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전하는 사회적기업 이야기 ①
함께 하는 분들 : 동네방네 Travel 조한솔 대표, 비틀에코협동조합 정하송 실장,
㈜더뉴히어로즈 이태성 대표
때와 곳 : 2014년 3월 20일 / 춘천 낭만시장 “궁금한 이층집”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2014년의 첫 공감토크는 ‘동네방네 Travel’의 조한솔 대표,
‘비틀에코협동조합’의 정하송 실장, ‘㈜더뉴히어로즈’의 이태성 대표와 함께 합니다.
공정여행하는 ‘동네방네 Travel’, 도심양봉하는 ‘비틀에코협동조합’,
친환경 옥수수양말을 개발하는 ‘㈜더뉴히어로즈’.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그들은
세상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입니다.
많은 고민을 담고 있지만 명쾌하고, 자유로웠지만 진지했던 청년들의 공감토크,
“청년들이 전하는 사회적기업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고민 또는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사회적기업 도전기
▲ 비틀에코협동조합 정하송 실장, (주)더뉴히어로즈 이태성 대표, 동네방네 Travel 조한솔 대표
이태성) 사실 저희가 사무실을 같이 사용해서 매일 얼굴은 보지만, 정작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거든요.(웃음) 그래서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걱정이네요.
조한솔) 이제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럼, 우선 독자들을 위해 저희 기업 소개부터 할까요.
정하송) 저희는 얼마 전에 협동조합으로 전환해서 ‘비틀에코협동조합’이라고 하고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동네방네’나 ‘콘삭스’도 같은 경우일 텐데, 2011년에 ‘청년 등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1기로 선정되면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곤충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잘 알게 된 경우인 것 같아요.
‘비틀에코’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자면, 강원대학교에 ‘비틀스’라는 곤충연구동아리가 있어요. 전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곤충연구동아리인데, 1993년에 만들어져서 벌써 20여 년이 되었죠. 20년이 넘게 동아리 사람들끼리 학술 연구도 하고 무료 전시회도 열고 있는데, 무료이기 때문에 곤충의 가치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저희의 취지가 오히려 덜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사실 곤충은 자연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지구에 사는 생물의 약 60%가 곤충이고, 우리가 먹고 있는 식물 식량의 대부분이 수분을 통해 자라는데, 이 수분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의 70% 또한 곤충이에요. 이러한 곤충의 가치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사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렇게 ‘비틀에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비틀에코 협동조합의 곤충 교육프로그램 활동 사진
곤충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교육이라고 생각해서 2011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약 3개월 간의 연구를 통해 독자적으로 곤충생태 전문교육 프로그램인 ‘우화스쿨’을 개발했습니다. 곤충이 번데기에서 탈피해서 성충이 되는 일을 ‘우화’라고 하거든요.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생태에 대해 제대로 배우기도 쉽지 않고, 학교에서의 교육이 알에서 번데기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우화스쿨이라는 새로운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성충이 되어가는 과정을 돕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은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 사업이 저희 생각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크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꿀벌입니다. 생태계 파괴로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의 양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벌도 살리고, 벌이 좋아하는 식물도 같이 키울 수 있는 ‘달짝지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휴공간인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 도심양봉을 함께 하는 건데요. 현재 강원대학교 자연대학 2호관 건물에 옥상정원을 조성하고 있고, 4월 13일에 오픈을 할 겁니다.
일단은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해서 박차를 가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현재 ‘비틀에코’에서는 교육사업과 옥상정원 도심양봉사업, 두 가지의 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태성) 저희 ‘콘삭스’는 옥수수섬유로 양말을 만들고 있습니다. 양말을 아이템으로 하게 된 이유는 저희 아버지께서 양말에 구멍이 나면 꿰매서 다시 신고 하시거든요. 그러면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양말이 귀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양말 한 켤레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 소중함이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아버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는데, 패션산업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하다 보니까 환경오염, 노동문제와 같은 굵직한 문제들이 그 안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양말의 소재를 친환경적인 걸로 바꿔보자고 생각하게 되었고, 옥수수섬유를 알게 되면서 옥수수양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주)콘삭스의 옥수수양말
그런데 요즘 이 옥수수양말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옥수수섬유를 쓰는 건 국내에 저희밖에 없거든요. 내구성이라든가 염색 때문에 품질 개선이 필요해서 공장을 자주 오가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주위에서는 “대기업에서도 포기한 일을 하느라고 왜 아등바등하냐.”고 하기도 하세요. 지금은 품질이 개선된 상태이기 하지만, 사실 옥수수양말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한 이후부터는 계속 힘이 들죠.(웃음)
그리고 먹는 걸로 양말을 만든다고 비판도 많이 받았어요. 먹는 걸로 장난친다고요. 사실 옥수수를 가지고 플라스틱이나 다른 걸 만드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은 옥수수로 만든 거라고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식량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그걸 전면으로 들고 나와서 식량 문제를 이야기하고, 하나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아프리카의 옥수수농장 짓는 일에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했냐.”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저는 사회적기업을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어떤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우회해서 피해가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해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그런 것들을 깨 나가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조한솔) 저는 공감토크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한 번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소개하자면, 저희 ‘동네방네’도 2011년에 시작을 했는데 이 두 팀처럼 고민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아요. 사회복지를 전공하던 대학생들끼리 모여서 사회적기업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여행이라는 아이템으로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여행 상품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키자.’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여행을 통해 지역에 유의미한 변화들을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서 고민 중이에요.
그래서 요새는 기존의 공정여행 사업을 유지하면서 또 다른 일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춘천 도심 주변에 방치된 여관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하는 젊은층을 수용할 계획입니다. 오늘부터 공사를 시작해서 5월 11일에 오픈을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5월 이후부터는 카페 ‘궁금한 이층집’과 게스트하우스, 이 두 공간을 여행이라는 상품과 접목시켜서 여기서 나오는 수입을 통해 지역 경제와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작업들을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단순히 여행 상품을 가지고 어필했다면 지금은 좀 더 나아가 지역 문제와 여행을 결합시킨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려고 해요.
소개하다 보니 요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까지 이야기하게 됐네요. ‘콘삭스’ 근황도 좀 이야기해 주세요.
이태성) 이틀 정도 되었는데, ‘콘삭스’가 대형마트 52개 매장에 입점을 하게 되었어요. 판매 결과에 따라 여름쯤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양말을 이용해서 인형을 만드는 ‘월드쉐어’와 홍보를 같이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대형마트에는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가격대가 있잖아요. 거기에 맞추다 보니 대형마트에서는 기존 판매가의 절반가격으로 옥수수양말을 판매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면 ‘콘삭스’를 아시는 분들은 “로고는 같은데 가격이 왜 다르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어서 입점하는 동시에 브랜드 리뉴얼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졌어요. 그래서 지금 국내 프리미엄 시장이나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작품을 담은 양말을 만든 적이 있는데, 젊은 친구들한테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래서 그 후속작이 다음 주에 출시될 예정이고요.
때로는 경쟁자처럼, 때로는 동지처럼…
토크 도우미) 세 팀이 한 공간을 사용하면서 같이 있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정하송) 아무래도 도움이 되죠. 각 팀이 각자의 사무실을 가지고 사업을 했다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업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그런 건 아니지만, 2011년부터 지금까지 같이 하고 있다는 것, 거기서 오는 동지애 같은 파트너십이 있죠. 힘들면 같이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도 함께 나누면서 일을 하다 보니깐 그런 면에서 많은 도움이 돼요.
조한솔) 서로 경쟁이 되기도 하죠.(웃음)
정하송) 맞아요. 그런 얘길 많이 했죠. 세 팀이 같이 출발해서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사업적으로 먼저 앞서가고 있는 것 같으면 ‘나도 열심히 뛰어가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리고 중요한 건 그런 좋은 기회들이 서로에게 돌고 돌아서 한 사람만 계속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같이 가고 있다.”라는 거죠.
조한솔) 재밌어요. 사업이 다 다른데 고민하는 지점이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죠. 요새 하고 있는 고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콘삭스’가 리뉴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저희 ‘동네방네’도 지역에서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좀 더 세련되게 어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그리고 하나의 창업팀에서 기업화가 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까 업무 프로세스나 구성원 관리에 빈 부분이 많아서 이것 또한 고민이에요. 이런 고민들을 시기적으로 거의 비슷하게 하게 되고,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서로 물어보기도 하면서 같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청년이 전하는 사회적기업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4월 둘째 주,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됩니다.
두 번째 이야기도 함께 해 주세요.
<동네방네 Travel>
지역 여행을 통해 기존의 불공정하고 획일적인 여행을 배척하며,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행을 지향하는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입니다.
공정여행과 더불어 여행자를 위한 카페 ‘궁금한 이층집’,
춘천의 지역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 연락처 070-4190-5401
- 홈페이지 http://dnbntravel.com/
<비틀에코협동조합>
‘곤충과 사람, 자연과 도심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곤충의 가치를 알리고,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옥상정원과 도심양봉,
곤충 교육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 연락처 033-257-5331
- 홈페이지 http://www.beetleco.co.kr/
<(주)더뉴히어로즈>
우리를 위해, 환경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친환경 옥수수 양말 개발 및 판매를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환경을 보호하고,
수익금 일부는 옥수수 농장을 짓는 일에 기부하고 있는 착한 기업입니다.
- 연락처 033-252-7941
- 홈페이지 www.corns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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