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주거복지, 빛나는 10년史 ①
○ 함께 하는 분 : 임형석 강원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유명원 강원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배재국 유한회사 두레건축 대표이사
윤성훈 강원광역자활센터 기획개발부 과장
○ 때와 곳 : 2021년 7월 20일 오후 1시 강원광역자활센터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우리 사회에서 편안히 몸 누일 작은 보금자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지난 10년간 달려온 강원도 내 주거복지 자활기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의미 있는 해를 맞이한 강원도 주거복지는 지난 7월 2일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in 광주’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 포상을 수상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배재국 유한회사 두레건축 대표이사는 개인으로 산업포장을 수상했고, 강원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은 단체로서 대통령표창을 받아 임형석 이사장이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변혁과 도약의 10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강원도 주거복지의 위상을 높이고 기쁨을 나누는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는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땀 흘려 온 주거복지人들과 이들을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운 지원조직 실무자와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지난했던 강원 주거복지의 과정들과 향후 비전을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인생의 행복으로 꼽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려움에 놓인 소외계층의 보다 나은 주거권을 위해 집이라는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들을 만나봅니다.
그럼, <강원 주거복지, 빛나는 10년史> 첫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해당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코로나19 안전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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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부탁드립니다.
임형석)
주거복지 자활기업을 한 지 20년 정도 됐네요. 故제정구 의원 같은 빈민운동 1세대 분들이 닦은 길의 후발주자죠. ‘주거복지’란 말은 2009년 5월 국토교통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주거복지협회’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됐어요. 물론 그 이전부터 주거권 운동가나 우리 같은 주거복지 자활기업들은 ‘집수리’ 대신 집수리의 복지니까 ‘주거복지’라고 해야 한다는 논의는 계속 있었죠. 2011년 정도에 자활기업들도 집수리 공동체에서 주거복지 공동체로서 용어와 개념 자체를 바꾸었고요.
춘천시 제1호 자활기업 ‘새희망건축’도 집수리 공동체로 출발했던 자활기업이에요. 200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데, ‘강원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이하 강원주거복지사협)’도 같이 대표를 맡고 있어요. 강릉의 두레건축 같이 주거와 관련된 자활기업 13곳이 모여 강원도 1호 광역자활기업을 만들고, 2018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조직전환을 한 게 이번에 단체로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강원주거복지사협이죠.
유명원)
강원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실무를 맡고 있어요. 2017년 4월에 입사했으니 벌써 5년 차네요. 막연하게 생각했던 ‘주거복지’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협소했는지 깨닫고, 스스로의 역량을 채우기 위해 달려온 시간이에요.
강원주거복지사협은 강원도 여러 지역에 나눠져 있는 자활기업을 조합사로 하는 기업이라 사무 외에도 조합사 간 네트워크 활동이 무척 중요해요. 바라는 모델은 각 조합사마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있고, 그 실무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거나 논의를 갖는 것인데, 아직은 네트워크에 대해 이해하는 실무자가 있고, 이 사람들이 오래 남아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예요. 강원주거복지사협은 사람을 만나 교감하는 게 정말 중요해서 조합사 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나 전체 조합사가 모일 수 있는 워크숍 등도 매년 운영했는데, 코로나19로 2년 정도 대면 활동이 멈춰있는 상황도 많이 안타까워요.
윤성훈)
강원광역자활센터 윤성훈 과장입니다.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센터에 입사한 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은 병아리예요. 제가 사회적경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강원연구원 재직 시절 탄광지역 주민창업 지원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예요. 강원광역자활센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활기업도 사회적경제의 한 분야겠구나’ 했는데, 좀 다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사회적경제 분야 안에서도 진정성이 강하고, 남다른 가치를 오랫동안 잘 이어오고 있다고 여겨요.
아직 부족한 역량이지만, 기업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어떻게 하면 자활사업이, 우리 자활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열심히 고민하고 있어요.
임형석)
자활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업무에 놓인 실무자다 보니 기업들과 접촉할 일이 가장 많고, 실제로 도움도 많이 받고 있어요. 항상 고맙고 든든하죠.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자활기업협회가 준비한 ‘자활기업 활성화 공로자 추천 및 감사패 전달식’에서 윤상훈 과장이 감사패를 받았어요. 자활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 열심히 지원하고 노력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이죠.
윤성훈)
강원광역자활센터에 입사해 자활기업 지원을 맡은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천해 주신 것만도 감사했는데, 한국자활기업협회의 감사패까지 받게 돼 실무자로서 너무 영광이었어요. 사실 기업지원 업무를 맡으면서 ‘내가 하는 것들이 자활기업 대표님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을까?’ 스스로 묻고 했어요. 받은 감사패만큼 스스로의 고민과 걱정이 늘어난 듯도 하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자활기업의 발전을 위해 도움 드려야겠다는 마음이에요.
배재국)
강릉에서 ‘두레건축’이라는 자활기업 대표를 맡고 있고, 벌써 올해 12년 차를 맞았네요. 두레건축은 2002년 자활사업단으로 시작해서 2007년 자활기업으로 나왔고, 바로 다음 해인 2008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어요. 사회적기업 인증 초창기라 양적 팽창은 이뤄지는데, 제대로 정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업이 부도 위기에 놓였을 때 대표를 맡게 됐어요. 직전 해에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은 기업의 폐업이 부담스러웠을 지역자활센터와 두레건축을 운영해오던 후배의 제안을 받았고, 공공자원이 투입된 가치 있는 기업이 지역에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 맡게 됐어요.
그때부터 두레건축을 정상화하고, 임형석 대표님과도 인연을 맺고 강원주거복지사협 조합원사도 해 온 거죠. 10년 정도 되니까 지역에서 역할이 생기더라고요. 자활기업으로도 오래됐지만, 지역에서 사회적기업으로도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보니 사회적경제 분야로 활동이 좀 많아졌어요. 주거복지 영역에서는 워낙 임형석 대표님이 잘 끌어주시니까 이끄는 방향으로 열렬히 따라가고 있는 편이고요. 현재는 사회적경제 관련해서 ‘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거버넌스 조직인 ‘강원도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 ‘(사)강원사회적경제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요.
2.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 포상을 받았는데?
임형석)
강원주거복지사협은 단체로서 대통령표창을 받았어요. 주거복지 영역에 오래 몸담고 있다 보니 개인으로도 상을 여럿 받았는데, 개인이 받는 어떤 상보다도 단체가 받는 게 좀 더 기쁘더라고요. 이번 시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유일한 자활기업이라는 점도 영광이고요. 배재국 대표는 개인 표창으로 산업포장을 수훈했어요. 포장은 나라에서 주는 포상 가운데 으뜸가는 훈장 다음 훈격이니 정말 큰 상을 받은 거예요.
배재국)
사실 상 복이 없는 편이에요. 12년을 해오면서 기업으로 추천도 많이 됐었는데, 매번 안 됐었거든요. 올해도 당연히 기업으로 추천될 걸로 예상했는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랑 강원광역자활센터에서 개인 추천에 강한 의지를 표하시더라고요. 갸우뚱했는데, 시상식 며칠 전에 수상자이니 참석이 가능하냐는 연락이 왔어요. 그때까지도 무슨 상인지 몰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높은 거더라고요. 왜 이렇게 됐나 보니까 공적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포장을 수훈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추천된 분들 중에 10년이 넘은 사람이 나밖에 없어나 보다 했어요.
유명원)
배재국 대표님이 이번에 받으셔서 속이 다 후련해요. 개인적으로는 강원주거복지사협이 받은 것보다도 더 기뻐요. 주거복지 관련해서 기획재정부 사회적경제 박람회 외에 국토교통부나 보건복지부로도 표창이 쭉 있어요. 매번 공적조서 작성해서 배재국 대표님 추천을 열심히 하는데 계속 떨어졌었거든요. 이번 수훈 덕분에 마음의 부채가 좀 덜어졌어요.
배재국)
더 큰 영광인 게 사회적경제 분야로 강원도에서 훈·포장을 받은 게 처음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자활 영역에서 훈·포장을 받은 것도 전국적으로 제가 두 번째인 걸로 알고 있어요. 앞으로 매년 자활기업에서 훈·포장이 나올 텐데,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해요.
임형석)
배재국 대표한테 축하 전화를 하면서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내가 상을 몇 번을 받았는데 한 번에 나를 넘어섰다고요. 하하하. 부도 위기의 기업을 정상화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올려놓기까지, 그 극복 과정을 봤고 쉽지 않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어요. 다른 기업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고요.
배재국)
너무 큰 상을 받아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나 하는 마음의 부담도 있어요. 그래도 지난 10여 년간 애써온 것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니까 기분 좋고, 좀 더 잘 해보자 싶은 생각이에요. 이제 같은 분야에서는 포장 이하의 상은 못 받는다더라고요. 국무총리표창, 대통령표창 이렇게 올라가면 좋은데 건너뛰고 받다 보니 이력서에 한 줄만 쓸 수 있게 됐어요. 여러 줄 쓰고 싶은데 말이죠.
윤성훈)
공적조서 쓰면서 ‘상 받으셨으면 좋겠다’ 했던 실무자로서 두 분이 이런 농담을 주고받으시는 게 참 좋네요. 다들 현장에서 열심히 하면서 성과를 올리신 게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에요.
주거복지 사업 자체가 매년 성장세를 가져가고 있어요, 매출적인 부분에서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거복지를 수행하셨고, 10년 동안 일궈놓은 것들이 굉장히 큰 성과다 싶어서 그 부분들이 잘 드러나길 바라면서 정리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제 일처럼 기뻐요.
윤명원)
실무자로서 한 줄 더 쓸 수 있게 된 게 특히 좋아요. ‘그게 뭐 별거냐’ 할 수 있지만 중요해요.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가, 우리 대표가 상을 받는 게 굉장한 보람과 자부심이거든요. 기업에 대한 자긍심이 기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 구성원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이에요. 딱 힘이 되면서, 의미 있는 지점이 되고요.
임형석 대표님이 2018년에 보건복지부 ‘제10대 자활명장’으로 선정됐을 때도 그랬어요. 주거복지 전문가로서 강원도 내에서 정책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공헌하신 바가 크시잖아요. 전국에서 매년 한 명씩 선정하는데, 오랫동안 강원도 주거복지 발전에 애쓰신 데 대해 박수 받으면서 자활명장이 되셨죠.
임형석)
2002년부터 주거복지 쪽 일을 해왔는데, 저처럼 오래 한 사람이 많지 않아요. 초기에 함께 했던 분들은 모두 세대교체가 됐고, 어느새 보니 제가 꼭대기에 있더라고요. 능력으로 꼭대기면 좋은데 나이로 꼭대기더라고요, 하하하. ‘이제는 내가 손을 좀 놔야 되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는데, 아마 광역자활기업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광역자활기업에서 역할 해야 하는 위치가 아니었다면 손을 놨을 가능성이 높아요. 광역이라는 새로운 흐름, 두 개의 기업을 같이 움직여야 하는 데에서 오는 새로운 추동들이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하지 않았나 해요.
- 대단한 사람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한 분야에 몰입한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강원 주거복지 10년이 도래한 해에
맞이한 의미 있는 수상을 축하하며
이어지는 2부에서는
주거복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
향후 비전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그럼, 8월 중 블로그를 통해
업로드되는 2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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