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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3. 11. 26.

 

 

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② 

 

 

 

 

 

 

 

함께 하는 분들 :  한림대학교 금융정보통계학과 교수 이기원 /  

                    (사)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 총괄본부장 ·

                    원도마을기업유통사업단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동식

때와 곳 : 2013년 11월 02일 / 강원숲체험장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어떤 길은 같이 걸을수록 힘이 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김동식 대표의 말씀에 '나에게 함께 걷고 싶은 길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그 길을 어떻게 걸어 나갈 것인지'

함께 걷는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그럼, "함께 걷는 길, 사회적경제"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협동, 신뢰, 그리고 나눔을 쌓아가는 길

 

김동식) 앞서 사회적경제에 몰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잠깐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생산을 잘 하는 기업들이라도 다른 이유로 인해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사례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강원도마을기업협의회 김동식 총괄본부장(좌)과 한림대학교 금융정보통계학과 이기원 교수(우)

 

 

 

이기원) 그런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기업을 만든 창업주는 있는데, 경영인이 없는 경우가 있어요. 창업주가 경영까지 맡아서 하다 보면 경영인으로서의 소양 같은 것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팔겠다는 욕심은 있지만, 판로 확보가 꾸준히 되지 않죠. 거기에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큰 틀을 그리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까 제일 취약한 부분이 재무관리를 너무 초보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우리 농업이라는 게 계절적인 수요가 달라서 목돈이 필요한 시점, 운영비가 들어가는 시점, 돈이 회수되는 시점이 반복해서 돌아가요. 그렇기 때문에 지역 농협의 역할과 기업의 신용도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분들 입장에서는 초기에 실패를 몇 번 겪으면서 신용등급도 낮아지고, 경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시설 확장하느라고 자부담을 지게 되면서 대부분 실패하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결국 ‘농업과 농촌이 살아나갈 길은 협동밖에 없다.’인 것 같습니다.

 


김동식) 협동 이야기를 하시니까 드는 생각이 저희 유통사업단 역시 87개의 마을기업들이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기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고민이고요. 그 다음에 가장 고민인 것이 현장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원하는데, 저희 유통사업단이 제시할 수 있는 건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는 거죠.

 


이기원) 우리가 너무 근시안적인 것이 ‘이익’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자기 것을 챙겨간다는 의미잖아요. 결국 자신이 가져갈 것을 먼저 생각하면서 사업을 계획한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영어 표현 중에 ‘give and take’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말 중에 ‘주고받다’라는 말도 있고요. 자신이 먼저 주지 않으면 받을 것도 없어지는 건데,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뢰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일번 타자는 자기 것을 먼저 내어주고 공유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고,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결국 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마을기업들의 의사결정 구조나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 세 가지 정도의 공통적인 틀이 보여요. 우리 공동체 안에 누가 있는지 서로 알아야 하고, 그 사람들이 큰 문제에 대해 결정을 할 때에는 반드시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거쳐야 그것이 오래갈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의사결정을 한 결과로서 사업을 구상하거나 운영하는 데에는 약속이라는 것이 있어야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나눌 때도 민주적이고 투명하며,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약속이 분배로까지 이어지고, 분배 과정에서 소외계층이 없어야 한다는 그 세 가지가 눈에 보이는데 우리 전통문화인 두레나 계의 작동원리가 딱 그것이죠. ‘민주적으로 의사결정하고, 공평하고 투명하게 분배하며, 소외받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 이 세 가지를 갖춘 마을들이 잘 운영될 수 있는 것 같고, 이것이 기업의 작동원리로서 협동조합의 7원칙에도 다 들어가 있더라고요. 

 

 

      

                                                    마을기업 설립 희망자가 교육프로그램 중에 작성한 색카드

 

 

김동식) 지금 현장에서 분배 구조가 무척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형태가 좋은 분배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룰을 우리가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요.

        사회적경제 초창기에는 대부분 일당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나아가서 이익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 분배의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배당을 많이 가져가느냐 적게 가져가느냐의 문제도 있었던 같고, 초기 참여자들이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거기에 갈등이 많이 내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두 번째 단계에서 이것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기원) 그것과 관련해서 협동조합기본법에 대략의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유는 공평이라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거죠.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일한 만큼 임금을 받아 가는지 그런 문제까지 살펴봐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것은 현재 우리가 일한 것에 대해서 성과를 나누는 문제로 귀착이 되지만, 이 기업이 기업으로서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내다보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동식) 그래서 어느 조직이나 명확한 룰을 가지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인 거죠.

 


이기원) 그것 또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합의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사회적경제라는 분야가 정말 좋은 것이 처음에는 이론으로만 이야기되던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보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협동조합의 원리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충남의 문당마을이라든가 원주의 일부 협동조합을 보면 실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요.




탄탄하고 올바른 사회적경제를 만들기 위해…

 

김동식) 저는 요즘 들어 고민되는 것이 사회적경제에 정책자금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그걸 노리고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이기원) 그것은 사실 선정단계에서 어느 정도 걸러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을 선정할 때 사회적 가치와 사업성 두 가지를 다 평가하는데, 평가자가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두느냐에 따라 선정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 또한 문제죠.

        그리고 이것이 정부 지원 사업이다 보니까 정부의 정책목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사실 사회적 가치를 따진다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정부의 성과지표에 맞추다 보면 매출이 많이 나야 한다는 논리로 일자리보다 매출을 중요시하게 되죠. 그래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편법을 쓴다거나 하는 사례가 자꾸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임내 자본이든 사회적경제 구조든 이런 것들이 상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인데, 정권이나 사업이 자주 바뀌면서 단기적인 평가를 하다 보니까 우리 역시도 단기적인 실적에만 치우친다는 문제점이 있죠.

 

 

                                 ▲ 도내 마을기업 설립 희망자들과 함께 하는강원도 마을기업 설립지원 프로그램」  

 

 

        그리고 2007년부터 사회적경제나 공동체에 대한 작은 지원 사업들이 조금씩 진행되어 왔었는데 그 성과를 매년 평가하다 보니 실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지치기도 하고, 거기에 맞춰 자신이 애초에 계획했던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같은 향토 자본들이 사회적경제 안으로 들어와 줘야 창의적으로 사업을 설계하고, 책임 있게 집행할 수 있는 틀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어제오늘 「강원도 마을기업 설립지원 프로그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지원교육의 바람직한 모델로 끌고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에서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는 방식이 아닌 참여자들끼리 서로 대화도 나눠가면서 자신들의 사업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는 식의 프로그램이 참 좋았습니다. 옆의 참가자들은 무엇을 하는지 보면서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도 발견하게 되잖아요. 이처럼 우리 풀뿌리기업들은 말 그대로 풀뿌리처럼 서로 연결이 잘 되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으니까 그것들이 잘될 수 있게끔 소위 전문가들이 중간 역할을 잘해 준다면 좋은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동식) 저 같은 경우는 마을기업협의회 일도 하지만, 유통사업단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출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유통사업단을 운영하면서 ‘유통사업단이 마을기업들의 매출 부분에 어떻게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나갈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마을기업이 성장하고, 그 곁에서 유통사업단도 함께 성장하는 방식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이기원) 김동식 대표가 매출을 키워주는 동안 저는 옆에서 사회적 가치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동식) 네, 감사합니다. 오늘 이 교수님과 이렇게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함께 걷고 싶은 길, 함께 걷는 방법 대해

여러분은 어떤 답을 찾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좋은 이야기 들려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다음 공감토크도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