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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②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5. 15.


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

 


함께 하는 분들 : 길터여행협동조합 이사장 이필윤,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기획실장 남귀우

때와 곳 : 2015422일 오전 1030/ 길터여행협동조합 내 사무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지난 이야기에서는 여행 분야의 협동조합으로서 갖는 특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

네트워크 간 교류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는데요.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두 기업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와

사업을 운영하며 느끼는 어려움과 보람된 일들,

앞으로의 계획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그럼공감토크 길 위에서 자라는 행복”,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돌부리에 채이고 험한 산비탈을 맞닥뜨려도

 



이필윤) 저희 길터가 안고 있는 최대의 어려움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이 같은 어려움을 안고 있겠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힘듭니다. 물론 조합원을 비롯해 매달 후원을 해주시는 80여 명 정도의 후원자분들이 길터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계시지만요. 사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저희가 가진 생각들을 소중히 여겨주시고 매달 정성을 보태주시는 귀한 분들이시죠. 이분들의 도움이 길터를 움직이는 큰 힘이 되고 있지만 사실, 여행비와 길배움터의 학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기엔 너무 빠듯한 형편입니다.

 

남귀우) 저희 감자여행과 마찬가지로 길터 예비사회적기업이지요? 일자리창출지원사업 인력은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는지요?


 


길터여행협동조합 이필윤 이사장(왼쪽)과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남귀우 기획실장(오른쪽)

 



이필윤) , 일자리창출지원사업을 통해 직원 한 명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죠.)

 

남귀우) 저희는 일자리지원사업을 통해 직원 여섯 명을 지원받았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지원받은 만큼 회사의 인력 규모가 커져 더욱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물심양면 지원해주시고 깊은 신뢰를 보여주고 계셔서 큰 힘이 되고 있고요. 조합원 스스로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심각하고 무겁게 받아들인 고민을 출발점으로 시작한 일인 동시에 감자여행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덕분인데요. 조합원들의 이러한 굳은 의지만큼 저희 감자여행도 앞으로 잘 꾸려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필윤) 저희는 인력 운용 문제 참 어려운 부분인데요. 일자리창출지원사업으로 직원 한 명을 모집하는 데 한 명이 지원했었어. 이 지원사업으로 직원을 고용하는 경우, 취약계층이 고용인원의 50% 이상이어야 하니, 한 명을 채용하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반드시 취약계층이어야 하지요. 조건에 맞는 사람을 구하는 게 참 어려워요. 길터는 상근하는 직원이 지금 세 명인데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일손이 아주 부족해요. 여행을 기획해야 하고, 대안학교이다 보니 학교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하고요

          교사분들은 외부에서 자원봉사로 오고 계시지만 여러 가지 관리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측면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상근하는 직원만으로 감당하기엔 업무가 과중한 편입니다. 기업 운영비를 후원금이나 학비, 여행참가자들이 내는 여행비만으론 충당하기 어려워 여러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진행하고 있어 준비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경제적인 부분과 인력이 모자란 부분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남귀우) 정말 다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 중 만난 단비처럼


 



 



남귀우) 보람보단 사업을 진행하면서 무척 아쉬움을 느낀 부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지역자원조사를 하면서 체험을 운영하는 마을과 박물관, 미술관 등 아이들이 견학할 수 있는 곳을 두루 다녔습니다. 중요한 건 체험을 운영할 수 있는 마을의 환경인데요. 감자여행이 체험학습을 위해 많이 다니는 곳이 단연 제주도, 경주, 이어서 강원도 등의 지역인데 자원조사를 하면서 각 지역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만한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짓고 일차 산업에 종사하는 마을 분들이 계시는데 체험프로그램 운영으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간직했던 고유의 자원들이 훼손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체험프로그램을 위한 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할 때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농촌이 아이들 체험학습의 장으로만 인식돼선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마을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너무 비슷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 마을에 가면 그 마을만의 고유한 역사와 전설을 지니고 있을 텐데 그런 자원을 활용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 텐데 그런 특색이 보이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각종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계기로 주민들이 마을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언젠가부터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무척 긍정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 귀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요.


 

이필윤) 그렇군요. 저희 지역인 서곡의 교육네트워크에서도 우리 마을 지도를 만들자는 의견이 모이고 있는데요. 서곡 내에도 살펴보면 개울에 있는 바위, 계곡 등에 이야기가 숨어 있는데요.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이런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개발해서 마을 지도 안에 싣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바위 위에 가서 풍경을 살펴보더라도 이 바위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 바위인지 알고 본다면 더욱더 풍부한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이런 면에서 실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 마을만이 가진 고유한 자원의 발굴과 개발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남귀우) , 맞는 말씀입니다. 지역의 다른 자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특색 있는 체험프로그램 개발이나 마을 지도 개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역의 문화원을 활용할 수도 있고, 문화예술단체를 활용할 수도 있고요. 방법은 다양하다고 봐요.

 






 


이필윤) 여행을 다니면서 보람 있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행을 할 때 묵을 숙소로 마을회관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마을회관에 가서 어르신들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마을에 우리가 하루 들러 부탁을 하고 묵어가도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그러고 나서 그곳에 하루 묵고 나면 그 느낌이 맞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한번은 아이들과 함께 금강 쪽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요. 연세가 지긋한 이장님이 계신 곳이었어요. 그때 하필 백제문화제 행사 기간이라 원래 6시면 마을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자정이 다 돼서야 그 날 묵기로 한 마을회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근데 이장님이 그 늦은 시간까지 고장 난 보일러를 계속 손 보고 계셨던 거예요. 연세도 많으신데 말이죠. 아이들이 뜨끈한 방에서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겁니다. 사전답사 때 초등학생들이 떠나는 자전거여행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아이들 걱정에 그렇게 마을을 써주신 건데요. 그 다음 날 일어나 동네 할머님들께 얘기를 전해 들어보니 이장님이 강원도에서 학생들이 자전거 여행 떠나는 길에 잠시 들러 하루 묵을 테니 잘 챙겨 줘야 한다고 일러주셨다고 해요. 그 마음 씀이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마을회관을 숙소로 정하고 묵으면 이런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동네 어르신들이 시골에 그 나이 또래의 학생이 많지 않으니 아이들 모두 내 손주 본 듯 귀여워해 주시고, 힘든 여행 다닌다며 대견스러워하시고요. 잠을 자는 방은 따뜻한지, 먹을거리는 제대로 먹고 있는지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 써 주시고, 배려해 주시는 모습이 굉장히 고맙고, 아이들도 어르신들의 정을 그대로 느끼고 참 감사해하고요. 한 아이는 그 답례로 특기인 자전거묘기를 펼쳐 보이기도 한답니다. 시끌벅적하지 않지만,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길터여행협동조합 섬강 여행모습

 



남귀우) 정말 고마운 어르신들이네요. 아직 따뜻한 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마을이 많은 것 같아요.

 


이필윤) 정말 그래요. 그에 비하면 저희는 따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 죄송한 마음이죠. 인사라도 꼬박꼬박 열심히 드리려고 합니다.

 


남귀우) 그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은 흐뭇해하실 겁니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남귀우) 일단 올해 준비하고 계획한 것들을 잘 안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강원도 전체를 어떻게 우리가 디자인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요. 아이들이 강원도에 와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요. 일차적으로는 현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설악권에 기반을 마련했고요. 강원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일차적으로 설악권에 대한 자원을 발굴, 개발해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을 잘 만들어 안착시켜야만 내년부터 강원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할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업 운영에 있어 지역 연계성도 참 중요한 부분이고요. 저희 사업 분야가 여행 관련이니 숙박업소나 음식업소, 그리고 교육 관련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서 혼자 만드는 감자여행이 아닌 그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해 만들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이 축제의 형태이든 잔치의 형태이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잘 정착시키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강원도체험학습여행협동조합 감자여행 제공

 



이필윤) 올해의 최고 목표는 길터가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움직일 수 있을 만한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요. 국내여행은 매달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방학을 이용해 긴 여행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다녀온 여행인데 올해도 똑같이 인천을 떠나 부산으로 향하는 긴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외여행은 작년에 했던 캄보디아 여행이 호응이 무척 좋아서 올해도 7월과 8월에 두 번 떠나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여행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길배움터에서 백두산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중국의 역사기행을 주제로 준비하고 있고, 베트남과 몽골 쪽 여행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국내여행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담긴 여행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강하고,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함께하려는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국외여행은 국내여행을 통해 확대된 저변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부분이 큰 편이고요. 그래서 올해는 국내여행 못지않게 국외여행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해 길터협동조합의 경제적인 기반을 튼튼히 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길을 떠나며_ 삶이 곧 여행

 




길터여행협동조합 중국 백두산 여행모습

 


이필윤) 여행 전엔 항상 설레는 것 같아요. 심지어 회사 일로 출장을 갈 때도 설렐 때가 있는데요. 저희와 같이 여행을 하는 분들이 모두 같은 마음일 거로 생각합니다. 설렘을 갖고 떠난 여행을 통해 더 큰 감동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그런 여행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남귀우) 저희는 조금 반대인데요. 여행 전에 설렘을 느끼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많이 느끼거든요. 왜냐면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표는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있는데 지금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만든 프로그램이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희 스스로 많이 부족하단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이른 시일 안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그 프로그램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앞으로 저희 감자여행도 여행 전날의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머지않아 그렇게 될 날이 오리라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 여행을 매개체로 청소년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고민하며

진정한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좋은 말씀 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다음 공감토크도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길터여행협동조합>

여행을 통해 소통하고 연대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여행사입니다. 2012년 원주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말여행학교로 시작하여 2013년 길 위에서 삶을 배우는 청소년여행학교 길배움터를 설립한 여행길잡이 10여 명이 주축이 되어 2014년에 길터여행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길 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고 이를 더욱 많은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을 만들어 여행자를 만납니다.

 

주 소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879-2

연 락 처 : 070-8265-3354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roadcoop/

 

<강원도체험학습협동조합 감자여행>

수학여행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학습과 더불어 진로 탐색을 위한 나를 찾는 여행 등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생산·제안하는 여행사입니다아울러 소통과 돌아봄의 자리가 될 알찬 기관연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든 사업을 협동조합의 정신에 따라 추진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적 기여를 정성껏 실천하고자 합니다.

 

주 소 강원도 속초시 동해대로 4093(조양동진성빌딩 3)

연 락 처 : 033-635-3441

홈페이지 : http://gamja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