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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우리사이 플러스】사람이 온다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7. 7. 21.

강원도사회적경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현장칼럼 [우리 사회적경제 이야기, 우리사이 플러스]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전하는 사회적경제의 모든 것을 담아 독자분들께 전달해드립니다.



사람이 온다




김경숙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협동조합해설사






협동조합을 배우기 위해 원주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여 협동조합 해설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16_삼십 년 만의 재회


 

방문단체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콩이야기체험관 (점심식사 및 쌈장 만들기 체험)

                    횡성 언니네텃밭

 


이번 주는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계속 방문객이 있었다. 보통의 경우 일요일에는 오겠다는 팀도 없지만, 갈 만한 협동조합도 없다. 협동조합도 기업이니만큼 일요일에는 문을 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글쎄, 30년 동안 못 만났던 대학 동기와 선배가 원주에 온단다. 와우!! 의정부시사회적경제협의회 멤버로 원주탐방을 오면서 네트워크 문을 두드린 것.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대학 입학이 늦어 나와는 동기가 되어버린 친구와 동아리 선배... 그래, 그 둘이 결혼을 했었지


지금은 의정부에서 마을기업으로 방앗간과 떡 카페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 마을 식당을 인수하고 협동조합으로 운영해보고자 협의회 멤버들과 사례 탐방을 온 것이다. 너무 반가워 만나자마자 어린애처럼 얼싸안고 빙글빙글 몇 차례 돌고는 얼굴을 보니, 옛날이랑 별반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 신기하다.


83년 입학하던 해 3, 아마 그 해 첫 번째였든가, 선배는 학내 시위를 주도하던 중, 어딘가를 다쳐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나랑 같은 과 친구 몇 명이 문병을 갔었고, 선배는 환자복을 입은 채 아무렇지 않은 듯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우리들을 맞이했었다. 이후로도 선배의 왕성한 사회활동 탓에 언론을 통해 간간히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이야.


우리 친구들 모두 참 좋아했던 선배, 그리고 친구... 잘 살고 있었구나. 참 반갑다!!





717_어두운 얼굴들, 우리 사회의 초상


 

방문단체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소담 (점심식사

                    협동조합 허브이야기(한지등 만들기 체험) - 간현 유원지


 

버스 두 대에서 내린 50여 명의 방문객들이 지하 1층에 있는 네트워크 교육장으로 들어선다

원주에서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지역 자활센터의 여러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다. 어둡다. 순간 말문이 막힌다. 웃음기 없는 메마른 얼굴들, 순간 심장 한가운데를 날카로운 것이 쓱 지나간다. 아프다.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차마 서 있을 수가 없는데, ,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점심을 먹고 난 후에 방문한 곳은 자활사업단에서 출발해 지금은 협동조합으로 자리를 잡은 허브이야기. 방문객들은 개인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신 대표님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어려울수록 서로 배려하고 도와야 한다, 우리도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하지 않겠나? 마치 언니처럼 누나처럼 토닥토닥 등을 다독여 주는 대표님의 목소리에 조금씩 굳었던 얼굴이 풀어지고 있다


곧 이어 체험 시간. 은은한 불빛이 아름다운 한지등을 만들어본다. 정성들여 꼼꼼하게 한지를 뜯어 붙이고, 모양을 내본다. 진지하다. 마치 스스로의 삶을 들여다보듯, 한지등을 꾸미며, 예쁘다고 잘 했다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거라고 주문을 외워본다!! 그래, 참 잘했다!! 수고했다!!





719_원주마을 프로젝트


 

방문단체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원동성당 무위당학교 갈거리사랑촌 

                    – 원주생협 원주한살림 밝음신협 등

 


폭염주의보가 뜰 정도로 더운 날씨, 탐방일정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서니 책상 위에 얌전히 놓여있는 분홍색 박스 _ 서울 영등포에 있는 하자센터 내 여행학교 로드스꼴라에서 보내온 소포다

지난 417일부터 한 달 간 원주에서 살며 배운 내용을 정리한 소책자와 영상이다


원주에서 마을을 만나다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원주의 사람들과 역사, 원주의 이야기를 책과 영상으로 엮어 보내왔다. ‘로드스꼴라는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는 여행을 통해 배움을 실현하는 청소년 대안학교다


한 달 가까이 원주에서 사는 동안 협동조합, 민주화운동, 역사, 마을 등을 배우는데 일정을 짜고 동행하며 도움을 준 것인데, 잊지 않고 결과물을 보내온 것이다.

아직 꼼꼼히 읽지는 못했지만, 얼핏 목차만 봐도 내용이 알차다. 참 대견하고 기특하다!! 고맙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방문객_ 정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