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상생을 꿈꾸다②
함께 하는 분들 :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 대표 김재관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 상무 김대진
때와 곳 : 2015년 6월 15일 오전 11시 /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 내 회의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의 김재관 대표,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의 김대진 상무와 함께합니다.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는 빵 제조업 허가를 갖고, 협동조합을 통해 얻은 친환경 재료로 인스턴트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식품을 생산하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 제고에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은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 활동과 더불어 사회적경제 클러스터를 조성해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번 공감토크에서는 두 기업이 함께 일군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작업에 대한 이야기, 작은 경제를 지향하게 된 계기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진정한 상생을 꿈꾸다”,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함께 꾸는 꿈, 상생
▲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의 김재관 대표(왼쪽)와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 김대진 상무(오른쪽)
김대진: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을 시작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처음 이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속속 생기는 사회적기업들의 물품을 생산할 공장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처음 들살림이 생긴 뒤에도 공장에 소규모 제조 설비를 갖추는 데 김재관 대표님께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고요. 이를 계기로 다자연이나 자연이주는식품, 아침바다, 이설당, 천향 등의 사회적기업이 물품을 생산해낼 공장이 없어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자 클러스터사업을 시작해 자본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5~6년 전부터 이뤄졌고 지금은 활발히 클러스터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요. 우리 스스로 내실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모아져 생산자분들에게 제안하면서 시작하게 된 사업이었습니다.
지금은 현재 5개 단체와 한살림 생산자가 힘을 합해 모은 자산으로 부지를 매매해 내년엔 건물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전체 3층으로 85평 정도로 총 240평의 규모가 될 것 같습니다.
1층은 한살림 매장과 사회적경제 영역의 물품, 그리고 재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는 코너와 함께 카페 입점을 생각하고 있고요. 2층은 로컬푸드와 유기농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열려고 합니다. 3층의 50평 정도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30여 평의 공간은 한살림과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의 사무실이 들어설 구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로 현재 계속해서 설계를 받아보고 있어요. 요즘 유행에 걸맞은 인테리어도 고민하고 있고요. 더불어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을 통해 지향하는 바가 잘 드러나도록 브랜딩 작업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올해 건물을 지으려고 했는데 쉽게 할 일이 아니다 싶어서 공부를 해서 제대로 기획해 내년에 착공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건축이나 내부에 들어갈 각각의 영역들을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일단 내년 4월에 착공해 10월 경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생산자들이 1억에서 2억 정도의 큰 비용을 출자해서 만드는 건물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에서부터 함께 논의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재관: 네, 함께 열심히 진행해 봅시다. 이것을 시작으로 더욱 확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릉의 사회적기업 수도 많이 늘어났고요. 우선 기업의 운영이 안정화돼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에 그만한 출자액을 낼 수 있는 규모가 됐으니 참 다행스런 일이죠.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의 첫 시작은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의 필요에 생산자들이 뜻을 모아준 건데 앞으로는 이러한 형태가 좀 더 확대되어서 생산자 조직의 필요에 응해 협동조합과 기업이 움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일궈내는 사업이 앞으로의 더 큰 협동을 위한 시작이고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각자가 갖고 있는 것들을 내놓음으로써 그 전엔 생각할 수 없었던 큰 규모의 계획들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멋지고 대단하죠. 향후에는 더욱 많은 기업과 생산자들의 참여로 더 큰 시너지효과와 더불어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마저 함께 이뤄내는 날이 올 거라고 봅니다.
김대진: 공감합니다.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업의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사업이죠. 지역에 뜻을 함께 하는 다양한 기업과 조직이 생김으로써 함께 더 큰 꿈을 꾸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엇보다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돈보다도 서로에게 갖게 된 끈끈한 유대감과 연대감이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역량을 믿고 함께할 수 있다는 연대감과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합니다.
김재관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은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의 필요에 생산자들이 부응한 것을 계기로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면 짧으면 3년, 길면 5~6년 후에는 생산자 조직들의 필요가 생겼을 때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이 부응해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이 구조야말로 진정한 상생이고, 지역의 생협이 지역살림을 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면서 많은 감정을 겪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 뭔가 사회적가치가 담긴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한 취지를 생각하면 힘들다가도 불쑥 힘이 납니다. 사업도 순탄히 진행될 거라고 믿고요.
사회적경제, 그물코로 엮다
김재관: 생명살림클러스터협동조합을 얘기하면서 지역 네트워크 얘기를 안 할 수 없겠죠. 한 맥락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할 테니까요. 우선 제가 생각하기에 원활한 지역 네트워크 활동을 위해선 실속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점차 생겨나는 사회적기업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의 다양한 조직들이 서로 엮어나가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상호간에 필요에 의한 지원을 어떻게 해나갈지 기반을 마련하고 체계를 갖춘다면 더욱 활발한 지역 네트워크 활동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사회적기업협의회나 지역 네트워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바로 그런 기반과 체계의 부재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살림을 이끌면서 ‘협동경제 그물코’를 기업의 슬로건처럼 함께 쓰고 있는데요.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다양하게 엮을 수 있는 그물망을 어떤 매듭으로 엮어 어떠한 방식으로 그물코를 만들어 나갈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한 첫 번째 그물코는 사회적경제 영역을 1차 농업으로 엮는 게 어떨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한살림 내에서 농사부터 지으며 영농조합을 설립했고, 그다음 영농조합에서 농업 생산물들을 지역적으로 어떻게 서로 엮을 것인가 두 번째 그물코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과 제작에 이르게 된 겁니다. 지금 다자연의 경우도 농산물들을 지역에 있는 한살림 농업공동체로부터 납품받아 다양한 그물코로 엮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의 좋은 자원과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의 다양한 조직들이 서로 엮어 나가며 그물코로 만들어졌을 때 진정 원활한 지역 네트워크와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적경제의 지역 네트워크의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아직 농·식품 분야에 머물고 있지만 저는 향후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살림에서 지역사회 노령화에 대비해 노인들을 돌보는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도 있겠고요. 필요에 의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생겨날 거라고 봅니다. 일반 시장과는 조금 다른 형태가 되겠죠. 특히 시민의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는 서비스들이 연계되고, 이러한 서비스들이 지역자원과도 연계된다면 더욱 커다란 형태의 지역 네트워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회적경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지역 네트워크와 더불어 지역 자원과의 연계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연계하고 풀어나갈지는 이제부터의 숙제겠죠. 명확한 계획을 갖고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다양하게 얽힌 그물들을 하나하나 서로 어떻게 엮고 이을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지역 네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만들어지고 그 네트워크들이 또 필요에 의해서 더욱 큰 네트워크로 확장된다면 지역 안에서 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언젠가 해야지 하고 미룰 일이 아니라 지금, 바로 당장 해야 할 일인데 참 마음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의 김대진 상무님을 비롯, 강릉영동지역의 많은 사회적경제 영역에 계신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김대진: 네, 함께 지역 네트워크의 발전을 위해 힘써 보시죠. 마음을 모은다면 분명 큰 변화가 생기리라고 봅니다.
생각해 보면 강릉영동 지역의 네트워크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져왔고, 지금도 분명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실련이나 시민환경센터, 생명의 숲 등의 지역 단체들과 기본적인 유대감을 갖고 기업회비를 낸다든가, 각 조직이 어려울 때 후원금을 낸다든가 하는 형태로 꾸준한 교류를 해오고 있고요.
김재관 대표님께서도 지역의 사회적경제 영역의 조직이 어려우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등의 형태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계시죠.
이러한 지역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저는 지역사회 안에서 “한살림이 있어서 참 좋다. 한살림이 있으므로 참 가치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찬사가 아닐까, 가끔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작업해 나가야겠죠.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작업 또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회적기업을 다방면에서 지원해 지역 안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회비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일도 하고요. 이렇게 꾸준히 활동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생명력으로 지역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지원받은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다 양한 활동가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즉에 존폐의 기로에 놓였을 겁니다. 거의 십 여 년 명맥만 이으며 어렵게 유지되어 온 상황에서 많은 분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딛고 일어서 오늘날의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이 있는 것처럼 한살림 생산자들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지역 네트워크를 완성해 나간다면 향후에 힘과 실력을 갖춰 더 큰 일들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지역 네트워크입니다. 대표님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깨를 맞대고 더욱 힘찬 발걸음으로
김재관: 공감합니다. 향후 계획을 얘기하자면, 지금까지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말씀드린 대로 지역 네트워크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한 번에 되지 않겠지만 우리가 해왔던 농업을 중심으로 한 그물코를 지역사회 전체로 어떻게 엮어내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차근히 엮어볼 계획입니다.
김대진: 차근히 고민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의 자활이든 협동조합이든 마을기업이든 태생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태이든 그걸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 지역공동체를 변화시키자는 게 공통된 설립 이념이니까요. 모두 좋은 일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러한 노력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재밌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맺는 성공의 결실들이 물방울이 파장을 일으키듯 지역사회로 번져나가는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원주와 춘천 등 강원도 내의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원활한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주와 춘천을 바라보면 그 나름의 지역의 색깔과 역사가 있고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데 실질적인 교류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강원도 전체의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해선 활발한 교류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성공사례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조직들에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진정한 상생과 지역 네트워크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는 두 조직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
농업회사법인 들살림(유)는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생산 및 명품화, 지역농업과 지역의 필요와 연계한 농·식품 제조 및 유통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농업을 기축으로 한 지역순환경제를 조성에 일익을 함으로써 농업과 농촌에 기반을 둔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공동체의 복원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 주 소 : 강원도 강릉시 성덕포남로 162번길 8
- 연 락 처 : 033-652-3008
<강원영동 한살림생활협동조합>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에서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살리는 마음으로 농사짓고 물품을 만드는 생산자들과 이들의 마음이 담긴 물품을 이해하고 믿으며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함께 결성한 생활협동조합입니다.
- 주 소 : 강원도 강릉시 율곡초교길 11번길 9
- 연 락 처 : 033-645-3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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