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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공감토크

【SEESAW】 선배가 알려주마! ‘진짜’ 마을기업 이야기 ①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8. 10. 24.

 선배가 알려주마

진짜마을기업 이야기

 

 


함께 하는 분 : 윤정열 강원랜드 희망재단 팀장(복동아리영농조합 대표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이봉희 돌배마을협동조합 이사장

                          이예연 홍천명품한과영농조합 대표


때와 곳 : 20181018일 오후 3시 경 / 강원도경제진흥원 6층 대회의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마을기업 설립에 앞서 마을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현장에서 듣는 마을기업 토크쇼를 지상중계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이번 토크쇼는 마을기업 설립을 희망하는 참가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삼척에서 마을기업 대표를 지내다 현재는 강원랜드 희망재단사회적경제팀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정열 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습니다.

 

패널로는 1년차,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2년차, 이봉희 돌배마을협동조합 이사장 3년차, 이예연 홍천명품한과영농조합 대표 등 3명이 참여해 마을기업 설립과정과 운영, 리더와 조합원의 역할과 책임 등 마을기업 현장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럼, 마을기업 설립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스스로의 경험을 토대로 진실한 도움을 주기 위해 열띤 논의와 진지한 조언, 따듯한 충고를 나눈 세 명 패널의 이야기가 담긴 <선배가 알려주마! ‘진짜마을기업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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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열)

반갑습니다


현장에서 듣는 마을기업 토크쇼사회를 맡게 된 윤정열입니다. 오늘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에 참여해 준 참여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에게 솔직담백한 조언을 나눠주실 패널 세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1년차 기업으로 참여해 주신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이사장님입니다. (짝짝짝). 다음으로 각각 2년차, 3년차 기업으로 참여해 주신 이봉희 영월 돌배마을협동조합이사장님, 이예연 홍천명품한과대표님입니다. (짝짝짝)

 

저는 2011년에 강원도 최남단 삼척에서 마을기업을 설립해 운영했고, 현재는 강원랜드 희망재단에서 사회적경제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마을기업에 대한 고민과 조언을 함께하게 돼 감사드리며,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패널 세 분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예연 홍천명품한과 대표 



이예연)

반갑습니다. 저는 강원도 홍천에서 왔고요. ‘홍천명품한과라는 상호로 한과를 만드는 마을기업 대표입니다. 저희는 개인사업으로 시작해서 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한 사례예요. 2014년에 1차년도 마을기업에 선정이 됐고 2016년 당시 안전행정부 우수마을기업, 2018년 강원도 사회적경제 선도기업 선정까지 쭉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거창한 기업 같지만, 앞에 계신 여러분과 똑같은 자리에서 출발한 기업이에요. 오늘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이봉희 영월 돌배마을협동조합 이사장


이봉희)

저는 강원도 영월하고도 아주 산골인 중동면 직동리에서 왔습니다. 2년 전에 돌배마을협동조합설립을 준비하면서, 여러분과 동일한 교육을 받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 이 자리에 서니 감회가 새롭네요.

 

2017년 마을주민 모두의 출자로 협동조합을 설립해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 선정을 받고 올해 2차년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 생산품목은 친환경 고사리고요.


마을기업은 한 사람의 리더만으로는 힘들어요. 오늘 교육을 잘 받으신 후 리더들과 함께 좋은 마을기업 설립하는 데 한몫 하시는 일꾼들이 되길 바랍니다.

 


▲황경자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이사장 



황경자)

반갑습니다. 저희는 춘천에서 도시형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템은 회원제 반찬가게이고 상호는 반찬투정입니다. 지난해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을 왔을 때에도 농촌지역 분들이 많았는데 오늘도 대부분 농촌지역에서 오신 분들이네요. 아이템은 약간 다르겠지만 운영은 어느 마을기업이나 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도움이 된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윤정열)

세 분 인사말씀, 잘 들었습니다. 아마도 교육에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마을기업 선정을 가장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패널 분들은 마을기업 선정 과정이 술술 잘 이뤄지셨나요?

 


이예연)

사실 저도 왜 마을기업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고 교육에 참여했던 사람 중 하나예요. 홍천군청에서 마을기업을 해 볼 의향이 있냐고 말씀하셔서 자의 반, 타의 반 마을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출발해 이것저것 교육 받으면서 지금까지 잘 쫓아온 거죠.

 

처음에는 군청 계장님이 마을기업은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설명하시는데,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인데 왜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됐고, 또 여러분도 여러 가지를 이해하게 될 때가 올 거예요.

 


▲홍천명품한과 임직원 



저희도 여러분과 똑같은 과정을 거쳤어요. 어렵지 않게 선정이 됐다고 하면 과언이고 저희도 두근거리는 맘으로 겪어냈고, 또 여러분도 추후에 다 하실 수 있는 일이고요.



이봉희)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조합원들은 마을 주민 전체입니다. 중동면 직동리는 제 고향인데요.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마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어요.

 





이사장으로서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나 혼자 열심히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주민들과 여러 차례에 걸쳐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떤 일을 하고자 하거나, 우리가 사회에 무엇을 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때에는 이해나 공감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지금은 부단히 설득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서서히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과정에 있죠.

 

오늘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에 대표와 임원 또는 이사가 반드시 일정 인원 이상 참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몇몇 분들은 그냥 끌려만 오신 분들도 계시죠? 잘 모르고 오셨더라도 오늘 이야기를 잘 듣고 돌아가셔서 충분히 생각하고, 이해하고 시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황경자)

저희는 마을기업에 관한 정보 없이 지역 여성 5명 정도가 ‘*워커즈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당장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그 방식과 형태가 무엇이든 경력단절여성 일자리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보자는 공부였죠.

 

지난 해 말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이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됐고, 절차에 따라 굴러가다 보니 1031일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게 됐어요. 그리고 올해 3월, 최종적으로 행안부 마을기업에 선정됐고 4월에 지원금이 통장에 꽂히게됐죠.






5월부터 사업장을 보러 다녔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나.” 후회도 많이 했어요. 조직이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니까 내부적으로 결속이 잘 될 것 같지만, 마을기업을 바라보는 위상도 다 다르고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 보니까 갈등도 발생하고요.

 

저희는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으니 아직 과정 중에 있어요. 지금 되돌아 생각해 보면 준비하고 있을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아요.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이야기, 힘든 이야기 다양하게 나올 것 같네요.

 


*워커즈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출자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일으키고, 아울러 한 사람이 조건에 따라서 일하는 공동체. 자립·자기책임·민주주의 이념에 기준을 두고 지역 공헌을 제1의 목적으로 사업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협동조합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2000년 개호보험제도를 계기로 다양한 형태의 복지워커즈가 활성화 돼 있다.

 


윤정열)

통장에 돈이 꽂혔나요’? 하하하.

 


황경자)

‘e나라도움이라는 회계프로그램의 가상계좌에 쓸 수 있는 보조금이 5000만원이 있다는 게, 선정 초반엔 정말 기뻤어요. 1년 동안 알차게 써야지 했는데 이게 만만한 게 아니더라고요.

 


이봉희)

맞아요. 보조금을 사용하는 일이 장난이 아니죠. 제 나이가 올해 67인데, 저희 마을에서 그나마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이 저 하나예요. 주민들은 제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자는 줄 알지만 밤에는 회계 정리하고 서류 정리하느라 더 바빠요. 패널 두 분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리더는 정말 부단히 노력해야 돼요. 잘 따라와 주는 두세 사람만 있어도 어려움이 크게 줄고요. 마을기업을 설립하려고 하시는 분들도 빨리 결실을 보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작은 부분까지 계획을 잘 세우셔야 됩니다.

 


윤정열)

그렇게 어렵고 힘든데, 왜 하시는 건가요?

 


이봉희)

후회할 때도 많아요. 그런데 제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환영회를 해줬는데 그 때 마을에 봉사하면서 여러분과 이 생애를 마감하겠다.고 이야기 했었어요. 제가 그 말만 안 했으면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하하하.

 

그래도 저한테 용기를 주는 게, 저보다 나이 많으신 70~80대 어르신들께 제가 형수라고 불러요. 그분들이 본인들은 힘이 들고 다리가 안 좋아 일은 못 하니 밥을 해주마.” 하고 매번 점심을 준비해 주셔요. 그런 작은 것들이 놓지 못하게끔 저를 다잡아 주죠.

 


▲돌배마을협동조합 선진지 견학 



이예연)

저는 힘들어도, 마을기업에 정말 감사함을 갖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예요. 저희가 멋모르고 덜컥 지원금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건물은 어찌어찌 구했어도 그 안에 집기를 채우기가 어렵더라고요.

 

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추석 명절을 맞았는데, 포장기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남편들까지 불러다가 밤을 새서 포장을 했죠. 요즘 한과를 찾는 소비자들이 소포장을 선호하다 보니 더 손이 많이 가요. 그래서 저희가 마을기업 선정되고 첫 사업으로 진행한 게 포장기 구입이었어요. 가장 중요한 설비를 들여서 효율을 높였으니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짝짝짝)

 


▲윤정열 강원랜드희망재단 팀장 



윤정열)

세 분 대표님들 힘내라고 박수를 쳐주셨는데, 이 가운데 내년에는 1년차 패널로 참여하실 분이 계시겠죠? 힘들고 어려워도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계신 세 분인데요. 마을기업의 가치를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한 단어로 표현을 부탁드려 볼까요?

 


황경자)

저는 공동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을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마을기업이 일익을 담당하지 않을까 하여 공동체라는 키워드로 정의하겠습니다.


 

이봉희)

공감합니다. 저희 동네는 공동체 활동을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소박한 동네인데요. 요즘엔 모이면 마을기업이 잘 돼서, 우리 마을 사람들 다 다 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마을의 이익과 함께 하는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연)

저도 함께라는 생각을 합니다. 같이 하고, 같이 잘 사는 거죠. 다들 비슷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요.

 


윤정열)

거의 공동체’, ‘같이’, ‘함께라고 말씀해 주셨네요. 여러분도 공감하시나요? (~) 


이러한 공동체를 깨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 이런 것도 들어봤으면 합니다. 공동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봉희)

가장 중요한 건 조합원들끼리의 단합입니다. 아마 다른 패널들도 공감하실 거예요. 같이 합심이 안 되면 공동체 생활 자체가 어려워져요. 예를 들어, 어느 마을이나 꼭 몇 사람이 반대를 해요.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분들을 잘 설득해서 융합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해요.

 


황경자)

저는 소통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 조합원은 열아홉 명인데 주로 일하는 사람은 다섯 명이고 나머지 분들은 상품을 소비해요.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사이에 사업을 이해하는 농도가 다르다 보니 그 사이에 간극이 생기더라고요. 생산하는 사람은 나만 고생하는 것 같고, 소비하는 사람은 나는 먹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많지 않은 조합원인데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소한 걸 나누지 않게 되더라고요. 사실 갈등은 사소한 데서 오는데도 말이죠. 회식이나 야유회 같이 조직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을 해소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장치를 처음부터 갖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정열)

춘천워커즈협동조합의 특별한 소통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두 패널 분들은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황경자)

저희는 같이 밥을 먹어요. 똑같이 밥 먹는 것 같아도 집 밥이랑 외식은 다르잖아요. 장소를 옮겨서 밥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윤정열)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을 소통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하하하

나머지 두 분은 어떠세요?

 


이봉희)

저희도 주로 먹고 나누는 거죠. 저희 동네에서 삼척 임원항이 가까워요. 푸지게 회도 먹고 술도 한두 잔 걸치면서 속마음을 나누는 거죠.

 


이예연)

저희는 구성원들이 여자들이라 모여도 술은 거의 없어요. 대신 명절이 끝나면 한 번씩 나들이를 다녀오거나 설악산 봉정암 등반을 12일 정도 다녀오곤 해요. 저희가 식품회사라 해마다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하니까 그 날도 외식하는 날이죠.

 


윤정열)

설립 전 교육에 참여하신 분들은 앞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갖게 되실 텐데, ‘소통비용을 사업계획서에 잘 녹여내서 따로 책정하셔야겠습니다.

 



-2018 마을기업 설립 전 교육

현장에서 듣는 마을기업 토크쇼를 통해

마을기업 설립 선발주자로서

뼈저린 경험을 녹여낸

현실적인 조언과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준 세 분 패널에게

참여자분들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11,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선배가 알려주마! ‘진짜마을기업 이야기>

공감토크 2부에서는

리더로서의 고충과 기업 운영성과,

현장 Q&A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