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0.
“고소애는 고소해!” 새로운 식량, 벅스푸드
조선시대를 풍미한 천재시인 김삿갓의 유적과 천연기념물인 고씨동굴, 동굴생태체험관, 조선민화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고, 수상레저의 명소로도 알려진 강원도 영월.
오늘은 이곳 영월에서 수상레저가 아닌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식용곤충! 아이들이 떠난 폐교가 식용곤충의 체험공간으로 바뀌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된 후 리모델링되어 식용곤충을 사육하고 가공, 요리체험을 하는 체험의 장으로 거듭났다. 오늘은 점심도 먹지 못했는데 식용곤충으로 고단백 한 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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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에 앞서 식용곤충에 대해 조금 알아보면, 현재 국내에서 인정받은 식용곤충은 총 7종으로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누에, 갈색거저리 유충, 흰저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귀뚜라미가 있다.
몇몇 식용곤충에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 귀여운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는데, 귀뚜라미는 ‘쌍별이’, 장수풍뎅이 유충은 ‘진수애’,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꽃뱅이’, 갈색저거리 유충은 ‘고소애’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오늘 체험의 주인공은 고소애다.
고소애를 식품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틀 동안 먹이를 주지 않고 노폐물을 모두 배출시키게 한 다음, 뜨거운 물에 삶아 건조시킨다고 한다.
미래식량으로서 식용곤충에 대한 교육과 푸드체험을 같이 진행하는 곳은 영월고소애협동조합으로, 올해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된 곳이었다.
체험을 갔을 때 마침 운이 좋게도 영월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함께 하게 되었다.
미래의 식량에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함께 체험하게 돼서 좋은 기회였다.
먼저 교육이 시작되었다. 미래식량자원으로서의 벅스푸드에 대한 설명이었다. 아이들에게는 현실이 될 상황이기에 그런지 어느새 집중해서 교육을 듣고 있었다. 교육은 상당히 유익했다. 인류는 그동안 단백질의 대부분을 대량생산 한 가축을 통해 얻었는데 이는 물 부족문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한다. 그에 반해 곤충은 온실가수 배출은 적고, 영양소는 육류보다 알차다고 하니 식량으로서는 높은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의학적 효능도 뛰어났다.
고소애에는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어 면역강화는 기본이고 두뇌활동 촉진, 치매예방, 피부노화 방지, 항암효과 등의 다양한 효능을 겸비하고 있었다. (체험이 끝나고 한 아이는 남은 ‘고소애’를 작은 봉투에 소중히 챙겼는데 치매 예방에 좋다는 말을 듣고 집에 계신 할머니를 위해 챙겨간다고 했다.)
하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도 있듯이, 곤충을 식량으로 이용한다는 것에 취지는 좋으나 사람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통한 인식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을 듣고 나니 식용곤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육을 마치고는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었다. 먼저 고소애 가루를 이용하여 벅스파이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체험을 위해 고구마와 계란, 아몬드 가루, 고소애 가루가 준비되었다. 고소애 가루를 빼면 평범한 파이의 재료들이었다.
먼저, 고구마를 나무주걱으로 잘 으깨준다. 고구마가 어느 정도 으깨지면 달걀을 넣어 섞어준다.
이대로 먹어도 맛있을 것만 같은 잘 반죽된 고구마에 고소애 가루와 아몬드 가루로 영양과 고소함을 더하고, 마지막엔 앵두잼으로 달콤함을 추가한다.
맛있게 만들어진 파이 위에 이제는 ‘나’를 표현한다. 이 부분이 조금 흥미로웠다. 보통 ‘내 것’이라고 하면 이름을 쓰거나, 간단하게 이니셜을 남겼을 텐데 아이들은 달랐다.
남은 반죽을 이용하여 다양한 창의성으로 개인의 표식을 만들었다. 아이들의 창의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체험을 하고 만들어진 파이를 보니 먹음직스러웠다. 사실 처음엔 ‘이 곤충을 가지고 어떻게 파이를 만들까’ 생각이 되었는데, 고소애가 가루로 첨부되어 그런지 혐오감도 없었고 맛도 좋았다.
두 번째는 피자 만들기였다.
평범한 피자와 같이 처음엔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버섯, 올리브, 햄, 옥수수를 맛있게 올려주고,
고소애 가루와 함께 치즈를 듬뿍 올려준다.
이렇게 만들면 ‘일반 피자와 같을 것 같은데’ 하는 순간, 피자 위에 고소애가 등장했다.
몇몇 아이들은 피자 위에 치즈만큼이나 고소애를 듬뿍 올렸다.
피자가 다 구워지고, 아이들과 함께 나도 시식을 시작했다.
고소애가 잔뜩 올라간 피자를 든 아이와 그걸 바라보는 친구의 표정이 재밌게 찍힌 것 같아 한 컷.
피자도 역시 괜찮은 맛이었다. 곤충이 통째로 올라가 있어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한 번 먹어보니 그냥 우리가 먹던 피자와 별 다르지 않았다. 고소애가 들어가 있어서 좀 더 고소한 맛이랄까.
영월고소애협동조합 박철희 사무장
오늘 체험을 통해 식용곤충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없앨 수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예전부터 식용곤충을 섭취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데기, 볶은 메뚜기도 잘 먹어왔는데 익숙하지 않은 고소애의 모습에 거부감이 든 건 아닌지…. 고소애만도 먹어봤는데 새우맛이 나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먹던 번데기의 맛도 느껴져 맛 자체는 오히려 친근함이 들었다.
벅스푸드 또는 식용곤충.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음식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체험은 미래를 잠깐 다녀온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현재 식용곤충은 이미 떡볶이와 햄버거, 짜장면 심지어 김치와도 접목시켜 봤다고 한다. 앞으로는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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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치 :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강변로 1462-17 각동수련장
체험문의 : 033-372-4702 / 010-2899-6809
체험안내
- 대상 :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 인원 : 3~40명 / 최대 60명 가능
- 체험비 : 1인당 15,000원
- 기타 : 사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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