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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쉼표와 물음표를 넘어 진정한 해답을 찾기 위해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12. 16.

 

쉼표와 물음표를 넘어 진정한 해답을 찾기 위해②

 

 

 

함께 하는 분들 : 복동아리영농조합법인 윤정렬 대표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 김윤정   
때와 곳 : 2015년 11월 17일 오후 8시 경 / 춘천 장학리 카페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 내 사회적경제조직이 중심이 된 ‘2018겨울올림픽 대비 사회적경제 우수상품 지원’ 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해 사회적경제 우수상품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는 복동아리영농조합법인 윤정렬 대표,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의 김윤정 교수와 함께합니다.

 

 

윤정렬 대표는 복동아리영농조합법인의 대표로서 우수상품 개발과 더불어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교육 및 컨설팅 등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며, 김윤정 교수는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의 조합원으로서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위해 지역 안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2018겨울올림픽 대비 사회적경제 우수상품 지원’ 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하면서 생각하게 된 좋은 컨설팅의 의미, 기업의 컨설팅 사례, 컨설턴트의 역할과 사회적경제 기업에 바라는 점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쉼표와 물음표를 넘어 진정한 해답을 찾기 위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토양을 바꾸는 힘

 

 

▲ 복동아리영농조합법인 윤정렬 대표

 

 

윤정렬)
기업에서 조직원들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든다면 시간이 2~3년 지난 뒤엔 그 제품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는 쪽에 예산 투입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상품을 컨설팅한 후에 제품의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에 사업 지원이 가능한지도 문제예요. 사업 지원이 안 된다면 사실상 컨설팅의 의미는 미미하거든요.


컨설팅 보고서에 따른 후속지원책이 만들어져야 큰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사회적경제 기업 간 비슷한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각 기업도 고민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를 가져야 하는데 그러한 점 없이 엇비슷한 제품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다른 기업의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블루베리라도 고성의 블루베리와 정선의 블루베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에 지역적 특성과 스토리를 결부해 지역만의 고유하고도 우수한 제품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업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고민했을 때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점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봅니다.

 

 

▲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 김윤정

 

 

김윤정)
좋은 말씀입니다. 결국은 답이 항상 원점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원점이란 것은 문제의 근원, 바로 토양을 바꾸는 것입니다. 지원함으로써 단순히 결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본질적인 면, 땅을 기름지게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씨를 많이 뿌려도 결국 기름지지 않은 척박한 땅,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메마른 땅에선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것처럼 소수가 정말 강하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면 시장경제와 다를 바가 없겠죠.


사회적경제가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이 풀뿌리 같아도 서로 연대하며 함께 클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다수가 함께 얽혀가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힘인데 그러려면 일단 협력체계가 투명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지원의 주체가 폐쇄적으로 움직이면 본질적인 문제가 날카롭게 지적될 수 없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실제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든 정부기관이든 어느 주체든 간에 정말로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위한 진정성이 있다면 결과지향이 아닌 좀 더 큰 힘으로 지원하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논의들이 전제돼야만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각각이 잘할 수 있는 특화된 지원이 어우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지원하는 주체 또한 본연의 역량이나 경험, 가진 노하우가 다르고 영역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지원사업은 가장 기본적으로 논의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인데요. 단추를 끼는 것부터 점검된다면 사회적경제가 단단히 뿌리내리고 발전하는 데 있어 시간을 좀 더 당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진정한 연대를 위해

 

 

 

윤정렬)
좋은 말씀입니다. 또 하나 얘기하고 싶은 점이 기업들이 판매에 대한 고민이 적고, 스스로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는 역량들이 상당히 미약한 편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공공구매 등 여러 방법으로 사회적인 도움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에 앞서 기업에서 스스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나의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정착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의 내부로 가면 각 기업이 서로의 경쟁자가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업에 비슷한 상품이 있으면 서로 경쟁자가 되고, 지원책이 만들어진다 해도 한 기업이 지원받으면 다른 한 기업은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또한 경쟁 구도가 생깁니다. 예산의 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처럼 서로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을 갖고 대립하는 것 또한 사회적경제 기업이 연대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품의 기술적 노하우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서로 각 기업이 경쟁 관계에 있으니 서로 좋은 점을 알려주고 아울러 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점이 많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연대와 협동을 강조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실제 현장에 가면 서로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높은 지향점으로 함께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서로 마음을 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같이 가려면 멀리, 크게 봐야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가진 작은 자원으로 작은 시장규모에서만 경쟁하려 한다면 발전하기 힘들겠죠. 넓은 시장경제 속에서 잘하는 기업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 속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서로 힘을 합쳐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견고한 장벽을 뚫기 더욱 힘들지 않을까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김윤정)
공감합니다. 같은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경쟁의 의미가 아닌 서로 다른 자원들을 공유하는 개념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이번에 담당한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은 복사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다른 장애인작업장에서 벤치마킹해 복사지를 만드는 업체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여기서 다른 사업장을 경쟁업체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는 생각을 달리해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이 가진 다른 경쟁력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화장지와 복사지를 굉장히 잘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이번에 제안한 마케팅 콘셉트가 똑똑한 소비자를 만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화장지와 복사지가 고급스러울 필요가 있을까, 고집스러우면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대한 정직한 재료로 매우 좋은 펄프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겁니다. 물론 좋은 재료로 만들어 많은 수익이 남는 구조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이 하지 않는 고집스러움으로 좋은 재료를 고수해 만드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준다면 무척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무조건 제품을 많이 구매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 거꾸로 생각해 안티마케팅도 제안해 봤습니다. 복사지는 양면 사용할 수 있으며 한 장이면 두 장처럼, 두 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면서 한 장 쓰지 말고 양면으로 똑똑하게 아껴 쓸 수 있는 복사지라는 점을 강조하는 겁니다.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이 지향하는 환경보호라는 가치에 어긋나지 않게끔 정직하게 만들겠다는 기업의 본질적인 이념을 떳떳하게 내세워 마케팅에 활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더불어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이니 사주세요.”라고 하는 게 아닌, 장애인도 이 사회의 건강한 한 구성원으로서 더 어려운 이웃에 기부할 수 있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기부사업도 제안했습니다. 장애인들이 몸이 불편함에도 분명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가진 역량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월급의 단 1%씩이라도 기부한다면 작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무조건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벗어야만 장애인 생산품이라 그 품질이 일반 제품보다 질이 낮을 것이란 편견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작업부터 해나가야만 제품이 정상적인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공공시장 안에서 점유율 1위 업체이지만, 이 안에 갇혀있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좀 더 역량을 키운다면 일반 시장에 떳떳하게 나갈 수 있는 숨구멍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눈에 보이는 제품은 화장지나 복사지지만 그 안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이나 조직이 가진 자원을 살펴봤을 때 ERP 시스템(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의 약자로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해주며 기업에서 발생하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거나 새로운 정보의 생성 등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라든가 업무처리 사무시스템을 매우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도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이 가진 큰 강점이었습니다. 기업 안에서 내부 인트라넷 업무 시스템을 따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정말 잘 짜여있어 이 시스템 자체를 판매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IT산업에 진출한다면 분명 수요가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기업 측에서도 약간 그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기업들도 이런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다른 기업에서도 지원사업을 하거나 하다못해 보고서 작업을 한다고 해도 문서양식이 각기 다르고 직원마다 사무 업무의 숙련도가 달라 능률에 많은 차이가 나는데 업무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사들여 이러한 문제를 이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상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업무에 도입한다면 무척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테고요.


ERP 시스템도 기업에서 내부적으로 많이 고생해 만들었는데 이 물류관리 시스템이 정말 편리하고 복합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물류관리가 필요한 다른 업체들에게 이런 콘텐츠, 이런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하나의 상품으로서 수익모델로 가져가는 게 어떤지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상품화해 또 다른 수익 성장모델로 가져갈 수 있다면 화장지와 복사지가 시장의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설사 상황이 열악해진다 하더라도 어려움을 뒷받침해 계속 고용을 유지하는 형태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처럼 어떤 조직이든 보물 같은 역량과 강점들이 늘 숨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잘 발견하고 이끌어내는 것 또한 컨설턴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 또한 지금껏 자신들이 해온 일들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자신감을 가져야만 컨설턴트가 숨은 역량과 강점을 끌어냈을 때 그 힘을 믿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윤정렬)
좋은 말씀입니다. 업무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사회적경제 기업들에 운영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운영관리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컴퓨터에 숫자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정리되도록 한다면 격무에 쫓기는 기업 측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1년에 두 번씩 현장점검을 하는데 이러한 운영 프로그램으로 매출액 등이 자동으로 집계되고, 고용인원이 수시로 어떻게 변하는지 정리된다면 실무자의 시간 소비도 훨씬 줄일 수 있어 기업의 운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하신 기업 간 연대에 있어서는 현재 기업들이 연대의 필요성을 서서히 느끼고 있습니다. 차류와 떡류, 만두류 등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끼리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찾는 등 점차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좀 더 단단한 연대와 협동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윤정렬)
기업을 컨설팅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이런 점이 우리의 능력으로 잘 안 되니 이 점을 도와주세요.” 했을 때 그에 적합한 도움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컨설턴트로서 너무 막연한 안을 뭉뚱그려서 제시하고 광범위하게 방향성만 일러주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원하는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제안하는 컨설팅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물을 먹는 방법이라 했을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1, 2, 3, 4의 방법 중에서 본인들이 검토해 가장 편한 방법을 제시해주길 기업 측에선 바랍니다. 그런 세세한 컨설팅을 원하는데 어느 정도 이러한 요구에 맞춰줘야만 한다고 봅니다. 기업에서 당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다양한 안을 제시할 수 있는 컨설팅이 됐으면 하고요.

 
또 하나는 눈높이 컨설팅이 됐으면 합니다.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기업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건 사실 한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포장지를 새로 업그레이드하라는 컨설팅을 했을 때 기업 측에선 비용의 문제를 들어 어렵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계가 노후화돼 제품의 모양이 정돈돼 보이지 않으니 기계를 교체하라는 컨설팅을 했을 때도 새로운 기계를 사들여 교체할 비용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할 수도 있고요. 이럴 때 그 눈높이에 맞는, 기업의 현재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컨설팅이 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컨설팅을 제안하면 기업의 입장에선 무척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현실은 50m 정도 뛸 계획을 하고 있는데, 당장 1km를 뛰라고 등을 떠미는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이처럼 현실에 맞지 않는 컨설팅을 했을 때 기업과 컨설턴트 모두 힘들어지고, 컨설팅을 받아봤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기업의 불평이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맞춤형 컨설팅,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점을 충족시켜 주는 컨설팅, 쉽게 검토하고 기업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컨설팅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 자체도 노력을 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 사회적경제 기업이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아픔을 겪은 뒤 그 어려움을 깨치고 나오지 않고 외부에 의존하려고만 한다면 궁극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봅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바탕 위에서 외부의 컨설팅도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래야만 기업이 성장하는 데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처음처럼_ 가치를 품다

 

 

 

 

김윤정)
공감합니다. 저는 기업을 컨설팅하면서 기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가졌던 본질적인 가치를 잊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업별로 10가지 정도 질문을 내드리고 즉석에서 써보시도록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어느 정도 나 스스로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왜 이 사업을 하고 있으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이고, 궁극적으로 어떤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지,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현실에서 항상 문제들이 산재해 있고 해야 할 일이 계속 들이닥치면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데 급급하느라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처음의 가치와 생각에 대해 잊어버리는 오류가 종종 생깁니다.


기업도 어느 순간이 되면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처음에 어떤 좋은 뜻을 가지고 시작했던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히면서 해결에 집중하고 무언가 만들어내고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결국 내가 왜 이걸 하는지에 대한 끈을 잠시 잃어버리게 됩니다.


결국, 내가 내 제품으로 인정받고 승부를 걸겠다는 건 그 본질이 제품에 잘 투영되어 있는가가 기본적인 관건이라고 봅니다.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느껴진다면 할 말 없지만, 저 개인적으로 믿는 것 중 하나가 좋은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알아보는 눈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애지중지 잘 만들어진 제품은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티가 나는 법입니다. 하다못해 사과 한 알을 사더라도 이 사과를 농사지은 분이 이 하나하나가 정말 자식 같아 수건으로 한 번이라도 닦아내놓으면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남다르게 고운 빛깔이 사람의 마음을 이끌게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아무리 평범한 상품이라 해도 내 자식같이 여기고 내 혼과 마음을 담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면 그 제품에 최선의 공을 들여야 하고,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야말로 치열한 시장경제에서 성공으로 통하는 가장 훌륭한 문이 되리라고 봅니다. 


저는 이번에 그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시라는 의미에서 질문을 드리고 답을 듣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컨설팅하는 의미 자체가 애초에 시작한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아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적게나마 도움이 되는 컨설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서로 같은 방향을 보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런 작업을 통해 제 나름의 컨설팅의 기준을 세우기도 했고요.


지난주에 두레38이북영농조합법인에서 전체 워크숍을 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 자리를 통해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지 논의하고,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하셔서 제가 컨설팅 한 내용과 소셜 미션에 대한 교육을 준비해 워크숍에서 교육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그때 제가 말씀드린 것 중 하나가 “컨설턴트, 너무 믿지 마세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면 컨설팅 자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적은 편입니다. 컨설턴트가 컨설팅을 했는데 정말 욕심이 나서 이 기업에 몸담겠다, 하기 전에는 사실상 실질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없고, 이 얘기를 바꿔 말하면 여러분만큼, 기업의 구성원들만큼 그 누구도 절실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해보시면 어때요, 이런 방법이 있을 수 있어요, 이렇게 자기 선에서 자신의 경험치에서 제안하는 내용이 기업의 구성원들이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내용과 일치하기 힘들뿐더러 그 정도로 깊이 고민하는 컨설턴트를 만나기도 힘들고, 만일 만난다면 정말 행운인 거라고 봅니다.

 

 


 

제 생각으로는, 컨설팅을 이렇게 이해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컨설팅하는 사람들은 효자손이 있단 걸 알려주는 사람인 겁니다. 정확히는 내가 어딘가 몸이 가려운데 어디가 가려운질 모르겠고, 긁을 수도 없을 때 누가 내 등을 긁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괴롭게 가려움을 호소했을 때 컨설턴트는 어디가 가려운지 짚어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인 거죠. 이렇게 가려울 땐 이걸 쓰면 된다고 효자손이 있단 걸 알려주는 사람. 그다음엔 그 사람 없이 효자손이 아니라도 옆에 있는 다른 물건으로 긁을 수도 있을 거고요. 이처럼 컨설턴트란 이렇게 하면 더 시원하고, 이것 말고도 다른 방법도 있다더라, 다음엔 이렇게 해봐라, 하고 알려주는 사람이지 가려움증의 원인 자체를 해소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컨설팅에 대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느낌표를 찾는 과정에서의 디딤돌_ 컨설팅

 

 

 

 

윤정렬)
공감합니다. 우리 기업도 컨설팅 받을 때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사업으로 해보라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기업에서 할 여건이 안 되는데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턴트를 만나면 무척 당혹스러워지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는, 예를 들면 가려움을 해소하는 방법 중 효자손도 있고 자로 긁을 수도 있고, 혹은 운동 삼아 소나무에 가 등을 두드릴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컨설턴트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컨설턴트의 역할은 여러 가지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혹은 촉매제 역할을 할 뿐 나머지는 기업 구성원의 몫이라고 봅니다. 기업의 주인이 스스로 풀어나가야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지 그러한 과정에서 컨설턴트는 쉼표 하나 찍어드리고, 물음표 하나 달아드리는 역할을 할 뿐이죠. 그 문장 안에서 느낌표를 찾아내는 것은 기업 구성원이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김윤정)
좋은 말씀입니다. 컨설턴트는 들어주는 역할이지 말을 하는 역할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기업이든 문제도 그 안에 있고 해결의 실마리도 다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그 문제점과 실마리를 발견하는 과정까지를 도와드리고 흔들어드리는 것뿐, 기업 구성원 스스로 자신을 믿고 기업의 역량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윤정렬)
맞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들은 조금이나마 힘을 얻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찾아 나가게 되겠죠. 이러한 작업에 참여함으로 사회적경제 영역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컨설팅하는 입장에서도 그 기업이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분이 좋아 큰 힘을 얻게 되고요.

 

 

 

숨은 원석을 다듬어 빛나는 보석이 되기까지

 

 

 

 

김윤정)
저는 정말 온 힘을 다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에 몸담은 모든 분이 정말 잘 되셨으면 합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는 많은 분이 충분히 잘하실 만한 역량이 있는데 아직 그 역량이 발견되지 않고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존재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보잘것없고 약한 것이 아닌, 다듬어지지 않아서 숨겨진 원석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 들어 조금만 갈고 닦으면 정말 눈부시게 빛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분들의 가장 큰 무기가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내놔도 떳떳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빛나는 가치가 정말 저 안에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분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마을기업에 방문했다가 제가 오히려 힘을 얻은 경험도 있어요. 정말 이토록 열심히 사는 분들이 계시구나, 많이 느꼈습니다. 소박하고도 행복한 삶을 누리고, 그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잘 해나가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 스스로 오히려 많이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런 분들이 진짜 잘돼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그래서 앞으로 저도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번 컨설팅 작업은 이분들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정말 보람 있겠다, 스스로 성장할 좋은 기회가 되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보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윤정렬)
저 개인적으로 사회적경제 자체에 아픔이 배어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고, 서로 서툴다 보니 어렵고, 마음고생도 많이 하게 되고요. 그리고 늘 강조하지만, 매출 발생이 잘 안 되다 보니 운영하는 분들의 마음이 점점 더 답답해지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저 자신도 마음이 매우 아픕니다. 이러한 아픔을 제도 속에서 모두 아우르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이 아픔을 이해하는 분들이 서로 다독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매출에 대해서는 적정매출이 되어야만 기업이 운영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높은 매출에 대한 부담감은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함께 해나가는 활동 속에서 가치를 찾고 함께하는 울림 속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이외에 매출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가 된다면, 사회적경제 구성원들은 큰 수익을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단지 돈에 목적을 두는 분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단지 적절한 경제활동을 할 만한 수익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조차 힘들다는 점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정매출 선에서 목표 달성이 되면 함께 어울려 재밌게 나아가는 구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기업의 매출을 강요하지만, 기업에서도 매출을 올리는 게 쉽지 않고 현실적인 문제가 분명 있어요. 너무 돈에 집착하지 말고 함께 아울러 가는 구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국,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보다 사람을 우선으로 한, 행복하고도 재밌게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속에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생활을 누리며 그 구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게 사회적경제의 가치인데 그 이상의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점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물론 아픔이 많은 만큼 이러한 과정을 지나고 나면 보람도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강원도를 포함해 전국의 사회적경제 영역에 몸담은 분들이 더욱더 힘내셨으면 좋겠고요.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좀 더 행복하고 보람찬 생활을 누리셨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 사회적경제 영역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사회적경제 기업의 역량 강화와 우수상품 개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척 바쁘신데도 귀한 시간 내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컨설팅 작업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강원도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량 강화와 우수상품 개발,
사회적경제 기업 간 연대와 협동 정신의 강화를 위해 힘써주시기 바라며,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협동조합 교육과나눔>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상담, 교육, 컨설팅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조합원 20여 명이 뜻을 같이한 교육 협동조합입니다. 교수, 연구원, 기업 대표, 활동가 등 사회적경제 조직의
건강한 성장을 바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의 교육영역에서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주    소 : 춘천시 국사봉길 12 9호
- 연 락 처 : 010-2750-8190

 

 

<복동아리영농조합법인>
2011년부터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농산물 가공과 농촌관광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척시 제1호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운영 중입니다. 수수조청과 수수차, 잡곡과자를 만들고 있으며 복동아리 체험관에서 수수엿 체험을 비롯한 건강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2013년부터 솔밭 미니캠프장을 함께 운영해 자연 속의 쉼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주    소 :  삼척시 가곡면 가곡천로 681-13
- 연 락 처 :  033-572-7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