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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체험리뷰

【푼푼씨, 사회적경제에 빠지다】마을과 청년을 만나다!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3. 11. 25.


chapter 14. 푼푼씨, 마을과 청년을 만나다!


Q. 푼푼씨, 오늘은 어디에 다녀왔나요?

A. 오늘은 마을과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Q. 마을과 청년이요?

A.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효자동 마을에 다녀왔거든요. 함께 해요!




마을 :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또는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


층간소음으로 툭하면 싸움이 일고 주차 문제로 아침마다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이는 이웃들. 서로의 집을 놀러 다니기는커녕, 어디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마을”이란 단어는 참 낯설고 생경하게 다가옵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활기와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마을과 현관문을 꽁꽁 걸어 잠근 채, 소통의 단절을 이루고 있는 도시의 마을에서 “우리” 혹은 “공동체”의 개념을 찾기란 퍽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 효자1동 낭만골목의 전경


이렇게 침체된 마을을 살리고 잃어버린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얼마 전, 그 작은 움직임과 값진 노력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마을주민들과 함께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낭만골목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춘천시문화재단과 청년사회적기업 동네방네가 주최한 ‘난상토론 마을 집담회-청년, 마을을 말하다’입니다.


▶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이란?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문화소외지역(임대아파트, 서민단독주택밀집지역, 농산어촌 등) 주민이 예술을 통해 나와 이웃을 재발견하고, 행복 넘치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단체를 지원합니다.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참여한 분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활동 주체가 되어 예술가이자, 기획자이자, 활동가로 이웃과 교류하고 마을의 건강과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생활문화공동체가 만들고 싶은 마을


하나, 나와 이웃이 주민이 되는 마을

주민이 직접 기획자이자, 예술가이자, 향유자가 됩니다.


둘, 이웃과 같이 걷는 마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결과적으로 보이는 작품의 질보다 활동과정에서

형성되는 이웃과의 따뜻한 소통과 교류를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셋, 연대하고 협동하는 마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동하는 생활문화공동체가 만들어집니다.


넷,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마을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으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듭니다.



출처 :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http://livingcultures.tistory.com/)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효자1동 마을은, 개발로 인해 구 도심으로 전락해버린 곳인데요, 2년째 이어가고 있는 사업을 통해 생기있고 활력있는 마을로 변신하고 있는 중입니다. 푼푼씨도 길을 가다 아기자기한 벽화에 이끌려 무심코 발길을 들여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그려진 벽화들과 재미난 예술작품들, 그리고 집집마다 예쁘게 꾸민 우체통 등, 볼거리가 많은 마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을 놀이터에서부터 들려오는 아이들의 생생한 웃음소리가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어요. 



이번 집담회는 창작공간 아르숲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르숲은 효자동에 위치한 춘천시문화재단의 유휴공간으로, 지역예술인들의 전시공간과 시민들과의 소통공간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곳입니다(이번 집담회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http://artsoup.cccf.or.kr 에서 소식을 접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난상토론 마을 집담회-청년, 마을을 말하다’는 효자1동 마을의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와 청년 활동가들, 그리고 앞선 경험을 갖고 있는 선배 활동가들의 경험을 듣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토론회. 늦은 시간과 급작스레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과 마을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집담회는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청년, 마을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2부에서는 “청년, 마을을 바라보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이번 행사의 진행자이기도 한 춘천시문화재단의 강승진 팀장님이 춘천시문화재단이 어떻게 마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주셨습니다. 2008년에 출범한 춘천시문화재단은, 예술가들과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면서 지역에 재원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고, 사람을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을 키우고 일자리와 사회경제를 만든다는 관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청년과 마을을 매칭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위 사업의 시작이었다고 하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마을이 학교다” 였습니다. 가만히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었습니다. 해질녘까지 함께 뛰놀던 친구들, 맛있는 것과 좋은 것을 함께 나누던 이웃 등, 우리가 잊어버리고 또 잃어버리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다음으로 청년 활동가들이 효자1동 마을에서 활동하며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점들과 고민들, 그리고 그 속에서 배운 것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를 생각하기만도 벅찬 요즘, ‘나’뿐만 아니라 ‘마을’, 그리고 ‘지역’까지 생각하는, 그리고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실천하고 있는 지역의 청년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통이 단절된 사회 속에서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는 활동가들! 이들의 목소리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닿아 작은 울림을 만들어 내길 바랍니다. 



끝으로, 지금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리에 참석한 많은 분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갔는데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말들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권순석

“청년은 혼자서 설 수 없는, 그래서 홀로 서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존재들이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마을이란 기성세대와의 만남과 충돌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마을에 천 명이 살고 있다면 단순한 하나의 공동체가 아니라, 천개의 사건과 천개의 생각, 인생이 있는 곳, 그곳이 마을이다.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갖고, 청년들이 마을을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 농촌기획자 박종범

"활동가 스스로가 자신의 방향과 철학을 알아야 마을활동에 더욱 의미를 갖고 임할 수 있다. '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가치정립이 확실히되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으며 어려움이 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욕심을 버리고, 일단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의미부여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전념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 유알아트 대표 김영현

'청년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부딪침이 있는 시기이다. 내가 아는 것 외의 다양한 가치와 판단기준을 적용하여 환경을 바라보고, 삶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보'보다는 그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과 이유를 다 가질 순 없지만, 최소한 자신만의 이유와 철학, 가치관을 가지고 움직였으면 좋겠다."





재단의 입장에서, 활동가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미 지역사회에서 그러한 활동을 펼쳐왔고 펼치고 있는 선배 활동가의 입장에서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이 품고 있는 가치와 지역, 그리고 청년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이기도 했고요. 효자1동 낭만골목 사업은 앞으로도 쭉 계속 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휴일엔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들과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을 산책해 볼까 합니다. 잊고 있었던 재미난 풍경, 따뜻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들 마을과 함께하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