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사회적기업가로 살아가기
반다경(예비사회적기업 오픈더아트 대표)
지역에서 청년들이 먹고 살아가기는 힘들다. 일단 절대적인 일자리의 수가 적고 그중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분야 혹은 하고 싶은 분야의 일자리는 더 적기 때문이다. 취업이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청년들의 눈이 높다고. 청년들이 중소기업에는 안 가려고 하고 고생 안 하고 편한 길만 찾는다고. 청년의 입장으로서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 ‘적합한’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구조적 문제인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강원도내의 청년실업률은 15.5%로 전국 최고다. 하지만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7월 강원도 청년 실질실업률은 46.3%로 추정된다. 2명 중 1명이 놀고 있다는 뜻이다. 주변 체감으로는 20대 후반으로 둘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이나 취직 준비를 하고 있고 1명은 취업을 했는데 그 일자리도 계약직이거나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일자리가 없으면 내가 직접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싶어서 겁도 없이 덜컥 기업을 창업하게 되었다. 내가 창업한 기업인 오픈더아트는 문화기획분야로 지역성을 바탕으로 한 공연/축제/교육프로그램 등의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한다. 기존의 문화단체와 달리 우리는 이것을 기업의 방법으로 풀어내려고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
내가 사회적경제영역에서 창업한 계기는 사회적경제 안에서의 경험과 선후배들 때문이었다. 2013년도에 춘천에서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취업을 한 곳이 그 당시 예비사회적기업이었던 동네방네협동조합이었고 이때 사회적경제 분야를 접하고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고 2016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해 선정되어 1년 동안 사회적기업가로서의 창업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나는 청년창업이자 사회적기업가로서의 창업이었다.
청년들이 창업을 할 때 사회적경제 영역으로서 창업하는 것은 하나의 창업 방법이고 근본적으로는 지역에서 청년창업을 도와주는 중간지원조직이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창업을 돕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청년이 왜 창업하는가를 이해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그 이해 아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의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지역성을 고민하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이라면 청년지원기관은 청년을 고민하고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청년지원기관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고 청년지원 프로그램/지원사업 등을 운영해 청년들의 다양한 시도를 돕는다. 서울시의 청년허브, 무중력 지대가 있고 지역에서는 광주청년센터The숲, 대구 청년위원회 등이 있다. 지금 현재는 강원도에는 청년지원 조직은 없고 춘천에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출신의 청년 사회적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막혔을 때 조언을 해주며 청년 중간지원조직 대신 완충작용을 해주고 있다.
지역에서의 수도권으로 청년인구 유출이 심각해 지역에는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다. 지역에서
먹고살고 활동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려면 지역의 청년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풀어내는 것을 돕는 정책/지원/중간지원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청년지원조직은 비단 사회적경제영역에서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청년창업 혹은 지역에서 자기의 업을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큰 힘과 지지가 될 것이다. 청년들이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든든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그리고 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꼭 서울로 가지 않아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시도하고 저지르고 도전하는 우리 같은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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