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사회경제를 만들어가는 자활의 새로운 역할
조정현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사무국장)
2014년 5월 13일 오늘.
오늘도 자활사업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다.
2000년 춘천지역자활센터에 입사한 이래로 자활현장에서 15년을 보냈다. 지역자활센터에서 5년, 가사간병지원센터에서 3년, 광역자활센터에서 7년. 자활센터의 시작은 나의 인생의 시작과 함께 이루어졌다. 연애 시작, 그리고 이어진 결혼,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자활사업에서의 일은 나의 인생에서 뗄 수 없는 동반자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활사업은 1996년 여성가장 일자리 창출 시범사업으로 복지간병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많은 성과를 냈다. 보호자가 없는 환자에게 간병인을 파견해주는 무료간병사업, 장애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애통합교육보조원사업과 같이 지역사회 기여형인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개발했고, 적정기술 이수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청소 등 수익형 모델을 성공시켰으며, 노인장기요양시장의 대거 진입으로 수많은 돌봄 일자리를 만드는 등 지역사회 중심의 다양한 일자리와 경제 모델을 창출했다. 물론 좌절과 실패도 있었지만 자활사업을 통해 배출된 많은 자활기업들이 굵직굵직한 사회적기업들로 성장했고, 정부 일자리사업들은 자활사업을 벤치마킹하여 다양한 사업모델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자활사업의 다양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책목표가 일을 통한 탈빈곤 강화 정책으로 설정되면서 자활 인프라도 개편되고 있다. 자활사업 수행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체계 구축, 지역자활센터의 유형 및 기능다변화를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자활사업 참여 대상자의 변화,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 등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활사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렇게 변화되는 과정 속에 자활사업은 몇 년 전에 비해 현저히 근로능력과 의지가 낮은 참여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자활정책도 취업으로 내모는 상황이지만 일을 통해 생활의 건강함을 회복하는 자활사업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요한 안전망이고 작지만 힘이 있는 협동사회경제를 만드는 희망의 일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5월 18일 자활기업 빅샌협동조합이 강원도청 달빛카페에 입점 오픈식을 갖게 되었다. 여유공간을 활용하여 자활생산품 ‘햇살좋은날’과 ‘강원곳간’ 숍인숍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광역단위 사회적경제 생산품 유통, 홍보,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회는 입찰에서 오픈식까지 지역자활센터, 광역자활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원도 복지정책과, 총무과 등 민-관이 함께 협력하여 만든 하나의 성과의 장이었다.
하나의 기회를 만듦으로써 서로가 연대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더 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협동사회경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자활사업은 공공부조를 넘어 사회적경제를 태동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고, 사회적 경제의 주요한 기반이다. 빈곤과 노동의 문제를 사회적경제가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 약자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작지만 힘 있는 경제, 자본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경제를 만들어보는 것. 무엇보다 자활은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를 잘 아는 숙련되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실천이 필요한 지금. 자활은 사회적경제와 함께 협동사회경제를 확대해 나가는 견인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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