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내일을 위해 손잡다①
함께 하는 분들 : 춘천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이경화,
양종천세무회계사무소 소장 양종천
때와 곳 : 2015년 5월 20일 오후 4시 / 근화동 멀티카페 ‘미소빵집’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춘천지역자활센터 이경화 센터장,
양종천세무회계사무소 양종천 소장과 함께합니다.
춘천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양종천세무회계사무소는 강원도 사회적기업의 회계와 세무처리 상담을 하며 사회적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와 각 조직의 업무 특성, 사회적경제 분야에서의 세무회계 원칙에 대한 이야기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새로운 내일을 위해 손잡다”,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사회적경제
▲ 춘천지역자활센터 이경화 센터장(왼쪽)과 양종천세무회계사무소 양종천 소장(오른쪽)
이경화) 우선 대화에 앞서 춘천지역자활센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춘천지역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6조에 근거해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입니다.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고 소외된 이들과 이웃이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서 생산과 나눔, 협동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자활의욕 고취를 위한 교육과 더불어 자활을 위한 정보 제공과 상담, 직업교육 및 취업 알선, 생업을 위한 자금융자 알선과 자영업 창업지원 및 기술·경영지도, 자활기업 설립 및 운영지원, 이외에도 기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0년에 개소했으며 운영위원회와 자활사업부, 복지사업부로 조직되어 14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업규모를 말씀드리면, 전체 사업 중 자활근로사업이 약 56%, 사회서비스장기요양사업이 약 34%, 취업성공패키지, 교육청 등 기타 위탁사업이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양종천세무회계사무소는 주로 기업들의 세무회계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전체 업무 중 사회적경제 영역의 세무회계 업무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어떤 계기로 비영리 단체인 사회복지법인의 세무회계를 맡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양종천) 질문에 답을 드리면 전체 업무 중 대략 30~40% 정도가 협동조합과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영역의 세무회계 업무입니다. 다른 세무회계사무소에 비해 굉장히 높은 비율이죠. 사회적경제 영역의 세무회계 일을 하면서 덕분에 저도 배우는 점이 많은데요. 사회적경제 분야의 세무회계 일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이쪽 분야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었습니다. 약 15년 전, 제가 국세청 공무원으로서 공직에 있을 때 상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것도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2년 동안 공부하면서 사회복지에 대해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세무나 회계 정리가 중요하게 대두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요. 2006년도에 세무회계사무소를 개업하면서 사회복지 계열에 있는 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과 직업 재활시설의 세무회계를 맡아 일하다가 이러한 곳이 시간이 지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서 제 업무도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 분야로 확장된 측면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조합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원주에 있을 땐 한살림 조합원이었고 2000년에 춘천세무서로 발령받으면서부터 자연스레 춘천생협 조합원이 됐죠. 조합원으로서 친환경 음식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제 생활 속에 사회적경제 영역이 자리 잡게 됐고 그러면서 일과 관련된 면으로도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세무사로서 제가 해야 할 몫이 생기고 도와가야 할 일이 늘어나게 된 거죠. 요즘은 차츰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사회적경제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을 지켜보면서 감사하게 되고, 더불어 저도 배워가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이나 자활기업과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일반 영리기업과 다른 부분이 많은데 세무회계와 관련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정리하고 메워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함께 배우면서 실제 현장과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숙제를 풀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세무회계
이경화) 그렇다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세무회계 기본 원칙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반 영리기업들은 수익을 내고 이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회적경제 조직은 수익을 내고 이익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또 하나의 중요한 기업 목적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처럼 세무회계 원칙 또한 다른 점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양종천) 우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일반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의 공통점은 수익을 냄으로써 그 기업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점인데요. 돈을 벌지 않으면 결손이 나고 여러모로 힘들어지는 부분은 똑같은데 여기서 차이점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선 수익을 내기 위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좀 더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함께 사업에 동참하는 구성원 또한 사회적 가치에 공감해야 하고, 때로 취약계층도 포함해야 하고요.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가치는 숫자로 표현이 안 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물건으로 일반 영리기업이 10원의 이익을 남겼을 때 사회적경제 영역에선 같은 10원의 이익이라도 여기서 5원 정도는 자활의 대상을 끌어안는다든지 인건비를 높게 책정해 근로자와 함께 나눈다든지 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수익을 활용하게 되는 겁니다. 이처럼 설령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수익을 활용한다 해도 세무회계에서는 금액을 수입, 지출로 나눠 정리하는 측면에서 똑같다 보니 애로사항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경화) 공감합니다. 가령 다른 기업보다 원재료 값을 비싸게 책정해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원재료로 사들여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기업에 특별한 혜택이 있지는 않으니까요. 이런 부분에 있어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나 세금감면 혜택 등 긍정적인 제도를 만들어준다면 좋을 텐데요.
양종천) 우리나라에도 그런 제도가 있습니다. 단지 조금 접근이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접근이 왜 어려우냐면 이러한 세금감면 혜택이 인증 사회적기업에만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인증 사회적기업이 되면 창출되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낼 때 50% 감면의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예비사회적기업이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 다소 거리감이 있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더라도 많은 금액이 아니므로 세금감면 혜택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경화) 그렇군요. 세무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사회적기업 인증제도가 좀 더 완화되고 확대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전체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놓고 봤을 때 좀 더 완화된다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함께 성장하기 위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
양종천) 자활기업의 경우도 자활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치게 되는데 이렇게 예비사회적기업이 됨으로써 지자체에서 인건비 보조 등의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지원들이 작은 기업의 입장에선 매우 큰 도움이고 힘이 되는 거죠. 예비사회적기업이라는 단계가 있는 것도 그 기간에 인건비나 사업비 등 일정 부분의 지원을 통해 성장해 나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계획된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요. 2년 남짓 지원해 주는 것이 길다면 긴 기간이지만 지원받는 예비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탄탄하게 성장해 자리를 잡기엔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원을 받는 부분에도 분명 한계가 있고, 그 금액을 반드시 규정에 맞게 써야 하는 부분에서도 제약이 따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겠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의 숙제가 있다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잘 기획해서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인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잘 어필할 수 있을 것인가 계속해서 고민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 있을 듯합니다. 같은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 있는 조직끼리 좀 더 관심을 두고 도움을 나눠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참, 센터장님께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자활 조직에 몸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경화) 춘천지역자활센터에서 진행했던 지역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것이 첫 계기가 되었습니다. 노동부에서 수행하는 사업을 자활사업과 연계해 진행하는 사업이었는데 그 사업을 통해 방과 후 아동지도를 맡게 되었고, 오후 시간대에 집집이 방문해서 아이들 학습지도를 도왔습니다. 2006년도에 그 사업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07년도에 춘천지역자활센터에 채용되었고 지금까지 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양종천) 센터장으로 취임하신 지 대략 2년 정도 되지 않았나요?
이경화) 네. 올해 11월이면 3년 차가 됩니다.
양종천) 그렇군요. 센터장으로 취임해 3년 차를 맞으셨는데 중책을 맡아 이어오시면서 그동안의 소회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경화) 처음엔 춘천지역자활센터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일을 했고, 잠깐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다 센터장으로 취임하면서 춘천지역자활센터에서 업무를 이어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자활의 특성이 사회복지 영역임에도 굉장히 역동적이고 더욱 생산적인 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더불어 계획한 대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의도한 바를 조직 안에서 충분히 발현할 기회가 주어지는 강점이 있어서 무척 재밌는 분야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적성과도 굉장히 잘 맞고요. 센터장으로 일하면서부터는 다른 사회복지 분야에서 도 단위의 일을 하면서 배우고 경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안에서 엮어 나가는 네트워크 사업들을 좀 더 중점적으로 고민하게 됐습니다.
센터장이 되고 첫해와 두 해까지는 목표를 두고 더 잘해야겠다,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요. 이제 3년 차 정도 되니 센터 내부에서도 작은 일까지 세세하게 챙기기보단 대외적인 일에 주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 또한 신임 센터장으로서 이제는 좀 더 이웃과 주변을 돌아보고 소통하면서 더욱 조화롭게 지역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욱 자신을 낮추고 매사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두 조직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와
사업을 운영하며 느끼는 점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세무 회계 현황 등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집니다.
6월 둘째 주에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손잡다’
두 번째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춘천지역자활센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6조에 근거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아 춘천시 관내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및 저소득 지역 주민들의 자립, 자활 능력 배양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사회복지 기관입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저소득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복지요구에 부합하는 자활사업 운영을 통해 지역 내 실업과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 주 소 :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 131 시민복지회관 6층
- 연 락 처 : 033-253-4575
- 홈페이지 : http://www.ccjh.or.kr/
<양종천 세무회계사무소>
개인·법인기업의 장부기장과 세금 신고, 부동산 양도세 계산, 증여세·상속세 신고대행, 개인·법인기업의 세무처리 또한 돕고 있으며 협동조합과 예비 및 인증 사회적기업의 회계와 세무처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프로보노 활동을 하며, 이들이 기업을 튼튼하게 가꾸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돕고 있습니다.
- 주 소 : 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16(석사동 807-3)
- 연 락 처 : 033-264-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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