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 함께 하는 분 : 이송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
김태호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
○ 때와 곳 : 2019년 9월 5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무국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춘천시청 분수광장 일대에서 개최된 ‘2019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을 기획·운영한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실무 팀장 두 분으로부터 행사 취지와 역사, 향후 행보,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가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에 주목하는 이유는, 도내 사회적경제 관련 행사 중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판로확보를 위한 홍보·판매와 네트워킹을 동시에 가져가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거의 유일한 사회적경제한마당 행사라는 점 때문입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도내 사회적경제 행사들도 있지만 판매에 치중한 형태가 대부분이고, 춘천의 경우 행정으로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지역네트워크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운영하는 방식도 이례적인 까닭입니다.
소규모 프리마켓으로 출발해 2만 여명의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지역의 대중적인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의 조금이라도 앞선 한걸음을 통해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행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럼,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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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송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원사들을 만나면서 여러 애로사항에 대해 이야기하면 늘 나오는 공통된 고민이 ‘홍보’에 대한 어려움이었어요.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판로를 넓혀가기도 힘들고요. 홍보마케팅에 대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해소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켓을 열어보기로 했어요.
지역특화사업으로 2016년부터 조그맣게 봄내시민마켓을 시작했고, 고정화할 필요를 느껴서 두 달에 한 번씩 약사천 수변공원이나 강원도향토공예관 앞마당 등 장소도 옮겨가면서 마켓을 운영해 봤어요. 그리고 2017년 10월에 이틀 일정으로 가장 크게 봄내시민마켓을 운영한 후, 춘천시에 사회적경제한마당을 제안하게 됐어요. 2018년도에 예산 계획에 반영되면서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이름으로 첫 행사를 갖게 됐고, 올해 행사까지 모두 2회 운영이 됐어요.
김태호) 사회적경제한마당의 취지라면 우선 일반시민들이 사회적경제를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알리는 목적이 있겠고, 비용과 시간과 인력을 들여 행사에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 또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홍보와 판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얻길 바라는 거죠.
이송림) 또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게 ‘네트워크 회원사간 연대’에 목적을 둘 것인가, ‘판매’에 목적을 둘 것인가 하는 점이에요. 어떤 콘셉트로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은데, 그래도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어요. 그래서 지난해 행사 마무리에는 ‘사회적경제인의 밤’이라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아예 프로그램으로 넣어 운영하기도 했어요.
2. 올해 행사장소가 변경됐죠?
이송림) 첫해 약사천 수변공원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여러 여건들 때문에 장소 사용이 어렵게 되면서 차선책으로 춘천시청 분수광장을 행사 장소로 결정하게 됐어요. 그런데 100명이면 100명 다 시청 광장에서는 행사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그럼 실험적으로 해보지 뭐. 잘 되면 계속 시청 광장에서 하는 거고, 안 되면 약사천 수변공원으로 돌아가야 할 명분이 생기는 거지’라는 마음이었어요.
김태호) 시청 광장에서 판매를 함께하는 행사를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에 앞서 5회 참여한 분이 “5회 중 1회만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행사 첫날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는데, “저희는 물건만 팔려고 나온 게 아니고 사회적경제를 알리려고 하는 거니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그랬죠.
이송림) 시청은 특별한 일이 있어야 방문하는 곳이고, 지리적으로도 사람들 발길이 많이 오가는 곳이 아니니 이런 우려와 걱정들은 당연했죠. 그런데 막상 행사를 치르고 나니 지금까지 춘천시청에서 했던 행사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한 행사가 됐어요. 지난해 약사천 수변공원에서 했을 때 2만 2000명 정도 방문했는데, 올해는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았지만 2만 여명 정도가 행사장을 찾았어요.
김태호) 함께 행사 준비에 애써주신 춘천시 사회적경제과 분들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뜻밖에도 호응이 좋았다며 같이 기뻐해 주셨어요.
3. 성장하는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이송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회원사를 분야별로 나눠 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그 중 하나가 문화예술분과 기업들로 구성된 ‘행사위원회’예요. 이사회와 함께 이 행사위원회에서 사회적경제한마당에 대한 전체 방향을 논의하고 여러 의견들을 얹어주시는데, 올해는 행사위원회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들도 다 참여를 해 주셨어요. 그게 좀 달라진 모습인 것 같아요.
또 사회적경제한마당이 자칫 프리마켓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지난해에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에 비해 사회적경제 기업 부스가 현저히 적었는데 올해는 그 비율을 50대 50으로 하자고 내부적으로 미션을 정했어요. 실제로 핸드메이드 작가 부스는 줄이고, 이례적으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참여를 늘려서 얼추 비율도 맞췄고요.
김태호) 핸드메이드 부스를 줄였지만,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넓은 범위에서 핸드메이드 작가들도 사회적경제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여겨요. 약자들이 모여서 거대 자본주의 시장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요. 그래서 춘천시에도 이야기했어요. “봄내시민마켓 자체도 사회적경제 영역이다. 차후에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 기업 형태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이죠.
이송림) 같은 생각이에요. 지난해에는 행사명을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with 봄내시민마켓’으로 했는데 올해는 부제를 삭제했어요. 봄내시민마켓이 이미 그 자체로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올해는 무엇보다 목표했던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게 가장 기쁘네요. 55개 회원사 중 51개 기업이 참여해 주었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10개 기업 참여도 힘들었으니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해요.
김태호) 사회적경제 기업 중에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잖아요. 특히 춘천은 제품보다는 서비스나 문화예술 쪽이 많아서, 판매할 상품이 없는데 부스 운영에 참여해 달라고 하기 어렵더라고요. 기업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죠.
이송림) 3일 행사를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이죠. 그래서 자원봉사 제도를 도입했어요. 지난해 학생 봉사자 10명이 함께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어서 올해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모두 51명을 모집해서 각 기업 부스에도 배치했어요. 부족한 인력이 채워진 점이 기업들 참여가 늘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을 통해 ‘공공구매’ 영역을 고민해 볼 여지를 넓혔다는 의의도 있어요.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회에서 ‘사회적경제한마당에서 공공구매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시도해 보는 차원에서 행사 첫날 춘천시청 1층 대회의실 앞에서 하루 동안 공공구매 상담회를 진행해 봤어요.
김태호) 이왕 시청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니, 장소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보자는 뜻이었죠.
이송림) 공공구매 상담회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물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구매해 볼 수 있는 상품들에 대해 상담지도 직접 작성해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생각보다 여지가 많더라고요. 올해는 강원도사회적경제 공동브랜드 강원곳간과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 두 곳이 참여해서 상품을 소개했는데, 상담지를 토대로 기업들의 직접 참여를 늘려서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진행해 보고 싶어요.
-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2부에서는
사회적경제부터 실천하는
친환경 축제 운영과
내실을 키우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럼, 9월 중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되는
공감토크 2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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