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하는 분 : 이송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
김태호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
○ 때와 곳 : 2019년 9월 5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무국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춘천시청 분수광장 일대에서 개최된 ‘2019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을 기획·운영한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실무 팀장 두 분으로부터 행사 취지와 역사, 향후 행보,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가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에 주목하는 이유는, 도내 사회적경제 관련 행사 중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판로확보를 위한 홍보·판매와 네트워킹을 동시에 가져가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거의 유일한 사회적경제한마당 행사라는 점 때문입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도내 사회적경제 행사들도 있지만 판매에 치중한 형태가 대부분이고, 춘천의 경우 행정으로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지역네트워크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운영하는 방식도 이례적인 까닭입니다.
소규모 프리마켓으로 출발해 2만 여명의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지역의 대중적인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의 조금이라도 앞선 한걸음을 통해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행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럼,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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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은 친환경 축제?
이송림) 친환경 축제 운영은 생협연대(▲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춘천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춘천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제안을 해주셨어요. 제안에 앞서 춘천시가 발표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쓰레기 감축 계획 ‘Zero-Waste 춘천 2050’ 플랜 관련 회의에 참여할 기회도 있었고요.
‘Zero-Waste 춘천 2050’은 쓰레기 배출·수거 시스템을 개선해 2024년까지 춘천시 쓰레기의 50%를 감축한다는 플랜인데, 소비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일회용품 사용 제로화 운동’을 전개하거나 ‘업사이클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요.
생협연대에서 제안도 해주었고, 지자체의 쓰레기 절감 노력에도 함께하기 위해 ‘다음 행사로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올해 행사에서 바로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행사 전 생협연대와 회의도 하고 탐방도 다녀오면서 100% 완성은 아니더라도 사회적경제부터 먼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금이나마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은 실천을 시도해 보기로 했어요.
먼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행사장에서 현수막과 일회용 페트 생수병 사용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현수막은 기존에 사용하던 현수막을 재사용하거나 나무간판 또는 종이현수막으로 대체하고, 정수기를 설치한 후 텀블러와 보틀을 이용하도록 독려했어요. 텀블러·보틀 사용과 더불어 장바구니 지참을 홍보했고, 핸드메이드 부스는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네트워크 측에서 홍보책자 등을 담아 행사장 방문객에게 무료로 제공한 종이가방에 구매품을 담아갈 수 있도록 비닐 등 별도의 포장을 제공하지 않는 노력도 진행했어요.
또 행사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배달음식 대신 푸드트럭이나 도시락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어요. 취지에 공감하는 푸드트럭 참가자들은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분들에게 무료 사이즈업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죠.
김태호) 생각보다 훨씬 호응이 좋았던 건 역시 생협연대에서 마련한 환경부스였어요. 부스 전면에는 사용을 다 했어도 일회용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표현한 전시물이 설치됐고, 부스 천막에도 비닐과 일회용품들이 설치돼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어요. 전시물은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종혁 환경작가(마음눈디자인 대표)가 수고해 주었어요.
부스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재들을 소개했는데, 하나 아쉬웠던 점은 전시된 생활재들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지 묻는 분들이 꽤 많았다는 거예요. 환경운동의 성격이 강한 전시 부스여서 ‘여기 가면 살 수 있다’는 안내가 최선이었는데, 다음에는 판매까지 붙여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송림) 행사장을 방문한 분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큰 행사장에서 이런 환경부스는 처음 봤는데, 참 좋더라”라고 말씀해 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친환경 행사 운영에 대한 걱정이 컸어요. ‘텀블러 가져와라, 장바구니 지참해라’ 이러면 싫어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젠 제 기우였다는 걸 알아요. 다음번에는 더 세게(?) 해볼까 싶어요. 올해 5월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페스티벌을 방문했는데, 먹을거리 판매 시 요금을 받고 식판을 대여해 주고 다시 반납하면 환불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봤어요. ‘저게 뭐야, 불편하니까 잘 안 되겠지’ 싶잖아요? 그런데 너무 잘 운영되는 거예요. 확실히 일회용 쓰레기도 안 나오고요. 다음 해에는 푸드트럭 존을 이렇게 운영해 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어요.
5. 더 나은 ‘2020 춘천사회적경제한마당’ 만들기
김태호) 먼저, 열의를 갖고 행사에 참여해 준 자원봉사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행사장 구석구석에서 일손을 보태주고 환경부스에 전시된 생활재들을 하나하나 공부해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데, 단순히 ‘봉사점수 받으려고 참가했겠지’라는 제 편견을 걷어내 주더라고요.
행사 전 자원봉사자들에게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짧게 하고 지나가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제대로 교육을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는 만큼 스스로도 보일 거고, 아는 만큼 행사장을 찾은 일반 시민들에게 더 나눠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송림) 사회적경제 분야가 정말 다양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앞서 프리마켓을 사회적경제 영역에 이미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더해서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원사가 분과별로 모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박람회 형식이 될 수도 있는데 ▲소비자생협 ▲문화·예술 ▲교육 ▲서비스 ▲제조·유통 ▲먹을거리 ▲디자인·홍보 ▲건축 ▲농산물유통 ▲중간지원조직 등 각 분과에서 저마다 자신들 영역에 맞는 기획을 직접 제안해 취합하면, 하나의 한마당 형태가 되는 거예요. 중요한 큰 틀은 행사기획을 각 분과가 나눠가져야 한다는 점이고요.
김태호) 도내에서 예산을 받아서 사회적경제한마당을 여는 건 강원도와 춘천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은 정보화마을박람회 등 여타 행사들과 사회적경제한마당을 구분 짓는 큰 차이를 못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적경제를 알리는 효과적인 콘텐츠를 고민하게 돼요. 최소한 사회적경제 기업은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에 환원하기 때문에 착한기업이고, 그래서 더 많이 이용하고 알려져야 한다는 걸 단 몇 사람에게라도 더 인식시킬 수 있는 콘텐츠로요.
일례로, 올해 ‘협동조합의 날 기념-시민 영화상영회’가 개최됐는데, 취지와 기획이 정말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호응이 저조해 안타깝더라고요. 이런 소규모 행사들을 사회적경제한마당과 함께 진행한다면 더불어 함께 풍성해질 수 있겠죠.
이송림) 올해 행사장소를 옮기면서 ‘매출이 조금 줄었다’ 평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게 판매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사회적경제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면 그게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매출이 줄었다고 하시지만 가집계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아주 미미한 차이였어요. 충분히 사람이 모였고, 친환경 축제에 대한 호응도 증명했으니, 알찬 콘텐츠를 채우는 게 더 중요해졌죠.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다음 해가 더 나은 행사로 계속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관심 갖고 지켜봐 주세요.
- 바쁜 시간을 쪼개
이야기 나눠 준
두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그럼,
다음 번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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