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의 보루가 무너지고 있다
유정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강원도 주택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서울사람들의 투기대상이 되고 있다.지역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보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서울시민들은 강원도 내 은행에서 1088억원의 빚을 내서 강원도 주택시장에 투자했다고 한다.이것은 전년도인 2015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국 광역시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서울시민들이 묻지마 투자를 감행한 이후,강원도 주택가격은 2016년 전년대비 147만원 오르는데 그쳤으나 2017년에는 전년대비 1647만원이나 증가 했다.
토지·주택가격이 올라가면 지역경제는 어떻게 될까? 돈이 생산적인 부문에 투자되지 않아 지역경제 경쟁력을 갉아 먹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제조업 기반이 허약한 강원도는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 내 부가가치가 더욱 외부로 빠져 나가 껍데기만 남게 된다.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임대료 때문에 원가 부담이 가중되어 한계상황에 봉착한다.한국감정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춘천의 경우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2016년에서 2017년 2년 동안 30% 뛴 것으로 나타났다.월급쟁이들의 지갑 역시 실질임금 감소로 더욱 가벼워 질 수 밖에 없다.
영세 자영업자와 봉급생활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삶의 불안감을 높인다.지역사회에는 다양한 위기가 나타난다.인구절벽에 따른 지역소멸의 위기와 함께 공동체를 밑둥치 에서부터 흔들어대는 문제들이 등장한다.대형유통자본 등 외지자본이 도내 생산 부가가치를 유출하고 투기자본은 불로소득 형태로 도민의 부를 가져가는 강원경제의 이중고가 지역소멸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강원경제가 역외자본의 먹잇감이 된 것은 대기업·수도권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비롯된다.지역경제를 회생시키는 방안 가운데 사회적 경제 육성은 지역경제·지역사회를 튼튼하게 하는 핵심정책이다.
강원도 사회적 경제의 뿌리는 깊다.뿌리가 단단한 만큼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성장도 눈부시다.2018년 3월 현재 약 1100여개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규모와 성과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고 있다.하지만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우선 사회적 경제 기업의 정체성에 맞는 기업지원체계가 정비되어야 한다.그 가운데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사회적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해서 금융지원을 해주는 사회적 금융제도가 속히 도입되어야 한다.사회적 경제기업들이 고도화·규모화·전문화하는데 필수조건이다.둘째,18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조건과 특성에 기초해서 전략적인 사업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지역화 전략’이 진행되어야 한다.개별기업들은 자본과 기술,다양한 차원의 기업역량이 제한되어 있다.개별기업 차원에서 벗어나 지역자원과 산업전략의 맥락에서 사회적 경제기업들을 협동과 연대 방식으로 재편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셋째,민관협력체계를 구축,제도정비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화전략 추진이 가능한 기반을 놓아야 한다.사회적 경제기업은 지역 공동체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시민사회협력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발전한다.건강한 시민사회 형성과 공정한 시장구축을 위한 정책이 융합되어 추진된다.따라서 지방정부가 생활공동체·경제조직들과 손을 잡고 사회적 경제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해야 일정한 성과가 나온다.
바야흐로 지방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강원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신호가 곳곳에 켜지고 있다.지역소멸이 다가오는 위기의 시기에 주민의 삶과 공동체의 지속을 위해 공직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 강원도사회적경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현장칼럼 [우리 사회적경제 이야기, 우리사이 플러스]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전하는 사회적경제의 모든 것을 담아 독자분들께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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