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도시락을 넘어, 강원도 식문화 유산을 꿈꾼다
○ 함께 하는 분 : 원주푸드협동조합 조세훈 상임이사(강원로컬푸드추진단 단장)
이지쿡 이미남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판로지원팀 김연준 주임
○ 때와 곳 : 2016년 10월 21일 오후 2시 30분경 / 원주 행복한달팽이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강원만찬’을 이끌어가고 있는
원주푸드협동조합 조세훈 상임이사, 메뉴개발에 참여한 이지쿡 이미남 대표,
그리고 사업추진에 큰 힘이 되어주고 계시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연준 주임과 함께합니다.
○ 주소: 강원도 원주시 우산공단길 24, 1층 <행복한 달팽이>
○ 연락처: 033-745-1844
<이지쿡>
○ 주소: 강원도 원주시 이화4길 51
▲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강원만찬> 로고
역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억하시나요?
런던올림픽이 그런 평가받는 이면에
우리 사회적경제가 있었다는 사실도 혹시 알고 계신가요?
런던올림픽은 준비 당시 정부와 조직위원회에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대기업이 판을 치는 올림픽이 아닌, 사회적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유산’을 남겨 크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강원도에서도 이러한 ‘올림픽 유산’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한 강원도사회적경제 로컬푸드 도시락 ‘강원만찬'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거대 스폰서들이 판을 치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한 발짝 내딛고 있는 강원만찬의 준비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럼, 공감토크 “로컬푸드 도시락을 넘어, 강원도 식문화 유산을 꿈꾼다”
첫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왼쪽부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연준 주임, 원주푸드협동조합 조세훈 상임이사, 이지쿡 이미남 대표
1.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강원만찬>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선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더불어 사업단 추진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연준 주임
강원도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도로나 경기장뿐만 아니라 실제 지속가능한 유산을 남기고자 작년 지역고용전략개발포럼에서 식품분과가 구성됐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대비해서 도시락 관련 수요와 필요성이 확인이 됐는데, 이 때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을 개발해야겠다는 의견이 나왔었습니다.
그 이후로 강원도 로컬식재료를 활용한 1차메뉴 5종을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메뉴에 강원로컬푸드추진단이 작년 12월에 결성되었습니다.
▲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판로지원팀 김연준 주임
조세훈 단장
강원로컬푸드추진단은 6개 사회적경제조직으로 구성됐는데요. 원주푸드협동조합, 원주에서 농가맛집 토요를 운영하고 있는 토요영농조합법인, 횡성 오음산캠프영농조합, 영월먹거리협동조합, 지역 자활센터 세 군데, 춘천 봉의산밥집(춘천지역자활센터), 평창 행복도시락센터(평창지역자활센터), 고성지역자활센터로 이루어져있고요. 지원기관으로 강원도광역자활센터, 강원도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참여 중입니다.
추진단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요. 지원기관, 농가맛집유형, 원주푸드협동조합과 지역자활센터를 포함한 단체급식유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 각각의 영역에 맞게 메뉴도 개발이 되고 있는 상황이죠.
▲ 원주푸드협동조합 조세훈 상임이사(강원로컬푸드추진단 단장)
Q. 농가맛집 유형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일반 도시락과 좀 다른 것 같은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조세훈 단장
각 참여업체들의 장점과 특징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농가맛집 유형은 식당을 운영하는 쪽에 가까우니까 도시락 형태보다는 상차림 메뉴, 코스요리, 한정식 메뉴처럼 보다 다양한 형식으로 음식이 제공될 수 있습니다. 목표는 동계올림픽이지만, 강원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강원도사회적경제들이 준비한 메뉴를 대접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거든요. 음식을 접하게 되는 경로가 도시락도 있겠지만, 맛 집 같은 곳에서도 접할 수 있잖아요. 그러한 유형의 개발메뉴도 함께 선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원주푸드협동조합은 현재 결식아동 급식사업 및 로컬푸드 식당 <행복한 달팽이>를 운영 중이신데요. 이렇게 구축해온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번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의 주축이 되어 움직이고 계십니다.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원주푸드협동조합에 있어 <강원만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원주푸드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로컬푸드 식당 <행복한 달팽이>
조세훈 단장
지난 2014년에 인천아시안게임이 개최됐습니다. 올림픽만큼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큰 스포츠 행사라고 생각이 되는데, 당시 대회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었어요. 그 중에서도 워낙 도시락 관련해서 안 좋은 평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자원봉사들에게 제공되는, 심지어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에 문제가 많았다고 보도를 했어요. 아시안 게임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보도됐던 뉴스 주제가 제 기억으로는 도시락이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행사를 한다고 했을 때, 보통은 경기장, 도로 등 시설 인프라 중심으로 개발을 하는 경향이 있죠. 사실 먹거리와 관련된 인프라가 가장 중요한데, ‘먹거리 인프라에는 신경을 많이 안 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주푸드협동조합이 원래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단체라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그런 망신을 받지 말자! 그럼 강원도의 식문화, 고유의 음식을 재조명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주된 업무가 도시락이다 보니, 강원도 식재료를 중심으로 해서 잘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의논하면서 구체화 되기 시작했죠.
외식, 식품산업 쪽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전문가도 있으니까 함께 모여서 공동으로 추진해보는 경험도 가져보고, 서로 협력해서 그 결과가 서로에게 시너지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강원도의 식문화 유산을 남기자는 건데,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강원도 사회적경제조직들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에 따른 식재료를 강원도에서 조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말이죠. 그게 도시락이 됐든, 식재료 납품이든, 무엇이든 간에...
▲ <행복한 달팽이>에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 조세훈 단장과 이미남 대표(왼쪽부터)
이미남 대표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로컬푸드 도시락 메뉴처럼, 이러한 것들이 문화로 형성이 되어서 미래에 유산으로 남겨지면, 후대에도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전통 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템인거죠.
조세훈 단장
강원도가 공유해왔었던 식생활, 식문화가 굉장히 특색이 있고 장점이 많은데, 강원도가 참 포장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강원도는 꼭 감자만 먹는다’ 이런 것처럼.
이미남 대표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식문화를 즐기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잖아요? 하지만 올림픽이나 레저대회, 무수히 많은 축제에서 강원도 식문화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점이 참 안타까웠어요. 현재로써는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게 없을 것 같고요. 이대로라면 올림픽 개최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 원주 이지쿡 이미남 대표
Q. 이지쿡은 올해부터 사업단에 합류되어 1차 개발메뉴 개선 용역을 수행하셨어요. 이지쿡은 어떤 기업인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리고요,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굉장히 궁금합니다.
이미남 대표
요즘 현대인들의 외식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인의 건강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외식메뉴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재료들이 많이 사용이 되더라고요. 이지쿡은 이러한 외식문화에 대해 큰 실망을 하고, 많은 분들이 이런 외식메뉴에 대한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다는 안타까움에 만들게 된 회사입니다.
회사를 설립할 때 내세운 콘셉트가 ‘외식을 건강하게 만들자! 건강한 메뉴를 개발하자!’였어요. 그래서 소스 하나도 집에서 해 먹는 것처럼 만들고, 메뉴 하나를 하더라도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서 만들어보려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로컬 식자재와 먹거리를 특성화하는 음식 아이템을 발견해보자!’ 라는 사명을 가지고 임했죠.
주로 하는 일은 메뉴개발, 메뉴 컨설팅, 소상공인 지원센터와 연결돼 메뉴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식과 관련된 대기업도 많고 프렌차이즈도 많지만, 소상공인, 일반시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많은 업체가 보다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아요. 그래서 이런 업체들에게 아이템을 제안하기도 하고, 플레이팅이나 조리기술 등을 전수하기도 해요.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는 외식에 관한 식생활 교육이나 경영 전반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원주의 한 청년창업 업체의 메뉴 컨설팅을 도와주기도 했어요.
이번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물론 용역 의뢰를 받아서였죠(웃음)
Q. 이지쿡 이미남 대표님은 평소에도 지역 로컬푸드에 관심이 굉장히 많으셨네요. 그런데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사업과 연결이 되었는지, 그 과정이 알고 싶네요.
조세훈 단장
도시락 사업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까, 메뉴구성에 대해 전문가의 관점에서 봐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도시락의 특성상 상차림과는 다르게 대량으로 조리해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똑같은 조리를 하더라도 100인분과 10인분 조리는 정말 다르거든요. 이렇게 대량으로 메뉴개발을 할 때에는 효율적인 재료손질법과 조리법 등이 필요한데, 대량 조리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많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경험이 깔려 있어야 도시락 메뉴개발에 실제로 적용이 가능한건데...
그런데 마침, 횡성에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재직하고 계시던 이미남 대표님이 상지대나 청강문화산업대 등 강의를 하신다는 걸 알게 됐고, 단체급식도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더욱 결정적인 건 대표님이 원주분이시더라고요. 웬만하면 우리 지역분이셨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분이다!’ 싶었죠. 강원도 로컬인재라고나 할까? (웃음)
사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간적인 부분이라든지 감내해야 할 어려움들이 참 많았는데, 바쁜 일정 쪼개서 이렇게 물심양면 도와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죠.
▲ 1차 개발메뉴에서 보완된 보급형 도시락 5종
Q. <강원만찬> 출시에 앞서 지난 1년 간 기존 1차 개발메뉴가 많이 보완이 됐어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메뉴를 보완하셨는지, 그리고 또 어떤 애로사항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미남 대표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개선했습니다. 메인 메뉴뿐만 아니라 부재료까지 다양하게 로컬 식재료 활용했어요.
1차 개발메뉴들을 보니까 서양의 조리법을 그대로 도시락 메뉴에 적용한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 방법들이 현장에서 일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서 도시락 메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현장에서 빨리 이해하기 쉽고 빨리 조리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보완해서 지금의 메뉴가 탄생되었습니다.
애로사항이라 하면, 일단 식재료 자체에 대한 고민이 조금 들더라고요. 재료를 구매하다보니까 강원도 로컬푸드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 한정적이었고,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다보니 가격경쟁력이 타 재료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가격이 높은 것에 비해 품질이 좋아여 하는데 소비성이 떨어지니까, 신선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또 있었죠.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로컬푸드의 저변이 많이 확대되어서 소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공급량이 늘어나면 그 만큼 소비자가 신선한 재료 쉽게 구매할 수 있거든요.
조세훈 단장
보통 자동차 같이 자본이 큰 산업이 연관효과가 크다고 하는데, 사실 식품 쪽이 연관효과가 가장 명확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로컬푸드 도시락 하나를 생각해봐도, 도시락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강원지역의 식재료들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 연결이 잘 안 되고 있는 거죠. 이를테면 저희가 개발했던 송어스테이크 도시락을 예로 들자면, 간편하게 가공되어 있는 강원도 송어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일단 현재까지는 직접 포를 뜨고 손질해서 쓰고 있는 상황이죠.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이 잘 되면 스테이크용 송어가공 업체가 생겨난다면 좋은 거잖아요. 그런 연관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미남 대표
단장님 말씀을 듣고 보니 생각이 났는데, 제가 평창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평창지역 로컬푸드인 메밀과 곤드레를 이용한 수제비 들깨탕을 선보인 적이 있어요. 물론 단체급식에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메뉴고요. 이런 수제비가 가공이 되어 상품화 된다면 이것 또한 산업연관효과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김연준 주임
저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도 도시락 사업과 연결 지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고요. 더 나아가 푸드트럭 운영사업도 장기적인 계획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세훈 단장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을 계기로 해서 많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죠. 도시락으로 인해 네트워킹이 되는, 이로 인해 시너지가 창출되는 거죠.
-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연준 주임, 이지쿡 이미남 대표
원주푸드협동조합 조세훈 상임이사(강원로컬푸드추진단 단장)와 함께
강원도 로컬푸드 도시락 <강원만찬> 출발 배경 및 목적
참여 업체 입장에서 바라본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품평회 에피소드와 메뉴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고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앞으로의 계획 등이 이어집니다.
11월 둘째 주에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로컬푸드 도시락을 넘어, 강원도 식문화 유산을 꿈꾼다'
두 번째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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