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사회적경제,
‘포스트올림픽’ 행보 주목 ②
○ 함께 하는 분 :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 정영미 과장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 최영훈 계장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략사업본부 이강익 본부장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판로지원팀 안호범 팀장
○ 때와 곳 : 2018년 9월 17일 오후 4시 경 / 커뮤니티카페 ‘쿱박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강원도내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과이자 올림픽 유산으로 남은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의 포스트올림픽 행보를 짚어봅니다.
세계인의 축제로 국내외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이는 올림픽을 맞아 사회적경제 부문에서도 행정과 지원기관, 기업이 이례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올림픽 레거시(유산)로서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 등 세 개 브랜드를 창출해냈습니다.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의 우수한 물품을 한 자리에 모은 사회적경제 유통 플랫폼 ‘강원곳간’,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협력해 개발한 로컬푸드 수제도시락 ‘강원만찬’, 소외계층 1500여 명에게 올림픽 관광 등을 제공해 1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사회적경제 ‘공정여행’이 바로 그 브랜드들입니다.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강원도 사회적경제가 올림픽을 통해 창출해 낸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 세 개 브랜드의 지난한 준비 과정과 성과, 문화산업으로의 지속을 위한 현재의 상황까지 두루 살펴보고자 합니다.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 3개 사업이 천 개의 산과 만 개의 강을 건너 올림픽에 다다른 비하인드 스토리, 내일을 이야기하기 위한 오늘의 한 걸음을 어디로 내딛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 정영미 과장, 최영훈 계장 그리고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략사업본부 이강익 본부장, 판로지원팀 안호범 팀장이 함께 나누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럼, <강원도 사회적경제, ‘포스트올림픽’ 행보 주목>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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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최영훈)
힘들고 어려웠던 만큼 보람도 기쁨도 컸던 준비 과정이었어요. 몇몇 인상적인 장면이 떠오르는데 각각의 장면마다 아쉬운 점도 같이 따라오네요. 하나를 꼽자면 공정여행 측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페스티벌파크 내에 마련된 사회적경제 상품관을 방문해 간식도 준비하고 물품을 구매하던 모습이에요.
유례없이 큰 이벤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서로 협업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게 된 뭉클함에 더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여러 영역에 걸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다른 큰 이벤트 때마다 이렇게 사회적경제 조직간 연계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필요성도 실감하게 됐고요.
이강익)
사실 저희가 올림픽 메인에 서지는 못했잖아요.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가 닿을 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규모를 키우지 못했던 한계가 컸죠. 숙박부터 식사까지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했는데, 어쩔 수 없이 서울권역의 사회적기업에게 상당 부분이 할애됐고 우리는 우리 기대만큼 못하게 됐죠. 다음을 위해서라도 강원도 메인 업체를 키우는 게 중요해요.
정영미)
두 분 다 인상 깊었던 장면과 더불어서 아쉬운 점들을 말씀해 주셨네요. 저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초반에 각 행정기관과 중간조직, 기업 간 소통이 어긋나 오해의 소지가 발생했었다는 점이에요. 사소한 문제들이 작은 걸림돌을 만들었다고 여겨지는데 처음부터 협조가 잘 됐더라면 더 큰 성과, 더 좋은 결과와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았을까 해요.
▲정영미 과장과 최영훈 계장
최영훈)
그러니까요. 사회적경제 상품관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죠. 사실 공식적인 계획은 강릉역사와 휘닉스 평창에 강원곳간 매장을 만드는 계획만 있었고, 페스티벌파크 내 사회적경제 상품관은 미정이었잖아요.
추경으로 급하게 1억 원 예산이 마련돼 사회적경제 상품관이 시동을 걸게 됐는데, 처음부터 계획이 차곡차곡 쌓여왔다면 조금 더 넉넉한 예산으로,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상품관 디자인 자체도 행사를 코앞에 두고 전면수정이 불가피하게 돼 아찔했어요. 다행히 생각보다 수월하게 잘 진행이 돼 ‘하늘이 도왔나’ 했죠. 그러던 것이 오늘 뒤돌아 생각해보니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잘 만났구나” 싶어요.
정영미)
일주일 만에 디자인이 전면 교체됐죠? 사실 짧은 기간 안에 디자인을 교체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얽힌 분들끼리 마찰도 당연하고요. 그런데 함께 하는 분들이 서로 불평불만 없이 밝게 임해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더라고요. 또 교체된 디자인도 정말 훌륭해서 상품관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일부러 사회적경제 상품관을 찾을 정도로 제일 밝고 화사한, 가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주셨어요.
▲올림픽 페스티벌 파크 내 사회적경제 상품관
이강익)
사실 이전까지는 무슨 행사를 한다 하면 사회적경제 상품관은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분위기였어요. 그 장소를 지키시는 기업 대표님이나 직원들까지도 침울해질 정도로 열악했죠.
근데 올림픽 페스티벌파크 내 사회적경제 상품관을 방문해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같은 공간에 있던 중소기업이나 전통시장 등 여러 상품관들 사이에서 뒤처지지도 않고, 매장운영을 맡은 소박한풍경이나 문화인력양성소 협동조합 판 팀들의 젊고 밝은 기운이 넘쳐나더라고요.
▲사회적경제 상품관 운영팀과 이원일 셰프
“아직 앞서지는 못해도 많이 쫒아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기존하고 다른 느낌을 받아서 벅찼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5. 올림픽 이후, ‘포스트올림픽’ 행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물류센터를 겸한 강원곳간 전시판매장 개소식 및 내부풍경
안호범)
‘강원곳간’은 예전에 비해서 유통이나 컨설팅 기능 등 많은 부분이 향상됐어요. 기업과 중간조직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물론, 행정기관인 강원도에서도 공신력 있는 조직세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하게 됐죠.
운영을 맡은 소박한풍경도 ‘강원곳간=소박한풍경’이란 부담에서 벗어나는 게 맞다는 공감을 나누게 됐고, 그 결과로 6월부터 ‘강원곳간협동조합’을 출범해 운영을 본격화해가는 과정에 있어요.
강원곳간협동조합은 강원도내 사회적경제 기업 중에서 생산자기업이나 유통자기업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해 나갈 예정이고, 이후에는 서비스나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까지 묶어 명실공히 ‘강원도에서 사회적경제 유통망’ 하면 강원곳간협동조합이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포부를 갖고 있어요.
판로지원팀에서 일하면서 중앙단위나 타 지역에서도 꾸준히 ‘유통조직’에 대한 고민들을 하는 걸 쭉 지켜봐 왔어요. 계속 시도를 하고, 망해도 또다시 시도하는 걸 보면서 “어렵다고 안 해도 될 일은 아니다.”란 확신을 갖고 있죠.
강원곳간협동조합 이름으로 이번 추석 명절에도 크게 판을 벌려볼 수 있는 동력도 얻었어요. 앞으로도 조합원 기업들과 센터, 도가 서로 힘을 합해서 추진해 갔으면 하는 게 실무자로서의 기대예요.
강원만찬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개·폐회식 참여자들에게 도시락을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어요. 강릉 게스트하우스에서 개회식을 보는데, 참여자분들이 강원만찬 밥을 먹고 멋지게 개회식을 치르는 걸 보니까 울컥하더라고요.
▲강원만찬 도시락
그 성과가 있는데 올림픽이 끝났다고 사장시키기에는 실무자로서 속이 상하죠. 이곳저곳 쫓아다니면서 강원만찬의 다음을 구상했는데, 상지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무엇보다 학교식당을 크게 운영하는 ‘상지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도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강원만찬협동조합’을 출범할 수 있게 됐어요.
‘원주푸드협동조합’, ‘평창지역자활센터’, ‘상지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법인을 설립하고 협동조합을 출범한 게 지난 8월이니까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네요. 상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류혜숙 이사장과 이사진, 직원들 너 나 할 것 없이 사업을 풀어가는 걸 보면 실무자로서 지역에 의미 있는 일이 되도록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과 부담이 함께 더해져요.
이강익)
강원만찬과 관련해서는 크게 아쉬웠던 순간이 한 번 있었어요. 올림픽 공식후원사인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강원만찬 도시락을 일부 납품하는 사안이 논의된 바 있었는데, 롯데 쪽에서는 생산 공장 여부를 묻더라고요. 저희는 즉석가공장 수준이다 보니 결국 사업은 좌초됐죠.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열차 등에 사회적경제 도시락으로 강원만찬을 입점하는 게 꿈인데, 어렵더라도 이 끈을 놓지 말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사회적경제 대표 도시락으로 키우자는 포부예요. 올림픽에서 얻은 성과가 기대만큼 충분하지 못했으니 우리가 끝까지 가져가자 싶은 맘이죠.
▲안호범 팀장과 이강익 본부장
안호범)
중간조직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앞으로 개별 기업의 성장만큼 강원곳간과 강원만찬 같은 강원도 브랜드를 구축하고, 성장시키고, 홍보하는 게 중요해질 것 같아요.
최영훈)
개별 기업으로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게 공동브랜드의 강점이니만큼 지자체에서도 모범사례로 키워야 하는 건 당연해요. 다만 자격이 부족한 기업이나 너무 소수의 기업만이 참여하는 등의 특혜성 문제가 거론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죠.
이강익)
네, 맞아요.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기업을 받지 말아야죠.
정영미)
브랜드 홍보는 도 자체에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도 사회적경제과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나 너무 많은 영역을 센터에만 맡겼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도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하게 되죠.
▲정영미 과장
안호범)
도 자체에서 강원곳간을 홍보하는 건 무척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보다 도에서 직접사업으로 하시는 게 효과면에서도 더 좋겠죠.
이강익)
폭 넓은 홍보는 도에서 직접사업으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영미)
저희는 사회적경제 공공구매를 활성화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개별 기업의 역량이 부족한 경우에 어려운 점이 발생해요.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도청에서는 현수막을 가장 많이 제작하는데, 디자인 업체끼리 협업을 하면 디자인이나 시공 등에서 눈에 띄는 서비스 향상이 이뤄질 테고 저희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게 되겠죠.
이강익)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가 그거예요. 다들 소규모 기업이니까 강원곳간협동조합이 영업활동을 하는 거죠. 디자인분과를 묶어서 규모화 시키고, 품질을 높이고 이런 방식으로요.
마찬가지 이유로 사회적경제 공정여행도 협동조합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공정여행은 4개 기업이 모여 이뤄졌는데 수학여행, 자전거여행 등 각 기업이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브랜드화 작업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이 컸는데 최근에 속초 ‘강원도협동조합 감자’, 강릉 ‘파랑달협동조합’ 등이 함께하게 되면서 ‘강원관광마케팅협동조합’ 이름으로 설립을 준비하고 있어요.
공정여행의 후속작업으로 올해 말쯤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죠. 지역단위 관광협의체를 조직해 우리 기업들이 관광영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려볼 생각이에요.
▲이강익 본부장
결과적으로 올림픽의 세 축이였던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 강원도 사회적경제 공공브랜드, 강원도 공정여행 사업이 현재 협동조합으로 묶이게 됐어요. 저는 이 3개 조직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올림픽 유산이라고 자신해요. 다른 지자체에서도 올림픽이라는 특수한 경험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들을 궁금해하고요.
올림픽은 말 그대로 ‘메가 이벤트’잖아요. 올림픽과 사회적경제의 관계가 뭘까, 사회적경제가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우리 기업들은 “장사 한 번 하는 거면 의미 없다.”고 못 박으시더라고요.
행정에서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웠어도 현장의 주체인 기업들의 의지가 없었다면 이런 성과와 결과들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이번에 제일 크게 얻은 건 우리 기업들이 주체가 되어 의지를 불태웠고 행정이 이 같은 마음을 모아서 잘 엮어냈다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정영미)
이강익 본부장님 말씀에 공감해요. 기관, 기업, 중간조직의 구성원들의 열정이 추진력이 됐고 누구 하나 튕겨져 나가거나 반대를 해 돌출되지도 않았죠. 돌고 돌아도 결론적으로 제일 중요한 건 또 다시 사람이 되네요.
최영훈)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 모두 규모화 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데,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큰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개별 기업들은 작잖아요. 공동조직하고 공동대응하는 협동이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는 혜안이죠. 행정도 그 하나의 파트너이고요.
6. 올림픽 준비기간이 3년이었는데, 이제 올림픽 후 3년 뒤를 그려본다면?
최영훈)
강원만찬과 강원곳간이 강원도 각 시·군 거리에서 눈에 보일 만큼 성장하길 고대하겠습니다.
정영미)
올림픽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 협동조합 세 곳의 성장과 안정적인 궤도 진입을 응원합니다. 타 영역에도 모범사례가 돼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이 탄생하길 기대해봅니다.
안호범)
“전국 기차역사 내 편의점(스토리웨이)에서 코레일 강원만찬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큰 포부죠. 하하하.
이강익)
강원곳간은 사회적경제 전문 유통조직, 영업조직으로 성장하는 거죠. 강원도내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도 진출하는 유통조직전문기관으로 컸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또 지역의 농식품 유통에 핵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강원만찬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도 될 수 있겠죠? 3년 뒤 협동조합 세 곳의 모습, 관심 갖고 지켜봐 주세요.
- 이번 공감토크는
감동의 겨울 평창 2018이 남긴
강원도 사회적경제 유산
‘강원곳간’, ‘강원만찬’, ‘공정여행’이
남긴 족적과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해보는
귀한 공감의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
이야기 나눠주신 네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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