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자립경제 구축을 위한
강원도 지역통화 유통방안 공청회
지난 6월 19일 오후, 춘천 베어스호텔 소양홀에서 “지역자립경제 구축을 위한 강원도 지역통화 유통방안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강원도가 주최․주관하고, 최문순 강원도지사, 도의회 의원, 사회적경제 임직원, 시민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공청회는 지역통화 유통사업 도입과 효율적인 운영방안 마련을 위해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교류하고, 도민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지역통화란, 지역 내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이용하여 이웃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더 잘 살고, 공동체의식을 회복할 수 있는 통화 제도를 말합니다. 지역사회는 지역자금의 무분별한 역외유출을 억제하여 지역 자립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은 거주지 인근의 가맹점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물품과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최문순 지사는 “수도권과 인접한 도의 특성 상 매년 4조원가량에 이르는 지역자본이 역외유출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 지역 내 재투자를 위해 지역통화 유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승호 도 사회적경제 과장의 사회로 시작된 1부에서는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박상현 은평품앗이 운영위원은 가상의 지역 화폐 ‘문’을 가지고 품(서비스, 재능)과 물품을 온·오프라인에서 교환하는 ‘은평 e품앗이’를 사례로 소개하며, “지역화폐가 현물경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지역 안에서 선순환경제를 형성하고 e품앗이를 통해 이웃과 직접 만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주체들을 네트워크화 한 연대조직과 연구기관 및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의 부재로 정보교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전국 지역화폐운동의 한계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도시와 농산촌, 어촌이 결합해 있는 강원도는 이러한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를 위한 지역화폐운동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날 도가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한 영국의 브리스톨파운드(BP)가 소개되면서 많은 참석자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2012년, 낙후지역이었던 브리스톨 시에 처음 도입된 브리스톨파운드는 시 정부의 주도와 주민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 독자화폐로, 지역상권 활성화뿐만 아니라 도시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문진수 한국사회적금융연구원장은 브리스톨파운드 역시 아직은 검증단계에 있다며, 지역통화 도입을 위해서는 법률규제, 안전성, 화폐 매개수단 및 지속 가능성 등을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2부에서는 강보애 과천품앗이 운영위원 대표, 한재천 춘천녹색화폐 대표, 김선기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상임이사, 하성주 성남누리 대표, 지경배 강원발전연구원 일자리․사회적경제센터장, 신진섭 사회적기업 (주)이장 대표가 차례로 나서 토론을 펼쳤습니다.
토론자들은 강원도 지역통화의 올바른 유통을 위해서는 실제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바탕이 되어 지방정부가 도와주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한재천 춘천녹색화폐 대표는 ‘지역본위, 지역순환성, 주민 상호연대’ 등을 강원지역화폐에 담아야 할 가치로 손꼽았으며, 신진섭 사회적기업 (주)이장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접촉하는 다양한 경제활동 영역의 기업들이 상호 교류하고 연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때 지역화폐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청회에 참석한 관련인들 역시 이 부분과 관련하여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지역통화 유통사업이 도정사업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통화에 대한 접근 관점이 혼재되어 있는 도내 상황을 문제점으로 꼬집기도 했습니다. 민과 관, 사회적경제 대 지역경제… 이들 사이에서 지역통화 활성화에 대한 관점과 방향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초점을 잃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역 각자의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민관이 협력하여, 방식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화폐발행 비용 문제, 시스템 구축 방안, 정기적인 공청회 개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남아 있지만, 단계적인 추진을 필요로 하는 지역통화 유통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공청회였습니다.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내년도 시스템 구축에 이어 2016년부터 적합 시군 1∼2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라는 강원도 지역화폐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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