에 충성해라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대표님께서 청년들이 책임감이 없어 보이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 혼을 내셨다고 하는데, 저는 더 심하게 혼내요. 이 친구들이 자기를 움직여 줄 수 있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빨리 찾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요.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청년들의 의지를 북돋고, 스스로를 점검할 필요가 있을 때 좋은 강사님으로 모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석조)

기회가 되면 불러주세요. 하하하.

 


한주이)

저희는 활동을 원주에서만 하고 있지만 각 대학별 동아리 구성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이 이 곳에서 활동하던 걸 자기 지역으로 가서도 이어가고 싶어하는데 대부분 끊겨버리더라고요. 문화적인 활동은 어디에나 있는데 지역 간 연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도 봐요.

 


그래서 오석조 대표님을 만나는 오늘 자리가 지역 간 연계를 밟아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교류를 나누면서 문화적인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저희 자체적인 기반이나 내실을 다지다 보면 협동조합 판과도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죠?


 

오석조)

실제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을 것 같아요. 당장 저희가 8월에 강릉에서 실버문화페스티벌을 진행하는데 실버동아리 외에 청소년, 청년, 중년 동아리를 섭외 중이거든요. 대표님께 따로 연락을 드리도록 할게요.

  

 ▲ 노인복지증진사업 수작으로 풀어보는 릴레이 청춘놀이 


또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별 연계지점이 많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협동조합 판이 원주에서 일을 할 때 도움 받을 일이 분명히 있을 거고 춘천에 오신다면 도움드릴 부분도 있을 수 있고요. 결국 대표님과 제가 하려는 건 청년들을 성장시키고 계속해서 길을 열어주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지역에서 청년들이 활동하는 데 참 어려운 일이 많은데 저희 판도 강원문화발전소도 같이 열심히 파이팅 했으면 해요.

 


한주이)

요즘 생각을 전환하는 게 뭐냐면 내가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우리 구성원들과 같이 공유하고 나눠야 한다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내가 할 수 있는 영역과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나누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해요.

 


마지막으로,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드는 생각이 사람이 답이라는 거예요. 문화는 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이니까 사람이 기본이 되어야 하죠. 그래서 지역 청년들이 이 곳에서 사람의 가치를 배우면서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길을 터주는 일은 힘들어도 매 순간이 보람이에요.



 


- 꿈을 키우는 청년들에게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고민한 이야기들을 풀어내 주신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 대표이사님과

오석조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