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체험리뷰

【푼푼씨, 사회적경제에 빠지다】자전거에 몸을 싣고, 국토종주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8. 19.

 


 



chapter 33. 자전거에 몸을 싣고, 국토종주




Q. 푼푼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A. 오늘은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Q. 여행이요?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여행을 다녀왔나 보군요?

A. . 청소년들이 국토종주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후에 쓴 이야기인데요. 함께 보시죠.

 






여행, 좋아하시나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셨을 텐데요.

나이를 막론하고 여행은 삶을 배우고 성장하는 데 가장 좋은 교과서가 되어 줍니다. 특히 청소년기에 떠나는 여행은 말로 다하지 못할 교훈과 성취감, 그리고 보석같이 반짝이는 감동을 선물하죠. 여기 이처럼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매년 새로운 여행을 떠나 청소년들과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나누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원주 길터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입니다. 


길터여행협동조합은 나눔(소통과 연대)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공정여행사로서 길 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고 이를 보다 많은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으로 여행자를 만납니다.

 

* 신청 : 길터여행협동조합 다음카페 (http://cafe.daum.net/roadcoop)에서 신청

* 문의 : 070-8265-3354(사무실) / 010-4322-5809(신세균)



아래의 내용은 지난 7월 31일부터 7박 8일의 일정으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를 

다녀온 15세 중학생 김성준 학생의 여행담이 담긴 생생한 여행후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길 위로 직접 떠나는 여행을 통해 얼마나 성장하는지, 여행을 통해 비로소 한 뼘 자라나는 아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만나보세요. 그리고, 보다 많은 여행자들과 여행의 기쁨과 나눔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는 길터여행협동조합의 소박한 꿈도 함께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기적, 바로 길터여행협동조합과 함께 떠나는 여행입니다. 


 

 

 

정말 힘들었던 국토종주 길종주해서 자랑스럽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국토종주=

·사진: 김성준 (길터여행협동조합)

 


 

<여행 코스>

인천 - 남한강길 - 문경새재길 - 낙동강길 - 부산 ( 640)

 

 



설렘 반 두려움 반, 드디어 출발!

첫 날_ 7 31

 



 

2015 7 31, 내 생일에 난 국토종주를 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추억을 많이 쌓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전날 밤, 기대와 두려움으로 잠을 설쳤다.

새벽 5 50, 알람소리가 울렸다. 잠을 설쳐 피곤하였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나를 움직였다세수를 하고 아버지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자전거를 싣고 길터로 출발했다. 길터로 가는 20분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동생, , 길터 선생님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내가 정말 국토종주를 할 수 있을까? 

비데가 없으면 불편할 텐데, 많은 생각을 하며 길터에 도착했다.

 

7일 후에 만날 부모님들과 뜨거운 작별인사(큰절)를 하고 우린 트럭에 자전거를 싣고 인천으로 출발했다. 인천에 도착해서 정현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상현이라는 형을 만났다. 자전거 정비를 하고 국토종주수첩을 구입했다. 드디어 국토종주를 시작하는구나! 비로소 실감이 났다. 




 

인천 아라서해갑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하였다. 잠을 설쳐 피곤했지만 첫날이라 그런지 기운이 넘쳤다. 페달을 밟고 밟아서 여의도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야 할 거리가 640인데 고작 37 정도 가고 힘이 들었다.

 

너무 덥고 어지러워 편의점에 들러 물 한잔을 마셨다. 이 물맛도 말로 표현 못 한다. 폭염 속에서 37를 달리고 500를 한번에 들이키는 기분과 그 물맛은 경험해봐야 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다시 달렸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달렸다. 정말 무지 힘들었다.




 



엉덩이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더워서 쓰러질 것 같고, 정말 악몽이었다. 꾹 참고 계속해서 달렸다. 목적지인 양평 신원역 주변 살림농장에는 밤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샤워를 너무 하고 싶어서 샤워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샤워실이 없고 수돗가가 있다고 하였다.


일단 씻어야 해서 고무호스를 잡고 물을 발에 뿌렸다. 산속의 지하수라 그런지 완전 얼음 물이었다. 어쩔 수 없이 참고 씻었는데 정말 차가워서 머리가 빙~하고 돌았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내일 계획을 짜고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잤다.

 


 

힘든 여행의 순간, 비로소 느끼는 작은 행복

둘째 날_ 81

 

길터 선생님들께서 깨워 주셨다. 어제 90밖에 안 달렸는데 몸이 너무 무거웠다. 힘들게 몸을 일으켜 세우고 정리를 하고 아침밥을 먹었다. 


비 때문에 빨래는 전부 젖었다. 하지만 더운 것보단 괜찮다고 생각했다.  비 덕분에 정말 시원했다. 또 페달을 계속 밟았다. 가끔씩 깊은 물웅덩이를 지날 때면 자전거 바퀴가 다 잠기고 자전거가 나가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덥지 않아서 기분은 좋았다. 점심을 먹고 또 달렸다.

 

여주보를 지날 때 정말 집에 가고 싶었다. 참고 또 달리고 또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점심을 먹고 달리고 달리고 드디어 이화령이 내 눈앞에 나왔다. 기어를 가볍게 하고 끝까지 오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시원하고 지원차량이 와서 짐이 없었다. 그래도 힘들었지만 내가 1등으로 들어왔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화령 정상에서 재엽이네 부모님을 만났다.


그때의 햄버거와 콜라의 맛을 난 잊지 못할 거다. 경치도 정말 아름다웠다. 정상에서 미션수행을 하고 내려갈 준비도 하고 내려갔다. 내리막이 엄청나게 길고 경사도 심해서 속도가 엄청났다. 내리막이 끝나고 우린 또 계속해서 페달질만 했다. 숙소에는 밤이 되서야 도착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내일 준비를 하고 잠들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 스스로 다지는 의지

셋째 날_ 82

 

여전히 몸이 무거웠다. 더 자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서 빨리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아침인데도 태어나서 제일 더웠다. 정말 숨을 쉬면 공기가 뜨겁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우린 출발했다. 페달을 계속해서 밟고 달리고, 달리고, 점심때쯤 되니까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아침보다도 더 더웠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너무 더워서 좀 쉬다가 다시 출발했다.

 

계속해서 달렸다. 상주보쯤 가서 낮잠을 잤다. 너무 더워서 그늘에서 잤는데도 공기가 뜨거웠다. 정말 찜질방 같았다. 그렇게 몇 시간을 자고 다시 출발했다. 달리고, 달리고, 드디어 구미 근처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길터 선생님 친구분께서 저녁을 제공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저녁을 먹고 씻으려고 화장실에 갔는데 불을 켜는 스위치가 망가져서 무서웠다. 겨우 씻고 자전거정비를 하고 다 같이 오늘 찍은 미션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잤다.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험, 또 하나의 값진 행복

넷째 날_ 83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했다. 오늘도 여전히 더웠지만 어제만큼은 아니었다. 달리고, 달리고, 경상북도라는 팻말을 보고 언제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계속 달려서 강정고령보를 지나고 점심을 먹고 또 다시 계속 달렸다. 이쯤 되니 엉덩이는 참을 만했지만 왼쪽 손과 발이 저리고 마비가 온 것 같았다. 이마저도 내 의지를 꺾지 못하였다. 나는 더 힘을 내서 달렸다. 계속해서 달려 칠곡보에 도착해서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했다.

 

힘들게 달려 겨우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어르신들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했다. 저녁은 유준이네 부모님께서 오셔서 삼겹살파티를 했다. 여행 중 제일 잘 먹었던 것 같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미션수행을 하고 잠을 잤다.

 

 

비로소 느끼는 성취감, 작지만 의미있는 희열

다섯째 날_ 84

 

이제 거의 다왔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신기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화령 빼고는 정말 더웠다. 계속해서 페달질을 했다. 왼쪽새끼손가락은 감각이 없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내가 포기하면 팀원들도 포기하고 싶을 거 같아 꾹 참고 계속해서 페달질만 했다.

 





 

정말 죽을 맛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땀이 눈으로 들어가고 허벅지는 터질 거 같고 오르막길은 10배나 힘들었다. 하지만 난 이것을 이겨냈다. 계속 달리고 달려 점심을 먹고 또 달렸다.

 

진짜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먹고 달리고 자고 먹고 달리고 자고. 밤이 되어서야 밀양 영화학교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샤워를 하고 정현, 상현이형네 아버지께서 피자와 치킨을 사오셔서 맛있게 늦은 저녁을 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들의 지원이 정말 많았던 거 같다.

 

이제는 적응이 되서 뭐든지 스스로 빨리빨리 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내일을 위해 잠을 잤다.

 

 

여행으로 만난 아름다운 성취_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여섯째 날_ 85

 

드디어 오늘 부산에 도착한다!!!!! 아직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늘은 혼자 부산까지 찾아가는 건데 중간에 영섭이를 만나서 둘이서 함께 가게 되었다. 더웠지만 적응이 되었다. 여유롭게 가면서 그동안의 일들도 정리하고 주변 풍경을 보면서 갔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달리고, 달리고 계속 달리는 것은 지루했지만 주변 풍경을 보면서 달리면 항상 새로웠다. 계속 달려서 누리선생님과 만났다. 점심 대신 삶은 달걀을 먹었다. 먹고 다시 달렸다. 마지막 낙동강 하굿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도로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보이죠? ^^” 


정말 눈물 나올 뻔 했다. 

뭔가 속은 것 같고 내 자신이 신기하고 등에 소름이 쫙 돋았다. 참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다리를 건너고 드디어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 종점' 그곳에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도착했다!!!!!!!!!!!!!!!!!

끝도 없을 것 같은 인천~부산의 국토종주를 내가 해냈다.

이 성취감은 정말 해본 사람만 안다, 분명히.

 

기념사진을 찍고 유준이네 부모님께서 치킨과 햄버거를 사오셨다. 정말 감사했다. 

부산에 왔으니 당연히 해운대에 가야겠다고 해서 그날 저녁에는 해운대에 가서 진짜 신나게 

놀았다. 숙소도 좋아서 샤워를 깔끔히 하고 내일 부모님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잠을 잤다.

 


일상 속 찬란한 기적_ 길 위에서 자라는 아이들

마지막 날_ 86

 

유준이는 부산에서 헤어졌고 팀원들과 함께 원주로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좋은 사람도 만나고 나쁜 사람도 만나고 지금까지 살면서 한 경험 중 제일 값진 경험을 한 것 같다.

 

, 내가 평소에 씻고, 먹고 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했다는 것에 창피했고 지금이라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내가 누렸던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감사하다고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국토종주는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고 기회가 주어지면 꼭 당신들도 도전하길 바란다. 내가 이야기했던 걸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최대한 가난하게 가야 한다.(특히 숙소는 샤워실이 없고 최대한 얻어서)

 

마지막으로 길잡이 누리쌤, 아깨비쌤, 콩콩쌤과 팀원들 모두 정말 힘들었는데 국토종주를 해서 자랑스럽고 고마워!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자.





 

 



열 다섯, 그 또래다운 담백하고 솔직한 여행 후기 어떠셨나요?

푼푼씨가 직접 여행을 다녀온 뒤 후기를 들려 드리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조금 남습니다. 아직 여름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분들께서는 가까운 곳이라도 꼭 여행을 다녀오시고 일상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 푼푼씨는 바람결에 가을 내음 실어오는 9월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9월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