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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4. 28.



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



함께 하는 분들 : 길터여행협동조합 이사장 이필윤,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기획실장 남귀우

때와 곳 : 2015422일 오전 1030/ 길터여행협동조합 내 사무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길터여행협동조합의 이필윤 이사장,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의 남귀우 기획실장과 함께합니다.

길터여행협동조합과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은 협동조합이자 

여행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여행사로서 

특히 아동·청소년들이 여행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소년 여행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여행 분야의 협동조합으로서 갖는 특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에 대한 이야기,

네트워크 간 교류의 필요성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길에서의 첫 만남

 


이필윤) 길터여행협동조합은 길배움터라는 대안학교이자 청소년여행학교를 모태로 합니다. 여행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주말에는 공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말여행을 운영했는데요. 이런 형태로 1년 반 정도 운영하다 보니 여행을 하면서 청소년들이 부쩍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게 됐고, 이러한 활동들을 지속해서 만들어보자는 고민을 하다가 협동조합 설립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협동조합을 작년에 설립한 뒤 처음엔 여러 가지로 힘들었는데 이제 2년 차 되면서 좀 더 체계를 잡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여행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학부모님들까지 포함해 성인도 함께하는 여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남귀우 기획실장(왼쪽)과 길터여행협동조합 이필윤 이사장(오른쪽)

 


남귀우)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은 설립한 지 얼마 안 돼 경험도 적고 부족한 점이 많은데요. 작년 9월에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근래까지 6개월 정도 급박하게 달려온 것 같아요.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총 일곱 명 정도 되는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분과 교육행정을 담당한 분, 그리고 여행 관련 일에 종사분들이 계시고 저는 청소년들과 함께 10여 년간 역사체험에 관련된 일에 종사한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작년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 이후에 기존의 청소년체험학습여행이 안고 있던 비교육적 문제점들을 개선해보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떻게 교육적 가치를 담아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체험학습 여행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협동조합을 만든 핵심화두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통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삶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는 교육적 가치가 담긴 프로그램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비롯해 교육기관의 연수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학교 연찬회가 지닌 본연의 목표들이 잘 달성될 수 있도록 기관의 연수 등을 진행해나갈 계획도 핵심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 교육현장이 변화하고 있고, 올해부터 강원도에서 자율학기제가 시행됩니다. 이에 걸맞게 자율학기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또한 저희 감자여행의 작은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역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강원도체험학습여행협동조합 감자여행 기관연수모습

 


이필윤) 작년에 예비사회적기업 지정받으셨군요.

 

남귀우) 한 가지 궁금했던 게 있는데요, 길배움터와 길터여행협동조합은 하나의 조직인지, 별도의 조직인지 궁금했어요.

 

이필윤) 답부터 말씀드리면 하나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길배움터가 길터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것입니다. 길배움터는 대안학교이고요. 길배움터에서 학생들이 여행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듯이 공교육 학생들에게도 여행을 통해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자, 라는 취지로 주말여행학교를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길배움터와 주말여행학교를 함께 운영하다 보니 이를 어떤 형태로 묶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협동조합 안에 일반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길배움터 대안학교도 같이 포함해 운영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대안을 찾게 된 것입니다.

 

남귀우) 설명해 주시니 이제 이해가 되네요. 저희 감자여행에선 지역경제 활성화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지역자원과의 협력이 무척 중요한데요. 작년에 협동조합 설립 이후에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지역의 어떤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지 자원조사를 많이 했어요. 먼저 고성과 속초, 양양, 인제를 설악권으로 묶어 자원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자원조사를 토대로 올해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내년엔 강원도 전역을 대상으로 자원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감자여행의 일차적인 목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강원도 외 수도권 지역의 학생들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자원과 연계해 지역의 관광과 연계된 숙박업소와 음식업소에 실제적인 소비가 이어져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이를 위해서 가능하면 숙박업소를 선택할 때도 시설이 다소 낙후되고 불편하더라도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곳을 선택하는 편이고요.

 

이필윤) 저희와는 다소 상반되는 부분이 있네요. 저희 길터에서는 그 반대로 원주권에 있는 학생들을 찾아 함께 다른 지역으로, 밖으로 나가는 여행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안에서도 원주가 아닌 춘천과 영월, 정선 등으로 여행을 많이 떠나는데요. 걷기나 자전거를 이용해 주로 몸을 쓰는 여행을 다닙니다. 원주에서 그 이외의 지역으로 나가는 여행을 하는 것이 감자여행과는 다른 부분이네요.

 


 

길 위에서 자라는 아이들


 

남귀우) 그럼, 여행을 함에 있어 어떤 테마를 갖고 움직이시나요?

 

이필윤) 작은 테마도 있는데요. 일단 크게 보면 여행하면서 힘든 부분을 겪으면서 스스로 깨쳐 나가는 그런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신청하는 학생들을 보면 내가 하고 싶어 하기보다 부모님의 권유로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 여행은 버스를 타고 가서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자기 스스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 자신의 몸을 쓰는 여행이라 학생들이 중간중간 힘들어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님이 지켜보면서 조절해주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부딪혀 여행하면서 스스로 많이 느끼고 성장하게 되는 거죠.

 


길터여행협동조합 백두대간 종주모습

 


남귀우) 여행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요?

 

이필윤) 크게 보면 자기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여행인데요. 작은 테마로는 지역 알기, 역사적인 명소를 탐방하는 등의 활동들을 합니다. 지역 알기는 여행지에 가서 현지 분들과 나누는 다양한 소통인데요. 이를 위해 여행할 때도 상업적인 숙소보다는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가서 마을 어르신들을 뵙고 이런저런 동네 이야기도 듣고요.

 

남귀우) 그렇군요. 저희 감자여행은 여행 테마와 관련해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 여행과 다르게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체험함으로써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자원봉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장소로 체르노빌 원전사고 지역과 폴란드 아우슈비츠 등이 있지요. 국내에도 그런 현장이 많은데, 강원도에서 대표적인 곳으로 DMZ를 꼽을 수 있고요. 전쟁과 분단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평화를 이야기하며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체험학습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자원봉사입니다. 아이들이 시골에 가든 기타 시설에 가든 그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체험활동을 하는 데 있어 현장에서 먼저 요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들을 고민하고 있는데 경험이 적다 보니 자료 조사하고 현장을 찾아다니며 어떤 교육적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길터여행협동조합이나 여행과 관련한 강원도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싶어요. 체험관광분과라는 모임이 있는데 이 모임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서 저희가 말씀드렸던 지역 경기 활성화에 대한 부분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라고 보고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청소년기에 자신의 가치관을 잘 확립할 수 있도록 학교 밖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 잘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길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전거여행 등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교육적인 효과도 볼 수 있겠지만, 그 외에 다크투어나 발런티어, 혹은 또 다른 어떤 체험학습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공동으로 고민하고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죠. 


 



이필윤) 맞는 말씀입니다. 저희의 경우는 2013년에 여행에 여러 주제를 정해 운영을 해봤는데요. 상·하반기로 나눠 산도 가고 바다도 가고, 원주 지역의 역사적인 곳도 탐방하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주제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에 대한 각자의 감흥을 나누고 대화를 하며 반응도 좋았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여행을 통해 얻는 좋은 감흥을 통해 계속 여행을 이어나가려 노력해 봤는데 잘 안 되었습니다. 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감흥을 받았는데 그다음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작년과 올해는 다양한 주제를 갖기보다는 여행 형식을 걷기와 자전거를 통한 것으로 정하고 그 안에 작은 주제를 넣어서 운영해 보자는 계획을 갖고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저희도 테마를 갖고 여행하는 데 있어서 실험단계인 것 같아요.

 

남귀우) 국내·외 여행을 다녀오면 이후에 후속 작업이라고 할까요. 그 모임이 계속 진행되고 있나요?

 

이필윤) 국내여행의 경우에는 여행을 가기 전에 한두 번 정도 모임을 합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많은 자원을 지닌 지역을 방문한 다음엔 여러 번의 모임이 필요하죠. 국외여행의 경우는 올해 1월에 캄보디아에 다녀왔는데요. 이곳은 사전작업을 많이 한 편입니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시피 해서요.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 그 지역은 어떤지 계속 찾아보는 작업을 선행했고요. 길터여행협동조합에서 실무자가 모여 프로그램 기획을 하려다 보니 주변의 지인이 속속 나타나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캄보디아에 잠깐 살았던 분이 계셔서 현지가이드도 소개받고요. 여행자들을 모집한 뒤에는 여행자들이 직접 모여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여행 계획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런 작업들을 세 번 정도 진행했습니다.

 


길터여행협동조합 캄보디아 여행모습

 

 

남귀우) 그러셨군요. 평소에 그런 부분들이 참 궁금했거든요. 여행지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이후에 선택한 지역의 코스는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지 하는 것들이요. 현지에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활동과 현지인과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사전에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이필윤) 여행을 가기 오래전부터 사전모임을 하고요. 여행을 다녀와서는 여행을 마치는 자리에서 간단하게 공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여행 참가자뿐 아니라 가족들과 부모님까지 함께 모여 간단하게 공감을 나누고요. 그 후 1~2주 뒤에 전체적으로 여행발표의 시간을 가집니다. 발표라는 형태만 빌린 것이고, 각자 자기 나름대로 자유롭게 여행이 어땠는지 준비해서 이야기하는 자리인데요.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음식에 중점을 둔 내용을 발표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그 나라의 언어에 대해 느낀 감흥을 정리해 발표하기도 하고요. 여행을 다녀온 참가자들에게도, 저희 길터 직원들에게도 참 소중한 자리입니다.

 

남귀우) 여행을 한 번씩 다녀올 때마다 아이들이 쑥쑥 성장하는 게 보일 듯합니다.

 



  

이필윤) 정말 그래요. 어른들 마음에선 여행하고 나면 아이들이 이런 걸 느끼겠지, 생각하는데 발표를 해보면 아이들이 전혀 뜻밖의 것을 보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라고 성숙해지는 걸 느껴요.

 

남귀우)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저희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들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기 주도적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에요. 가능하면 기획 단계부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장소를 선정하고 프로그램 구성하는 데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자기 주도적인 여행으로 유도할 수 있겠죠. 그리고 교과서 연계형의 체험학습프로그램 계획도 고민하고 있는데요.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현지에서 심화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책과 현장은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이러한 형태의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학습효과가 더욱 배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러 시행착오도 겪고 피드백도 나눠야 할 테니까요.

 

이필윤) 저희도 대체로 소규모로 프로그램 운영을 많이 해온 편이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의 규모가 늘어남에 따른 대처 방법과 프로그램 운영상의 변화 등은 경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남귀우) 그렇군요. 늘 생각하는 것이 과연 현재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했을 때 그 답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거든요. 성적으로 인한 자살, 왕따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혼재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그대로 안고 있는 가운데 학교 바깥에서 아무리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운영한다고 해서 그 문제의 근본은 해결하지 못합니다. 청소년들이 현재 불행할 수밖에 없는 그 근본적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은 지속해서 반복될 거라고 봅니다.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지역의 다양한 조직 간의 협력이 선행되어야 하고요. 어떤 것들이 아이들을 위해 정말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기업이니까 그에 앞서 우리 아이들이 진정 행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해야겠죠. 어찌 됐든 사업운영에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은 불가피할 듯합니다. 

 

이필윤) , 공감합니다. 춘천의 동네방네협동조합과 강릉의 커뮤니티 워크 등과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어요. 서로 사업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 앞으로 자주 만나 협업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을 듯합니다. 저희가 잘하는 영역이 있고 감자여행이 잘하는 영역이 있고 그런 부분들을 상호 보완해 나가면 좋겠어요.

 

남귀우) 일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그 안에서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으니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작게라도 만들어서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밟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모두 갖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만나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한다면 좀 더 체계적인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어요.

 


강원도체험학습여행협동조합 감자여행 업무협약모습

 


이필윤) , 그렇게 하시죠.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데 요즘 학생들을 지켜보면 너무 불쌍하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공부에 매진하느라 잠깐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고,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고요. 그리고 조금만 짬이 나면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너무 심하게 빠져버리는 학생도 많고요. 사실 어떻게 하면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큰 세상을 만나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는데요. 저희는 여행을 떠나면서 작은 규칙을 정합니다. 그중 하나가 각자 부모님께 동의를 구한 뒤 아이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회수합니다. 이후에 저녁에 잠깐 부모님께 연락하도록 하는데요. 이렇게 하는 이유가 사실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갖고 여행을 하면 이동 중에 전혀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여행하면서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휴대전화를 보면서 게임을 하던지 SNS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휴대전화를 회수하면 이동하면서 아이들이 깔깔대면서 신나게 대화를 나눕니다. 이런 문제는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고,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규칙을 정하고 여행을 떠납니다. 

 

남귀우) 좋은 규칙이네요. 휴대전화와 인터넷 중독이 요즘 심각한 문제인데 여행을 하는 동안 만큼이라도 거기서 벗어나 좀 더 큰 세상을 바라보면 좋을 것 같아요.

 


 

더 큰 세상을 마주하기 위해


 

 

ⓒ 길터여행협동조합 백두대간 종주’ 모습



이필윤) ,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원주의 경우는 각 마을 단위로 네트워크 형성이 무척 잘되어 있는데요. 여기 서곡도 작은 마을인데 일곱 개 단체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서 실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청소년 문제들은 저희가 아무리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더욱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다 하고 다른 조직에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듯이 점차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귀우) 좋은 말씀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원주는 협동조합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획을 그은 대단한 곳이죠. 그런 측면에서 각 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거나 협동조합을 삶의 한 방식으로 가져오는 부분은 굉장히 수월할 것 같습니다. 기반이 잘 조성돼 있으니까요. 한편으로 참 부럽습니다. 

 

이필윤) . 말씀대로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사회적경제 영역의 활동을 하기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의 네트워크나 협동조합도 활성화되어 있는 데다 새롭게 설립되는 사회적경제 조직도 많아서요. 종합해 볼 때 특히 원주가 사회적경제와 관련해서 좋은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남귀우) , 공감해요. 저희 감자여행이 협동조합의 방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협동조합이 가진 민주주의 공경이라는 기본 원칙에 무척 공감했고요. 이를 통해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책임 의식도 높은 편입니다. 협동조합의 윤리적 원칙들을 감자여행도 전면 수용하겠다는 방침이고요. 올해 324일에 저희가 예비사회적기업을 신청하고 지정을 받으면서 앞으로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이 지역사회 안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런 관점에서 사업을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스스로와 약속을 한 셈이죠. 과연 우리의 책임의식과 열정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요구된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다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신중하게 모색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 핵심은 교육복지를 꼽을 수 있겠고요. 교육 당국의 정책사업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나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일차적 대상입니다. 그들을 대상으로 저희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그 아이들이 교육의 형평성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감자여행의 핵심적 가치로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잘 풀어내는 게 저희의 숙제입니다

 

 

 

 

 

- 두 기업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와

사업을 운영하며 느끼는 점들, 앞으로의 계획 등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집니다.

5월 둘째 주에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

두 번째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길터여행협동조합>

여행을 통해 소통하고 연대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여행사입니다. 2012년 원주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말여행학교로 시작하여 2013년 길 위에서 삶을 배우는 청소년여행학교 길배움터를 설립한 여행길잡이 10여 명이 주축이 되어 2014년에 길터여행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길 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고 이를 더욱 많은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을 만들어 여행자를 만납니다.

 

- 주 소 :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879-2

- 연 락 처 : 070-8265-3354

-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roadcoop/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수학여행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학습과 더불어 진로 탐색을 위한 나를 찾는 여행 등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생산·제안하는 여행사입니다. 아울러 소통과 돌아봄의 자리가 될 알찬 기관연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든 사업을 협동조합의 정신에 따라 추진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적 기여를 정성껏 실천하고자 합니다.

 

- 주 소 : 강원도 속초시 동해대로 4093(조양동, 진성빌딩 3)

- 연 락 처 : 033-635-3441

- 홈페이지 : http://gamja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