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기초 중간지원조직, 올해 지원사업 둘러보기 ②
○ 참가자명 : 김진광 강원광역자활센터 차장
이상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동체기업본부장
이수련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실장
한미희 원주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
○ 때와 곳 : 2022년 10월 26일 오전 10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광역과 지자체 단위 중간지원조직들의 올해 사업을 둘러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특히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밀착된 기업지원 분야를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중간지원조직들은 지원기관으로서 어떤 지원사업이 실효적인 부분에서 현장 기업들에게 효과적인가에 관한 과업을 늘 숙제처럼 갖고 있습니다. 갖은 고민과 애로 끝에 설계한 지원사업이 뜻 깊은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뜻밖의 난관에 당도하는 때도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이뤄진 다양한 지원사업들의 결과들이 속속 가시화되는 때를 맞아 중간지원조직 실무자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며 지혜를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럼 <광역‧기초 중간지원조직, 올해 지원사업 둘러보기>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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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체감하는 지원사업의 흐름이나 방향이 있다고 하면 무엇이 있나요?
김진광)
정책 방향이 자활기업을 계속 규모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광역센터도 기존 14 곳에서 울산‧제주가 신설되면서 16곳으로 늘었어요.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 단위로 광역센터 인프라가 갖춰진 셈이에요. 복지부는 업종 간 협업 공모 지원사업을 설계하고 있고, 최대 1억 원까지로 사업비도 확대하고 있어요.
아쉬운 점은 지원사업도 늘고 규모화되고 있는 데 반해 자활기업의 수가 줄고 있고, 전담자도 있다가 또 없다가 한 상황이에요. 전담 인력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좀 더 촘촘하게 사업을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력 관련해서는 계속 요청을 하고 있기도 해요.
이수련)
2019년 12월 센터 설립 당시 춘천은 ‘세계 제1의 협동조합 도시’를 목표하고 있었고, 센터도 협동조합의 양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집중이 되어 있었어요. 사회적경제 기업의 발굴이나 설립 측면에서 1~2년 정도 몰두했다면 이제는 양적인 성장보다는 설립된 기업들이 부실되지 않도록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지역 내 사회적경제 실태조사를 2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데, 기업들의 현황을 살피면서 어떤 지원들이 필요한지 요구조사 항목도 포함하고 있어요. 이 조사에서 도출되는 지점도 기업들에 대한 재정 또는 인력적인 지원,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대한 수요들이라는 걸 확인하고 있고요.
초창기 집중했던 것이 ‘설립’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성장’쪽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미희)
원주를 찾는 탐방객들에 대한 지자체의 첫 관심은 산업 관광이었어요.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간판을 단 원주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연대조직의 사무국이 하던 일을 이어가는 정도였어요. 그러던 것이 지난해부터 사업비를 받게 되면서 지원센터 차원에서 원주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범시민 홍보사업에 대해서 품을 들여 고민할 수 있게 됐어요. 제대로 들여다보니 현실적으로 자립구조를 갖지 못한 곳들도 있고, 충분히 좋은 내용과 가치를 담고 제품‧서비스를 갖고 있는 곳들도 많아서 지원센터로서 해야 할 일들을 활발히 구상해 보고 있어요.
요즘은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젊은 사회적경제 대표자들의 조직에서 가장 크게 느껴요. 사회적경제 기업으로서 홍보하기보다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자체의 질을 올려서 오롯이 평가받길 원하더라고요. 사회적경제 조직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만난 소비자들이 ‘이 기업이 이런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네’ 하고 알아주는 정도면 되는 거예요.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도 해당 관점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내부적으로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서 광역자활에서 말씀하신 협업화, 규모화도 고민하고 있어요. 연대조직이다 보니 이전부터 협업화에 대한 움직임들은 있었어요. 이 움직임을 실제 사업화해서 우리 지역만의 협업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이상진)
초창기에는 교육이나 컨설팅 등의 지원을 으레 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사업별로 단절되는 부분들이 발생하더라고요. 이제는 서로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기획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컨설팅으로 문제를 도출해 낸 보고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험비 형태의 지원으로 실효성을 검증해 볼 수 있도록 해요.
또 마을기업에 대한 고민도 커요. 강원도에는 140여 개의 마을기업이 있는데, 대부분 10년이 넘는 곳들이 60~70%를 차지하고 있어요. 이들에 대해서 지원센터가 반드시 모든 것을 다 지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업들 대부분이 사회적경제 외 지원 영역을 통해서 성장하는 면도 있잖아요. 마을기업도 진입 후 3년 정도 최대한 육성을 돕고 이후에는 다른 지원사업들과 연계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까지가 우리의 역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지금 시스템은 1년에 한 번씩 계속 모니터링을 하게 돼 있는데 사회적기업과 달리 법제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사실 시군에서 관리 감독이 잘 안 돼요. 필요에 맞는 지원을 매칭하고, 일정 정도 연차가 쌓이면 지정 취소가 아닌 졸업제 형식을 도입하는 등의 육성 시스템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4. 내년 지원사업을 꾸릴 때 구상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업이 있거나 또는 해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진광)
코로나19 이후로 외식 업종은 한계가 발생하더라고요. 최근에 저희가 하고 있는 건 ‘K-defense’라는 공동브랜드로 소독·방역 사업단을 전문화했어요. 자활기업 3개소랑 사업단 11개소에 대한 관리 역할을 광역이 맡고 있고요. 광역이 취약한 게 자체 프랜차이즈화였는데, 중간지원조직이 본사 역할을 대신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거죠.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사업도 있어요. 강원도는 갈색거저리 유충을 사육한 후에 B TO B 방식으로 납품하는 걸 준비하고 있어요. 중앙에서 사업비 1억 원을 확보해서 인제랑 화천에 대량생산을 위한 스마트팜 방식의 곤충사육동을 개설했어요. 선도적으로 곤충 이력제를 도입해 있기도 해요. 풀무원이나 농심 같은 기업과 협약을 진행했고, 연어 양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강원도 환동해 본부에는 연어 사료로 납품할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규모화해서 6개동으로 시설도 확충해, 브랜드화하려고 해요.
자활은 계속 브랜드, 규모화 작업을 통해 전국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지역자활센터는 전국에 250개가 있는데, 전국적으로 법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 사업을 시도하기에 적합한 면이 있어요. 각 지역자활센터가 사례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신규 사업이나 경영 지원 등에 대한 광역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수련)
올해 교육사업으로 사회성과 인센티브(SPC) 측정 과정을 김수진 한국사회가치평가 이사와 함께 하면서, SPC에 진입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 안에 이런 체계들이 마련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가치에 대한 보상 체계가 우리 지역 안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내년에 사회성과 측정과 관련된 컨설팅을 해보고, 사회성과 평가도 작성해서 보고서로 만들어내는 것들을 가시화해 보인다면 후년에는 보상 체계를 설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한미희)
원주는 내년에 사회적경제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원사업이나 컨설팅 전략을 세우자는 게 목표고요. 휴무한 협동조합에는 필요하다고 하면 해산을 열심히 지원해 드릴까 해요. 실제로 협동조합 설립 상담 시 많이 돌려보내기도 하는데, 헛으로 늘어나 있는 수를 정리하는 것도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 대신 성장 가능성의 기업들에 집중해 지역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측면의 사업을 추진해 보려고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경제 시민학습동아리 지원사업’도 의미 있는 사업이에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구성, 운영하는 동아리에 강의비 또는 도서를 지원하고 있는데, 사회적경제 유입의 한 통로가 되고 있다는 면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사회적경제 학습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갈 생각이에요.
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부분도 센터 사업을 운영하면서 늘 염두에 두는 부분이에요. 협동조합 기본법 1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정립해 가자는 논의가 각 지역의 연대조직, 전국 조직들에서 이야기되고 있잖아요. 사회적경제 조직이 자기 정체성과 비전, 미션을 바로 세워 방향성을 잃지 않고 운영해 가는 건 매우 중요하고 이 부분에서 일반 경제나 기업과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한 청년 활동가들의 장이나 포럼, 열린 강좌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에요.
이상진)
강원도사회적경제센터는 내년에 ‘우리 동네 사무장’을 도입하려고 해요. 전북 완주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인데요. 마을기업들은 행정력이 조금만 갖춰져도 더 많이 올라올 수 있는데 인건비 지원이 없다 보니 계속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요. 우리 동네 사무장은 각 기업별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몇 개 마을을 묶어서 공동사무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투입돼요. 저희가 의도한 대로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향후에는 마을기업에서 공동사무장을 해당 마을기업의 사무장으로 고용하게 되는 형태도 그려보고 있어요.
다른 하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강원 SMART 관광체험 육성 및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 관광두레PD와 함께 ‘공정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관광 상품 형태로 담아내면서, 공공구매까지 함께 연동되는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5. 각 조직 또는 지원조직 구성원으로서 갖고 있는 숙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상진)
기업 지원은 경영이나 마케팅 등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역량으로 부족하지 않나 하는 고민이 있어요. 구성원들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전문성이나 여러 가지 이해 교육을 받고 있긴 하지만 더 잘 해내고픈 욕구들이 있어서, 좀 더 보완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어요. 내부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가 우선은 가장 시급할 듯합니다.
한미희)
원주가 갖고 있는 역사가 자랑이면서 또 부담이자 책임이 큰 지역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그 책임을 다하려면 젊은 사람들에게 연속성 있게 잘 넘어가야 할 텐데, 전반적으로 사회적경제에서 가장 활발해야 할 30대에서 공백이 느껴진다는 생각이에요. 청년 세대가 매력을 느끼는 방향으로 사회적경제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이수련)
첫째로 센터 명칭이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 변경되면 조직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정립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두 번째는 계속 공간에 대한 과제가 있어요. 춘천사회혁신센터 내 사무실을 임대하고 있는데, 사무공간이 협소해서 기업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더 확장해서는 춘천 사회적경제의 거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거점 공간을 통해서 다양한 시너지들이 지역에서 살아날 수 있을 텐데, 잘 풀어내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사회적경제에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겨나도록 센터가 역할하는 게 과제 해결의 한 방편이 될 테니 더 열심히 뛰어야죠!
김진광)
자활의 정체성이 복지 쪽에 더 가깝다 보니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긴밀하게 사업하다가도 어느 순간 우리 사업에만 급급하고 그래요. 최근 몇 년이 그랬다고 여겨지는데,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으니 다시 여러 사회적경제 조직들과의 대외 활동을 고민하고 있어요.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를 통해 자활 소식을 꾸준히 전달하려고 노력하는데, 보다 활성화해 보려고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함께하는 이웃인 자활, 앞으로 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중간지원조직들의
현장 이야기, 어떠셨나요?
지원기관으로서 지원에 대한
고민과 애로는 끝이 없지만
딱 떨어지는 정답도 없으니
늘 새로운 시도와 탐색에 나서는 게
중간지원조직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역적 특성과 변화하는 사업 양상에 따라
기획하고 설계한 내년도 사업에서는
올해보다 더 큰 성과를 얻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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