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푼푼씨, 마일리지 쌓다
Q. 푼푼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A. 오늘은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Q. 재활용이요?
A. 아무 생각 없이 버리고 있는 물건들!
착한 마일리지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늘,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이사를 도와달란 연락이 왔습니다.
조금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자취생들의 미덕인 상부상조를 잘 알고 있는 푼푼씨이기에
흔쾌히 OK를 외쳤는데요, 사실 방값이 올라 좀 더 싼 곳으로 옮긴다는 친구의 목소리가
슬프게 들린 탓도 있었습니다(흑흑. 친구야 힘내!).
친구의 집에 가니 이미 친구가 이삿짐을 전부 싸 놓았더군요. 저는 집 안에 있는 짐들을, 근처 슈퍼에서 빌려왔다는 카트에 옮겨 담기만 하면 되었는데요, 사실 짐이랄 것도 몇 개 없더라고요. 옷이나 신발, 책 등이 담겨 있는 상자들을 옮기고 덩치가 큰 가구들은 함께 분해해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네, 바로 산처럼 쌓여있는 택배상자였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집, 쓰레기가 생기면 바로 버리지, 뭣하러 끼고 있나 싶어 한소리를 했더니 친구가 오히려 제게 큰소리를 치네요.
우리는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폐기물을 생산해내는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과 의식은 ‘소비’에 더욱 집중되어 있죠. 내가 만들어낸
폐기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에는 관심이 부족한 현실입니다(네. 사실 제가
그렇습니다).
넓게는 지구의 환경을, 좁게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환경을 생각하여, 안 입는 옷,
폐가전제품, 종이나 플라스틱, 공병 등과 같은 재활용품을 가져다주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곳!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다~자원이라는 뜻의 재활용센터, ‘다자원’!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1500세대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의 한 명인 푼푼씨의 친구는 이곳을 통해 재활용품과 망가진 가전제품을 배출해 내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실천할 뿐만 아니라 돈도 절약하고, 덤으로 용돈벌이까지 하고 있다고 하네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나 플라스틱, 공병, 헌옷 등을 10kg 정도 모은 후, ‘다자원’에 연락을 하면 직접 수거를 온다고 해요. 배출하는 재활용품의 무게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이렇게 적립된 마일리지로 전통시장 상품권이나 ‘다자원’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에코휴지 등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해 마일리지를 봉사활동 시간으로도 환산해 주고 있다고 해요.
친구에게서 들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자신이 쌓은 마일리지를 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부 받은 마일리지로 ‘다자원’은 해마다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마일리지를 이용, 김장을 해서 저소득가정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산해낸 폐기물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음식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그 외에도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강릉시에 있는 초, 중, 고교를 대상으로 자원순환교육을 하는 등, 재활용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호혜와 상생의 가치를 알리고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네요.
친구에게 이곳의 존재를 듣고 가만히 있으면 푼푼씨가 아니죠! 집에 쌓여 있는 공병과
종이 등을 들고 직접 ‘다자원’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강릉종합운동장 근처에 위치한 ‘다자원’. 들어가는 길목 입구에 다자원 ECO센터의 푯말이 서 있어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다자원’이 들어선 넓은 공터에는 수거해 온 자원들이 종류별로 깔끔하게 잘 분리되어 있었는데요, 푼푼씨는 그 규모와 크기에 그만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사무실은 공터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직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푼푼씨는 사무실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카드를 발급받은 후, 가져 온 공병과 종이를 저울에 올려놓고 무게를 재고서야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었습니다(카드는 최초 1회에 한하여 무료로 발급가능 합니다). 직접 방문하여 카드를 만들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 발급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해 주세요.
카드를 발급받는 동안 살짝 둘러본 창고에는, 밖에 쌓여 있는 물건들만큼이나 다양한 물건들이 정리되어 있었는데요, 수명이 다한 조명등, 유행이 지난 옷들, 손때 묻은 책들과
비디오 등, 하나같이 누군가의 추억과 시간이 서려 있는 물건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태가 좋아 보이는 옷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헌옷수거함에 옷을 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옷을 전달하기 때문에 다른 곳들보다 옷이 깨끗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깨끗이 세탁한 후에 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해요. 푼푼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헌옷 수거함에 옷을 구겨 넣던 제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답니다.
▲<다자원> 손원길 대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카드를 발급 받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대표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요즘의 우리, 너무 쉽게 물건을 사고 버리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와 마음이 세상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을 믿으며! 이상, 푼푼씨였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tip) 현재 다자원에서는 재활용품 수거 및 처리 접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였다고 합니다(폐가전제품 무상 수거 및 기존 재활용품의 정기수거 지역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대신, 에코센터 다자원에 직접 방문하여 배출하실 경우 기존 포인트 적립금액의 20%를 추가로 더 적립해 준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 홈페이지 http://www.dajawon.com/
△ TEL 033) 648-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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