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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주파수 사회적경제Hz -이천식 칼럼】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대한 기대와 제언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3. 24.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대한 기대와 제언


이천식(강원도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

 









최근 2~3년 사이에 지자체의 출연으로 사회적기업 혹은 사회적경제 지원센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영세한데다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경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각종 지원에 관심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통합지원기관이나 관설 지원센터를 향하게 되고 당사자 조직이나 네트워크 활동에 소홀해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민간조직들이 위축돼 가는 실정이라 안타깝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바란다면 자발적 연대와 협력에 대한 가치를 지켜야 하므로, 이런 쏠림 현상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때다.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해 1월 이름을 바꿨지만 처음 문을 연 지는 28개월이 된다. 2011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풀뿌리기업 육성조례를 근거로 20128월에 풀뿌리기업지원센터로 문을 열었다. 그 후 2013년 민관의 협력으로 강원도 사회적경제 종합 발전계획이 마련되고 이에 따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 조례로 개정하여, 이를 근거로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꾸어 통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사회적경제 전반에 걸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나서게 된 것이다. 설립 당시 마땅한 거점을 확보하지 못해 임시로 강원도 산업경제진흥원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인데 아직 새로운 독립적 거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산경원의 한 조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경제와 사회적경제의 배리적 동거라 할까? 6개월 정도로 합의했던 임시가 3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과 많은 활동을 수행해 오고 있다. 처음에 강원도의 역량을 집약하여 통합적인 지원체제를 갖춤으로써 지원효과를 높이고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생태적 기반을 빠른 시일 안에 조성하려는 합의에 의해 출발하였다. 그리고 민간의 역할을 서로 인정하고 도가 재정지원은 하되 민간 주도의 사업과 지원역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적경제계는 센터를 비롯한 중간지원조직들과 강원도의 거버넌스를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내었다. 2013년에 비전 선포로 그 단계를 크게 끌어올린 강원도 사회적경제 종합 발전 계획은 지역의 민과 관이 지혜와 힘을 모은 결과의 산물이다. 현장의 일꾼들과 강원발전연구원, 강원도의 역할 분담과 조합을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각계의 참여로 만들어진 종합세트인 것이다



이런 노력 가운데 성장하고 있는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도내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발굴 육성함은 물론 지역간업종간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지원하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통합지원기관을 수탁 주관하며 많은 역할을 해오고 있어 전국적으로도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통합적이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과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가면서 지역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출범 당시 5명의 직원으로 개소한 지 2년반만에 14명으로 구성원을 갖춘 대조직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나날이 업무와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참으로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다. 조직의 중요한 활동 지표로 혁신을 내세우고 강조하는 것은 더욱 사회적경제 현장의 주체들에게 든든한 믿음을 준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공조직은 특성상 자기조직을 확대하고 영역을 넓히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넘어서 성과를 낼 만한 일을 더 찾으려 한다. 그리고 자기조직을 확대하여 울타리를 치려 든다. 그런 특성 때문에 공조직은 한번 늘어나면 인위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도 다시 줄어들지 않게 된다. 지금 이미 지원센터가 너무 커져버려 우려하는 소리가 들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전문성을 갖춘 관변 조직은 자신들의 영역 확대를 위해 민간의 역할까지 끌어안으려 하기 십상이다. 사회적경제는 성과를 중심에 두기보다 민간의 자발성과 자립의지를 중요하게 여겨야 함에 유의하여 민간과 더불어 일을 함께 도모하는 관용과 개방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일을 다 하려는 것보다 좀 더디고 답답하더라도 민간 조직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 혜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달료 시비를 듣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런 사례도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초기에 아주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아 듣고 배우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더니, 몇 해 지난 지금은 현장에서 갑을 관계를 들먹이며 불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반면교사로 여기고, 현장과 더 밀착해서 소통하고 찾아가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더하여 민간 기업과 조직 들의 협동과 연대를 만들어내며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공적 재원을 중개하는 역할을 확대하면서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자임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즉 재정지원을 민간에게 전해주고 이를 조정하고 도와주면서 사업은 민간조직이 담당하게 하고, 다시 모니터링과 평가를 맡는 것이 더 적절한 소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민간 센터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참으로 혁신의 기치를 세우고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이룸으로써 함께 어울려 더욱 행복한 공동체, 지역 중심의 새로운 강원도 역사를 써 갈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