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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3. 11. 7.

 

 

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①

 

 

 

 

 

 

함께 하는 분들 :  한림대학교 금융정보통계학과 교수 이기원 /  

                    (사)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 총괄본부장 ·

                    원도마을기업유통사업단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동식

때와 곳 : 2013년 11월 02일 / 강원숲체험장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의 김동식 총괄본부장,

한림대학교 금융정보통계학과의 이기원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강원도 마을기업 설립지원 프로그램」의 강사로서

강원도 마을기업 발굴과 마을기업가 육성에 힘쓰고 계신 두 분이었는데요.

바쁘신 와중에 잠시 짬을 내어 함께 해주신 공감토크임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함께 걷는 길을 생각하다…


김동식) 우선 제가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에 몸담게 된 과정부터 소개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2011년까지 한국분권아카데미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때 여기 계신 이 교수님도 함께 하셨었죠. 그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 일에 관심을 뗄 수가 없어서 지역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운영했었습니다. 그 때부터 마을기업 컨설턴트 역할을 하면서 마을과 조금씩 연을 맺고,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에서 계속 관련된 일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기원) 예전에 길 쪽에도 관심이 많았었잖아요. 그것도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다 연결이 되고 있는지요?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 김동식 총괄본부장(좌)과 한림대학교 금융정보통계학과 이기원 교수(우)

 

 

김동식) 제가 길에 관심을 갖게 됐던 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상의 고민이 길의 연장이라 생각했고, 그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어떠한 길을 만들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작업들이었지만, 사실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저의 고민을 그렇게 표현을 해 보고 싶었던 거죠. 그런 작업을 2,3년 정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현실적인 길은 서서히 정리하고 있지만, 마음 속의 길은 여전히 헤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기원) 지금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에서 구상하고 있는 ‘강원도마을기업유통사업단(이하 유통사업단)’이 어느 정도 하나의 길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강원도마을기업유통사업단'

 

강원도 마을기업들의 자립을 돕고, 마을기업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된 유통사업단입니다. 도내 87개 마을기업과 함께 하며, 마을기업 제품의 유통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기업·조직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마을기업 제품의 매출 극대화를 통한 마을기업 활성화,

마을기업 제품 품질의 고도화, 내부거래 활성화를 통한 풀뿌리 네트워크 확산,

다양한 일자리 창출’강원도마을기업사업단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강원도마을기업유통사업단은 87개 마을기업의 제품을 튼튼한 뿌리로 하여 유통의 줄기를 세우고, 대형마트․장터․소비조합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강원도만의 특색 있는 유통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김동식) 어떤 길은 혼자 걸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떤 길은 같이 걸을수록 힘이 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기원) 같이 대화도 나누면서 말이죠? 유통사업단은 그런 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김동식) 네, 그런 의미에서 유통사업단은 같이 걷고 싶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에요. 사실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지 큰 방향성이나 길은 알고 있지만, 제각기 걸어 나가려고 하는 것이 좀 아쉬웠거든요

 


이기원) 같이 걸어간다면 좋은 일들이 보일 것 같은데 아쉽지요.

 

 

 

 

김동식) ‘마음이 조금씩은 다르더라도 함께 뭉쳐서 유통사업단을 결성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같이 앞으로 걸어갈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이기원) 저는 대략 알고는 있지만, 마을기업유통사업단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면?

 


김동식) 마을기업 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고 할까요? 이를테면 도내에 87개의 마을기업이 있는데 그 마을기업들의 생산기반이 굉장히 무한하지 않습니까? 땅을 기반으로 풍부한 자연 조건과 서로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은 있는데 이걸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하고 들여다봤더니 생산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분들에게 어려운 것은 결국 유통이더라고요. ‘어떻게 팔고, 어떻게 마케팅하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접근하느냐’에 대한 고민들…. 생산하는 것은 그 누구보다 자신 있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만, 이걸 시장과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유통 부분에 대해 그 흐름을 쭉 연결시켜 주면, 이분들의 전문 분야가 더욱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가능성 때문에 유통사업단에 더 애착이 갑니다.

 


이기원) 저의 생각과 조금 다른 것이 생산에 대한 부분인 것 같아요. 저는 통계학을 전공하고 학교에서 기획, 사무, 행정 정리를 하다가 지역 일을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좋은 물건을 생산하면 당연히 수요도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어 제가 맛본 것 중에 제일 맛있는 막걸리를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를 보더라도 생산은 매우 잘하고 있는데 어느 날, 유통에서 막혔다는 이야기가 들려와요. 그러면 ‘근본적인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혹은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이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통계학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100여 년 간의 소득집중도라든지 숫자로서 그것들을 파악할 수가 있었어요. 사실 소득점유율이라고 하면 상위 1%의 사람들이 기껏해야 전체 소득의 1%에서 10% 정도밖에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전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그들이 점유하면 경제 공황 상태가 발생하거든요. 그런 것들을 숫자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통계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흥미로웠던 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제가 사회적경제에 몰입하게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산, 소비, 유통의 방식은 더 이상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산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원자재를 캐내서 상품을 만들고, 상품이 만들어지면 대량소비를 시켜야 한다는 엄청난 과제를 안고 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는 단선적인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순환경제라는 틀을 마을기업 단위에서 실험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 나와 있는 데이터를 보면 대기업이 대부분이거든요. 몸집이 큰 기업에서 순환경제의 성공사례가 나오는 걸로 봐서는 작은 단위의 기업이라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회적경제 안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이 있는데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자활 영역에서 환경이나 청소 부분을 처리해 주고 있다는 것이죠. 폴 호큰이 주장한 ‘자연자본주의’의 원칙을 보면, “자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라. 낭비요인을 없애라.”라는 내용이 있는데 낭비 요인만 없애도 상당히 많은 산업 기회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생산을 강조하고 생산을 한다 하더라도, 낭비하는 것 없이 그것이 어떻게 다시 돌아올 것인가를 생각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열악한 자본이나 상황 같은 것도 좋게 변화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동식) 숫자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파악하게 되면서 이 일에 더욱 몰입하게 되셨다는 말씀이 흥미롭습니다. 이 교수님께서 어떻게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일들을 시작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이기원) 제가 사회적경제와 더불어 지역 사회에 빠지게 된 배경은 2004년 무렵, 낙후지역을 선정하는 통계적 기준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봐달라는 의뢰를 받고, 환경친화적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였어요. ‘환경친화적사업을 통해 지역의 역량을 키우자.’는 좋은 취지는 현재 입증이 되었지만, 그 당시 생각했던 것이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낚시할 수 있는 낚싯줄을 제공해 주는 것이 낫고, 또 그보단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화두는 “낚싯대를 버려라.” 낚싯대를 버리고, 우리 앞에 물고기만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풀, 물까지도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역량강화사업을 한 것이 가장 보람이 있었는데 아쉬웠던 점이 역량강화사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업들은 다 일궜지만, 그 당시에 할 수 있었던 사업 구조가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 두 가지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김동식) 그런 흐름들이 교수님을 사회적경제로 끌어들인 거군요.

 


이기원) 그런 거죠. 그때 비로소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고, ‘왜 진작 이걸 몰랐을까?’ 후회가 됐습니다. 그리고 더욱 후회가 되는 것은 그 당시 여러 부정적인 의견에 부딪쳐 제대로 된 대학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물론 지금은 잘 운영되고 있는 몇몇 대학 생협들도 있지만요.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학생식당을 통해 지역 물품 이용 네트워크도 활성화 시키고, 그리고 그런 틀들이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도 있죠. 그래서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우리 청년들이 ‘협동’이라는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두 번째 이야기가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