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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사회적경제 이야기/현장칼럼

【주파수 사회적경제Hz -이승현 칼럼】협동조합과 사회복지

by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6. 6. 21.

 

 

 

협동조합과 사회복지

 

 

이승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

 

 

 


 

 

원주 지역에는 갈거리 협동조합과, 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 등 기존 사회복지 사업 영역의 협동조합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사회복지와 협동조합의 관계성은 아직도 생소한 측면이 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는 지난 5월 지자체, 조합원 단체, 지역 사회복지단체 등과 함께 일본 지바현 사회복지법인 생활클럽 가제노무라 연수를 다녀왔다. 가재노무라는 1994년 일본 생협 중 최초로 사회복지 사업을 추진해 자국 내에서 선진 사례가 된 지 오래되었다.

 

 

왜 협동조합과 지역사회복지일까?

 

 “지역사회복지 측면에서 보면 협동조합의 원리와 가치는 지역사회복지의 추구하는 바와 매우 유사하다. 즉, 주민이 가진 공동의 과제를 협동하여 해결해 나가는 방식, 임시방편이나 일회성이 아닌 과제 해결의 협동 체계를 조직화하여 지속적으로 운용, 나아가 지역사회의 전체적인 과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을 위한 노력 등은 지역사회복지가 추구하는 것과 거의 같습니다.” (박태영. 대구대학교)

 

 

일본 현지 연수 중 가재 노무라 이케다 이사장은 생활협동조합은 우리에게 필요한 먹거리를 우리가 스스로 해결하자는 취지가 있는데, 복지 문제도 내가 필요한 부분을 내가 만들고 해결하자는 문제였으므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또, 가재 노무라가 지역사회복지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일본 사회의 현실과 현재의 한국의 모습은 너무나 닮았다.

 

 

첫째,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자 증가

둘째, 독거 세대 증가라는 가족형태의 변화

셋째,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고용환경의 변화

넷째, 저성장 시대의 도래.

다섯째, 빈곤과 사회 양극화의 심화, 그리고 일본 정부가 많은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도 고령자의 급증, 가족해체 등 개인주의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므로, 이제 협동조합 운동은 가족의 역할(노인 돌봄 등)을 대신하는 등 개인과 사회의 다양하고 폭넓은 필요와 염원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협동조합과 지역사회복지, 이제 우리가 고민해보아야 할 분명한 과제라는 근거는 상당한 것 같다. 그러면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숙제가 주어진 것 같다.

 

 

협동조합과 지역사회복지가 함께 하는 과정은 어때야 할까? 이케다 이사장은 가재 노무라의 사업 초기 상황을 이렇게 소개했다. 일본의 요양 시설은 이용자가 약 4~10년을 기거하는데, 한 공간에서 4~5인이 함께 생활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가재노무라는 처음부터 개인 사용시설로 시작했다. “내가 살고 싶은 시설”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존엄을 지키는 삶터, 이용자가 내 집처럼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복지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이용자의 필요와 염원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지속한 결과물 이였다. 가제노무라는 설립 2년 후 일본 후생노동성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추어가 만든 시설이 일본 사회복지계의 대표적 모델이 된 것이다.

 

 

또, 이케다 이사장은 초기 준비 단계에서 일본 사회의 흐름을 정확하게 인식했고 이사장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현재의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사회복지 사업의 초기 시작은 치바현 생활클럽 내 워커즈컬렉티브 사업체의 홈헬퍼 사업이었는데,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지 않아 몇 년간 한해 약 2000만 엔 정도의 적자가 났다. 그래서 직원들은 생활클럽 조합원을 대상으로 보험 영업을 했고 그 수수료 수입으로 적자를 충당했다. 생활클럽 생협의 약 1억 엔 정도의 지원도 있었다.

 

 

또, 가재 노무라 건설 준비회는 ‘일본의 사회복지 상황과 전망’ 등을 내용으로 약 200회의 학습 모임을 진행했다. 학습의 중요성은 그 어느 곳에서도 유효한 것 같다.

 

 

협동조합은 주민들의 필요와 염원을 충족시키기 위한 운동으로 지역사회복지 활동은 한국 내에서도 협동조합의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공감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울림 두레생협과 고양파주두레생협이 2009년부터 돌봄 활동을 시작하였고, 한살림 서울생협에서 2013년부터 돌봄 논의를 시작했다.

 

 

 

원주는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일본 가재 노무라의 사례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시작의 고민과 과정, 고난과 역경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