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I가 궁금해? 우수기업 이야기를 들어봐! ②
○ 함께 하는 분 :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
○ 때와 곳 : 2022년 3월 25일,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최근 기관과 기업 전반에 거쳐 사회적가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며, 평가 방식에 따라 각자 나름의 사회적가치 창출 역량이 측정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 하에 양적 성장을 이뤄 온 사회적경제 영역도 사회적가치 측정과 평가를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개발한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가치지표(SVI, 이하 SVI)는 개별 기업에 대해 사회적가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14개 세부 측정 지표로 구성되어 있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매년 SVI에 따른 평가를 진행해 우수기업을 발굴·포상하거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는 올해 발표된 2021년 사회적가치 측정 결과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강원도 기업들(▲영월, 한국자재산업㈜ ▲춘천, 협동조합 판 ▲춘천,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원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중 2곳과 함께 SVI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업의 사례와 더불어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사항이나 어려움 등도 함께 살펴봅니다.
그럼, <SVI가 궁금해? 우수기업 이야기를 들어봐!>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란? 사회적경제기업이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조직운영을 통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와 그 영향을 보다 종합적·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다양한 사회적경제 분야 지원 사업의 기업 선정 과정에서 참여하는 기업의 사회적가치 수준을 파악하여 활용 및 참고하고 있으며 본 지표는 측정 및 평가 과정에서의 이해관계자(현장·조사자·전문가) 등의 감수를 통해 객관성을 제고하고 향후 지속적인 의견청취로 개선·보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크게 사회적 성과, 경제적 성과, 혁신 성과의 관점이 있으며, 하위 14개의 지표로 구성됩니다. |
※ 해당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코로나19 안전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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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VI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로서 갖는 한계가 있다면?
오석조)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들은 다 어려움과 한계를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재정지원사업 심사 시 필수적인 SVI 몇 개 지표를 작성할 때도 제조업 기업들이 작성하기 훨씬 편하겠다고 생각했어요. SVI는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지표로서 명확하게 보여주냐 하는 계량화 싸움인데, 서비스업의 사회적 성과를 설명하거나 증빙하는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인큐베이팅을 기업 목표로, 판에서 활동했던 친구들을 추적하는 작업으로 판의 사회적성과를 지표화하고 있지만, 사실 이게 맞는 방식일까 자문하기도 해요. 하나하나 지표화하면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또 경제적 지표도 이게 정말 맞나 싶은 부분이 있어요. 당연히 기업이고 지속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해요. 다만, 5억 원 매출을 달성한 기업이 그 다음 해에 4억 9,000만 원으로 매출이 떨어지면 성과 지표 상 2~3점씩 감점이 되는데, 기업 경영의 문제가 아닌 외부 환경 요인에 따른 변동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여러 외부 환경을 반영하는 게 어렵다는 건 인정하지만, 코로나19 같은 세계적인 재난 상황은 좀 반영이 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회적기업 등록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SVI가 점점 더 중요해질 텐데, 이때 각종 편법과 폐단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도 고려되어야 하죠. 고용의 경우 10명에서 11명이 되면 점수가 확 오르지만, 9명이 되면 또 확 떨어져요. 심사 기준이 12월까지인데, 12월에 인력을 고용했다가 이듬해 1월에 바로 고용을 끝내도 점수는 잘 받을 수 있어요. 매출도 마찬가지로 별별 편법과 폐단이 생길 위험이 있어요.
또 이 부분은 장승완 대표님도 동의하실 것 같은데, SVI를 준비하면서 정부가 사회적기업을 계량화, 표준화 시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단순히 정부가 원하는 SVI 지표 점수가 높으면 좋은 사회적기업이라는 식으로 흘러갈까 우려스럽기도 해요.
장승완)
SVI도 지속적으로 보완, 반영되고 있지만 대표님 말씀처럼 제조업이 유리한 건 사실이에요. 매뉴얼에 나와 있는 예시도 다 제조업이라 일부 업종들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평가를 할 때 제조업 이외에 업종들은 스스로 해당이 되는 분야를 모색하고, 이 방법으로 증빙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오석조)
저희는 SVI 서류가 480장이 됐어요. 문화인력 인큐베이팅에 대한 증빙으로 그동안 판을 거쳐 간 친구들한테 다 하나씩 서명을 받았는데, 90명이 서명한 확인 서류만 붙여도 벌써 양이 꽤 되잖아요. 제조업 외 업종들은 적용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이런 방식으로 증빙을 하게 돼요.
장승완)
SVI를 하면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하는 인증 평가들을 둘러봤는데, 모두 한계 지점이 있고 악용될 소지나 편법으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구조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SVI는 좀 더 엄격하게 편법을 쓰려는 시도가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려면 각 지표의 구간과 배점 부분을 대폭 개선하거나 보다 유연하게 반영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 고용 인원이 전년 대비 1명 줄어든 것이 과연 고용 성과에서 5점 만점이었다가 0점을 맞아야 할 사유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거든요. 고용이나 매출은 칼로 재듯 정량 평가하면서, 정작 들여다보아야 할 사회적가치는 정성적으로 모호하게 평가하고 있고요.
평가의 취지라든가 활용 방법에 대한 부분들이 개선돼야 지표도 바뀔 수 있어요. SVI 평가 관련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같이 협의했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원하는 지속적인 고용 창출과 매출 증가, 민간이 원하는 방향에 대해 협의점을 찾아나가다 보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석조)
맞아요. 매출이 늘었는데 고용이 늘지 않는 경우, 고용 인원은 동일하지만 취약계층 고용 비율이 늘어난 경우 등 감점이나 가점이 필요한 경우에도 단순히 고용 인원이 늘었냐, 줄었냐로만 단순 평가되고 있죠.
장승완)
설문조사도 결과 분석 시 보정을 하잖아요. 대표님 말씀처럼 평가 이후에도 고용이든 영업 성과든 각 지표 값의 성장세나 감소세를 보면서 보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보정 과정을 통해서 가점이나 보완이 가능하다면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을 테니, 이런 부분들에 대한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여요.
7. SVI 정착을 위한 개선 방안이 있을까요?
장승완)
SVI 평가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요. 강원도만 해도 SVI 평가 경험을 갖고 이야기 나눌 기업이 손에 꼽히는데, 강원도에서 하는 사업에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든가 하는 필요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오석조)
이번에 강원도에서 ‘탁월’, ‘우수’ 등급을 받아서 SVI 우수기업으로 소개된 곳이 4곳(▲영월, 한국자재산업㈜ ▲춘천, 협동조합 판 ▲춘천,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원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이잖아요. 명단을 보면서 ‘판이 들어가서 좋긴 한데, 정말 4곳 밖에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VI 우수기업을 많이 배출해 낸 타 지역의 경우에는 몇 개 특정 팀들이 견인한 성과라고 하더라고요. 장승완 대표님 말씀처럼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거나 타 지역처럼 끌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기업들 참여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곳들을 축하하는 자리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
장승완)
SVI가 100점 만점이잖아요. 1점당 만 원씩 상금을 주는 건 어떨까요? 뭔가 유인책이 있어야 시도가 발생할 테니까요. SVI 초기에는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한번 만들어 놓으면 쉽게 감이 잡혀요. 중단하면 누적된 게 깨져 버리니까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시도를 하기보다는 쭉 유지하려고 하고요. 동기를 만들어서 프로세스에 올라탈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독려하고, 이게 어느 정도 토대가 쌓이면 ‘강원형 SVI’도 해볼 수 있는 거죠.
오석조)
‘강원형 SVI’ 좋네요. 춘천에서 SVI의 보완으로, 문화예술 기업 중심의 ‘CVI(춘천형 사회적가치 지표)’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든 생각은 SVI 지표를 채우는 건 각자가 갖고 있는 사회적가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어요.
강원도에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약점 중 하나가 각자 비즈니스는 열심히 잘 하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SVI 지표를 분석하면서 기업의 사회적가치를 계량화하는 데 익숙해지면, ‘우리는 이런 팀이다’라고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를 자산으로 가질 수 있어요. 서울·경기권은 이런 부분들을 투자생태계로까지 연결하고 있는데, 강원도는 참 미진한 부분이죠.
중간지원조직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또는 협업의 방식으로 강원도형 SVI를 시도해 봤으면 좋겠어요. 몇 개 기업만 고군분투하는 게 하니라 강원도 전체적으로 SVI 관련 성과들이 쭉 올라올 수 있도록이요.
- 꼼꼼히 14개 지표를 작성해
좋은 결과를 거둔 두 곳 기업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SVI가 당장의 효용이나 혜택이 좀 적더라도
참여 기업들의 유용한 자산이 되거나
보상받는 시기와 때를 맞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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